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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108화
PAYLUA ORIGINAL · 제108화

108화. 단독 승인이라는 덫

마왕도 세금은 내야 합니다 · 5,236자

오프라인 책장
자문위원의 이름은 테오른이었다. 그는 나를 보자마자 조용히 말했다. “자네가 바로 왕실을 파산에서 건졌다는 징수관인가?” “파산을 막은 적은 있지만 부자가 되게 한 적은 없습니다.” “겸손인가?” “현금 흐름표입니다.” 그는 왕궁 보존법 전문가였다. 오 년 전 영번 보관 사본을 감정했고, 지금은 제삼 결제소에서 보관증 관리 자문을 맡고 있었다. 나는 이해충돌 가능성을 미리 법원에 알렸다. 그를 대면하려면 부서 내 압박이나 보복 우려를 줄일 절차가 필요했다. 테오른은 뜻밖에도 조사에 협조했다. 다만 사본에 서명한 사유를 설명하면서 한 가지를 강조했다. “나는 기한을 정한 게 아니라 원문에 있던 조건을 옮겼네. 공동 증언 완료 후 삼십 일. 그때는 누구도 이의가 없었지.” “삼 년 전 화재가 있은 뒤 조건이 바뀌었습니까?” “내가 아는 한 아닐세. 다만 화재 조사 종결이라는 임시 문구가 붙었어. 유족에게 자료를 나눠 주기 전까지 안전하게 보관하겠다는 설명을 들었네.” “누가 설명했습니까?” “군무청의 공동관리담당자가. 이름은 서류를 확인해야 하네.” 그는 기억이 흐릿하다고 여러 번 말했다. 나는 그가 책임을 피하려는 것인지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감정 책임이 있었던 것과 이후 조작에 가담했다는 것은 구분해야 했다. 테오른이 먼저 서고를 방문하자고 제안한 건 뜻밖이었다. “내가 오 년 전 사본을 만들 때 사용한 원본대조표가 있을 걸세. 당시에는 왕궁에 제출했지만 지금 어디에 있을지는 모르지.” 우리는 그의 신분을 감추지 않되 안전한 입회 절차를 마련했다. 그가 현재 제삼 결제소의 자문위원이라는 이유로 죄인처럼 대하지 않았다. 동시에 그가 직접 서랍을 열어 관련 서류를 고르도록 둘 수도 없었다. 독립 서고 담당자가 봉인된 목록을 확인하고 자료를 꺼냈다. 대조표에는 당시 기록봉의 제작시기가 아니라 그 문서를 열람한 사람의 직책만 적혔다. 마지막으로 열람한 사람은 ‘공동관리 단기 대리인’. 그러나 옆 칸에 자필 서명을 해야 한다는 인쇄 문구가 있었고 그곳은 빈칸이었다. “그때도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까?” 내가 물었다. 테오른은 한참 침묵했다. “이상하다고 생각했지. 그러나 담당자가 문서를 가져오고 내가 감정한 뒤 돌려줬기 때문에 괜찮다고 믿었네.” “누구에게 돌려줬습니까?” “이름을 확인하지 않았네.” 나는 그가 느끼는 자책을 봤다. 법적 책임의 범위는 아직 판단할 수 없었지만, 실수의 결과를 깨닫는 일은 얼굴에 드러났다. “그때 돌려준 문서가 지금의 영번 전사본입니까?” “아닐세. 오 년 전의 것은 필사 장부였지. 지금 나오는 인쇄물과는 다르네.” 그것도 중요한 구별이었다. 오래된 필사 사본과 최근의 기계 전사본을 같은 원본이라고 부르면 안 된다. 우리는 세 자료에 각각 별도의 이름을 붙였다. 고대 영번 기록봉, 오 년 전 필사 대조표, 최근 영번 전사본. 어떤 문서가 어느 것에서 내용을 가져왔는지 검증할 수 있는 지도가 만들어졌다. 복도 끝에서 하엘을 만났다. 그는 최근 인쇄실에서 봤던 붉은 끈 표지를 다시 설명했다. 이번에는 남이 묻지 않은 부분까지 기억해 냈다. “표지가 한 권만 있었던 게 아니에요. 두 권이었어요. 하나는 묶여 있었고 하나는 비어 있었죠.” “그 사실을 왜 이제 떠올렸습니까?” 에리카가 물었다. “수첩을 훔쳤다는 소문을 듣고 무서워서 말을 못 했어요. 그런데 수첩이 두 권이었다면 그중 하나가 완전히 다른 물건일 수도 있잖아요.” 나는 그에게 확인할 수 있는 범위를 물었다. 두 표지의 색은 비슷했지만 내부 글씨를 보지 못했다. 붉은 끈은 한쪽에만 달려 있었다. 네일이 기억한 공동구매단 납품 표지 열두 장과 무관하다고도 단정할 수 없었다. “봤던 것은 두 권의 표지이고, 본 적 없는 것은 그 안에 적힌 사람의 기억입니다.” 내가 되풀이했다. 하엘은 그제야 안도했다. 자신의 진술로 누구의 삶을 빼앗을까 걱정했던 것이다. 서고에서 나오는 길에 오딜이 기다리고 있었다. 가짜 보관증 때문에 자기 아이가 아버지의 수첩까지 압수당할까 걱정하는 가족이 있다고 했다. 내 한국 수첩의 사생활 문제가 낯선 사람의 일처럼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서류의 내용보다 먼저 서류를 가진 사람이 무엇을 잃게 될지 생각해야 했다. “수첩을 내놓지 않으면 조사에 불리합니까?” 그 가족이 물었다. “그것만으로 불리하게 보지 않습니다. 어떤 내용이 왜 필요한지 법원에서 다툴 수 있습니다.” 상담을 마치고 돌아오자 테오른이 작은 표식을 건넸다. 그가 오 년 전 대조표에서 옮겨 적었다는 보관 관리부호였다. 숫자 끝에 작은 원 두 개가 있었다. 그 부호가 최근 장갑 재등록증에도 나타나는지는 독립 대조가 필요했다. 그날 북문 보관증 사기 피해를 신고한 상인들이 재무청에 모였다. 은화 반 닢을 냈다는 사람도 있었고 은화 한 닢을 냈다는 사람도 있었다. 같은 영수증처럼 보였지만 일련번호와 발행 장소가 달랐다. “전부 하나의 사건으로 묶으면 쉽지 않을까요?” 루카스가 물었다. “쉽지만 위험하지. 각각 누가 돈을 받았는지 다른 사건일 수도 있어.” 우리는 피해 신고를 날짜와 접수 장소별로 나눴다. 이미 법원에서 봉인 중인 북문 가짜 입국료 은화 네 닢과 다른 청구로 취급했다. 마이렌 보상금 은화 마흔 닢과도 분리했다. 모든 돈을 같은 바구니에 넣으면 피해자들의 돈이 누구 것인지 잃어버리게 된다. 노파 한 사람이 동전 두 개를 손바닥에 올렸다. “내 아들이 전쟁에 나가기 전에 남긴 돈이야. 그걸 지키려고 또 돈을 냈어.” 나는 그 손바닥을 내려다봤다. 고작 동전 몇 개라고 말하지 않기로 이미 마음먹었다. 그녀는 내가 숫자를 적는 동안 물었다.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입금 계좌와 실제 수령자가 확인되면 반환 절차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지금 약속할 수 있는 건 조사 기록이 사라지지 않게 하겠다는 겁니다.” “그 정도면 됐어. 전에는 내가 돈을 냈다는 것도 없던 일이 됐거든.” 그날 늦게 법관이 임시 기록실의 접수대 봉인을 허가했다. 금고를 열었을 때 은화와 구리화가 나왔지만, 우리는 현금을 세금으로 적지 않았다. 법원 관리 아래 피해자 귀속 미확인 보관금으로 별도 봉인했다. 금액과 소유권 대조가 끝나기 전에는 어느 한 사람에게 돌려줄 수도 없었다. 테오른과 면담한 뒤,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그의 서명 감정 결과를 비공개로 분류하는 것이었다. 그는 문서를 읽고 자기 확인 표시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덧씌워진 단독 승인 문구까지 승인한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사람들이 저를 배신자라고 부르겠지요.” 그가 말했다. “어떤 서류에 서명하셨는지부터 확인해야죠.” 그는 한동안 손을 내려다봤다. 서류에 손을 올리는 일을 평생 직업으로 삼은 사람이었다. 그 손이 무엇을 만들었는지 확인하는 일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돌아보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그는 최근 단독 승인 문구를 삽입하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사실도 털어놓았다. 제삼 결제소의 임원이라고 소개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고 요청은 구두로만 전달됐다. 그는 거절했다고 말했다. “거절한 사실을 확인할 다른 기록이 있습니까?” “그날 비서가 메모를 남겼을 겁니다.” 우리는 비서의 자발적 협조와 독립 진술을 신청했다. 누군가 권력자에게 불리한 사실을 털어놓을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그 말을 남길 안전한 방법이다. 비서가 끝내 진술을 거절하더라도, 그 선택만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할 수는 없었다. 오후에는 북문에 낯선 표지가 붙었다. '징수관 때문에 상자를 돌려주면 마왕이 왕국을 차지한다.' 나는 그 문장을 읽고 황당했다. 아자르켄이 과거 약초방 거래세 열두 금화를 납부한 일까지 거짓 선전에 이용되고 있었다. “마왕 폐하께서는 왕국을 차지하실 예정입니까?” 내가 세르나에게 물었다. “그런 일정은 제가 아는 한 없습니다. 왕국 영토를 관리하려면 국경 수리비부터 늘어나니까요.” “아주 현실적이군요.” “재정 담당자라면 현실을 이해하실 줄 알았습니다.” 우리는 마계 사절단의 공식 입장과 왕실의 사건 진행을 각각 공개했다. 내용은 짧았다. 마왕이 왕국의 소유권을 주장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상자 반환과 고대 협약 감정은 법원 감독하에 진행된다. 어느 쪽도 시민에게 별도 보관료를 내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공포를 파는 사람은 겁먹은 사람에게 가장 먼저 돈부터 내라고 한다. 그날은 적어도 그 말을 믿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 사람들에게 닿았다. 우리는 당일 서고에서 확인한 원본과 최근 전사본을 한꺼번에 엮지 않기로 했다. 티르센은 차이가 큰 부분에 표시했고, 테오른은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을 억지로 채우지 않았다. 회의를 마친 뒤 루카스가 물었다. “그럼 오늘은 누구도 정답을 말하지 않았네요?” 나는 대답했다. “대신 누구도 틀린 답을 정답인 척 말하지 않았지.” 그는 그 말이 멋있다며 적어 두었다. 나는 그가 언젠가 내 말을 의심할 만큼 좋은 관리가 되길 바랐다. 에리카는 밤새 영수증 번호를 대조했다. 원래의 보관증 청구와 무관한 ‘장갑 재등록’ 명목의 수입이 서로 다른 두 날에 몰려 있었다. 한 날은 삼 년 전 화재 조사 자료가 사라진 다음 날. 또 한 날은 최근 우리가 영번 전사본을 감정하기 시작한 다음 날이었다. “누군가가 조사가 재개될 때마다 권한을 새로 등록하는 건가요?” 그녀가 말했다. “그럴 가능성은 있어요. 하지만 실제 등록할 필요가 있는 정당한 절차였는지도 확인해야죠.” 그러나 최근 발급 등록증의 본인 확인칸이 비어 있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발급 책임자도 기록되지 않았다. 테오른의 조언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제삼 결제소의 발행 지침을 요청했다. 그는 자기 서명이 붙은 구판과 최근 발행판을 나란히 보여 줬다. “최근 판에는 내가 승인하지 않은 문장이 있군.” 그가 가리킨 문장은 한 줄이었다. ‘공동 증언의 완료 여부는 현재 보관자가 단독 확인한다.’ 나는 그 문장을 보자마자 등골이 서늘해졌다. 보관자가 자기 권한이 끝났는지 스스로 결정한다면, 그는 영원히 끝나지 않았다고 선언할 수 있다. “원문에 이런 권한이 있습니까?” 내가 물었다. 테오른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읽은 원문에는 보관자, 위탁자, 반환 증언자의 확인이 분리돼 있었어.” 이건 단순 번역 오류 이상의 문제일 수도 있었다. 누군가 공동 확인 절차를 한 사람의 독점 권한으로 바꿔놓았다는 정황이었다. 그날 밤 새로 보전한 규정집의 뒷표지에서 아주 작은 인쇄소 도장을 발견했다. 왕궁 제이 인쇄실이 아니라, 삼 년 전 문을 닫았던 북문 공동구매단의 옛 장비 번호였다. 공동구매단은 문을 닫았지만, 그 장비를 누군가 계속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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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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