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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160화
PAYLUA ORIGINAL · 제160화

160화. 거절을 받은 자

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4,032자

오프라인 책장
제12석은 사람의 이름이 아니었다. 원래 공동 증언과 임시 보관의 자리를 나타내던 표식이었다. 오래된 서식에서 자리를 가리킨다고 해서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이 다른 사람의 동의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 사실을 나는 여러 번 조사서에 썼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질문을 해야 했다. 누가 제12석을 새로운 수령 기관으로 바꾸어 입력했는가. 법원은 159화의 마지막 출력에 대한 기술 대조를 허가했다. 제삼 결제소 외부 대조실은 그 출력이 구형 예약 작업을 수행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작업을 처음 예약한 사람은 불명이고, 보류 명령 이후 프로그램을 멈춰야 했는지는 추가 기술감정이 필요했다. 나는 ‘제12석이 실제로 지정되었다’고 발표하지 않았다. 기계가 그렇게 출력했다는 사실만 확인했다. 사일라가 오래된 장갑 봉인을 개봉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왕국·마계·드워프 입회자가 모였으나 각각 보관 상태 확인에만 서명했다. 물품의 소유권이나 공동 증언의 최종 수령을 인정하는 서명은 아니었다. 메라와 마이렌의 비공개 정보가 섞여 있을 가능성 때문에 공개 열람 범위도 제한했다. 봉인 안에는 예상보다 작은 종이가 있었다. 나는 오래된 보존 천을 들추는 사일라의 손을 보았다. 종이 한쪽에는 ‘거절 수령 증명’이라는 제목이 남아 있었다. 그 아래엔 두 개의 칸이 있었다. 하나는 거절한 사람의 비공개 등록 부호, 다른 하나는 그 거절이 도착했다는 사실을 접수한 기관의 표시였다. 사람의 권리나 물품 소유권을 양도하는 서명란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이것만으로 제12석이 수령했다는 뜻입니까?” 루카스가 물었다. “아니.” 사일라가 답했다. “수령 사실을 남기도록 만든 서식이 있다는 뜻이지. 내용이 적혀 있고 보존 경로가 맞아야 실제 수령이라고 할 수 있네.” 로흐는 종이 가장자리의 섬유가 오래된 신탁 보관함의 방염사와 유사하다고 했다. 유사성은 제작 시기의 단서일 뿐 그 자체가 원본 인증은 아니었다. 세르나는 마계 공동 협약 사본에서 ‘수령 기관’의 항목이 어떤 의미로 사용됐는지 확인하겠다고 했다. 우리는 어느 한쪽의 사본을 최종 법으로 단정하지 않았다. 제12석 표식을 대조하는 자리에는 오래된 협약의 필사본이 놓였다. 테오른이 보존법 자문위원 자격으로 참석했지만 현재 제삼 결제소의 자문에도 관여하고 있음을 먼저 밝혔다. 나는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의 전문 지식을 모두 버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그가 해석한 문구를 독립 감정과 비교하고, 그의 이해관계를 기록하는 일이 필요했다. 테오른은 ‘수령인’이라는 옛말이 세 가지로 쓰였다고 설명했다. 우편물을 받아 적는 사람, 보관함 열쇠를 실제로 넘겨받는 사람, 법률상 권리의 이전을 허가받은 사람. 고대 서식의 어떤 칸이 어떤 뜻인지는 문맥과 다른 원본으로 확인해야 했다. 그가 하나씩 설명할 때마다 루카스는 같은 단어 옆에 세 개의 다른 화살표를 그렸다. “서류가 단순할수록 헷갈리는군요.” 세르나는 웃었다. “사람들이 단순한 서식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지. 나중에 자신에게 유리한 뜻만 고르면 되거든.” 우리는 제12석의 옛 장갑 원본을 사람 손에 끼워 보는 시연을 하지 않았다. 장갑을 착용하는 행위가 옛 직책을 부여하는 의식으로 오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실제로 그런 법적 효력이 있다는 근거도 없었다. 사일라는 장갑을 보존대 위에 펼쳤다. 세 나라의 입회자는 표면 상태와 봉인 번호에 대해서만 확인했다. 이때도 각자의 서명 옆에 ‘현상 확인’이라는 작은 글자를 남겼다. 로흐는 오래된 장갑의 수선실을 가리켰다. 서로 다른 시대에 꿰맨 흔적이 있었다. 마치 여러 사람이 같은 도구를 쓰다 인계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수선 흔적이 많다는 이유로 직책이 합법적으로 이어졌다는 증거가 되지는 않았다. 현행 장갑 0 관리자의 신원과 적법한 임명은 여전히 확인이 필요했다. 나는 장갑의 표식을 보고도 누가 나라 밖에서 감사권을 받았다고 발표하지 않았다. 법원 기록관이 봉인용 천을 갈아 끼우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예전 일을 떠올렸다. 한국의 어느 서류에는 담당자가 수령했다는 접수 도장이 있었지만 담당자가 내용을 승인했다는 뜻은 아니었다. 접수한 사람과 결정한 사람이 다르다는 사실은 세계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았다. 다만 이곳에서는 한 장의 종이가 사람의 기억과 귀환 가능성까지 건드릴 수 있었다. 나는 수첩에 그 점을 적고, 어떤 진실도 내 과거를 담보로 사지 않겠다는 선택을 다시 확인했다. 오후에 회계 법정이 임시 결정을 내렸다. 본인 거절을 기록하거나 적법하게 전달하는 일은 허용되지만, 그 거절의 수령 증명서를 이용해 다음 후보 지정이나 재산·증언 인계를 실행하는 것은 이번 심리의 증거로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이미 내려진 처분 제한은 유지되고, 각 계약의 반환·손해배상·형사책임 판단은 별도로 남았다. 조합의 새 청구서도 법원에 제출됐다. 재판장은 실질이 같은 청구인지 건별 비교할 때까지 일부 수납 강제를 제한했다. 정상 보관 서비스의 적법한 수수료 청구까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나는 재무청 보고서에 새로운 국고 세입이 없다고 썼다. 기존의 방벽 유지료 720·480·260·140·80금화 문제와 카르디온 관련 340금화 평가액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숫자를 섞으면 사람을 보호할 수 없었다. 청사 밖에서는 시민들이 새 안내문을 읽고 있었다. 은화 세 닢의 청구서를 가지고 왔던 여자가 내게 고개를 숙였다. “아직 내야 할 돈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가게 문에 붙은 종이는 내려갔습니다.” “실제 계약과 지급 내역은 계속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오늘 결정이 모든 청구를 없앤 것은 아닙니다.” “알아요. 다만 이번에는 제가 물어볼 수 있게 됐어요.” 그 말이 어떤 판결문보다 오래 남았다. 재판은 사람에게 대신 대답하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자리를 지키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에는 에리카와 함께 검은 장부의 보존 복사본을 살폈다. 부친의 글씨로 보이는 쪽에 ‘거절 수령 기록의 끝이 곧 소유권의 시작은 아니다’라는 메모가 있었다. 동일인 필적 감정은 진행 중이고 문서의 작성 시점도 다툼이 남아 있었다. 나는 그 문장을 곧장 부친의 유언으로 부르지 않았다. 에리카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왜 이 문구를 적었을까요?” 그녀가 물었다. “이 사건을 봤는지, 더 오래된 원칙을 적었는지 아직 몰라요.” 그녀는 한참 뒤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모르는 걸 모른다고 적을게요.” 우리는 제12석 관련 자료를 새로 나눴다. 고대의 역할 표식, 다섯 해 전의 필사 대조표, 최근 기계 출력, 실제 증언자의 선택. 네 자료가 한 장에 합쳐지지 않도록 보관했다. 내 개인 수첩의 한국어 기록도 별도였다. 나는 정밀 열람을 사용하지 않았고, 귀환을 대가로 하는 인증을 수락하지 않았다. 그 선택을 숫자 0으로 남기는 일은 오늘도 가능했다. 마지막 문서를 봉인하려던 오렐이 움직임을 멈췄다. 장갑 안쪽 종이 아래에 얇은 접힌 띠가 하나 더 있었다. 사일라는 증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 띠를 펴서 촬영했다. 문구는 짧았다. ‘거절을 한 자가 아니라 거절을 받은 자가 보호를 시작한다.’ 그 아래에는 제12석을 나타내는 세모 모양의 기호와 불완전한 수령 번호가 있었다. 그것을 누군가 새로 써 넣은 것인지, 오래전에 접힌 부분인지 아직 감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번호의 마지막 자리에는 최근 출력판에서 보던 것과 같은 두 획이 있었다. 나는 숫자처럼 보이는 흔적을 함부로 완성하지 않았다. 그때 문서청 직원이 달려왔다. “징수관님, 제12석 입회 요청서가 다시 접수됐습니다.” “누가 요청했습니까?” 직원은 봉투를 내려놓았다. 보내는 사람의 이름은 있었다. 적어도 이번에는 종이의 앞부분을 비워 두지 않았다. 그러나 명의인의 서명 검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에리카 벨란.’ 나는 옆에 서 있는 에리카를 보았다. 그녀는 봉투를 보자마자 고개를 저었다. “제가 신청한 적 없어요.” 우리는 아무도 그 서한에 답하지 않게 했다. 그녀의 부인을 기록하고, 원본을 봉인하고, 제출 경로를 확인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다음 사건의 시작은 또 다른 이름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이름의 주인이 분명히 우리 앞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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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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