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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51화
PAYLUA ORIGINAL · 제51화

51화. 열한 번째 빈칸

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3,981자

오프라인 책장
윤세한이 직접 완료 버튼을 눌렀다는 진술을 남긴 다음 날, 나는 그 진술보다 그가 아직 말하지 않은 부분을 먼저 생각했다. 12월 12일 토요일 오전 아홉 시. 사무실에 도착하자 프린터 위에 어제 적어둔 세 문장이 있었다. 배정우가 준 목록에는 박혜림의 이름이 없었다. 윤세한은 원본을 보지 않고 완료 처리했다. 그런데 지금 남아 있는 수신 대장에는 박혜림이 열한 번째 대상자로 적혀 있다. 세 문장을 나란히 놓는 것은 쉬웠다. 어려운 일은 그 사이를 내 추측으로 메우지 않는 것이었다. 오선영이 전화했다. "윤세한 면담은 정식 일정으로 잡혔어. 자발적으로 제출한 자료도 보존했고." "그 사람이 말한 원본 목록은 확인됐습니까?" "원본이라고 주장하는 출력물은 있어. 원래 전산 파일인지, 나중에 뽑은 종이인지는 확인 중이야." 나는 노트에 '원본 주장 출력물'이라고 썼다. 원본이라고 쓰고 싶었다. 그러나 선배가 일부러 사용한 표현을 지우면 우리가 찾는 오류와 똑같은 일을 저지르는 셈이었다. 그녀는 윤세한이 열한 번째 행을 어떻게 기억하는지 짧게 전했다. 마감이 지난 자료에 이름 하나가 추가되면 검토자가 다시 승인해야 한다는 회사 규정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운영팀은 건별 검토와 일괄 확인을 동시에 진행했다. 누가 어떤 문서를 다시 열었는지 남는 기록이 일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 완료 버튼을 누른 사람은 자기 앞에 있는 내용이 바뀐 사실도 몰랐겠군요."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거지. 모를 수 있었다는 말이 곧 몰랐다는 증거는 아니야." 나는 그녀의 말을 그대로 메모했다. 윤세한이 부주의했을 가능성과 의도적으로 허위 처리했을 가능성. 두 가지 모두 열어두어야 했다. 그에게 책임이 있다는 사실과 배정우의 죽음을 설명한다는 사실은 아직 멀리 떨어져 있었다. 점심 무렵 한유리가 방문했다. 손에는 기사가 아닌 오래된 업무 교육 자료가 있었다. 온새문서지원에서 근무했던 사람에게 합법적으로 제공받은 공개 교육본이었다. 책자에는 '수신 대상 명단'과 '예외 처리 대상 명단'이 따로 그려져 있었다. "여기 봐요." 그녀가 손가락을 올렸다. "열한 번째 칸에 사람 이름이 원래 들어가는 게 아니었을 수도 있어요." 예외 처리 대상 명단의 마지막 행에는 이름 대신 '미수신·이의신청'이라는 항목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교육용 예시였다. 실제로 2025년 문서가 그 형식을 따랐는지 알 수 없었다. "이 예시를 실제 사건에 대입하면 안 됩니다." 내가 말했다. "알아요. 그런데 이름을 나중에 추가했다는 말은, 처음부터 비어 있던 칸에 집어넣었다는 뜻일 수도 있잖아요." 그 가능성은 남겨둘 만했다. 나는 책자 표지의 발행 연도와 제공 경로를 확인해 적었다. 교육본이 최근에 수정된 사본이라면 2025년 절차를 증명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교육 자료의 첫 장과 마지막 장을 확인했다. 앞장에는 2024년 개정이라는 문구가 있었고, 마지막 장의 예외 처리 도표에는 그보다 오래된 양식 번호가 붙어 있었다. 여러 해 동안 개정된 책자라면 오래된 도표가 남아 있는 것 자체는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 그 도표를 현재 작업 기준이라고 주장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유리는 자기 휴대전화로 교육본의 제공자에게 확인 전화를 했다. 나는 통화를 듣지 않고 창가로 물러났다. 취재원의 동의 없이 내 앞에서 신원을 공개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통화를 마친 그녀는 교육본이 직원들에게 배포된 자료라는 점은 확인했지만, 실제 2025년 운영 기준과 동일하다는 확인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자료 모서리에 '교육용, 적용 여부 미확인'이라고 적힌 종이띠를 붙였다. 조심스럽게 표시한 그 한 줄이 나중에는 누군가의 범행을 막는 증거가 될 수 있다. 한유리는 의자에 앉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윤세한 이름을 쓴 기사 제안이 들어왔어요. 이미 수사에 비협조적인 책임자라는 제목까지 붙었어요." "그 기사를 썼습니까?" "아니요. 문서 작업 책임자라는 것과 살인범이라는 건 다르니까요. 그런데 제가 보류하면 다른 곳에서 쓸 거예요." "그렇다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먼저 쓰는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녀는 내 말을 들은 뒤 한동안 침묵했다. 그리고 자신도 알고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책임은 독자의 기대를 만족시키는 일이 아니라 확인 가능한 범위에서 사실을 설명하는 일이었다. 오후 두 시, 박혜림에게 연락이 왔다. 법률 상담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서 조사관님, 저는 그 명단에 이름이 없었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게 사실이면 왜 이제 와서 저한테 확인하라고 하는 거죠?" "그 진술이 사실인지 조사 중입니다. 그리고 누가 이름을 넣었는지도요." "이름을 넣은 사람이 나쁜 사람이면 저는 일을 되찾을 수 있나요?" 나는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계약은 이미 갱신되지 않았고, 그녀가 놓친 면접은 돌아오지 않는다. 허위 기록을 정정하더라도 모든 피해가 자동으로 복구되지는 않는다.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확인된 자료를 기준으로 부당한 조치가 있었는지 따로 다툴 수는 있습니다." "그 사람이 잡혀도요?" "잡히는 것과 피해를 회복하는 건 다른 절차입니다."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나는 그녀가 듣고 싶었던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내가 하지 못한 약속을 윤세한의 진술 한 줄이 대신해 줄 수는 없었다. 저녁 무렵 오선영에게서 새 소식이 왔다. 윤세한의 설명과 별개로 당시 배포 목록을 인쇄한 시스템에 열한 번째 행이 생성된 이력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정확한 입력 내용은 보존되지 않았지만 생성 시각은 확인 가능하다고 했다. "언제였습니까?" "8월 22일 오전 아홉 시 십일 분. 완료 버튼은 그날 오전 아홉 시 십육 분." 나는 의자에서 몸을 바로 세웠다. "다섯 분 간격이군요." "그렇지. 다만 열한 번째 칸에 박혜림 이름이 있었는지는 아직 모른다." 그 다섯 분은 중요했다. 윤세한이 목록을 확인할 시간은 있었을 수도 있었다. 반대로 일괄 완료 작업이 자동으로 예약된 상태였을 수도 있었다. 단순히 시간이 가깝다고 해서 그가 이름을 넣었다는 뜻은 아니었다. 통화를 끝내고 나는 시간표에 새로운 칸을 만들었다. '생성', '수정', '열람', '완료'. 모두 다른 동작이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 네 동작을 하나의 '확인'이라는 말에 묶어두었다. 나는 그날 오후의 다섯 분을 놓고 가능한 작업 순서를 세 가지 적었다. 이미 완성된 명단을 다시 인쇄했을 수 있다. 빈칸을 만든 뒤 나중에 내용을 채웠을 수도 있다. 아니면 한 시스템이 내보낸 대장이 다른 시스템에서 자동 완료를 받은 것일 수도 있다. 세 경우를 나누자 필요한 확인 자료도 달라졌다. 나는 오선영에게 작업자 이름을 추측하는 대신 작업번호, 각 단계의 처리 상태, 해당 날의 시스템 변경 기록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선배는 내 말을 다 듣고 짧게 대답했다. "그래. 그런데 어디까지나 참고 의견이야. 우리가 적법하게 확보할 수 있는 것부터 확인할게." 나는 바로 수긍했다. 민간 조사관이 경찰의 원본 자료를 마음대로 볼 수 없다는 제한이 답답할 때도 있었지만, 권한이 없는 사람이 자료를 몰래 가져다 보면 사건 전체의 증거 가치가 흔들릴 수 있다. 범인이 원하는 혼란을 우리가 스스로 만들 필요는 없었다. 밤 아홉 시가 지나 이메일이 도착했다. 제목은 '열한 번째'. 이번에는 사람 이름이 없었다. 첨부 이미지에는 표의 맨 아래 빈칸만 잘려 있었다. 행 번호 11, 그리고 미세하게 남아 있는 글자 하나. '미'. 한유리의 교육 자료에 나온 '미수신·이의신청'의 첫 글자와 같았다. 하지만 저 이미지가 같은 표의 일부라는 증거는 없었다. 나는 처음으로 답장을 쓰고 싶어졌다. 원본을 보내라고, 더는 사람 이름을 미끼로 쓰지 말라고. 대신 원본 파일을 보존하고 오선영에게 보냈다. 그리고 노트 가장 아래에 적었다. '누가 열한 번째 행을 만들었는가'와 '누가 박혜림을 열한 번째라고 주장하는가'는 다른 질문이다. 그 두 질문을 합쳐버리면 사람 한 명을 범인으로 만들기도, 피해자로 만들기도 너무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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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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