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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170화
PAYLUA ORIGINAL · 제170화

170화. 제12석의 빈 의자

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4,062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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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회계 법정의 방청석에는 빈자리보다 사람이 많았다. 제12석 심리가 열린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누가 거짓 신청서를 만들었는지 알고 싶어 했고, 어떤 이들은 왕국이 오래된 보관료를 전부 돌려줄 거라 기대했다. 나는 그들이 두 질문을 섞어 버리지 않기를 바랐다. 한 장의 잘못된 신청서가 확인된다고 오래된 계약이 모두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 오래된 장부의 한 페이지가 진짜라고 새로운 강제징수권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재판관은 먼저 심리 범위를 읽었다. 제12석에 놓인 신청서가 현행 법적 동의나 입회로 취급될 수 있는지, 임시 기계 기록을 이용한 강제징수와 권리 이전을 제한할 필요가 있는지, 관련 원본을 어떤 방식으로 보전할지. 실제 위조범의 형사책임, 검은 장부의 최종 진위, 사망 사건의 원인, 모든 시민의 환급액은 오늘 결정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방청석 여기저기서 한숨이 흘렀다. 나는 그 한숨이 무관심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이제 적어도 어떤 답을 요구해야 하는지 알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에리카의 부인서가 제한된 범위에서 낭독됐다. 신청하지 않았다. 대리 신청에 동의하지 않았다. 제12석 입회를 승낙하지 않았다. 세 문장은 단순했다. 그녀의 사생활에 관한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독립 감정관은 문제의 서명이 기계적으로 재현됐을 가능성을 설명했지만 최종 작성자를 특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나는 에리카의 이름이 틀리게 쓰였다는 주장보다, 이름이 맞게 쓰였다는 이유로 그녀의 의사를 바꾸려 했다는 의혹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시설 관리인이 의자 감응판의 시험을 보고했다. 나무 인형이 놓였을 때 기록판에는 ‘점유’와 ‘대조 가능’이 찍혔다. 사람의 출석이나 동의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런데 민간용 판형은 그 둘을 ‘입회 확인’으로 묶어 출력했다. 재판관은 기술 자료와 실제 배포 자료를 구분해 증거 목록에 올렸다. 기계의 결함이 있다는 사실은 확인됐으나 누가 악용하도록 지시했는지는 더 조사해야 했다. 엘다르는 구형 서식의 자동 이름 채움 기능을 설명했다. 이드렌은 출입패를 반납한 뒤 종이 상자를 옮겼다는 사실만 증언했다. 리엔은 거절 문구를 확인 보류로 바꾼 물리적 작업을 인정했다. 세 사람의 행동 사이에 시간상 연결은 있었지만, 세 사람이 공모했다는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나는 세 사람을 한 칸에 묶으려는 질문을 막았다. 그들에게는 각자 확인된 행동과 확인되지 않은 책임이 있었다. 검은 장부의 두 권도 대조됐다. 제1권에는 보관물의 실제 전달에 관한 흔적이 있고, 제2권에는 아직 입증되지 않은 최종 인계 주장과 날짜 계산이 있었다. 재판관은 둘의 동일성이나 작성자 문제를 본안으로 넘겼다. 세르나는 마계 사본의 옛 표현을 설명하며 제12석을 ‘부재를 보전하는 자리’로 해석할 근거가 있다고 했다. 로흐는 드워프 공동 보관 관습에서 수령표와 소유권 증표가 엄격히 구분된다고 진술했다. 왕국의 오래된 협약 원문과 실제 운영 관행은 독립 감정을 계속하기로 했다. 나는 마지막 자료로 ‘비어 있음도 수량으로 보존할 것’이라는 초소 동판의 문구를 제출했다. 진위가 감정되기 전인 자료이므로 증거 가치는 제한적이라고 미리 밝혔다. 하지만 이 문구가 말하고자 하는 문제를 재판관에게 설명할 수는 있었다. 열한 명이 왔을 때 열두 번째 사람이 오지 않았다는 사실은 누군가가 그 자리에 대신 앉을 수 있다는 허가가 아니다. 부재는 결함이 아니라 존중해야 하는 상태일 수 있다. 재판관은 잠시 침묵한 뒤 말했다. “그렇다면 그 빈 의자에 아무도 앉지 않는 것이 절차의 완결일 수도 있다는 뜻입니까?”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옛 협약의 최종 뜻을 확정하는 것과, 현재 허락 없이 사람의 이름을 써서 입회록을 만드는 일을 막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좋습니다. 오늘은 후자를 판단하겠습니다.” 임시 결정은 분명했다. 제12석 기계 점유 표시와 자동 완성 서식을 이용해 사람의 참석·동의·증언 인계·재산 이전을 처리하는 행위는 독립적인 적법 근거가 확인될 때까지 허용되지 않았다. 본인이 부인한 신청서는 보전하되 당사자 확인 없이 효력을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민간 보관 계약의 실제 수납과 반환, 국고 세입, 과거 방벽 유지료, 신탁 평가액은 각각 별도로 조사하도록 했다. 에리카의 이름이 적힌 신청서의 위조 여부와 형사책임은 계속 심리될 문제였다. 방청석은 처음에는 조용했다. 그러다 시장의 빵집 주인이 일어나 물었다. “그럼 제가 낸 은화 한 닢은 어떻게 됩니까?” 재판관은 상담과 반환 심리 절차가 별도로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환급이 완료된 것은 아니었다. 그가 실망하는 표정을 보자 나 역시 목이 메었다. 사람에게 당장 돌아오지 않은 돈은 어떤 법리보다 무겁다. 그러나 아직 수납도 확인되지 않은 돈을 모두 되찾았다고 발표하는 건 더 큰 거짓이었다. 법정이 끝난 뒤 에리카와 나는 회의실로 향했다. 열두 번째 의자는 아직 보존 천 아래 있었다. 시설 담당자는 기술 검증이 끝난 뒤 법원의 명령에 따라 감응판을 분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의자 위에 놓인 이름표를 다시 보았다. 에리카는 그것을 떼 달라고 부탁했다. 법원은 증거 보전 촬영과 봉인이 끝난 복제품의 이름표를 제거하도록 허가했다. 원본은 별도로 보존됐다. 그녀가 직접 자기 이름을 되찾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아버지는 이걸 지키려고 했을까요?” 그녀가 물었다. “그럴 수 있어요. 하지만 아버지의 모든 행동이 옳았다고 결론 낼 수는 없겠죠.” “알아요.” 그녀는 빈 의자 앞에 서서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의자에 앉지 않았다는 사실을 일부러 보여 주는 듯했다. 나는 그 모습을 기록하지 않았다. 이건 공적 증언이 아니라 그녀가 스스로 선택한 사적인 시간이었다. 늦은 오후 법원 보존실에서 허가된 범위의 봉투 개봉이 진행됐다. 삼 년 전의 ‘부재 보전’ 목록과 최근 ‘대리 인계 예정’ 목록은 같은 봉투 번호를 가리켰으나 서식과 잉크가 달랐다. 누가 언제 새 표제를 덧붙였는지는 아직 모른다. 사일라는 두 자료를 각각 봉인했고, 메라와 마이렌의 비공개 부호가 드러나는 부분은 열람을 제한했다. 명부의 맨 아래에는 작은 줄 하나가 있었다. ‘제12석은 이름 없는 사람에게서 권리를 가져오지 않는다.’ 누군가 오래전 그런 취지의 글을 남긴 것일 수 있었지만 원문 감정이 먼저였다. 나는 오늘 얻은 것과 얻지 못한 것을 따로 적었다. 부재를 승인으로 바꾸는 기계 사용은 멈췄다. 실제 위조범은 확정되지 않았다. 검은 장부 두 권의 관계는 여전히 다툼 중이었다. 에리카 부친의 죽음과 삼 년 전 화재도 아직 풀리지 않았다. 시장에서 확인된 민간 수납 은화 한 닢은 국고로 옮기지 않았고 환급 완료로 적지도 않았다. 마왕 아자르켄이 과거에 낸 약초방 거래세와 다른 거래의 과세권을 혼동하지 않았다. 진실의 장부는 오늘도 정밀 열람하지 않았다.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제안을 대가로 내 기억을 넘기지도 않았다. 모든 보고서가 끝난 밤, 오렐이 미확인 오래된 상자 하나를 들고 왔다. 법원 보전창고에서 열두 번째 의자 아래의 쇠고리를 제거하다 발견한 작은 금속함이었다. 쇠고리와 금속함이 원래 함께 설치됐는지, 나중에 누가 숨겨 놓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는 즉시 봉인 번호를 찍고 함을 감정관에게 넘겼다. 덮개 안쪽에는 오래된 듯한 글자가 있었다. 그러나 낡아 보인다는 사실은 연대를 증명하지 못했다. 나는 허가된 외형 사진을 보았다. 그곳에는 한 문장만 또렷했다. ‘최초 수령자를 부르려면, 수령되지 않은 자의 권리부터 돌려줄 것.’ 누구에게 무엇을 돌려주라는 말인가. 나는 내 개인 수첩을 펼쳤다. 한국의 세무조사실에서 쓰던 펜의 감촉이 희미하게 떠올랐지만, 그 기억을 완성하려고 장부를 열지는 않았다. 이 문장이 귀환의 단서라고 믿고 싶어지는 순간이야말로 가장 위험했다. 증거가 되지 않은 문장을 내 운명처럼 받아들이면 나 자신도 이 사건의 위조 서류 한 장이 될 수 있었다. 다음 날 첫 심리는 삼 년 전 화재가 아니라 오래된 수령자의 권리를 확인하는 절차로 잡혔다. 금속함은 독립 감정을 기다려야 했고, 함 안에 실제로 무엇이 있는지 아직 몰랐다. 나는 보고서 마지막에 이렇게 적었다. ‘제12석은 오늘도 비어 있었다.’ 처음으로 그 문장이 패배가 아닌 결과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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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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