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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142화
PAYLUA ORIGINAL · 제142화

142화. 먼저 도착한 답변

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3,826자

오프라인 책장
제삼 결제소가 답변서를 보냈다. 내가 정식으로 자료를 요청한 지 이틀 만이었다. 빠른 답변이라면 칭찬해야 마땅했다. 다만 문서의 접수 날짜가 내 요청보다 하루 빨랐다. “정말로 미리 답한 걸까요?” 루카스가 종이를 들어 올렸다. “미리 만들었을 수는 있지. 하지만 무엇을 미리 알았는지는 아직 몰라.” 답변서에는 30호 계수판 발주서 사본과 이름 반송료 운송 경로 일부가 들어 있었다. 제목은 ‘감사관 인계 관련 요구에 대한 회신’. 나는 감사관 인계권을 요구한 적이 없었다. 서류 요청서에는 ‘인계 승인 조항의 원본 및 작성자 확인’이라고 썼다. 에리카가 두 문장을 겹쳐 보았다. 누가 보기에도 다른 뜻이었다. 결제소는 다른 사람의 것을 받겠다는 내 요구에 답한 모양으로 서류를 꾸몄다. 그러나 실수로 잘못 적은 것일 수도 있었다. 우리는 먼저 발신 장부와 사본 전달 시점을 확인하기로 했다. 리엔 모브는 사무실에서 문서를 건네받았다고 주장했다. “입력 담당자가 잘못 처리했겠지요. 매일 수백 건이 들어옵니다.” “그렇다면 원래 입력 내용과 수정 이력을 제출해 주십시오.” “우리 내부 기록을 전부 열어 보시겠다는 겁니까?” “전부가 아닙니다. 이 한 건의 접수번호와 두 시각만입니다. 다른 고객의 거래나 사적 기록을 보겠다는 게 아니죠.” 그는 즉답하지 않았다. 나는 답변 기한을 고지하고 전달 확인서에 상대가 실제 수령한 시각만 적었다. 지연이나 침묵이 곧 죄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미 제출한 문서의 근거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은 남는다. 북문 물류조합의 파르덴은 다른 단서를 주었다. 발송한 상자의 수레 번호와 받은 상자의 번호는 같았다. 하지만 차대번호가 달랐다. 번호표는 재발급할 수 있었고 운송인도 바뀔 수 있었다. 같아 보이는 배송장 두 장은 실제로 별개 운송이었다. “131 압인 봉투를 운반한 수레가 오늘 답변서를 운반한 수레라던 소문은 틀렸군요.” 루카스가 말했다. “틀렸다고 단정할 수도 없어. 수레 자체는 아직 찾지 않았으니까. 같은 번호표만으로 증명할 수 없다는 거지.” 파르덴은 손가락으로 낡은 대장 둘을 짚었다. 하나는 창고에서 인쇄소로 향한 납품, 다른 하나는 결제소에서 법원 문서청으로 향한 공식 우편이었다. 출발지가 달랐고, 각각 운송인을 확인할 수 있는 서명이 있었다. 두 서명 중 하나는 지워져 있었다. 서명을 지운 사람이 범인이라고 외치기에는 일렀다. 운송인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사본에서 가렸을 수도 있었다. 나는 원대장의 마스킹 사유와 입회 열람 조건을 요청했다. 파르덴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최근 조합 직원들이 ‘수레 번호가 곧 사람 이름’처럼 취급되는 상황에 지쳐 있었다. 그때 바르크의 인쇄소에서 연락이 왔다. 이상한 의뢰가 있었다는 것이다. 열하루 전 누군가 ‘외부 후보 이름을 확인했다’는 도장을 주문하면서 본인 승인란은 비워 두라고 요청했다. 바르크는 그 요구가 불법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의뢰인 신분을 확인한 서류는 따로 남아 있었다. 나는 먼저 그 서류가 보전됐는지 물었다. “손님이 불러 준 이름 말고 실제 납품 계정이 있어야 합니다. 종이를 누구에게 보냈습니까?” “중개업체 계정이었습니다. ‘삼우 문서대행’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왕국에서 종이 일을 하는 곳이라면 비슷한 상호가 많았다. 그중 한 업체 이름이 사건의 전부를 설명할 리 없었다. 나는 업체 등록부를 확인했지만 삼우 문서대행은 단순히 법원·결제소·왕실 부처의 대외 서식을 처리하는 하청이었다. 같은 고객을 상대했다는 이유로 모든 서류를 한 사람이 위조했다고 단정할 수 없었다. 에리카가 반송료 영수증의 측면을 보며 말했다. “여기 주문번호 끝이 같은데, 중간 번호가 달라요.” 그녀는 재무청 식별표를 가져왔다. 날짜를 표기하는 칸과 재단기 규격을 표기하는 칸이 붙어 있으면, 가까이 보면 둘을 잘못 읽기 쉽다. 반송료 영수증의 끝자리 131은 날짜나 발송 횟수가 아니라 인쇄 규격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럼 누군가 오래된 보관 번호 131과 이 규격을 헷갈리게 써먹었다는 건가요?” “가능성 하나야. 진짜 우연일 수도 있어.” 우편 담당자는 처음에 우리를 쳐다보지도 않으려 했다. 결제소 우편이 늦거나 빨리 가면 언제나 자신이 의심받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누가 잘못했는지를 묻기보다 서류가 어느 문 앞을 지났는지 기록해 달라고 했다. 그는 네 종류의 날짜를 구분해 주었다. 보내는 사람이 작성한 날짜, 창구에서 소포를 받아 준 날짜, 운송인의 인계 날짜, 받는 기관이 실제로 봉투를 연 날짜. 답변서의 앞 날짜는 첫 번째였고 법원이 처음 확인한 날짜는 마지막이었다. 가운데 두 날짜는 일부만 남아 있었다. “그러면 결제소가 미래를 본 게 아니네요.” 루카스가 말했다. “예상되는 질문에 답을 준비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어. 문제는 내가 하지 않은 요청을 내가 한 것처럼 표시했는지야.” 우편 담당자는 잘못된 제목이 인쇄되면 반송할 수 있도록 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동 대조 장치는 ‘반송’ 요청조차 새로운 접수로 읽어 버린다고 했다. 반송했는데 접수했다는 기록이 생기면, 누군가는 접수 사실만 뽑아 권한을 주장할 수 있다. 에리카는 우편 담당자가 불리한 진술을 했다고 즉시 고발하지 않았다. 그가 내부에 오류를 보고한 기록이 있는지도 확인했다. 일주일 전 제출된 수리 요청서에는 ‘미응답 서신을 수령 완료로 처리하지 말 것’이라는 주의사항이 적혀 있었다.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거나 묵살됐을 수 있었다. “수리 요청을 누가 결재했습니까?” “아직 반려도 승인도 없었습니다.” 대답은 밋밋했지만 중요했다. 아무도 결재하지 않은 문서를 처리 완료라고 표시하는 기계가, 수리 요청마저 처리 완료로 표시했을 가능성을 우리는 배제할 수 없었다. 오후 늦게 루카스가 비상 보고를 올렸다. 결제소 답변서의 소포를 받기 하루 전, 같은 접수번호에 대한 ‘접수 확인’이 이미 법원 창구에 찍혀 있었다. 문제는 종이를 보낸 사람이 없다는 점이었다. 문서청 기술관이 원격 단말의 시험 인쇄에서 자동으로 그런 표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시험 인쇄를 재현했다. 빈 접수서를 넣고 ‘사전 대조’ 기능을 누르자 승인 여부 칸에 희미한 점이 찍혔다. 점은 법적 서명이 아니었다. 그러나 복사기를 한 번 더 통과시키면 일반 직원이 도장을 찍은 것처럼 보였다. “일부러 만들었다고 봐야 할까요?” 루카스가 물었다. “기능이 있다는 사실과 악용한 사람이 있다는 주장은 구별해야지. 이제 출력 기록을 찾자.” 이날의 재현 결과를 공개하자 작은 소동이 일었다. 결제소 고객들은 자기 서류도 자동으로 승인된 게 아니냐며 몰려왔다. 나는 창구 앞에서 설명했다. 확인되지 않은 계약을 무조건 유효라고 볼 수는 없지만, 모든 고객의 정상 보관계약까지 무효가 된 건 아니다. 개인별 계약과 실제 비용, 직접 동의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세르나는 마계 쪽에서 비슷한 인쇄 도장을 쓰는지 조사하겠다고 했다. “우리는 대리서명을 싫어하지. 다만 상인들이 대신 받아 오는 건 좋아해.” “물건 전달과 권리 양도는 다릅니다.” “알고 있네. 오늘도 한 번 배우는군.” 우리의 농담이 끝나자 법원에서 통지가 왔다. 사전 접수 점이 남아 있는 문서의 효력을 독립 심리할 예정이며, 그 사이 제12단위 관련 이전과 미확인 강제 징수 제한은 그대로라는 내용이었다. 국고 현금이 늘어난 것은 아니었다. 그날 밤 나는 답변서를 다시 폈다. 편지의 맨 아래에는 이름 두 개가 있었다. 보낸 사람의 이름과 검토한 사람의 이름. 둘 다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서명란 밑의 얇은 줄에는 무심코 지나칠 글씨가 있었다. ‘본인 미응답 시, 예비 확인 문서 자동 생성.’ 회신을 미리 만든 사람은 아마 내가 답할지 모르면서도, 답하지 않은 경우를 이미 계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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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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