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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139화
PAYLUA ORIGINAL · 제139화

139화. 빈 의자의 동의

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3,706자

오프라인 책장
사람을 법정에 앉히는 것은 쉽다. 출석 명령을 내리거나 이름을 부르면 된다. 그러나 사람이 자기 말을 하도록 만드는 일은 전혀 다르다. 특히 한 번 자신의 이름 때문에 위험해진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마이렌의 보호 담당자가 작은 요청서를 보내 왔다. 마이렌은 자신의 신원과 거주지를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제12단위의 증언과 관련된 부분만 법원에 비공개 진술하겠다고 했다. 메라에게서는 아직 같은 답이 오지 않았다. 두 사람은 다른 사람이었고, 한 사람의 의사가 다른 사람을 구속하지 않았다. “이제 마지막 증언자가 누구인지 알게 되는 걸까요?” 루카스가 물었다. “오늘 확인할 건 그보다 좁아. 마이렌이 직접 본 사실을 어느 범위에서 말할지야.” 비공개 진술실에는 의자 세 개가 놓였다. 증인과 보호 담당자, 기록관을 위한 자리였다. 나는 왕국 징수관의 신분으로 참고할 부분이 있는지 사전에 범위를 확인받았고, 허가된 부분만 참관했다. 그 방의 절반은 비어 있었다. 누군가 거기 앉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니었다. 마이렌은 얼굴을 가리는 장막 너머에서 말을 시작했다. 삼 년 전 화재 직전, 그는 급식실에서 일하던 견습이었다. 서류에는 사망자로 처리됐지만 실제로는 마계 치료소에서 살아남았다. 그 사실에 대한 비공개 정정 결정은 나왔고 행정 등록의 일부도 고쳐졌다. 그러나 누락된 임금 전부가 지급된 것도, 사망보상금 은화 마흔 닢이 실제로 출금됐다는 증거가 나온 것도 아니었다. “오늘은 돈 얘기를 하려고 온 게 아닙니다.” 마이렌이 말했다. “말씀하십시오.” 기록관이 대답했다. “어떤 사람이 제게 종이를 내밀었어요. 제가 살아 있다는 게 적힌 종이요. 그런데 그 종이에 서명하면 저 대신 다른 사람의 물건을 받았다고 처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나는 펜을 멈췄다. 그런 말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 마이렌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얼굴이 어두운 천에 가려 있었고 당시 그는 부상과 치료 때문에 정신이 또렷하지 않았다고 했다. 확인되지 않은 부분을 억지로 떠올리게 하지 않았다. “서명하셨습니까?” 기록관이 물었다. “아니요. 그 사람이 다시 오겠다고 했어요. 저는 종이를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그의 답은 중요한 단서였다. 하지만 그가 서명하지 않았다는 진술만으로 모든 비슷한 문서의 위조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마이렌은 제12단위의 최종 수령인으로 스스로를 주장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에게 강요된 서명의 경험을 말하는 증인이었다. 진술이 끝난 뒤 기록관은 마이렌에게 조서를 낭독했다. 그는 두 군데를 고쳐 달라고 했다. ‘검은 외투의 남자’는 ‘어두운 천으로 얼굴을 가린 사람’으로, ‘서명을 거절했다’는 ‘그때 서명하지 않았다’로. 기억의 한계를 그대로 남기려는 수정이었다. 나는 그 차이가 좋았다. 실제로 서명하지 않은 일과 법률상 정식 거절을 제출한 일은 다를 수 있었다. 누군가는 훗날 이 미세한 간격을 파고들 것이다. 그래서 당사자가 직접 골랐던 표현을 보존하는 편이 안전했다. 비공개 진술이 끝나자 법원은 마이렌이 허용한 범위에 한해 사실확인 절차를 계속하기로 했다. 그는 추후 공개 심리에 출석할지를 아직 정하지 않았고, 우리는 그 선택을 미리 받아 적지 않았다. 보호 담당자는 오늘의 진술이 다른 증언자의 동의를 대신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끝에 넣었다. 오후에는 이르덴의 접수 거절 목록을 제한적으로 검증했다. 원본은 보관실 관리관 입회 아래 위치와 봉인 상태만 확인했고, 명단의 개인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목록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었다. ‘직접 거절’, ‘연락 불가’, ‘위임 확인 보류’, ‘서류 접수 거부’. 결제소 사본에서는 이 여러 상태가 모두 ‘미수령’이라는 한 칸으로 묶여 있었다. “왜 이렇게 합쳐 놓았을까요?” 루카스가 물었다. “관리하기 편해서일 수도 있어. 하지만 누군가 그 한 칸을 자동 동의로 바꿨다면 전혀 다른 문제가 되겠지.” 에리카는 책상에 네 장의 색종이를 올렸다. 직접 거절과 연락 불가가 같은 빨간색으로 칠해지는 순간 두 사람의 선택이 같아진다는 것을 보여 주려는 것이었다. 루카스가 그중 하나를 바꾸어 놓았다. 그러자 표는 보기 좋지 않았지만 무엇이 확인되고 무엇이 확인되지 않았는지 분명해졌다. 세르나는 마계의 옛 규정 사본을 보면서 말했다. “마왕 폐하가 모든 백성의 말을 대신 할 수 없다는 규정은 생각보다 오래됐군.” “왕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답했다. “그런데 인간은 왕이 직접 서명하면 뭐든 해결되는 줄 알더군.” “마계는 안 그렇습니까?”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비슷하네.” 우리는 서로 웃었다. 그 짧은 농담 뒤로 무거운 질문이 남았다. 제12단위의 보관 조건을 충족하려면 누가 어떤 말을 할 수 있어야 하는가. 서한은 ‘동의한 증언자 전원이 자신의 말을 되찾을 것’이라고 적었지만, 그 문구는 미확인 발신자가 주장한 조건이었다. 법적 효력과 고대 원문과의 동일성은 여전히 따로 확인해야 했다. 저녁 무렵 법원은 임시 보전 명령을 추가했다. 제12단위와 관련된 증언이나 물품을 제삼 결제소가 자동 기산 출력만으로 취득했다고 주장하며 이전하는 행위를 제한했다. 다만 기존의 정당한 보관 서비스 비용과 소유권 본안은 여전히 분쟁 중이었다. 나는 결정문을 읽고 한숨을 내쉬었다. 내일 당장 모든 일이 끝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그래도 오늘은 누군가를 지켰습니다.” 에리카가 말했다. “누구를 지켰는지 말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였으면 좋겠어요.” 그녀는 내 말뜻을 알아들었다. 안전을 확인해 주는 것과 안전한 사람의 위치를 공개하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그날 밤 사일라의 공동 보관함에서 경보가 울렸다는 전갈이 왔다. 누군가 뒤쪽 30호 고리에 접근했고 자동 이전 장치를 시험하려 한 흔적이 있었다. 문은 열리지 않았고, 누가 접근했는지는 현장 확인 전이었다. 브란트는 경비를 늘리되 마을 사람들을 범인 취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우리는 허가받은 범위에서 현장을 보전했다. 문에는 최근 쇳가루가 묻어 있었고 30호 장치의 잠금쇠가 조금 움직인 상태였다. 실제로 안의 물건에 접근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일라는 누군가 비틀린 쇠고리를 손봤다고 했다. 그러나 낯선 사람을 보지는 못했다. 그때 현장 기술관이 30호 장치의 내부 구조를 보여 주었다. 서른 날이 경과했다는 출력이 들어오면 보관함 문을 자동으로 열기보다는, 종이 위에 ‘이전 승인 완료’를 찍는 방식이었다. 사람의 승인을 확인하는 기능은 달려 있지 않았다. 즉 물건을 훔치기보다 나중에 훔쳐도 된다고 주장할 종이를 만들려 했다는 가능성이 있었다. “장치가 열쇠가 아니군요.” 루카스가 말했다. “열쇠라고 주장할 영수증이지.” 사일라는 끔찍하다는 얼굴로 오래된 문을 쓰다듬었다. 여기에 물건을 맡긴 사람들은 누군가 종이 한 장을 찍으면 물건이 사라질까 두려워할 것이다. 나는 장치를 즉시 해체하자는 의견을 들었지만, 증거 훼손을 피하기 위해 법원이 허가한 안전 조치만 시행하도록 요청했다. 우리가 돌아서려는데 에리카가 문짝 안쪽 작은 홈을 발견했다. 누군가 접어 놓은 흰 종이가 끼어 있었다. 보관관이 증거로 꺼내자, 거기에는 짧은 문장만 적혀 있었다. ‘나는 대신 받지 않겠습니다.’ 서명이 없었고 작성 시기도 알 수 없었다. 제12단위 당사자의 정식 거절인지, 누군가 남긴 경고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문장은 그날 우리가 지키려 했던 것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한 사람이 비어 있는 의자에 앉지 않는 것, 그것도 때로는 지켜야 할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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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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