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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20화
PAYLUA ORIGINAL · 제20화

20화. 마왕의 첫 세금 영수증

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5,842자

오프라인 책장
마왕에게 처음으로 정식 세금 고지서를 보내기까지, 나는 두 번이나 그 일을 중단했다. 첫 번째는 삼백 년 계약의 납세 의무자를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누군가 그 고지서를 빌미로 마계 상인들에게 불법 방벽세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었다. 소문은 이미 왕국 전역에 퍼져 있었다. 사람들은 '마왕의 탈세액'을 제멋대로 계산하고 있었다. “삼백 년이면 얼마나 될까요?” 루카스가 물었다. “근거가 없으면 삼백 년에 삼천 금화를 곱해도 답이 안 돼.” “그래도 마왕이 왕국 물건을 샀다고 했잖아요.” “물건을 샀다는 사실만으로 그 사람이 세금 낼 주체가 되는 건 아니야. 납세자가 누구인지 법을 먼저 봐야 해.” 나는 제팔 봉인실에서 가져온 옛 조약과 현재 왕국의 거래세법을 나란히 펼쳤다. 옛 조약의 수입세는 인간 수입상에게, 수출 관련 신고는 왕국 판매상에게 의무를 두고 있었다. 마왕이 도매로 소금을 사들였다고 해서 수입세를 마왕에게 돌릴 수 없었다. 그 점은 세르나의 자료와도 일치했다. 그런데 한 가지 새로운 거래가 확인됐다. 야간 교역소의 나디아가 제출한 신고서에 마왕 아자르켄이 개인 명의로 운영하는 작은 상점이 있었다. 이름은 '밤의 약초방'. 마계에서 들여온 재료로 만든 치료 연고를 왕국 내 등록 점포에서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곳이었다. “마왕이 약국 주인이에요?” 루카스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물었다. “서류상 그렇네. 점포 운영자는 대리인이고 소유자가 마왕이라고 신고돼 있어.” “왜 하필 약을 팔죠?” “필요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나디아의 신고서에는 지난달 신규 점포가 왕국 영업 허가를 받았다고 적혀 있었다. 이전 세기는 마계 도매상이 별도 법인으로 거래했지만, 이번에는 아자르켄이 직접 재고와 매출을 책임지는 형태였다. 현재 법률로는 왕국 영토 안에서 최종 판매한 재화에 10퍼센트 거래세가 붙는다. 상점에 다른 면제 조항이 없는지 확인해야 했다. 우리는 나디아와 점포 운영자의 거래 원장을 대조했다. 지난달 실제 판매액은 120금화였다. 환불받은 물건은 이미 차감돼 있었다. 대리인은 매출에 이의가 없다고 확인했고, 세금이 붙는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다만 납세자가 마왕 개인이라는 부분에 관한 위임장이 필요했다. “마왕에게서 확인받을 수 있습니까?” 내가 물었다. 세르나는 가만히 나를 보았다. “오랫동안 인간들은 그분 이름으로 장사를 해놓고 세금을 뒤집어씌웠다. 그런데 너는 아주 작은 가게의 세금 때문에 직접 확인하겠다는 건가?” “작은 가게라도 잘못 고지하면 안 되니까요. 그리고 직접 거래한 게 맞다면 마왕도 같은 법을 적용받아야 합니다.” “그 말을 그대로 전하겠다.” 그날 오후, 우리는 왕실 회계 법정에서 중간 계좌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옛 조폐소로 흘러간 것으로 추정되는 방벽 유지료는 아직 현금으로 발견되지 않았다. 왕실 원장에 지급 승인된 720금화 중 실제 출금 증빙은 480금화 분만 확보됐다. 나머지 240금화는 승인 후 미집행이거나 다른 장부에 있을 수 있어 추가 확인이 필요했다. 이것은 권능에서 보았던 720금화 전액 대행 증빙과 달랐다. 둘 중 어느 기록이 틀렸는지 대조가 필요했다. “그럼 상단이 네백팔십 금화를 훔쳤다는 겁니까?” 재판관이 물었다. “아직 아닙니다. 상단으로 돈이 나간 사실과 최종 인출인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건 다릅니다. 현재로서는 중간 계정으로 이동한 정황까지만 확인됐습니다.” 마르켈은 이의신청을 계속했다. 그는 360금화의 추가 사용료를 인정하지 않았고, 기존 상계의 효력을 다시 다투고 있었다. 나는 방벽 유지료 의혹을 이용해 그에게 압박을 넣지 않았다. 사건마다 증거와 판단을 분리해야 했다. 한편 에리카는 아버지의 화재 조사 접수번호를 정식으로 찾았다. 삼 년 전 감사관 벨란은 군량미 매입·매각 중복 계상을 확인하기 위해 자료 제출을 명령했고, 회계실 화재로 심리가 중단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었다. 화재 원인과 사망 경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나는 조사 권한을 새 감사원에 연결하고, 그녀가 원하면 이해충돌을 피하기 위해 해당 부분의 최종 결정에서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빠지지 않겠습니다.” 에리카가 말했다. “대신 제가 작성한 판단은 반드시 다른 사람이 검토하게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죠.” 나는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분노를 숨기기보다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다루는 사람이었다. 정식 세금 고지서를 발부하기 전, 나는 약초방에 직접 들렀다. 서류에서 본 숫자가 사람의 생활과 연결되는 장면을 확인하고 싶었다. 작고 허름한 가게에는 약초 향이 가득했다. 선반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병이 놓여 있었고, 벽 한쪽에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붙어 있었다. “마왕이 주인이라면서요?” 루카스가 속삭였다. “그렇다고 직원까지 마왕은 아니겠지.” 점포 운영자 벨키는 작고 굽은 뿔을 가진 여자였다. 그녀는 우리가 왕실 조사관이라는 말을 듣자 손에 든 약병을 내려놓았다. “혹시 제 영업을 막으러 오셨습니까?” “아닙니다. 지난달 매출 확인과 납세 의무자 확인을 위해 왔습니다.” “저희는 아픈 사람에게 약을 팝니다. 가격도 다른 곳보다 높지 않아요.” “그 점과 세금은 별개입니다. 잘하고 있는 일을 부정하려는 게 아닙니다.” 그녀는 한참 망설이더니 가게 안쪽의 장부를 보여주었다. 판매 날짜, 매출 금액, 환불과 재고를 구분한 표였다. 한쪽 구석에는 작은 글씨가 있었다. ‘가난한 환자는 약값 절반만 받음.’ 벨키는 그 금액도 실제 받은 만큼만 매출로 적었다고 했다. 나는 장부를 확인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적어야 맞습니다. 받지 않은 돈을 받은 것처럼 세금을 매길 수는 없어요.” 그녀가 눈을 크게 떴다. “인간 관리는 안 그런 줄 알았어요. 누구든 정해진 값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줄.” “사람을 분류해서 판단하면 계산도 틀리게 됩니다.” 한 노인이 가게로 들어왔다. 손에 작은 동전 서너 개만 있었다. 그는 숨을 고르며 약병을 가리켰다. 벨키가 값을 알려주자 노인은 가진 돈을 전부 내려놓았다. 원래 가격보다 적었다. 그녀는 말없이 작은 병을 건넸다. “남은 돈은 나중에 주세요.” “그렇게 팔면 세금 계산은 어떻게 하나요?” 루카스가 내 귀에 속삭였다. “실제 거래 구조를 봐야지. 할인해서 팔았는지, 외상 잔액이 남는지 다르거든.” 나는 벨키에게 물었다. 그녀는 방금 약값의 나머지를 실제로 청구하지 않는 할인이라고 답했다. 그 경우 판매가는 할인 후 금액으로 기록했다. 루카스는 장부 옆에 적힌 기호가 그것을 뜻한다는 걸 배웠다. 가게를 나오며 에리카가 말했다. “처음엔 마왕이 돈을 숨기려고 약국을 만든 줄 알았어요.” “그럴 증거는 아직 없죠.” “지금은 그 가게가 없어지면 아픈 사람들이 곤란할 거라는 생각부터 드네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정당한 거래를 막는 게 아니라 정당한 거래가 이어지게 하는 겁니다.” 루카스가 나를 쳐다봤다. “그래서 세금을 받는 거군요.” “도로를 고치고 국경을 지키고 급식소를 운영하려면 돈이 필요하니까. 다만 그 돈을 누가 내야 하고 어디 쓰는지는 숨기면 안 돼.” 우리는 약초방에서 확인한 원장 대조 메모를 가지고 왕궁으로 돌아왔다. 나는 상점의 좋은 의도를 세금 면제 사유처럼 쓰지 않기로 했다. 동시에 실제 할인액이나 반품을 무시하고 명목상 가격으로 과세하지도 않기로 했다. 선의와 숫자는 충돌할 필요가 없었다. 그 길에서 작은 소년이 내게 손을 흔들었다. 야간 교역소에서 울타리에 걸려 있던 아이였다. 브란트가 집에 데려다줬다고 했다. 아이는 내게 빵 하나를 내밀었다. 이번에는 거절하지 않았다. 값을 물어보고 같은 금액의 동전을 주자 아이가 키득거렸다. “관리님은 꼭 돈을 내네요.” “너도 나중에 영수증을 잘 챙겨.” “알았어요. 마왕 아저씨한테도 말해줄게요!” 나는 잠깐 웃다가 걸음을 멈췄다. 마왕을 아저씨라고 부르는 아이가 살아가는 장터라면, 그 장터의 규칙을 더 정확히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이 되자 왕궁에서 급한 연락이 왔다. 세르나가 마왕의 공식 답변을 가져왔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작은 법정에 모였다. 국왕은 방청석에 앉았고, 재판관은 세르나의 자격을 다시 확인했다. 그는 한 장의 위임장과 상점 매출 확인서를 제출했다. ‘아자르켄은 밤의 약초방의 직접 소유자이며, 아델리온 왕국 내 판매액 120금화의 실질적 귀속자임을 인정한다.’ 그 아래에는 추가 문장이 있었다. ‘왕국 법률이 해당 판매에 거래세를 정한다면, 면제나 특권을 요구하지 않는다.’ 나는 에리카에게 현재 거래세법과 면제 목록을 다시 확인하게 했다. 세르나는 지루하다는 듯 창밖을 보았지만 재촉하지 않았다. 법정 서기는 10퍼센트의 세율과 과세기간, 납부기한을 낭독했다. 상품 120금화가 환불 반영 후 과세표준이라는 점도 확인됐다. “세금은 열두 금화입니다.” 내가 말했다. “마왕께서 직접 오셔야 합니까?” 세르나가 물었다. “적법한 대리인이 납부할 수 있습니다. 위임장에 납세와 영수증 수령 권한이 있으면 됩니다.” 그는 위임장의 뒷장을 보여주었다. 두 가지 권한이 명시돼 있었다. 재판관이 확인했고, 나는 첫 마왕 명의 정식 거래세 고지서에 서명했다. 세르나는 검은 주머니에서 금화 열두 닢을 꺼내 납부했다. 루카스가 하나씩 세었다. 에리카는 매출 확인서와 대리인 서명을 원장에 연결했다. “이걸로 삼백 년의 문제가 끝나는 겁니까?” 세르나가 물었다. “아니요. 오늘 확인된 지난달 상점 판매에 대한 세금만 납부한 겁니다. 옛 계약의 미납 여부와 중간 계좌 문제는 별개입니다.” 세르나가 미소 지었다. “마왕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말은 맞군.” “마왕에게 법적 의무가 있다면요.” 고지서 맨 위에 이름을 썼다. 납세자: 아자르켄. 과세 근거: 왕국 영토 내 등록 점포의 재화 판매. 과세표준: 금화 120닢. 납부세액: 금화 12닢. 수납 상태: 대리인 납부 완료. 나는 세르나가 받은 고지서를 다시 확인했다. 날짜와 접수 번호, 왕국 내에서 발생한 매출이라는 근거, 대리 납부를 허용한 위임장. 한 글자라도 틀리면 누군가 마왕이 왕국의 모든 거래를 인정했다고 주장할 수 있었다. 나는 문서 하단에 범위를 명확히 적었다. “이 수납은 해당 과세기간의 등록 점포 거래에만 효력을 가진다.” 세르나는 그 문장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소한 한 줄이 큰 거짓말을 막을 때가 있다. 그 순간 법정 창밖에 검은 새들이 날아올랐다. 사람들은 불길한 징조라고 웅성거렸다. 나는 영수증을 봉투에 넣었다. 새 떼가 날아간다고 세금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세르나가 자리를 떠나려다 나를 불렀다. “계약 관리인이 이 기록을 알게 되면 곧 움직일 것이다.” “왜죠?” “마왕이 자기 이름으로 직접 납부한 건 삼백 년 만에 처음이니까. 이제 그 사람은 마왕이 세금을 안 냈다는 거짓말을 하기 어려워졌지.” 나는 그 뜻을 이해했다. 누군가 마왕에게 모든 거래 책임을 떠넘기며 장부를 가리고 있었다. 한 장의 정식 영수증은 수백 장의 가짜 청구서와 다른 기준이 될 수 있었다. 세르나는 마지막으로 작은 봉투를 내밀었다. 마왕이 별도로 보낸 서신이었다. ‘강태준. 네가 세금 고지서를 쓰는 방식은 마음에 든다. 그런데 네 왕국에서 나에게 부과한 채무 중 가장 큰 것이 아직 보이지 않는군. 삼 년 전, 내 이름으로 서명한 자가 담보로 맡긴 것은 금화가 아니다.’ 나는 숨을 멈췄다. 편지의 다음 줄에는 한 단어가 적혀 있었다. ‘왕위.’ 마왕의 이름으로 누군가 왕국의 돈뿐 아니라 왕위를 담보로 거래했다는 뜻일까. 나는 서신을 다시 봉투에 넣었다. 사실이라면 국고의 숫자보다 더 위험한 문제였다. 하지만 지금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같았다. 서신을 곧바로 죄의 증거로 여기지 않고, 그 문장을 뒷받침할 원본 계약을 찾는 것. 마왕 명의 첫 세금 고지서가 완성된 날, 내 다음 조사 대상은 왕국 그 자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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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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