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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187화
PAYLUA ORIGINAL · 제187화

187화. 수레꾼의 마지막 운송

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3,569자

오프라인 책장
법원 보존실에서 우리가 펼친 것은 원통이 아니었다. 원통이 지나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들의 목록이었다. 폐쇄 국경 창고, 강변 세탁소, 북쪽 검증소, 군무청 곡물창고. 종이 위에 화살표를 그리면 길은 단순해 보였다. 하지만 화살표 하나마다 실제 운송을 확인하지 못한 구간이 있었다. 나는 화살표 중간에 작은 빈 네모를 그렸다. 루카스가 그 네모를 보고 물었다. “이건 뭔가요?” “우리가 모른다는 표시야.” “보통 지도에는 그런 걸 안 그리잖아요.” “그래서 지도를 믿고 길을 잘못 들 때가 있지.” 오르센은 약속대로 낡은 수레 장부를 찾아왔다. 법원은 그의 집에서 장부를 확인한 경위부터 기록했다. 첫 장에는 바퀴 수리비와 여비가 적혀 있었다. 뒤쪽에는 ‘원통 외피 건조’와 ‘미인수 재반송’이 다른 날짜에 기재돼 있었다. 날짜 숫자 둘은 또렷했지만 연도 표시는 같은 장의 다른 글씨보다 뒤에 쓰인 흔적이 있었다. 오르센은 서둘러 설명하지 않았다. 장부를 고칠 때 누가 도와주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했다. 그가 기억한 운송의 마지막 구간은 강변 세탁소에서 북쪽 검증소까지였다. 그 뒤는 정식 마차가 아니라 짐을 손으로 나르는 작은 운반구가 맡았다고 했다. 담당자는 서류 한 장을 내밀며 ‘다시 국경 창고로 보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오르센은 그날 자신에게 지급된 운임만 확인했다. 물건의 수령인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당시 그 말이 수상하다고 생각했습니까?” 내가 물었다. “아닙니다. 저는 원래 그 일을 맡지 않았으니까요.” 나는 그 답을 정직하다고 생각했다. 사건이 터지고 나면 모두가 예전에 수상한 예감을 했다고 말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그날 정해진 운임을 받고 돌아간 수레꾼에게 몇 년 뒤의 문서 사기를 알아차리라고 요구할 수는 없었다. 수레 장부의 종이는 종류가 서로 달랐다. 오르센은 당시 종이가 떨어져 장터에서 산 낡은 장부를 이어 붙였다고 설명했다. 감정관은 종이의 생산 시기와 글씨를 쓴 시기가 같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했다. 나는 그런 사실을 오르센에게도 알려 주었다. 그는 누군가 자신을 거짓말쟁이라고 부를까 걱정했지만, 나는 진실을 말한 사람의 기억에도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대답했다. 조사란 완벽한 목격자를 찾는 일이 아니었다. 루카스는 오르센이 받았다는 운임 기록에서 숫자가 바뀐 흔적을 발견했다. 구리화로 적힌 부분 위에 은화 단위의 표시가 덧씌워져 있었다. 그게 부정한 운임 청구인지, 화폐 단위를 바꿔 쓰던 관행인지는 몰랐다. 세르나는 당시 국경에서 사용한 은화 환산 규칙을 가져오겠다고 했고, 나는 국고에 없던 수입을 계산하지 않겠다고 했다. 낡은 운임은 증언의 시점을 대조하는 자료일 뿐 세금 고지서가 아니었다. 점심 무렵 에리카는 오르센에게 자신이 찾는 사람이 부친과 관련 있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노인은 그의 부친을 본 적이 있는지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나 어느 날 군무청에서 온 젊은 관리가 ‘서류를 다 돌려준 게 아니다’라고 말한 것은 기억한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다른 날의 일과 혼동할 가능성을 기록했다. 말한 사람이 벨란 감사관이라고 특정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당시 누군가 반송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을 가능성은 남았다. 그때 로흐가 나무 상자의 바닥 치수를 계산해 주었다. 원통 자체를 넣을 공간과 접힌 대조표 몇 장을 넣을 공간은 달랐다. 보관목록에서 ‘원통’이라고 쓴 말이 실제로 원통 하나를 뜻하는지, 원통형 포장에 담은 여러 물건을 뜻하는지도 밝혀야 했다. 나는 실물 확인이 되지 않는 동안 무게와 부피로 내용을 추정하지 말라고 했다. 공방의 장인이 치수를 계산해 주는 일은 도움이 되지만, 치수가 문서의 내용까지 알려 주지는 않았다. 오르센은 면담이 끝날 때 작은 질문을 했다. “제가 다시 기억을 틀리게 말하면 처벌받습니까?” 나는 의도적으로 거짓말한 것이 아니라면 기억의 착오 자체가 유죄라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노인은 잠시 내 얼굴을 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게는 왕국과 마계 어느 쪽의 거대한 무역 협정보다 그 대답이 더 중요할 수 있었다. 사람을 보호하는 법이 없다면 오래된 원본을 찾아도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증소에서 나온 종이의 압흔을 독립 감정했다. 두 겹의 종이를 포개고 쓰면 아래 장에 눌린 자국이 생기는데, 이번에는 본문의 순서와 도장 위치가 맞지 않았다. 먼저 적힌 것은 ‘반송 대기’였고 ‘수령 완료’ 표제는 그 뒤 인쇄된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같은 종이에 썼다는 사실만으로 인쇄한 날짜나 작성자를 특정할 수 없었다. 감정관은 가능성을 설명한 뒤 정확히 거기서 말을 멈췄다. 세르나는 마계 대조 사본에서 오래된 낱말 하나를 찾아냈다. 원래는 ‘반환할 때까지 보관 의무 지속’이라는 뜻인데, 최근 번역본에는 ‘반환 전 임시 권리 발생’이라고 적혀 있었다. 두 문장 사이에는 세계 하나만큼의 거리가 있었다. 나는 세르나에게 번역의 독립 검토를 요청했다. 그녀 자신도 이번 분쟁의 당사자 측 감사관이었기 때문이다. 정확한 번역은 관계의 좋고 나쁨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에리카는 마차 바퀴 자국을 찍어 온 그림을 가져왔다. 구형 운반구의 크기와 최근 정비용 수레의 폭이 달랐다. 그것은 두 운송을 혼동하지 않을 단서였지만, 누가 어느 물건을 실었는지는 말해 주지 않았다. 나는 그림을 분리 보관하고 제작연대 감정을 요청했다. 기록은 때로 중요한 사실보다 중요한 오해를 막아 주었다. 오후에 로흐가 드워프 공방의 선배 장인과 함께 왔다. 그는 옛 봉랍에 새긴 손톱만 한 기호를 손바닥 위에 그렸다. “이건 봉인을 연 사람을 기록하는 표식이 아닙니다. 봉인이 훼손되었을 때 다시 감싸라는 경고에 가깝습니다.” 마계 사본에 나온 비슷한 그림이 같은 의미인지는 아직 검증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 설명이 맞는다면 금속함과 원통 주변에서 반복되던 세 원 표식은 적법한 소유권 인증보다 보관 공정의 흔적일 수 있었다. 에리카가 책상 끝에 서서 말했다. “그럼 제삼 결제소가 가지고 있는 '완료'는 무엇이죠?” “진짜로 물품 상태를 확인한 기록일 수도 있어요. 그걸 권리 이전의 증거로 확대했다는 점이 문제겠죠.” 우리는 이날 법원에 부분적인 판단만 요청했다. 권리 이전이 확정되지 않은 서류를 근거로 민간 납부를 강요하지 못하게 하고, 실물 봉인과 옛 운송표에 대한 보전 명령을 유지해 달라는 것이었다. 더 나아가 삼우 문서대행의 판형 변경 의뢰자 인증 기록을 확보해 달라고 했다. 누가 무엇을 알았는지 확인하지 않고 모든 직원에게 같은 책임을 물을 수는 없었다. 저녁 무렵 서류 정리를 마치자 루카스가 장부의 마지막 장을 다시 살펴보았다. 다른 기록과 달리 가장자리만 꿰맨 종이가 한 장 붙어 있었다. 바깥은 운송 계산, 안쪽은 보관 연락처였다. 가운데에 작은 구멍이 나 있었고, 빛을 비추니 아래에 희미한 문장이 나타났다. ‘반송 요청인은 수령인이 될 수 없다.’ 나는 그 문구를 보고 고개를 들었다. 누군가 원통을 돌려달라고 요청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권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면, 두 역할이 한 사람에게 겹쳤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었다. 아직 누가 그 요청을 했는지는 몰랐다. 그러나 다음 질문은 분명했다. 반송을 요청한 사람이 누구인지, 요청을 받은 사람은 누구인지. 그 두 칸을 찾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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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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