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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183화
PAYLUA ORIGINAL · 제183화

183화. 강변에서 마른 봉인

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3,660자

오프라인 책장
강변으로 내려가는 길은 봄 홍수 때 무너진 돌로 좁아져 있었다. 브란트는 마차를 멈추고 앞쪽의 낮은 다리를 살폈다. 물은 얕아 보였지만 교각 밑의 흙이 파여 있었다. 원통이 있던 세탁소를 빨리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렇다고 낡은 서류 한 장 때문에 사람을 위험한 다리 위로 밀어 넣을 수는 없었다. 우리는 수레를 두고 걸었다. 세탁소는 지금도 영업 중이었다. 굴뚝에서 희미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노파 한 사람이 젖은 방염천을 햇빛에 널고 있었다. 몇십 년 전부터 이 일을 해 왔다는 그에게 오르센의 이름을 말하자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그 양반은 바퀴 축이 부러져도 마차를 버리지 않았지요. 아직 살아 있습니까?” 나는 그가 법원 입회로 옛 장부를 확인 중이며 공개할 수 있는 범위의 진술만 받는다고 설명했다. 노파는 오래된 세탁 기록을 내주면서 첫 번째 질문을 했다. “여기에 사람 이름이 있으면 그 사람을 잡아가나요?” “그 이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아닙니다. 어떤 일을 했는지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그러면 보여 드리죠.” 그녀는 우리를 창고 뒤편으로 데려갔다. 보관 선반에는 방염사 자루와 공동 관리단 장갑 목록이 남아 있었다. 이전에 법원에 제출한 세탁 장부와 같은 계열의 종이였지만 이것이 그때의 원본이라고 바로 판단할 수는 없었다. 기록에는 ‘원통 외피 건조’라는 말이 세 번 나왔다. 물건의 안쪽을 열었다는 표시도, 권리 문서를 인계했다는 표시는 없었다. 그저 젖은 겉포장을 말리고 다시 감쌌다는 뜻이었다. “왜 세탁소에서 이런 걸 맡았습니까?” 에리카가 물었다. “강 건너 길이 막혔어요. 나무통을 바로 싣고 가면 봉랍이 떨어질 거라더군요. 그래서 겉감만 건조했죠. 안은 건드리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어요.” 노파는 손가락으로 낡은 침대보에 그려진 동그라미 세 개를 가리켰다. “그 표식도 그때 봤습니다. 나무통에 붙어 있었는데 우리 물건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사일라는 기억과 현존하는 표식 그림을 별도로 보존했다. 노파가 예전에 그려 놓은 것인지 오늘 우리를 보고 새로 기억을 만든 것인지는 감정이 필요했다. 세탁소 안의 낡은 다림돌은 드워프 기술자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노파는 오래전부터 모르는 문양이 붙은 물건을 손보는 일을 꺼렸다고 했다. 돈이 모자라 일을 거절하기 어려웠을 때에도 안쪽 봉인을 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그 말과 작업 기록을 대조하기로 했다. 누군가 선량한 사람이라는 믿음만으로 보관물의 진위를 확정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오래된 도구를 손질해 온 방식은 기록할 만했다. 그녀가 보여 준 가격표에는 외피 건조 비용이 구리화 몇 닢으로 적혀 있었다. 오늘의 ‘권리 연장 보관료’와는 세목도 수납 주체도 달랐다. 나는 루카스에게 비용의 종류를 섞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낡은 지출과 현대 민간 청구가 비슷한 단어를 쓰더라도 서로 다른 행에 적었다. 빵집 주인이 낸 은화 한 닢을 이곳의 고대 수수료 근거로 끌어오는 사람은 없어야 했다. 배수로가 막힌 뒤 동네 사람들은 서로를 도와 작은 모래주머니를 쌓았다. 브란트는 왕실 경비대가 주민의 사유지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먼저 관리인에게 알렸다. 누구도 국가의 이름으로 물건을 징발하지 않았다. 주민들은 부서진 수레판을 빌려 주었고, 세탁소 노파는 마른 담요를 내주었다. 나는 장부 여백에 그 수고를 적었다. 현장에서 받은 도움은 명령을 내릴 권리와 다른 것이었다. 잠시 휴식할 때 에리카는 검은 장부의 사본을 물에 닿지 않는 천 위에 올려놓았다. 제1권의 실제 인계 줄과 제2권의 예정 인계 줄이 겉으로는 거의 같았다. 작은 동그라미 하나, 접수인 손도장 하나가 의미를 바꾸었다. 그녀는 내가 옆에 있다는 것을 잊은 듯 중얼거렸다. “아버지가 이걸 사람들에게 설명하다 지치셨겠네요.” 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가 화재 당시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문장을 덧붙였다. 그때 세탁소 뒤쪽에서 갑자기 탁한 물소리가 들렸다. 작은 배수로가 막히면서 물이 창고 바닥으로 넘치고 있었다. 노파가 놀라 문을 닫으려 했고, 루카스가 선반 쪽으로 달려갔다. 나는 그를 불러 세웠다. “사람부터 나와!” 방염사 자루를 지키는 사이 바닥이 미끄러워지면 누군가 다칠 수 있었다. 브란트와 동네 일꾼들이 먼저 배수구를 열었다. 우리는 손을 씻고 건조한 곳에 남은 종이를 옮겼다. 누구의 동의도 없이 밀봉된 물건을 뜯지 않도록 사일라가 옆에서 하나씩 기록했다. 노파는 마지막에 우리에게 젖은 장갑 하나를 보여 줬다. 오래전에 세탁비를 받지 못해 보관한 것이라고 했다. 그것이 공동 관리단 장갑과 같은 것인지는 실물 규격을 비교해야 했다. 나는 우선 그녀의 소유물이라는 현재 상태를 기록했다. 수사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누구의 물건이든 마음대로 가져올 수는 없었다. 소동이 가라앉은 뒤 루카스는 낡은 목제 상자의 밑판이 평평하지 않다고 말했다. 건조용 나무틀 아래 얇은 틈이 있었다. 법원은 보존관 입회로 틈을 촬영하고 관리인 동의를 받아 틀만 들어 올렸다. 안에는 종이 대신 녹슨 고리와 뜯긴 가죽끈이 있었다. 가죽끈에는 운송패와 유사한 두 개의 구멍이 뚫려 있었다. 그것이 오르센의 패와 한 쌍인지 아직 알 수 없었다. “원통이 여기에 계속 있었던 건 아니군요.” 루카스가 말했다. “기록만으로는 원통이 어디로 갔는지 몰라. 겉포장과 고리만 남긴 채 다른 곳으로 옮겼을 수 있지.” 기다리던 세르나의 회신이 오후에 도착했다. 마계 옛 규약에는 ‘습기로 봉인이 훼손될 위험이 있으면 외피만 교체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다. 그 조항 아래에는 아주 작은 단서가 붙어 있었다. ‘외피 교체자는 수령인이 아니다.’ 나는 문장을 읽고 웃음이 났다. 고대의 장인들도 누구나 세탁한 천의 주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노파는 우리에게 오래된 작업 쪽지 한 장을 보여 주었다. 물품을 가져간 사람이 남긴 것으로, 종이 가장자리에는 물이 번져 있었다. ‘창고 반송 불가. 북쪽 외곽 검증소로 운반.’ 날짜 부분은 종이가 찢겨 읽을 수 없었다. 서명 대신 장갑 표식이 찍혀 있었다. 우리는 원래 맡긴 원통이 그대로 운반됐는지, 겉포장만 옮겼는지 확인할 기록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에리카는 작업 쪽지의 다른 면을 유심히 보았다. 얇게 눌린 글씨가 있었다. 종이 아래에 놓고 썼던 원래 전표의 압흔일 수 있었다. 사일라는 빛을 비스듬히 비춰 사진을 찍었다. 한 단어가 보였다. ‘제이 발화’. 나는 바로 삼 년 전 창고의 두 차례 발화 진술을 떠올렸지만, 그것이 같은 사건을 뜻한다고 적지는 않았다. 외피를 말리던 시점의 사고일 수도 있고, 전혀 다른 작업의 두 번째 불꽃일 수도 있었다. 세탁소를 나서기 전 노파가 에리카를 붙잡았다. “당신 아버지라는 분이 예전에 이 강을 건너왔는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누군가 종이에 불에 탄 이름을 적었다면, 그 사람을 지워서는 안 되겠지요.” 에리카는 대답 대신 고개를 숙였다. 아직 누구의 이름도 확인되지 않았다. 그래도 누군가가 그 이름을 찾는 일에 자기 시간을 쓰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 브란트가 다리 위의 안전줄을 다시 걸었다. 나는 강 건너편에 폐쇄된 검증소의 지붕이 보이는지 물었다. 그는 멀리 무너진 감시탑 하나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정식 창고 목록에도 없는 또 하나의 보관 장소가 있었을지 몰랐다. 원통의 행선지가 하나 더 늘어났다. 그리고 ‘제이 발화’라는 두 글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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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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