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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68화
PAYLUA ORIGINAL · 제68화

68화. 왕국에서 가장 비싼 무료 서비스

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5,706자

오프라인 책장
낡은 구조 경보를 임시로 되살리는 데 얼마나 드는지 계산하자 왕국은 또 한 번 놀랐다. “은화 서른둘?” 아델리온 국왕이 물었다. “응급 경보를 임시로 운영하는 첫 주 비용입니다.” 내가 말했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적군.” “대신 장기 운영비는 아직 산출되지 않았습니다.” 왕이 한숨을 쉬었다. “왜 당신이 내놓는 좋은 소식에는 언제나 단서가 붙는가?” “단서가 없는 좋은 소식은 대체로 나중에 청구서가 붙습니다.” 로웬이 웃다가 자기 앞의 예산표를 보고 바로 웃음을 거뒀다. 우리는 경비대의 기존 비상 연락 인력과 소방대의 협정 훈련 시간을 조정해 첫 주 예산을 마련했다. 별도 신규 세금은 신설하지 않았다. 물론 인력의 실제 근무 시간을 기록해 임금이 밀리지 않도록 해야 했다. “무료로 구조받는 대신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시장 상인이 물었다. “공공 서비스는 운영비가 듭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승인된 비상 예산 안에서 시험하는 겁니다.” “그러면 무료라는 말은 거짓말이군요.” “이용 시 별도 요금을 받지 않는다는 뜻으로는 맞습니다. 비용이 없다는 뜻은 아니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복잡한 표정이었다. 나도 그랬다. 한국에서는 평생 세금을 다뤘지만, 이 세계에 와서야 사람들이 숫자를 믿는 이유가 때로는 숫자를 설명하는 사람을 믿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더 자주 느꼈다. 구조 경보 시험을 하던 날, 북문 시장의 아이들이 작은 나무 종을 만들어 들고 왔다. 누군가 다치면 두 번, 불이 나면 세 번, 길을 잃으면 한 번 울리겠다고 했다. 나는 공식 규정이 확정되기 전에는 임의 경보 체계를 안내하지 말라고 부탁했다. 서로 다른 신호가 섞이면 실제 위험을 놓칠 수 있었다. 대신 소방대장이 아이들에게 직접 비상 신고 장소와 대피 방법을 알려 줬다. 라니아가 작은 빵을 나눠 줬다. 그 빵은 급식소 정규 예산의 일부가 아니라 시민회에서 모은 별도 기부로 마련했다. 루카스는 영수증을 붙이겠다고 했다. “아이들 빵에도 영수증입니까?” 내가 묻자 그가 당당하게 대답했다. “제가 배웠잖아요.” “너무 잘 배웠네.” 첫 주 운영비 은화 서른둘의 출처를 공개하는 일도 필요했다. 소방대장은 기존 훈련비를 전액 경보 사업에 돌리자고 했지만, 그러면 다음 달 화재 대응 훈련이 취소될 수 있었다. 경비대장은 인력을 빌려주겠다고 했으나, 야간 순찰의 빈자리를 누가 채울지 설명하지 못했다. “아무도 돈이 없고, 모두가 사람을 보내겠다고만 하는군요.” 내가 말했다. 로웬은 책상을 두드렸다. “여유가 없다는 뜻이지. 왕국이 숨 쉬는 데도 예산이 필요해.” 우리는 분야별로 비용을 나눴다. 임시 신고병의 교대 수당, 안전 수리공의 이동비, 시험용 종과 표지 제작비, 소방대의 추가 훈련 시간. 임시 신고병의 수당은 기존 야간 순찰 예산의 불용 예상액으로 충당할 수 있었고, 나머지는 의회 승인 예비비의 잔여 사용 가능 범위를 검토했다. 실제로 얼마를 쓰고 무엇을 포기하는지 표로 만들자 로웬도 더 이상 막연하게 찬성하지 않았다. “일주일 후 평가하시오.” “예. 사고가 없으면 다행이라고만 쓰지 않겠습니다. 출동시간과 오신고, 인건비도 적겠습니다.” “당신이 보고서를 내면 또 두꺼운 책이 되겠군.” “목차를 넣겠습니다.” 국왕은 그 말을 듣고 처음으로 큰 소리로 웃었다. 나는 웃음이 끝나기 전에 요청했다. “그리고 긴급 호출을 대체 승인 기계와 분리하는 공사의 견적도 승인해 주십시오. 지금 장치는 안전하지 않습니다.” 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신비로운 기계가 사람의 기억을 빼앗는다는 소문보다, 고장 난 경보가 구조대를 늦게 부를 수 있다는 설명이 더 강한 힘을 가졌다. 오후에는 메라가 재무청에 찾아와 정식 급식 계약의 검수 방식도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아이들에게 나눠 준 빵이 장부에는 열 개로 적혀 있지만 실제로는 아홉 개가 들어오는 날이 있었다. 납품 상인은 자르는 과정에서 생기는 차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메라에게 실제 납품 무게와 개수를 함께 기록해 달라고 했다. 상인이 고의로 속였는지 판단하기 전에 측정 방법부터 일치시켜야 한다. 메라는 직접 저울을 가져와 내 앞에 놓았다. “그럼 여기서 재 보세요.” “제가요?” “돈이 어디로 가는지 궁금한 분이잖아요.” 나는 어쩔 수 없이 빵을 들었다. 한 개는 정상 무게보다 조금 가벼웠고, 두 개는 더 무거웠다. 총량은 계약보다 부족하지 않았다. 문제는 아이들마다 같은 크기의 빵을 받는다고 약속한 부분이었다. “상인에게 동일 크기 납품을 요청하고, 그게 어렵다면 계약 단위를 총무게로 바꿔야겠군요.” “그러면 작은 아이가 손해를 보지 않겠죠?” “배식 방법도 같이 정해야죠.” 메라는 웃으며 저울을 들고 나갔다. 사람들에게 세금을 거둔 뒤 중요한 일이 얼마나 많은지 나는 매일 새롭게 배웠다. 해가 지기 전 마이렌이라는 이름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신원 대조에 동의했다는 보고가 왔다. 에리카는 그 서류를 보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가 다시 앉았다. 우리가 찾던 그 사람이 꼭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을 기억하고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얼굴이었다. “기대하는 마음이 무섭죠?” 내가 물었다. “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면 어떡하죠?” “그것도 그분 잘못은 아닙니다.” 에리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은 자신이 받은 상처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대답을 요구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날 그녀는 그 마음을 스스로 제어했다. 오후에는 투자증서 피해자에 관한 첫 중간 심리가 열렸다. 판매 당시 잘린 경고문이 있었다는 점과, 발행사가 법적 담보 범위를 과장한 정황이 일부 확인됐다. 그러나 투자자마다 계약서가 다르고 실제 지급액도 달랐다. 법원은 모든 사람에게 같은 금액을 돌려주라는 명령을 내릴 수 없었다. 상인 대표는 판결문을 읽고 불만을 터뜨렸다. “우리가 장부를 들고 법원에 올 때마다 상대는 도장을 하나씩 더 갖고 옵니다. 결국 도장이 더 많은 쪽이 이기는 겁니까?” 에리카는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 “그래서 도장을 찍은 사람의 권한을 확인하는 겁니다. 도장이 많아도 권한이 없으면 소용없게 하려고요.” 그 말에 상인은 더 이상 소리치지 않았다. 나는 그가 만족해서가 아니라 지쳐서 조용해졌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다음 심리 날짜와 무료 문서 대조 지원 시간을 명확하게 적어 주었다. 법원은 보전금 260금화에 대한 사용 제한을 유지했다. 그 돈이 누구에게 돌아가야 하는지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옛 조폐소의 140금화 등록비용과 80금화 운송대기 항목은 여전히 지급·수취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왕국 측 방벽 유지료 승인 720금화와 실제 출금 증빙 480금화도 혼동해서는 안 됐다. “금액이 하나도 줄지 않는군요.” 로웬이 한숨을 쉬었다. “이건 빚이 아니라 아직 해명되지 않은 돈의 목록입니다. 줄이려면 누가 받았는지 찾아야 합니다.” 저녁 공청회에서는 구조 경보 시험을 끝난 뒤 누가 책임을 질지도 논의했다. 시범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일주일만 운영하다 중단하면 주민이 새 경보를 믿고 기존 신고소에 가지 않을 수 있었다. 그래서 시험 기간에는 기존 신고소를 폐쇄하지 않고, 새 신호를 '보조 경보'로만 안내하기로 했다. 로웬은 비용이 두 배로 들지 않겠느냐고 걱정했다. 나는 출동 요원이 겹치는 시간표를 조정하면 추가 비용을 제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비가 고장 난 경우의 대체 통신 수단은 반드시 두 개 이상 확보해야 했다. “아주 작은 종 하나를 고치는데도 회의가 길군요.” 아델리온이 말했다. “종이 사람을 움직이게 하니까요. 잘못 울면 그 사람들이 위험한 곳으로 달려갑니다.” 왕은 창밖을 바라봤다. 새로 고친 작은 종의 소리가 광장에서 났다. 사람들은 잠깐 고개를 들었지만, 안내를 받은 대로 움직였다. 실제 위기가 아니며 시험이라고 표시돼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아무도 도망가지 않는군.” “그게 성공입니다.” “용을 무찌르는 것보다 조용하구먼.” “용은 이미 세금을 내셨습니다.” 왕은 웃었다. 나는 그 웃음이 예전보다 조금 자유로워졌다는 걸 느꼈다. 공청회 뒤 라니아는 노동자 가족에게 미지급 임금 신청서 작성법을 설명했다.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직원이 대신 읽어 주되, 그 사람이 이해하고 동의한 부분만 표기했다. 임금명부가 사라졌다고 신청을 거절하지는 않았다. 대신 동료의 근무 진술과 물품 인수 기록 등 여러 증거를 조합하도록 안내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누락된 열두 번째 장이 없어도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장부를 찾는 동안 시간을 멈출 수는 없다. 오늘 필요한 빵과 임금은 오늘의 절차로 움직여야 했다. 공청회 마지막에는 주민 한 사람이 손을 들었다. 그는 경보를 울려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날이 생길까 두렵다고 말했다. 내가 대답하기 전에 소방대장이 나섰다. 신고를 받은 시각과 출동한 시각을 매일 공개하고, 처리되지 못한 신고가 있으면 그 이유도 남기겠다는 약속이었다. 나는 그 약속을 보고서에 적었다. 누구의 직인이 찍히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지키지 못했을 때 누가 설명할 수 있느냐였다. 주민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공청회가 끝났을 때 작은 종은 시험 삼아 한 번 울렸고, 아무도 놀라 달아나지 않았다. 시험 경보에 관한 첫 신고 기록에는 의외의 문제가 하나 있었다. 사람들은 소리가 울렸다고 모두 같은 장소를 떠올리지 않았다. 동쪽 시장 사람들은 북문을 가리켰고, 북문 사람들은 왕궁을 가리켰다. 그래서 소방대는 지도에 각 경보의 담당 구역을 표시하기로 했다. 표 하나를 잘못 읽으면 신고자가 엉뚱한 곳에서 구조대를 기다리게 된다. 나는 주소가 없는 오래된 골목에도 사람이 찾을 수 있는 표식을 붙이는 방안을 요청했다. 라니아는 그 사업에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주겠다고 했다. 기계가 오래되었다면 고치면 된다. 하지만 사람에게 정보를 알려 주는 방식도 함께 고쳐야 했다. 작은 경보 하나가 그렇게 도시의 지도를 다시 그리게 하고 있었다. 그날 저녁, 모로가 다시 찾아왔다. 그는 처음으로 장부를 숨긴 책임 때문에 재판을 받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진술을 미룬 이유를 변명하지 않고 기록하겠다고 했다. “내가 입을 다문 삼 년 동안 누군가는 식비 청구서를 받았지.” “그것만으로 귀하가 사기를 지시했다고 단정하지는 않습니다.” 내가 말했다. “그렇다고 내가 침묵한 사실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지.” 나는 그 말에 동의했다. 에리카는 그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물었다. “아버지는 마지막 날 무슨 말을 했나요?” 모로는 시선을 내렸다. “그 사람은 열두 번째 장을 지키라고 하지 않았소.” “그럼요?” “열두 번째 장이 필요 없어지는 날까지 사람 이름을 보전하라고 했지.” 에리카는 오래 침묵했다. 나는 위로할 말을 찾지 못했다. 어떤 문장은 주석 없이 남아 있을 때 더 정확하다. 그때 법원 서기가 급히 문을 열었다. 사망 처리된 명단에서 생존을 주장했던 사람이 정식 신원 확인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본인 명의로 남은 체불 임금뿐 아니라 화재 후 지급됐다는 보상금의 실제 수령자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름이 누구입니까?” 내가 물었다. 서기는 비공개 봉투를 내밀었다. 담당 법관과 신원 담당자가 먼저 대조해야 한다는 절차가 적혀 있었다. 나는 봉투를 열지 않고 봉인 상태부터 확인했다. 마침내 찾은 사람을 온 세상에 보여 주는 대신, 그 사람이 스스로 이름을 말할 날을 기다릴 수 있어야 했다. 그런데 봉투 겉면의 접수번호가 익숙했다. 열두 번째 장에 표시된 일곱 자리 조회번호와 마지막 네 자리가 같았다. 우연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비교할 수 있는 원본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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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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