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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73화
PAYLUA ORIGINAL · 제73화

73화. 철회되지 않은 신고

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3,697자

오프라인 책장
새해 첫 일요일, 임소율은 내게 질문을 하나만 허락했다. "제가 신고를 철회했다고 써놓은 그 기록, 정말로 누가 확인했나요?" 질문을 허락받은 사람이 오히려 질문을 받았다.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철회 처리 기록은 있었지만, 임소율이 직접 철회 의사를 밝혔다는 원본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회사는 당시 내부 절차에 따라 처리됐다고 설명했고, 임소율은 한 번도 철회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확인된 건 철회라는 상태값이 들어갔다는 사실뿐입니다. 누가 어떤 근거로 바꿨는지는 조사 중입니다." "그럼 제가 거짓말쟁이가 된 것도 상태값 하나 때문이네요." 나는 그 말을 바로 부정할 수 없었다. 회사는 그녀가 문제를 제기했다가 스스로 거둬들였다는 취지로 관련자에게 설명했다. 그 이후 그녀는 회사의 다른 부서로 옮겨졌고, 결국 퇴사했다. 철회 처리가 그 모든 일의 직접 원인이라는 증거는 없었지만, 그 설명이 그녀를 믿지 않는 사람들의 근거로 사용된 것은 분명했다. 임소율은 나를 대면하지 않았다. 통화도 원하지 않았다. 오선영이 확인한 동의를 받아, 질문 하나에 대한 답변만 메시지로 주고받았다. 나는 그 방식을 불편해하지 않으려 했다. 내가 궁금한 것과 그녀가 들려줄 의무는 별개다. 그녀는 잠시 뒤 두 번째 메시지를 보냈다. '당시 접수증에는 재처리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철회가 아니에요.' 나는 소율에게 그 접수증을 개인 사무소로 보내달라고 부탁하지 않았다. 대신 수사팀에 원본이 보존되어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했다. 수사팀은 해당 접수증의 사본을 확보했지만, 전자 원본과 일치 여부는 검증 중이라고 했다. 날짜는 2025년 8월 22일, 시각은 오전 9시 8분이었다. 상태값 하나에 주목할 이유가 생겼다. 신고를 다시 처리한다는 요청과 신고 자체를 취소한다는 요청이 같은 화면에 있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 화면을 확인하지 않고 '버튼을 잘못 눌렀다'고 설명하는 것은 편리한 소설일 뿐이었다. 나는 노트에 가능한 경로를 그렸다. 신고 접수, 담당자 배정, 보완 요청, 재처리, 철회, 완료. 각 단계에 누가 접근했는지 확인할 기록이 있을 것이다. 일부는 보존 기간이 지났을 수도 있었다. 누군가 실수했다고 주장하면 그 실수 자체보다 시스템이 어떤 기록을 남기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오후 세 시, 오선영이 자료 요청 결과를 알려줬다. 온새문서지원의 오래된 업무용 프로그램 화면에는 '재처리 요청'과 '신고 종료' 메뉴가 서로 가까이 놓여 있었다. 하지만 철회 처리는 그 둘과 다른 메뉴에서 이루어졌다. 담당자가 단순히 옆 버튼을 잘못 눌렀다는 설명은 성립하기 어려웠다. "그럼 일부러 철회한 겁니까?" "아직 몰라. 종료 상태를 다른 시스템에 옮기는 과정에서 자동으로 바뀌었을 수도 있어." "자동 변환 규칙도 확인해야겠네요." "업체가 자료를 보존하고 있는지 확인 중이야. 구형 시스템이라서 기록이 불완전할 수 있어." 나는 통화를 끝낸 뒤 처음으로 작은 안도감을 느꼈다. 몇 주 동안 우리는 사람의 기억에 의존했다. 이제는 그 기억을 반박할 수 있는 화면과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그렇다고 화면 하나로 범인을 붙잡을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잘못된 가설 하나를 버릴 수는 있었다. 해질 무렵 박혜림에게서 전화가 왔다. 정정 회신과 관련된 회사 답변이 왔다고 했다. "제 동의가 확인되지 않았으니 기존 답장을 합의 증거로 쓰지 않겠대요." "그건 중요한 진전입니다." "그런데 면접 보던 곳에서는 이미 제 이름을 검색했나 봐요." 그녀가 말을 잇지 못했다. 온라인에 떠도는 캡처는 회사가 답장을 철회 처리한다고 곧바로 사라지는 게 아니었다. 나는 캡처를 무단으로 퍼뜨린 계정의 게시 시각과 주소를 따로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녀의 일자리 문제에 관해서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 "제가 억울한 걸 증명해도 달라지는 게 없으면 어떡해요?" 나는 지금까지 찾아낸 증거들을 떠올렸다. 완성된 시간표, 두 개의 문장, 수정된 문서. 아무리 많이 모아도 사람의 삶에서 이미 지나간 면접 날짜 하나는 되돌릴 수 없었다. "달라지는 걸 만들기 위해서라도 남겨야 합니다. 하지만 모든 걸 되찾는다고 약속하지는 못합니다." 그녀가 짧게 답했다. "그게 더 낫네요." 해질 무렵 나는 회사의 안내문 중 '철회'와 '종결'이 들어간 표현을 날짜별로 모았다. 2025년 하반기 안내문에는 이관 후 종결을 '담당 부서 변경 시 기존 접수 종료'라고 설명했다. 반면 최근 고객용 안내문에는 '종결'이라는 단어를 아예 쓰지 않았다. 용어가 바뀐 이유를 모르면, 같은 상태를 서로 다르게 이해하는 사람을 거짓말쟁이로 만들 수 있었다. 내가 갖고 있던 서류만으로는 그 안내문이 임소율에게 실제 제공됐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그래서 '본인이 알았어야 한다'는 판단을 지웠다. 한참 뒤 오선영에게서 같은 취지의 연락이 왔다. 회사는 당시 직원에게 시스템 코드표를 배포했다고 주장하지만 수령 확인은 일부에게만 남아 있었다. 임소율이 그 대상이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작년에 화진모빌리티 관계자와 나눴던 짧은 통화를 떠올렸다. 당시 상대는 '종결됐으니 다시 따질 일이 없다'고 말했다. 나는 그것을 회사 내부의 다툼이 끝났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그런데 이관된 다른 부서에서 계속 처리 중이었다면, 종결됐다는 말은 아주 다른 뜻이 된다. 내 기록에는 그 차이를 확인한 질문이 없었다. '당시 질문 누락.' 나는 수첩에 썼다. 그 아래에 '현재 추정과 분리'라고 덧붙였다. 후회는 범죄 증거가 아니다. 그러나 후회 때문에 낡은 기록을 고쳐 쓰는 것도 또 다른 거짓말이다. 경찰이 요구하면 당시 메모를 원본 그대로 제공할 생각이었다. 임소율에게는 그날 더 이상의 질문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가 2025년 접수증의 용어를 다시 확인해 달라고 동의한 범위만 오선영에게 전달했다. 나는 그녀가 원하면 내 기록에 남아 있는 부정확한 표현을 정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대답은 늦게 왔다. '제가 보낸 신고가 없어진 게 아니라면 그 사실부터 적어주세요.' 나는 그 문장을 쓰면서 이상한 부끄러움을 느꼈다. 우리는 한 사람의 말을 믿을 수 있는지 따지면서, 정작 그 사람이 보낸 신고가 어디로 갔는지는 한참 뒤에야 물었다. 이름을 의심하기 전 문서의 길부터 찾았더라면, 적어도 누군가가 그녀를 쉽게 '철회한 사람'이라고 부르는 일은 줄었을 것이다. 밤 여덟 시가 넘어 오선영에게서 새로운 확인 내용이 왔다. 2025년 8월 22일 접수 시스템의 '철회' 기록 옆에는 원인 코드가 있었다. 번호만으로 의미를 확정할 수 없으므로 해당 버전의 코드표를 요구했다고 했다. 문제는 그 원인 코드가 우리가 추적하던 '02-A'와 같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는 화면에 적힌 숫자를 두 번 확인했다. 'R-04'. 이렇게 많은 코드가 섞인 사건에서는 숫자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같은 행동이라고 가정하기 쉽다. 하지만 02-A는 문서 판본 표시일 수 있었고 R-04는 접수 프로그램의 종료 사유일 수 있었다. 나는 둘을 분리했다. 그때 익명 메일이 도착했다. 제목은 '당신이 철회했습니다'. 첨부된 이미지에는 임소율 이름 옆에 'R-04'가 적혀 있었다. 오선영의 연락보다 늦게 도착했지만, 발신자가 먼저 알고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본문은 단 한 줄이었다. '서진혁 조사관님, 철회된 건 신고가 아닙니다.' 나는 그 말을 읽으며 고개를 들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철회됐다는 것인가. 기록 하나를 다시 보는 대신, 그 기록이 지키려던 사람을 찾아봐야 할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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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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