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윈 전임 재무대신의 집에는 세금을 걷으러 온 사람이 너무 많았다.
문 앞에 서 있던 가난한 노인 셋이 나를 보더니 길을 비켰다. 한 사람은 낡은 지불각서를 들고 있었고, 다른 사람은 아들의 군복 상의를 품에 안고 있었다. 마지막 사람은 빈손이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내가 물었다.
“삼 년 전 전쟁 준비 때 끌려간 말 값을 받으러 왔소.” 첫 번째 노인이 말했다. “전임 대신님은 이제 직책이 없다며 우리를 돌려보내려 하오.”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저택 정문이 열렸다. 하인이 종이 몇 장을 뿌리며 소리쳤다.
“왕실 재무청에 청구하십시오! 이곳은 사저입니다!”
노인들은 바닥에 흩어진 종이를 주우려고 허리를 굽혔다. 나는 하인에게 손을 들었다.
“왕실 감사원입니다. 오스윈 경께 면담을 요청합니다. 사저를 압수하러 온 건 아닙니다.”
“면담 예약이 없으시다면 돌아가십시오.”
“그럼 정식 서면 요청을 남기겠습니다. 그리고 여기 계신 분들의 청구서를 접수하죠.”
하인은 마지못해 문 옆 탁자를 내주었다. 옛 부패의 설계자라고 의심하는 사람의 집 앞에서 행정 창구를 열고 있으려니, 나도 웃음이 났다. 루카스는 유창하게 이름과 날짜를 받았다. 에리카는 마차 대여 기록을 대조했다. 세 명의 청구는 아직 증빙이 부족했지만 적어도 사람의 이름이 목록에 올랐다.
한참 뒤 오스윈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얀 머리를 뒤로 빗은 노인은 내게서 먼저 에리카를 보았다.
“벨란의 딸이군.”
에리카는 어깨를 굳혔다. “에리카 벨란입니다. 지금은 재무청 담당관이고요.”
“네 아버지는 성실한 사람이었지.”
“그래서 죽었습니까?”
차가운 질문에 오스윈은 손을 멈췄다. 내가 말을 끼웠다.
“개인적인 질문에 답하실 의무는 없습니다. 다만 삼 년 전 군량미와 광산 계약에 관해 공식 면담을 요청합니다.”
“난 은퇴했네.”
“은퇴는 거래 기록을 없애주지 않습니다.”
노인은 입꼬리를 올렸다. “요즘 관리는 말을 재미있게 하는군.”
그는 우리를 정원으로 들였다. 하인은 뜨거운 차를 놓았고, 오스윈은 옛 왕의 초상화가 걸린 벽을 가리켰다.
“자네는 왕국이 빚을 진 이유를 아는가? 굶주린 병사에게 무기를 쥐여주려던 게 아니네. 북쪽 산맥에서 나타난 마물 떼를 막기 위한 방벽을 사려 했지. 다른 나라가 거래를 막자 우리가 마계 물자를 받아들였어.”
“그 자체가 위법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렇지. 문제는 누구 이름으로 수입했느냐겠지.”
“전시 예외 조항의 실물 작성자도 알고 계십니까?”
그가 잔을 내려놓았다. “왜 그걸 묻나?”
“왕실 보존고에서 삼 년 전 부속 문서를 발견했습니다. 결재 흔적을 대조하는 중입니다.”
오스윈은 잠시 침묵했다. “그 부속 문서가 없었으면 당시 수입 물자가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겠지.”
“필요했다고 해서 진짜 서명이 되는 건 아닙니다.”
“진실을 아는 일과 나라를 살리는 일은 항상 같지 않네, 징수관.”
나는 그 말을 수첩에 그대로 적었다. 자백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 사람이 문서의 필요성과 존재를 알고 있다는 사실은 남길 수 있었다.
그는 카르디온의 이름을 꺼냈다. “용은 내게 거짓말쟁이라고 하더군. 어쩌면 맞는 말이겠지. 하지만 그 용이 지키는 돈으로 어느 날 굶주린 아이들을 먹일 수 있다면, 자네는 끝까지 손대지 않겠나?”
“남의 재산을 훔치지 않고도 아이를 먹일 방법을 찾아야죠.”
“말은 쉽지.”
“쉬웠으면 여기 올 필요도 없었습니다.”
오스윈이 처음으로 웃음을 멈췄다. 정원 끝의 분수 소리만 들렸다.
면담이 끝날 무렵 나는 그에게 두 가지를 요청했다. 삼 년 전 광산 허가 문서의 전달 경위와 군량미 매각 대금을 어디에 입금하라고 지시했는지에 관한 기록. 그는 첫 번째는 찾겠다고 했고, 두 번째는 자신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나는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고 답변 기한을 적었다.
우리가 일어서자 오스윈은 벽에 걸린 지도를 바라보며 물었다.
“자네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나?”
나는 발걸음을 멈췄다. “무슨 말씀입니까?”
“이곳에 처음 온 사람처럼 모든 관습을 새로 묻잖나. 남들이 두려워하는 용을 만나고도 계약서부터 내밀고. 그런 사람은 이 나라에서 오래 버티기 어려워.”
그는 나를 향해 걸어왔다. 노인의 발목에는 의료용 가죽 보호대가 있었다.
“왕국의 사람들은 위험을 알면서도 거래를 한다네. 먹을 게 없으면 먼저 빵을 빌리고, 나중에 이자를 따지지. 자네는 빵부터 따져서 사람을 굶길 것처럼 보이는군.”
“저는 빵을 먹인다는 명목으로 빵집까지 저당 잡히게 만드는 걸 반대합니다.”
“그런 계약을 본 적 있나?”
“처음부터 지금까지요.”
나는 그에게 군량미 구매 목록 사본을 보여주었다. 밀을 창고에 들여온 것으로 적힌 날, 마차가 실제로는 은괴를 실었다는 진술. 군수품을 구매한 날과 상단의 담보로 넘어간 날이 같은 물건. 국가가 필요하다고 빌린 돈이 국가로 오지 않고 중간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오스윈은 종이를 흘끗 보더니 말했다. “현장에서 본 사람의 기억은 자주 틀리지.”
“그렇죠. 그래서 목격자만 믿지 않고 실제 이동 기록을 확인합니다.”
“그 기록도 누군가 썼다는 사실은 잊지 말게.”
그 말은 맞았다. 거짓 기록을 쓴 사람의 장부를 몇 장 대조한다고 진실이 자동으로 생기진 않는다. 다른 출처를 교차해야 한다. 나는 그런 불편한 충고까지 수첩에 적었다.
오스윈이 웃었다. “내 말을 믿는군?”
“좋은 말은 누가 했든 기록할 가치가 있습니다.”
“그럼 내게도 하나 묻지. 자네 장부는 왜 가끔 빛나나?”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내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힘을 노인이 알고 있었다. 장부를 펼친 적 없는 정원에서조차 그가 눈치를 챘단 말인가.
“보통 잉크가 빛을 반사하죠.”
“그런가. 나이가 들어 착각했나 보군.”
그는 더 묻지 않았다. 나는 그 반응을 오래 기억했다. 오스윈이 힘의 실체를 안다고 확정할 순 없지만, 다음에는 장부를 함부로 펼치지 않을 이유가 하나 늘었다.
정문에 이르자 맨 처음 기다리던 노인이 아직도 서 있었다. 그는 하인이 돌려준 서류에 금화 두 닢이 적혀 있다고 보여주었다. 군마 대여료 원금이었다. 이자는 빠져 있었다.
“그럼 받으면 되겠소?”
“바로 서명하지 마십시오. 이 서류에는 다른 청구를 포기한다는 문장이 같이 있습니다.”
노인은 눈을 가늘게 떴다. 글을 읽지 못한다고 했다. 나는 조용히 그 문장을 읽어주고, 원하면 독립적인 서기에게 검토받도록 안내했다. 하인이 불편한 표정을 지었지만 말리지 못했다.
귀한 건 큰 사건만이 아니었다. 금화 두 닢 앞에서 아무도 몰래 포기시키려던 권리를 한 번 읽어준 일이 어떤 사람에겐 왕국의 운명을 다루는 일보다 클 수 있었다.
문밖에 나오자 에리카가 화를 참지 못하고 말했다.
“아버지 얘기를 저렇게 쉽게 해요. 죽은 뒤에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처럼.”
“혹시 아버지가 남긴 기록을 아직 가지고 있어요?”
“어제 보여드린 종이뿐입니다. 사망 뒤 군무청이 물건을 다 가져갔어요.”
“그렇다면 물건 인수 목록을 찾아보죠. 누가 무엇을 가져갔는지부터요.”
에리카는 잠깐 눈을 감았다. “제가 일을 개인 감정으로 끌고 가고 있나요?”
“감정이 있다는 건 잘못이 아니에요. 다만 결론을 정해두고 증거를 맞추지만 않으면 됩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나란히 걸었다. 뒤늦게 나는 그녀가 무리해서 평정을 가장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재무청으로 돌아가는 길에 청동왕관 상단의 마차가 길을 막았다. 마르켈이 창문을 열고 나를 불렀다.
“징수관. 상계 문제는 끝났지. 그런데 우리에게 삼백육십 금화를 더 내라고 했다면서?”
“계약상 청구 가능한 잔액입니다. 정식 고지서가 발부될 겁니다.”
“전액을 인정하라는 건가?”
“불복 절차와 원본 대조권이 있습니다. 이의신청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마르켈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돈을 내라는 자가 이의신청 방법까지 알려줘?”
“그 절차를 거쳐야 낸 돈도 국가 돈이 되니까요.”
그는 마차에서 내려 작은 주머니를 꺼냈다. “복잡하게 굴지 말자. 여기에 삼백육십 금화가 있네. 다만 관청에는 받았다는 기록을 남기지 말게.”
나는 주머니를 보지도 않았다. “왜 기록을 남기면 안 됩니까?”
“서로 편하니까.”
“그건 상단 대표님만 편한 방법입니다.”
마르켈의 웃음이 사라졌다. “자네가 지금 나를 모욕했군.”
“정식 고지 전에는 돈을 받지 않겠습니다. 출처도 모르는 현금을 비공식으로 받으면 국가 채권이 사라진 것처럼 꾸밀 수 있습니다. 이의신청 후 금고 수납창구에서 납부하십시오.”
그가 주머니를 움켜쥐었다. 그때 나는 마차 안쪽에 놓인 청구서 더미를 보았다. 그중 하나에 검은 깃털 세 개가 찍혀 있었다. 마르켈이 내 시선을 따라가더니 얼른 커튼을 닫았다.
“내가 누구와 거래하는지까지 조사하겠다는 건가?”
“왕국 세금과 관련한 거래라면요.”
“그럼 자네가 감당할 수 없는 장부를 펼칠지도 모르겠군.”
마차가 떠난 뒤, 루카스가 물었다. “그냥 받아두면 창고 노동자들한테 줄 수 있잖아요.”
“그 돈이 정말 상단의 돈인지도 모르잖아. 공적 수납증 없이 받는 순간 우리도 똑같은 사람이 돼.”
“하지만 돈이 급한데요.”
나는 소년의 표정을 보았다. 정답이 잔인하게 들릴 때가 있다. 절차를 지키느라 오늘 밤 누군가를 굶기게 된다면, 그 절차를 어떻게 고칠지도 고민해야 한다.
“대신 정식 수납을 빨리 할 방법을 찾자.”
나는 재무청 회계실에 돌아오자마자 마르켈의 비공식 현금 제안을 별도 접촉 기록으로 남겼다. 그가 정말 뇌물을 건넬 의도였는지는 단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주머니를 열어보지 않았고 액수를 세지도 않았다. 내가 알고 있는 건 그가 공개 수납 기록을 남기지 말라고 요구했다는 사실뿐이었다.
에리카가 물었다. “그 말을 들은 사람이 있습니까?”
“루카스가 옆에 있었죠. 상단 운전사도 들었을 겁니다.”
“그럼 서로 다르게 기억할 수도 있겠네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금 바로 적어두는 거예요.”
루카스가 걱정스레 말했다. “저는 그 금화가 정말 있었는지 못 봤어요.”
“봤다고 쓰면 안 돼. 네가 들은 말과 본 것만 적어.”
소년이 안도하며 자기 수첩을 폈다. 화려한 음모보다 확실한 문장 하나를 늘리는 일이 느리고 어려웠다. 하지만 금전 거래가 끝난 뒤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서로 다르게 기억할 때는 이런 기록이 누군가를 지켜줄 수 있었다.
나는 서류를 접고 잠깐 창밖을 보았다. 마르켈은 감히 내가 거절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실제로 내 손끝은 한참 떨렸다. 막대한 돈 앞에서 누구나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만큼은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날 저녁 마르켈의 법률 대리인이 이의신청서를 보내왔다. 사용료 360금화가 아니라 8,360금화 전체를 재검토해 달라는 신청이었다. 상계가 이미 이루어진 이상 되돌릴 수 없는 부분과 별개로, 기초 채권의 적법성에 다툼을 제기하는 내용이었다. 나는 재판관에게 그대로 전달했다.
“분쟁은 계속됩니다.” 에리카가 말했다.
“그게 정상이에요. 상대가 포기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가 진 것도 아니죠.”
문을 닫으려는데 루카스가 새로운 봉투를 들고 왔다. 마르켈의 이의신청서와 같은 시간에 도착한 익명 서류였다. 겉에는 ‘왕실이 마왕에게 세금을 받아서는 안 되는 이유’라고 적혀 있었다.
안에는 낡은 지도 한 장과 주홍색 글씨로 쓴 문장이 있었다.
‘세금 고지서가 국경을 넘는 날, 삼백 년 전의 보증인이 깨어난다.’
미신처럼 보였지만 지도에는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가 표시되어 있었다. 북쪽 야간 교역소. 밤꽃 약재를 들여오던 그곳이었다.
나는 지도를 접어 증거 봉투에 넣었다. 어차피 확인할 건 두 가지였다. 글을 쓴 사람의 목적, 그리고 교역소에서 실제로 어떤 거래가 이루어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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