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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148화
PAYLUA ORIGINAL · 제148화

148화. 두 번째 불의 회계줄

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3,610자

오프라인 책장
사벨은 자신이 쓴 첫 화재 메모와 두 번째 화재 메모를 서로 다른 봉투에서 꺼냈다. 그는 다시 법정에 나올 의사가 있다고 했지만, 나이와 건강을 고려해 좁은 범위의 입회 진술부터 시작했다. “첫 불은 창고 북쪽에서 났고 두 번째 불은 안쪽에서 났습니다.” “두 번째 불을 직접 봤습니까?” 재판장이 물었다. “불길은 봤습니다. 누가 붙였는지는 못 봤습니다.” 그 차이는 사건을 쉽게 설명해 줄 영웅이나 악당이 아직 없다는 뜻이었다. 화재의 원인을 밝히는 일은 돈의 흐름을 추적하는 일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었다. 불은 증거를 태우고, 남은 사람들은 서로 다른 장면을 기억한다. 에리카는 부친의 검은 장부 제1권을 펼쳤다. 한 쪽에 ‘수령 완료 확인 전 보관’이라는 표시가 있었다. 제2권 같은 위치에는 ‘수령 완료 주장’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런데 최근 삽입된 날짜표는 둘 다 ‘완료’ 한 줄로 압축해 놓았다. 나는 그 차이가 왜 중요한지 법정에 설명했다. “첫 번째는 물건을 실제로 받았는지 조사하는 과정이고, 두 번째는 누군가 받았다고 주장했다는 기록입니다. 둘을 같은 값으로 만들면, 없는 인계도 이미 끝난 거래처럼 처리됩니다.” 재판장은 날짜표를 잠정 감정 대상으로 유지했다. 제2권 전체가 위조됐다고 선언하지는 않았다. 에리카 부친이 일부를 직접 썼는지, 최근 누가 추가했는지 아직 다투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벨은 두 번째 화재 전 종루가 네 번 울린 듯했다고 말했다. 기존 정규 종소리와 다른 울림이었다. 우리는 옛 구리 음향관의 구조를 떠올렸다. 지하에서 종소리가 전달될 수 있다는 실험은 있었지만, 그날 누가 작동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 소리를 듣고 제가 문으로 달려갔습니다. 누군가가 안쪽을 막고 있었어요.” 사벨이 말했다. “누구였습니까?” “사람의 그림자는 봤습니다. 얼굴은 못 봤어요.” 그는 자신이 본 것과 추측한 것을 나누었다. 나는 그에게 어설픈 확답을 요구하지 않았다. 에리카는 아버지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싶어 했지만, 우리가 모르는 빈칸에 누군가의 얼굴을 그려 넣는 것은 다른 폭력이었다. 현장 재구성을 위해 사벨, 이셀, 바넨의 진술을 시간순으로 놓았다. 각자는 같은 분을 다른 식으로 기억했다. 세 사람 모두 화재가 두 번 났을 가능성은 말했지만, 정확한 간격은 일치하지 않았다. 시계탑 관리인 보딘이 옛 시각 조정표를 가져왔다. 그날의 종루 시간은 한 차례 보정됐을 수 있었고, 계수판의 숫자는 반드시 분이나 시간을 의미하지 않았다. “그러면 다시 처음부터군요.” 루카스가 말했다. “아니. 우리가 무엇을 시계라고 믿고 있었는지는 확인했어. 틀린 시계를 고치지 않고 계산하면 더 멀어져.” 오후에 티르센이 검은 장부의 잉크 상태를 다시 보여 주었다. 날짜표 일부는 주변 장과 다른 압력으로 눌려 있었다. 최근 삽입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정확한 인쇄자는 미확정이었다. 내가 이름을 대는 순간 누군가는 잡히겠지만, 그 사람이 실제 조작자라는 보장은 없었다. 그때 로흐가 드워프 금고에서 보낸 실물 대조표가 도착했다. 화재 전 공동 보관물 하나가 창고로 반입된 기록은 있었다. 하지만 누가 적법하게 최종 수령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나는 다시 메라와 마이렌의 권리를 떠올렸다. 두 사람의 말이 서류 위에 끼워져 있다고 해서 그들의 동의를 취득한 것은 아니었다. 세르나는 마계 방벽 유지료의 구형 승인표를 보내 왔다. 720금화 승인, 그중 480금화 출금 확인, 260금화 보전, 나머지 140금화와 80금화의 실제 수령처는 아직 추적 중이었다. 그 수치는 전부터 보던 그대로였다. 나는 새로운 증거 없이 240금화를 횡령 확정액이라고 적지 않았다. 승인액과 실제 출금액의 차이는 미집행일 수도 있었다. 에리카가 피로한 얼굴로 말했다. “제 아버지의 죽음과 이 돈이 결국 연결돼 있을까요?” “연결될 수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같은 장부에 이름이 나온다는 정도예요.” 그녀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 나는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 죽은 사람의 책임을 만들어 줄 수 없었다. 로웬 대신은 오래된 군무청 계약서의 지출 항목을 가져왔다. 삼 년 전 화재 직전 창고 관리비에 ‘압인 열원 점검’이라는 비용이 있었다. 점검이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비용이 누구에게 지급됐는지는 기록만으로 알 수 없었다. 나는 오늘 발견한 가열판과 그 계약서를 같은 사건으로 묶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관리 항목의 이름이 닮았다고 같은 장비나 같은 사람을 뜻하지는 않았다. 루카스는 한때 아주 신이 났다가 풀이 죽었다. “그러면 찾은 게 없는 것 같아요.” “불이 다시 났다는 사실도, 돈이 같은 곳으로 갔다는 주장도 아직이야. 하지만 점검 기록을 찾을 방향은 생겼지.” 그는 계산기를 닫고 원대장의 보존번호부터 적었다. 그 번호를 찾으면 삼 년 전 업체의 실체와 담당 기술자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업체가 지금도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추측보다 오래 걸리겠지만, 이렇게 해야 누구의 책임인지 정확해진다. 에리카는 사벨의 진술이 끝나자 그에게 물 한 잔을 건넸다. 부친의 죽음에 대한 답을 내놓으라고 몰아붙이지 않았다. 사벨은 손을 떨며 컵을 잡았다. 그는 그날 불 속에 남겨 둔 동료 이름 하나가 자꾸 떠오른다고 했다. 정확한 이름을 확인할 때까지 입 밖에 내지 않겠다고 했다. “그날 제대로 못 구했습니다.” 사벨이 말했다. “그 잘못이 누군지 아직 모릅니다.” 에리카가 대답했다. 그녀는 잘못을 위로로 덮지 않았다. 대신 그가 아는 사실을 다음에도 말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었다. 나는 두 사람 사이의 침묵을 기록하지 않았다. 법정에 필요한 건 그들이 직접 말한 것과 확인한 자료이지 마음속 추측이 아니었다. 사벨이 떠난 뒤, 이셀이 별도의 참고 메모를 보냈다. 두 번째 불이 나기 전에 누군가 빈 장부를 들고 달렸다는 내용이었다. 그림자의 키와 옷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는 그 메모를 두 번째 불의 원인 증거라고 부르지 않았다. 다만 화재가 일어나기 전후 문서 이동이 있었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증언으로 분류했다. 밤에 보존실에서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날짜표를 보관한 상자 하나에서 연기가 올라온 것이다. 오렐은 즉시 별실 문을 닫고 경비를 불렀다. 안전 담당자는 불꽃 없이 열을 내는 작은 압인 가열판을 발견했다. 일부는 손상됐지만 보존 인력의 초기 대응으로 큰 피해는 없었다. 그 장치가 누군가 설치한 고의적인 증거 파괴 도구인지, 수리 과정에서 잘못 남겨진 전열 부품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는 모든 입회자를 조사하되 누구도 즉시 범인으로 몰지 않았다. 손상된 종이는 인위적으로 복구하려 하지 않고 상태부터 기록했다. 티르센이 한숨을 쉬었다. “이런 장치가 보존함 안에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안전을 먼저 챙기십시오. 자료는 그다음입니다.” 그날 늦게 에리카는 부친의 장부를 오래 바라보았다. “두 번째 불도 이렇게 우연처럼 시작됐을까요?” 나는 답하지 않았다. 같은 종류의 열과 연기가 났다는 이유로 삼 년 전 화재 원인을 확정할 수 없었다. 대신 오늘 기계의 설치 시각과 정비자를 확인할 기록을 받아 적었다. 그런데 손상되지 않은 가열판의 포장지 안쪽에는 주문을 받았던 외주 전송 계정이 적혀 있었다. 경계 권리 복구 조합의 광고에 쓰인 계정과 같았다. 그 계정은 누군가 이용하고 있었다.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는 이제 반드시 찾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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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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