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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59화
PAYLUA ORIGINAL · 제59화

59화. 답장을 기다리는 사람

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3,825자

오프라인 책장
일요일 아침 나는 박혜림이 보낸 짧은 메시지로 잠에서 깼다. '누군가 제 이름으로 회사에 답장을 보냈다고 합니다.' 12월 20일 오전. 나는 즉시 전화를 걸어 원문이 있는지 물었다. 박혜림은 회사에서 연락을 받았을 뿐 아직 발송 기록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답장 내용은 합의안 조건에 동의한다는 취지였다. "저는 안 보냈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렇다면 원문을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가 전달받았다는 메일의 주소와 시간을 보존해달라고 요청하세요." "제 이름이 들어간 문서가 또 생기는 건가요?" 그녀의 목소리가 피로로 갈라졌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누구보다 조심하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 하지 않은 말의 책임을 계속 설명해야 했다. 오선영은 민사적 분쟁과 관련된 부분은 담당 전문가에게 먼저 상담하라고 했다. 동시에 최근 사건과 관련된 사칭이나 협박 가능성은 정식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경찰 수사가 모든 분쟁을 대신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었다. 오전 열한 시, 회사가 박혜림에게 전달한 답장 사본이 확인됐다. 발신 주소는 그녀가 과거 회사에 등록했던 업무용 주소와 비슷했지만 같지 않았다. 누구나 그런 문자열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지, 발신자가 누구인지 알려준 것은 아니었다. 나는 그녀에게 주소 전체를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 섣불리 언론에 올리면 진짜 소유자를 확인할 단서를 잃거나 엉뚱한 사람이 공격받을 수 있었다. 박혜림은 화면을 캡처한 뒤 원본 보존과 공식 확인 요청을 진행했다. 한유리는 그 이야기를 듣고 기사로 쓰지 않겠다고 했다. 대신 사칭 이메일에 동의했다는 사실이 없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취재는 계속할 수 있었다. 누군가의 고통을 제목으로 만들지 않으면서도. 점심 무렵 고태원에게서 다른 연락이 왔다. 그가 본 일정표와 회사가 현재 제공한 일정표가 달랐다는 것이다. 수사팀이 확보한 작업 기록 일부에는 11월 3일 오후 여섯 시의 '임시 일정'이 있었다고 했다. "정확히 어떤 일정입니까?" 내가 물었다. "이름은 모르겠어요. 잠깐 있었다가 없어졌대요." 나는 흥분하지 않았다. 임시 일정은 회사 업무에서 흔하다. 삭제된 일정이 배정우를 만나지 못하게 하려고 만들어졌다는 가설은 여전히 증거가 필요했다. 그러나 누군가 고태원이 볼 수 있는 화면에만 임시 일정이 보이도록 했던 것이 사실이라면, 그의 부주의를 범행 기회로 이용했을 가능성이 커진다. 나는 해당 정보를 오선영에게 전달하고 직접 회사 시스템에 접근하지 않았다. 점심 뒤 나는 박혜림의 사칭 메일이 왜 하필 합의안에 동의했다는 내용이었는지 생각했다.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협의가 끝났다고 표시하면 회사 담당자는 더 이상 연락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면 정정 요청 기한이 지나거나 누가 서류를 읽었는지 확인할 기회가 줄어든다. 실제로 그런 결과가 생겼는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충분히 확인할 필요가 있는 영향이었다. 박혜림은 자신이 동의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상담 중인 전문가와 확인해 공식 경로로 알렸다. 그 과정은 귀찮고 비용이 들었다. 그런데 그녀가 일일이 부정하지 않으면 '동의했다'는 짧은 문장이 그대로 남았다. 누군가는 거짓말 한 줄을 보내고, 다른 사람은 그 거짓말을 지우기 위해 며칠을 써야 했다. 악인이 얻는 이익은 가끔 돈보다 그 며칠이었다. 오후, 배은정은 동생이 생전에 주고받은 우편물 가운데 반송된 봉투 한 통이 더 있다고 했다. 주소는 내가 모르는 사무실이었다. 그녀는 그것이 배정우가 사과하려던 사람과 관련됐을지 모른다고 했다. "봉투를 뜯어도 되나요?" 그녀가 물었다. "본인이 법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범위를 먼저 살펴보시고, 사건 관련성이 있다면 경찰에 문의해 주세요. 봉투를 손상시키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그녀는 조용히 알겠다고 했다. 나중에 오선영에게 전달된 사진에는 수취인 이름이 일부 가려져 있었다. 주소는 원효로 건물과도, 박혜림이 다녔던 회사와도 달랐다. 하지만 그 자체로 새로운 범행 장소라는 뜻은 아니었다. 밤이 되자 오선영에게서 전화가 왔다. "진혁아. 박혜림한테 온 사칭 답장 건 말이야. 회사가 처음 받은 게 아니래." "무슨 뜻입니까?" "지난주부터 같은 형식의 확인 요청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갔대. 아직 누가 보냈는지는 몰라." 나는 배은정, 고태원, 윤세한을 떠올렸다. 그들이 모두 답장을 요구받았다면 누군가는 같은 유형의 문서를 서로 다른 사람에게 보내고 있을 수 있었다. 나는 선배가 허락한 범위에서 확인된 대상자 수만 물었다. "아직 정리 중이야. 사람 이름은 말하지 않을 거야." "알겠습니다. 누가 실제로 답장을 보냈는지가 중요하겠군요." "그것도. 그리고 답장을 보냈다는 기록이 실제 발송 행위와 같은지도." 그 말이 뼈아팠다. 우리는 2025년의 '확인 완료'를 쫓고 있는데, 현재에도 똑같은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상대는 단순히 옛 문서를 숨기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아직 살아 있는 사람들의 답장 기록을 새로 만들고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자정 무렵 한유리가 내게 기사를 보내왔다. 이번 기사에는 이름이나 금액 대신 '완료 표시를 믿어도 되는가'라는 질문이 들어 있었다. 그녀는 확인되지 않은 사칭 발송자를 지목하지 않았고, 독자가 보안상 주의할 점은 공적 기관의 자료를 중심으로 안내했다. 나는 내용을 읽고 조심스럽게 한 문장을 수정해달라고 했다. '피해자가 답장을 하지 않았다'는 문장이다. 박혜림이 실제로 답장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사실과, 발송 기록이 없다는 사실은 다르다. 아직 두 번째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유리는 즉시 고쳤다. "저는 확실하다고 쓰고 싶었어요. 박혜림 씨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그 말은 중요합니다. 그래도 다른 사람이 계정을 사용했을 가능성과, 누군가 이름만 빌려 보낸 가능성까지 남겨둬야 해요." 그녀는 수정한 기사 첫머리에 이런 문장을 넣었다. '확인을 요구받은 사람의 말과 시스템에 남은 표시는 같지 않을 수 있다.' 나는 그녀가 좋은 기자가 되어 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평가를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그녀는 나에게 칭찬받기 위해 기록을 고치는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배정우의 반송 봉투가 하나뿐일 거라고 생각했던 내 판단도 고쳤다. 배은정은 한 통을 더 발견했지만, 다른 우편물이 없다고 확인한 것은 아니었다. 사건에 관련된 모든 문서가 처음부터 한곳에 모여 있었다는 내 상상이 틀렸을 수도 있었다. 누군가 그것을 알았다면 언제든 새 봉투를 보여주며 우리의 판단을 흔들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배정우가 보낸 모든 봉투'라는 제목을 '현재 확인된 반송 봉투 목록'으로 바꿨다. 바뀐 것은 단어 몇 개였지만 그 단어의 범위가 미래의 추측을 막아준다. 오래된 수사관처럼 말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을 두 번째 가짜 봉투로 의심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늦은 밤 익명 이메일이 도착했다. 제목은 '답장하는 사람'. 본문에는 다른 말 없이 질문 하나가 있었다. '서진혁 조사관님, 당신은 그날 정말 받지 않았습니까?' 나는 그날이 2025년 8월 22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발신자가 의도한 날짜는 아직 알 수 없었다. 나는 서둘러 부정하지 않았다.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데 필요한 것은 내 기억만이 아니라 수신 경로의 기록이었다. 메일 아래에 작은 이미지가 첨부돼 있었다. 낡은 봉투의 뒷면. 수신인 이름 일부가 보였다. '임소율.' 나는 그제야 배정우가 '받지 못한 사람에게 먼저 가자'고 적은 문장의 주어가 바뀔 수 있음을 깨달았다. 박혜림이 아니라 임소율이 처음 받지 못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름이 적힌 봉투와 실제 미수신 사실은 다르다. 나는 사진을 보존하고 처음부터 다시 물었다. '누가 이 봉투를 누구에게 보내려 했는가.' 답은 다음 날 아침에야 조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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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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