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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18화
PAYLUA ORIGINAL · 제18화

18화. 두 명의 셀딘

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5,873자

오프라인 책장
셀딘의 편지를 읽은 사람은 모두 같은 질문을 했다. “그럼 진짜 셀딘은 누구죠?” 나는 종이를 빛에 비춰 보았다. 서명은 이전 답변과 비슷했지만 종이가 달랐다. 첫 번째 답변은 군무청 공식 용지였고, 이번 편지는 시장에서 쉽게 살 수 있는 편지지였다. 인장도 이상했다. 검은 깃털 문양의 세 번째 획이 다른 두 개보다 길었다.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도망갔잖아요.” 루카스가 말했다. “도망갔는지, 누가 숨겼는지, 어디서 일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결근 사흘만으로 죄를 정할 수는 없어.” 에리카는 두 편지를 옆에 놓았다. 그녀의 시선이 마지막 줄에서 멈췄다. “이 사람이 '제 이름으로 위조한 사람'이라고 썼어요. 진짜 본인의 이름을 도용한 사람이 있다는 뜻일까요?” “그렇게 주장하는군요. 주장과 확인은 다릅니다.” 우리는 군무청 인사 원본을 열람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정식 임시 감사권이 있어도 개인 신상 전체를 마음대로 뒤질 수는 없었다. 소속 여부와 대리 권한, 해당 날짜의 근무 기록으로 범위를 좁힌 신청서를 냈다. 다음 날 재판관은 제한적인 열람을 허가했다. 군무청에는 셀딘이 둘 있었다. 서기관 셀딘 라르크, 스물여덟 살. 삼 년 전부터 왕실 문서 전달을 맡았다. 다른 하나는 셀딘 모로, 쉰둘. 군수창고 감사업무를 외주로 맡았던 전직 회계사. 이름이 같은 건 우연이었지만 두 사람 모두 삼 년 전 보증 관리인과 얽힌 기록에 나타났다. “우리 기록의 셀딘은 어느 쪽입니까?” 루카스가 인사 명부를 대조했다. 인장실 출입 기록에는 셀딘 라르크의 서명이 있었다. 창고 출근표 삭제 흔적 옆에는 성 없이 ‘셀딘’만 적혀 있었다. 국경 소금 거래 영수증에도 성은 없었다. “서기관은 결근 중이고 회계사는 퇴직했습니다.” 에리카가 말했다. “둘 다 조사를 받아야 하겠네요.” 우리는 먼저 서기관의 집으로 갔다. 문을 연 사람은 누나였다. 동생이 사흘 전에 외투 하나만 들고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집 안에는 넘어뜨린 가구나 싸움 흔적이 없었다. 그녀는 신고할까 고민했지만 군무청 상관이 출장 중이라 말해 기다리고 있었다. “동생이 위험한 일을 했습니까?” “모릅니다. 다만 공식 조사에 협조할 기회를 드리려는 겁니다.” “그 아이는 거짓말을 못 해요.” 나는 고개만 끄덕였다. 가족이 하는 말은 참고할 수 있지만 무죄의 증거는 아니었다. 둘째 셀딘 모로는 남쪽 부두에서 찾았다. 낡은 선박의 적재량을 계산해 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는 우리를 보자 웃었다. “이제 와서 나한테 회계 장부를 묻는구만. 삼 년 전에 말했을 땐 아무도 듣지 않더니.” “어떤 말을 하셨습니까?” “군무청이 돈을 두 번 적는다고. 같은 밀 자루를 매입도 하고 매각도 하는 것처럼.” 모로는 낡은 수첩을 꺼냈다. 삼 년 전 마지막 근무일에 받아 적은 인수량이 있었다. 공식 군량미 감소분보다 실제 반출량이 훨씬 많았고, 반출 지시자는 명확히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수첩은 개인 기록이어서 원본 대조가 필요했다. “왜 그때 신고하지 않으셨습니까?” “했지. 에리카 벨란의 아버지한테.” 나는 에리카를 보았다. 그녀는 아무 말도 못 했다. 모로가 낮게 말했다. “그분은 서류를 받자마자 회계실로 돌아가셨다. 그날 밤 첫 번째 불이 났어. 나는 다음 날 출근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지.” “그 사실을 증명할 수 있습니까?” “내가 낸 보고서 접수번호는 있어. 그 사람 서명이 찍힌 반송 봉투도 가지고 있다.” 그는 서랍에서 봉투를 꺼냈다. 날짜와 접수번호가 분명했다. 에리카의 눈이 흔들렸다. 이것은 감정이 아니라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었다. “서류의 내용이 없으면 아직 아버지의 마지막 조사 결과를 알 수 없어요.” 나는 말했다. “알아요.” 에리카는 길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래도 처음으로 누군가 아버지에게 제대로 보고했다는 걸 알겠어요.” 모로는 자신이 국경 소금 수출에는 관여한 적이 없다고 했다. 서명할 권한도 없었다. 나는 그 말을 기록하고 객관적 대조를 약속했다. 돌아오는 길에 검은 마차가 우리를 따라왔다. 이번에는 브란트가 먼저 알아챘다. 같은 색의 말, 앞바퀴에 빠진 금속 장식. 나는 사람을 잡으라고 명령하지 않았다. 대신 시장 입구의 초소에 이동 경로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놔두는 겁니까?” 브란트가 물었다. “우리가 여기서 마차와 싸우면 근처 사람들이 다쳐요. 등록 번호가 있으면 합법적으로 소유자를 찾을 수 있습니다.” 잠시 뒤 초소에서 답이 왔다. 마차는 왕실 정식 등록물이 아니었다. 번호판은 발급 취소된 군무청 차량의 것이었다. 이번에도 이름보다 사라진 권한이 먼저 나왔다. 우리는 두 셀딘의 기록을 비교하기 위해 왕실 서기관실을 찾았다. 부서에는 오래된 자동 복제기 하나가 있었다. 종이를 끼우고 마력석을 두드리면 열 장까지 동일한 글씨가 찍혔다. 문제는 복제기로 만든 서류의 서명도 원본처럼 보인다는 것이었다. “마법이면 위조가 더 쉽잖아요.” 루카스가 말했다. “맞아. 하지만 복제기마다 미세한 오차가 남을 수 있어.” 서기관실 수리공은 우리에게 기계의 원리를 설명했다. 첫 번째 복제기는 글자 끝이 왼쪽으로 휘고, 두 번째 복제기는 숫자 7의 가로획이 짧게 찍힌다고 했다. 수리공이 오래된 장비의 고장까지 상세히 기억하고 있어 놀랐다. “삼 년 전 셀딘 라르크의 출입 확인서는 어느 기계에서 만들었습니까?” “그건 사용 일지를 봐야 합니다. 여기에는 장비 번호가 남아요.” 일지에는 셀딘 라르크가 사용한 날의 기계 번호가 적혀 있었다. 그런데 검은 깃털 인장이 붙은 두 번째 문서의 숫자 획은 다른 기계의 특징을 보였다. 같은 사람 이름으로 결재가 됐더라도 문서가 다른 장소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생겼다. “이거면 위조를 증명할 수 있습니까?” 에리카가 물었다. “아직요. 다른 기계에서도 출력할 수 있잖아요. 다만 원본 비교 범위를 줄일 수 있겠죠.” 수리공은 공식 감정서를 작성하려면 기계의 지난 수리 기록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그에게 원본 보존을 부탁했다. 그는 처음엔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문서에 자기 이름이 남는다는 말을 듣고 눈빛이 달라졌다. “제가 고친 기계가 나라 일에 쓰인단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그리고 잘못된 결론이 나오면 당신이 언제 어떤 나사를 바꿨는지도 확인될 겁니다.” “그건 좀 부담스럽군요.” “그래도 정확한 일이라는 건 그런 겁니다.” 수리공이 빙그레 웃었다. 그는 한참 무릎을 꿇고 기계 밑에서 오래된 일지를 꺼냈다. 거기에는 한 가지 특이한 기록이 있었다. 삼 년 전 화재 직후 장비 하나가 군무청으로 옮겨졌다가 같은 날 저녁 돌아왔다는 것이었다. 반출 승인자는 셀딘 라르크가 아니라 이름 없는 보증인 대리였다. “그 사람 얼굴 기억합니까?” “가면을 썼어요. 얼굴보다 손을 기억합니다. 왼손에 반지가 세 개 있었어요. 세 번째 손가락에는 검은 깃털 반지요.” 나는 수리공의 말을 다시 확인했다. 기억은 구체적일수록 오히려 다른 기록과 대조할 수 있다. 다만 삼 년 전 한 번 본 사람이라는 한계도 기록했다. 복도에서 나오는데 루카스가 물었다. “징수관님은 범인을 찾으면 무슨 말을 하실 거예요?” “일단 이름과 직책부터 물어봐야지.” “그다음에는요?” “왜 다른 사람 명의로 서류를 만들었는지.” 소년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저 같으면 왜 그렇게 많은 종이를 낭비했냐고 물을래요.”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다음 감사원장이 되면 우리 예산은 아주 안전하겠군.” “대신 펜은 좋은 걸 사 주세요.” “그것도 심사를 거쳐야 해.” 농담을 끝낸 뒤 나는 서류철을 단단히 묶었다. 이름만 같은 두 사람과 서로 다른 복제기. 혼란 속에서 오히려 누군가의 손길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었다. 오후에 회계 법정은 첫 번째 대조 심리를 열었다. 마르켈의 변호인은 방벽 유지료를 상단이 대신 지급한 사실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나도 성급히 반박하지 않았다. 대신 한 가지를 물었다. “그렇다면 수령인이 발행한 영수증은 어디 있습니까?” 변호인이 서류를 내밀었다. 검은 깃털 인장이 찍힌 대행 영수증이었다. “이게 있습니다.” “마왕 측 수령 계정에 입금된 확인서는 없습니까?” “보증 관리인이 대신 받았습니다.” “그 관리인의 대리 권한은 유효합니까?” 변호인이 입을 다물었다. 법정 뒤편에 있던 세르나가 손을 들었다. 그는 마계 측 보존 계약의 감정 증인을 요청했고, 재판관은 서명 검증을 마친 뒤 제한적으로 진술을 허용했다. “보증인의 정식 갱신은 백 년 전에 끊겼습니다. 이후 양측 공동 승인 없이 작성된 수령증은 마계의 공식 수납으로 처리하지 않았습니다.” 마르켈이 벌떡 일어났다. “그래도 왕실은 그 돈을 우리에게 지급했다!” “그건 왕실이 상단에 지급한 문제입니다.” 내가 말했다. “마계가 수령했다는 사실과는 별개입니다.” 재판관은 송금 승인액과 실제 출금액, 중간 계좌의 잔액을 대조하도록 자료 제출을 명령했다. 아직 누구의 횡령도 확정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처음으로 '마왕에게 줬다'는 문장이 검증 대상이 되었다는 점이었다. 재판관이 퇴정하자 마르켈이 다가왔다. “징수관. 자네가 저 문양의 진짜 주인을 찾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나?” “누구인지부터 알려주시죠.” “진짜 주인이 없어도 문양은 살아.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계약이 움직인다는 뜻이지.” “그럼 계약을 움직인 사람의 서명을 찾겠습니다.” 그의 얼굴이 조금 굳었다. “자네가 이해 못 하는 건 숫자가 아니야. 그 숫자에 매달린 목숨이지.”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누군가의 생계를 인질로 삼는 사람에게 애매한 감상으로 반응하고 싶지 않았다. 재판이 끝난 뒤 세르나는 마계의 인장 규칙을 다시 설명해 주었다. 마계에서는 서명이 살아 있는 사람의 의사를 뜻하고, 인장은 직위에 부여된 권한을 뜻한다고 했다. 서명은 진짜라도 직위가 끝났다면 인장이 효력을 잃을 수 있었다. “인간도 다르지 않습니다.” 내가 말했다. “다만 직위가 끝났다는 사실을 모든 거래 상대에게 알려야 하죠.” “우리도 그걸 실패했다. 백 년 전 보증인의 권한이 끝났는데 인간 왕실 쪽에는 정식 통지가 남아 있지 않다.” 나는 처음으로 세르나가 스스로 책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오래된 마계 보관고의 결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럼 마계에도 책임이 있을 수 있겠군요.”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누가 돈을 가져갔는지 확인하는 일이 사라지진 않는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국경을 사이에 두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 장부만 늙는다. 문제를 나누어 보는 게 중요했다. 그때 라니아가 재무청으로 방문한 상인의 신청서를 가져왔다. 검은 깃털 목패를 가지고 와 환급을 요청한 사람이었다. 우리 사건과 바로 연결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목패 뒷면에는 여관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나는 그 상인에게 목패를 잠시 빌려 탁본을 뜨고 돌려주었다. 그는 당황했다. “뺏어가지 않습니까?” “본인 물건입니다. 저희에겐 대조할 기록이면 충분해요.” 작은 습관이 쌓여 사람들이 서류를 스스로 가져오기 시작했다. 여관으로 가야 할 이유도 하나 더 생겼다. 밤에 우리는 셀딘 라르크가 머물렀다는 여관을 찾아냈다. 방을 열려면 영장이 필요했다. 여관 주인은 수색을 거부했지만, 대신 로비에 맡겨진 물건의 수령 기록은 보여주었다. 이틀 전 젊은 서기관이 작은 가죽 가방을 맡겼다는 내용이었다. 수령인 이름은 뜻밖에도 에리카 벨란이었다. 에리카는 고개를 저었다. “전 그런 가방이 있다는 것도 몰랐어요.” 나는 그녀를 바라봤다. 누군가 일부러 우리에게 물건을 넘기려 하고 있었다. 가방의 실제 소유자가 누군지 확인하기 전까지는 어떤 봉인도 뜯을 수 없었다. 그런데 여관 주인이 한 가지를 더 말했다. “그 손님이 이 말을 꼭 전해 달라고 했어요. '벨란 감사관이 죽던 날, 불이 난 건 장부 때문이 아니라 사람 때문이었다'고요.” 서류의 문제가 사람의 생명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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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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