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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60화
PAYLUA ORIGINAL · 제60화

60화. 이름을 쓴 사람

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4,236자

오프라인 책장
12월 21일 월요일 오전, 오선영은 평소와 달리 먼저 날짜를 물었다. "진혁아. 2025년 8월 22일 네가 어디에 있었는지 말해봐." "정확한 일정은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왜 그러십니까?" "네가 받았다는 확인 요청 문서의 수신 기록을 대조하고 있어. 그리고 임소율 이름이 적힌 봉투도 나왔어." 나는 전날 이메일 사진을 바로 떠올렸다. 낡은 봉투 뒷면의 '임소율'. 누군가 의도적으로 내게 보여준 조각이었다. 경찰이 확인 중인 실제 봉투가 그 사진과 같은 물건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 봉투는 어디서 확보했습니까?" "배은정이 제출한 다른 반송 우편물이야. 사진과 같은 건지 아직 확인 중이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배정우가 남긴 수첩의 문장과 반송 봉투가 처음으로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발신자가 보낸 이미지가 진짜라는 뜻은 아니었다. 실제 봉투가 존재해도 익명 발신자가 같은 사진을 쓸 수 있었던 이유는 별개의 문제였다. 오선영은 당시 날짜의 회사 기록에 남은 두 가지 사실을 전했다. 첫째, 임소율이 내부 정산 자료의 오류를 신고했다는 접수 기록이 있었다. 둘째, 신고 사실을 알리는 안내문이 외부 검토 대상자에게도 보내질 예정이었다. 그 외부 대상자에는 내 이름이 기재돼 있었다. "그러면 제가 검토 대상자였던 이유는 임소율의 신고 때문이군요." "그럴 수 있어. 하지만 네게 실제 문서가 전달됐는지 확인할 기록은 아직 부족해." 나는 당시 달력을 열었다. 2025년 8월 22일 금요일. 나는 보험사 의뢰로 다른 지역의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사진과 교통기록 일부가 남아 있었다. 그것이 그날 어떤 문서도 받지 않았다는 완전한 증거는 아니었다. 전자우편은 어디서든 받을 수 있으니까. "내가 확인한 내 이메일 보관함에는 관련 수신 기록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사나 계정 변경 과정에서 빠진 자료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내가 말했다. "좋아. 그 범위를 그대로 써줘." 나는 앞서 초안으로 적어둔 첫 문장을 다시 확인하며 사실확인서를 작성했다. 원본 보관 범위, 확인 방법, 확인되지 않은 기록의 가능성을 함께 적었다. 누군가 내게 원하는 '받지 않았다'라는 한 문장만 쓰는 대신, 내가 실제로 확인한 것의 한계를 적었다. 오후 한 시, 박혜림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녀가 받지 않았던 문서는 임소율의 신고와 별개로 만들어진 이의신청 안내문일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그럼 저랑 임소율 씨는 다른 문서를 못 받은 겁니까?"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정확한 내용과 배포 경로는 확인 중입니다." "사람들이 자꾸 저를 신고한 사람이라고 해요. 제가 뭘 신고했는지도 모르는 데요." 나는 한숨을 쉬었다. 기록의 빈칸을 메우려는 사람들이 피해자와 신고자의 역할을 바꾸고 있었다. 박혜림은 미수신을 주장하는 사람이고, 임소율은 신고 기록의 당사자였다. 두 사람의 이름이 같은 표에 있다고 같은 역할은 아니다. 오후 세 시 윤세한의 추가 진술이 나왔다. 오선영은 그 내용을 전부 말해주지 않았지만, 한 가지는 알려주었다. 그는 2025년 그날 '완료'를 누르기 전에 두 목록이 합쳐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정했다고 했다. "자기가 합쳤답니까?" "아니. 운영실에서 통합 목록이 올라왔다고 해. 누가 작업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그럼 박혜림 이름이 그때 들어갔을 수도 있겠군요." "그럴 수 있지만, 아직 추정이야. 다른 직원의 작업 기록도 확인해야 해." 나는 윤세한이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했다가 멈췄다. 원본을 보지 않고 완료했다고 하던 사람이 나중에 목록이 합쳐졌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은 모순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원본'과 '통합 목록'은 다른 화면이었을 수 있다. 거짓말인지 기억의 수정인지 확인하기 전에 결론을 낼 수 없었다. 저녁 무렵 한유리가 연락했다. 그녀는 윤세한 이름을 넣은 단독 기사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편집부와 논의해 대신 업무 프로세스의 허점과 기록 오독을 검증하는 기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최근 신원을 특정하기 어려운 사람이 '윤세한이 모든 문서를 조작했다'는 자료를 익명으로 보냈기 때문이다. "그게 맞을 수도 있잖아요." 그녀가 말했다. "맞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네. 그래서 내 이름으로 쓰지 않기로 했어요." 그날 밤 배은정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녀는 동생의 수첩 마지막 장을 다시 읽었다고 했다. '받지 못한 사람에게 먼저 가자.' 그런데 그 뒤에 매우 흐린 글씨로 덧붙인 문장이 있었다고 했다. '먼저 이름을 쓴 사람에게 묻고.' 나는 잠시 멈췄다. 누군가 이름을 썼다. 박혜림의 이름을 나중에 넣은 사람일 수도 있고, 임소율의 신고를 다른 목록으로 옮긴 사람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문장에 등장한 '사람'을 지금 특정할 수는 없었다. "경찰에도 말씀하셨습니까?" "네. 원본은 제출했어요. 저는 사진 사본만 봤어요." 나는 그녀가 그 말을 끝내도록 기다렸다. 그리고 동생의 잘못과 죽음을 서로 다른 기록에서 확인해야 한다는 걸 다시 생각했다. 배정우가 문서를 다뤘다는 사실은 남았다. 그러나 그가 어느 순간 무엇을 알았는지는 여전히 추적해야 했다. 밤 아홉 시, 오선영이 짧은 전화를 걸었다. 수사팀이 적법하게 확보한 2025년 문서 생성 이력에서 열한 번째 행의 원래 용도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그 칸은 사람 이름을 적는 칸이 아니었다. '이의신청 미교부 대상'을 임시로 분류하는 자리였다. "그러면 박혜림 씨 이름은 나중에 그 자리에 붙은 거군요." "그런 정황이 강해졌어. 하지만 누가 붙였는지, 왜 붙였는지는 아직 조사 중이야." "그럼 처음부터 열한 번째 증인을 찾는 건 잘못된 방향이었네요." "그래. 사람이 아니라 처리 상태였던 거야." 나는 노트에 굵게 적어둔 '11번째 사람'을 지웠다. 그 단어를 따라간 지난 몇 주가 아까웠다. 그러나 그 과정을 완전히 헛수고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 과정에서 다른 판본과 확인되지 않은 완료 처리를 발견했으니까. 오선영이 덧붙였다. "그리고 윤세한이 원본을 보지 않았다고 한 말 말이야. 그날 실제 원본을 읽으려 한 직원이 따로 있었대." "누굽니까?" "아직 진술을 확인 중이야. 다만 그 사람 이름이 당시 출입기록과 맞는지 대조하고 있어." 나는 더 묻지 않았다. 이름 하나를 먼저 들으면 나는 그 사람을 의심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배운 건, 사람 이름보다 그 사람이 한 일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전화를 끊자 이메일 알림이 떴다. 익명 발신자였다. 이번에는 예고된 사망 시각이 없었다. 첨부파일 제목만 있었다. '확인자 서명 원본'. 나는 파일을 열지 않고 원본 수신 정보를 저장했다. 악성 파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보존과 열람의 절차를 거친 뒤 안전한 사본을 통해 내용을 확인하기로 했다. 그리고 오선영에게 수신 사실을 알렸다. 잠시 뒤 선배가 말했다. "이번엔 내가 먼저 볼게. 네가 직접 서명했다는 문서라면 더더욱." 나는 책상 위의 빈 사실확인서를 바라봤다. 오늘 내가 적은 것은 내가 무엇을 확인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문장이었다. 누군가는 그 빈칸을 내 책임으로 채우려 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두렵지만은 않았다. 적이 어떤 문서를 만들든 내 손으로 쓴 원본의 시간과 경로가 남아 있었다. 그것이 모든 위조를 막아주지는 못해도, 적어도 무엇을 비교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그때 오선영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다. "진혁아. 네가 오늘 쓴 사실확인서 말이야." "네." "아직 나한테 원본을 보내지도 않았지?" 나는 멈췄다. 사실확인서는 내 사무실 컴퓨터에 저장돼 있었다. 송신한 적은 없었다. "그렇습니다. 왜요?" "익명 메일의 첨부 제목에 오늘 네가 문서 첫 줄에 쓴 문장이 들어 있어." 나는 모니터를 바라봤다. '본인은 확인한 사실만 기재한다.' 파일을 열지 않았는데도 보이는 첨부파일의 이름이었다. 나는 잠시 후 깨달았다. 이제 문제는 2025년 회사의 미교부 명단만이 아니었다. 오늘 내가 혼자 쓴 문장을 누군가 알고 있었다. 그 사실이 곧 감시를 뜻하는 건 아니었다. 내가 비슷한 문장을 과거에도 썼을 수 있고, 상대가 짐작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비교할 현재의 기록이 있었다. 나는 컴퓨터를 껐다 켜지 않았다. 대신 네트워크 연결과 자료 보존 조치를 전문가의 안내에 따라 진행하려고 했다.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지 아는 것이 첫 번째 대응이었다. 그리고 노트에 마지막 질문을 적었다. '상대는 내일을 알고 있는가, 아니면 오늘의 문장을 훔쳐서 내일처럼 보여주는가.' 이번에는 대답할 기회가 우리 쪽에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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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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