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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115화
PAYLUA ORIGINAL · 제115화

115화. 종이 울릴 때

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5,266자

오프라인 책장
종이 울리면 사람은 고개를 든다. 문제는 누가 종을 쳤는지 모를 때다. 북쪽 폐쇄 초소의 구조종이 다시 울린 지 이틀째, 경비대는 종을 쳤다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 초소 문은 봉쇄돼 있었고 종줄은 작년에 잘라 버렸다는 기록이 있었다. 물리적으로 울릴 수 없다는 뜻이었다. “유령입니까?” 루카스가 묻자 브란트가 얼굴을 구겼다. “유령이라면 출입증부터 보여 달라고 해.” “대장님, 유령은 출입증이 없죠.” “그러면 정문으로 들어오면 안 되지.” 이 왕국이 아직 버티는 이유 중 하나는 무서운 일을 두고도 농담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초소에 들어가기 전 현장을 둘러싼 마을의 안전부터 확인했다. 수문 보수는 전날 밤 끝났지만 제방 아래 귀리 수레들이 여전히 좁은 길에 묶여 있었다. 군무청은 경비대가 수레를 모두 수색하겠다고 했다. 나는 조사를 맡은 기관에 정상 화물의 무차별 지연은 법원의 보전 명령 범위 밖이라는 점을 알렸다. 검문이 필요하면 특정 수레와 사유를 기재해야 했다. 수레를 붙잡아 둔 만큼 운송비가 늘고 그 돈은 내일 빵값으로 돌아온다. 북쪽 초소로 가기 전 우리는 수문 관리소의 현물 대장을 조사했다. 경보 장치가 사람의 출석을 대신할 수 있었는지 알려면, 실제로 어떤 부품이 들어왔는지부터 확인해야 했다. 관리소 직원 나사는 도면을 펴고 손가락으로 두 선을 짚었다. 하나는 구호용 종줄, 하나는 마력 감응선을 통과시키는 관이었다. 둘은 처음 설계에서는 만나지 않는 선이었다. “누가 이걸 붙였습니까?” 내가 물었다. “공사 발주 명의는 군무청이었어요. 현장 감독이 누구였는지는 교대 대장에 적혀 있는데, 마지막 줄이 지워져 있습니다.” “그럼 실제 시공자의 이름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맡은 건 수문이었어요. 밤중에 종줄까지 손댈 줄은 몰랐죠.” 나는 나사의 말을 그대로 적었다. 기억하지 못하는 구간을 억지로 채우는 것보다 모른다고 적는 편이 조사에는 도움이 된다. 나사는 문서 하나를 더 꺼냈다. 그날 작업반에 지급하기로 한 인건비와 실제 지급 목록이었다. 작업자는 다섯 명으로 적혀 있었지만 받아 갔다고 확인된 것은 네 명의 임금뿐이었다. 마지막 한 명의 칸에는 이름 대신 ‘교대’라는 글자만 있었다. “또 열두 번째 같은 번호가 나왔네요.” 루카스가 말했다. “이번엔 다섯 번째야. 숫자가 비슷하다고 같은 사건이 되지는 않아.” 우리는 작업자의 실제 고용계약과 지급 수단을 먼저 확인하기로 했다. 교대자가 있었다면 그가 누구인지 고용주가 알 것이다. 하지만 회사에 제출한 인수증을 실제 근로자가 썼는지조차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관리소 바깥에는 어린아이가 어른들의 대화를 듣고 서 있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종소리만 들으면 집 밖으로 뛰쳐나온다고 말했다. 삼 년 전 창고 화재에서 이웃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늘도 종이 울리면 다들 도망가요?” 아이가 물었다. “위험을 알리는 신호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지.” 나는 답했다. “하지만 왜 울리는지는 우리가 확인하고 고칠 거야. 신호가 엉터리로 울리면 진짜 불이 났을 때 사람들이 믿지 않게 되니까.” 아이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내 망토의 재무청 문양을 보고 물었다. “아저씨는 마법사예요?” “세금을 계산하는 사람이지.” “그럼 세금 내면 종소리 안 나요?” “그건 서로 다른 문제야.” 아이의 실망한 얼굴을 보자 내 일의 한계가 명확해졌다. 나는 세금도 다 걷지 못했고, 고장 난 종도 아직 고치지 못했다. 하지만 두 문제를 하나라고 거짓말하지는 않을 수 있었다. 현장 근처에는 길이 무너진 곳이 있었다. 경비대가 수레를 정리하자 상인들이 화를 냈다. 나는 브란트와 상의해 조사 구역을 최소한으로 조정했다. 귀리 운송은 비상 통로로 돌리고, 파이프 감정은 위험 표시가 있는 안쪽에서만 진행하도록 했다. 통로를 열어도 장치의 압흔이나 설치 흔적이 훼손되지 않는다는 것을 티르센이 확인했다. “범인이 도망치면 어떡하죠?” 루카스가 걱정했다. “범인이 있다는 사실조차 아직 확정하지 않았어. 상인 모두를 붙잡아 놓고 범인을 찾는 건 비용도 크고 정당하지도 않지.” 그때 브란트가 허리춤의 검을 손으로 툭 쳤다. “법도 좋지만 검이 필요한 때가 있지.” “맞습니다. 진짜 위험이 오면 대장님이 지켜 주세요. 위험이 없을 때는 검집 안에 두시고요.” 그가 웃었다. “징수관의 명령을 따르게 될 줄은 몰랐군.” “명령이 아니라 예산 절감 제안입니다.” 초소 내부는 예상보다 밝았다. 안쪽 벽에는 누군가 최근 설치한 인광석이 빛나고 있었다. 경비대가 출입 금지 테이프를 새로 걸자 네일이 장갑을 끼고 금속 판을 살폈다. “종은 실제로 울렸을 겁니다. 위쪽이 아니라 바닥 아래에서요.” 우리는 마룻장을 들어 올렸다. 안쪽에는 청동 파이프 두 줄이 있었다. 한 줄은 종 위로, 다른 한 줄은 북쪽 수문 관리소로 이어졌다. 파이프 속에는 작은 반짝이는 돌이 박혀 있었다. 마법 감응석이었다. “구조 경보와 출석 인증을 같은 선에 붙였군요.” 네일이 말했다. 이런 결선이 왜 필요했는지는 전에 본 발주서에도 의문으로 남아 있었다. 누군가 구조 경보를 울리면 그것을 ‘증인이 출석했다’는 기계 신호로 바꿀 수 있도록 만들려 했다는 의혹. 이제 물리적 연결이 드러났다. 그러나 실제로 누가 언제 작동시켰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세르나가 보라색 얇은 막을 파이프 위에 펼쳤다. 감응석의 흐름이 눈에 보이는 선으로 떠올랐다. 바닥에서 올라온 붉은 줄기는 종을 향했다가 옆에서 갈라졌다. “이쪽은 진짜 경보다. 저쪽은 누군가 뒤늦게 붙인 수신선.” “신호를 받아서 뭘 했습니까?” “기록봉과 연결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수신자가 없지. 그게 영번 기록봉인지, 최근 만든 가짜 장치인지 조사해야 해.” 그때 파이프가 갑자기 떨렸다. 날카로운 종소리가 벽을 때렸다. 브란트가 즉시 경비들을 뒤로 물리고 네일에게 결선을 끊을 수 있는지 물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파이프 안쪽을 잡으려다 손을 거두었다. 증거를 망가뜨리는 것도 문제였지만, 무슨 마법이 걸려 있는지 모르는 금속에 손을 대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밖에 사람들이 있어요!” 루카스가 외쳤다. 초소 앞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종이 울리면 피난하라는 규칙을 기억하는 이들이었다. 누군가는 아이를 업었고, 누군가는 밀가루 자루를 끌고 나왔다. 삼 년 전 화재를 겪은 주민들에게 저 소리는 단순한 기계 오작동이 아니었다. 나는 경비대의 확성 마법석을 빌려 상황을 알렸다. 실제 화재는 확인되지 않았고, 위험한 초소 안으로 들어오지 말아 달라고 했다. 대피가 필요한 경우 경비대의 별도 신호를 따르라고 안내했다. '가짜 경보'라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원인을 확인하지 못했으니까. 네일과 세르나는 감응선을 보호용 마법막으로 분리했다. 종소리가 잦아들었다. 바닥에서 떨어진 작은 쇠 조각 하나는 경비대가 장갑 낀 손으로 봉투에 넣었다. 접촉 흔적과 설치 시점을 감정하기 전까지는 평범한 부품으로 취급했다. “이런 걸 만들면 돈을 얼마나 벌죠?” 루카스가 물었다. “장비 설치비는 벌 수 있겠지.” 네일이 말했다. “하지만 더 큰돈을 벌 수 있는 건, 누군가 이 신호를 출석 인증이라고 믿게 만드는 순간이야.” 나는 제삼 결제소에서 배포한 최근 규정집을 떠올렸다. 공동 증언을 단독 승인으로 바꾼 문구. 증인을 대신하면 영원히 완료되지 않는다는 시험지. 누군가 종을 울려 기계가 낸 기록을 사람의 동의로 바꾸려 했다면, 그건 단순한 사기 이상의 일이었다. 초소를 나오는 길에 급식실 메라가 주민들 사이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빵을 나눠 주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자 그녀가 먼저 물었다. “불은 없어요?” “지금까지 확인된 불은 없습니다.” “그럼 다행이네요.” “삼 년 전에도 이 종을 들으셨다고 했죠. 종소리가 두 번이었다는 것도.” “맞아요.” “그날 두 번째 소리를 낸 사람이 누구였는지는 기억나십니까?” “기억나는 건 종소리뿐이에요. 하지만 종이 멈춘 뒤에 누군가 급식실로 들어왔어요.” “그 사람은 안전합니까?” 메라는 아이들에게 남은 빵을 건넸다. “지금은 모르겠어요. 그래서 함부로 이름을 말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신 법원 보호기관에 증언 의향을 전달할 수 있는 비공개 창구를 안내했다. 실제 증언 의무는 없고, 공개 기록으로 남기기 전에 범위를 합의할 수 있다는 조건을 분명히 했다. 브란트는 사건이 잠잠해진 뒤에도 경비병 둘을 초소에 남겨 두었다. 그러나 나머지는 마을로 돌려보냈다. 경비가 지나치게 많으면 일상적인 생업까지 위험한 소문에 갇힐 수 있었다. 브란트는 군인답게 즉시 전원을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세르나가 분리한 감응선은 보호막 안에 안정적으로 묶여 있었다. “물론 누군가 다시 시도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말했다. “그러니 경비를 두는 거죠. 하지만 어느 위험도 확정되지 않았는데 마을 전체를 포위할 수는 없습니다.” 그는 망토를 벗어 내 어깨에 툭 얹었다. “입술이 파래졌네. 병나면 조사도 끝이야.” “빌려주신 망토에 세금을 매길까요?” “제발 그만해.” 나는 웃었다. 추위에 떨리는 손을 숨기면서 생각했다. 사람을 보호하는 비용과 물건을 지키는 비용은 둘 다 필요하다. 하지만 물건이 더 중요해져 사람을 밤새 추위에 세워 놓는 순간, 수사가 지키려던 이유 자체가 사라진다. 그날 초소를 둘러싼 주민회는 긴급 대피 안내표를 다시 만들기로 했다. 경보가 울렸을 때 출석 인증과 구호 신호를 구분하는 문구를 포함하고,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는 그림을 붙였다. 나는 그 비용을 증거 조사비가 아닌 주민 안전비로 신청하라고 조언했다. 명목을 속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밤이 깊자 티르센에게서 초소 쇳조각에 관한 연락이 왔다. 그 조각은 최근 고정한 수신선의 일부였다. 부품의 생산 표식은 왕궁 제이 인쇄실의 납품 계열과 일치했지만, 인쇄실 직원이 직접 설치했다는 증거는 없었다. “그럼 누가 종을 친 거죠?” 루카스가 또 물었다. “당장은 결선이 울렸다는 것만 압니다. 누군가 직접 누른 건지, 물의 진동인지, 원격 장치인지 세 가지를 다 조사해야 해요.” “열두 번째 증언과는 관계가 있을까요?” 나는 그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없었다. 하지만 법원에 제출된 새 기계 점검표에는 한 칸이 있었다. ‘증언 수신: 미완료. 임시 출석 표식 생성: 1회.’ 사람은 오지 않았는데 출석 기록만 한 번 만들어졌다. 그것도 적법한 승인 없이. 나는 수첩에 이렇게 적었다. ‘종이 울린 것과 누군가 동의했다는 것은 다르다. 이제 이 차이를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알면서 이용한 사람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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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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