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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41화
PAYLUA ORIGINAL · 제41화

41화. 서로 다른 두 번째 문서

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3,757자

오프라인 책장
12월 2일 아침, 한유리는 내 사무실 문을 열자마자 두 장의 종이를 책상에 내려놓았다. "둘 중 하나는 가짜겠죠?" 나는 그렇게 간단하게 결론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가 받은 것은 02-A, 내가 받은 것은 02-B. 배정우의 유족이 경찰에 제출한 수신확인 용지에도 02-A가 있었다. 번호가 같으면 같은 문서일 것 같았다. 누군가 바로 그 생각을 하길 바라고 숫자를 붙였을 수도 있었다. "원본 이메일은 보존했습니까?" "받은 그대로요. 전달할 때는 사본을 만들어서 보냈어요. 제목도 제가 바꾸지 않았고요." 나는 화면에 두 문서를 나란히 띄웠다. 한유리 쪽에는 '확인 거부', 내 쪽에는 '직접 확인'. 두 단어만 달랐던 게 아니었다. 바닥글의 위치가 아주 조금 달랐다. 하지만 화면 표시 배율이 다르면 생길 수도 있는 차이였다. 우리는 우선 두 파일을 같은 조건에서 출력해 비교했다. "여기요." 한유리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문장 끝에 마침표가 하나 더 있어요." 한유리의 문서는 '확인 거부.'였고 내 문서는 '직접 확인'이었다. 누군가 한 문장을 직접 고쳤을 수도 있고, 수신자별 항목을 자동으로 넣는 양식을 사용했을 수도 있었다. 둘 중 무엇이든 미래를 예지한 결과는 아니었다. 나는 오선영에게 비교 결과를 전달하고, 분석한 것은 사본이며 원본 검증은 수사팀에서 해달라고 적었다. 선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를 걸었다. "배정우 용지의 02-A도 같은 문서라는 거야?" "그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같은 번호가 등장한다는 것만 확인했어요." "좋아. 오늘 온새문서지원 전 담당자를 만나기로 했어. 너는 그동안 자료를 더 퍼뜨리지 말고." 수화기 너머로 누군가 그녀를 불렀다. 선배는 통화를 끊기 전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유리 기자한테, 취재원 보호 때문에 자료 출처를 공개하지 않는 것과 자료가 진짜라고 단정하는 건 다르다고 전해줘." 한유리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웃지 않았다. 지난번 그녀가 잘못 발송한 질문지가 유출 자료에 섞여 돌아온 뒤부터, 그녀는 취재 과정이 다른 사람의 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점심 무렵 한유리의 편집국에서 전화가 왔다. 확인되지 않은 서류라도 지금 기사로 내자는 제안이었다. 제목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했다. '살인사건을 미리 기록한 의문의 문서'. 나는 입을 다물었다. 결정권은 기자에게 있었다. 한유리는 두 문서를 한참 바라보다가 대답했다. "문서가 있다는 사실은 보도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 문서가 미래를 예언했다고는 못 씁니다. 적어도 저는요." 통화가 끝나자 그녀가 내게 물었다. "저 때문에 또 하나의 단서를 놓치면 어떡하죠?" "기사를 보류하는 것과 증거를 보존하지 않는 건 다릅니다. 경찰에 전달했잖아요." "그럼 독자는 우리가 무능하다고 하겠죠."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독자가 사람을 지키기 위해 내려야 할 결정을 대신 내려주진 않잖아요." 그녀는 그 말이 위로가 안 된다고 했다. 맞는 말이었다. 내가 책임지지 않을 비용을 좋은 말로 덮을 생각은 없었다. 오후 세 시에 오선영에게서 연락이 왔다. 온새문서지원의 예전 교육 화면에서 02-A와 02-B는 특정 사건번호가 아니라 '배포 유형'을 뜻할 때도 있었다고 했다. A는 외부 열람용 초안, B는 당사자 확인 요청용이라는 설명이었다. 다만 그 설명이 문제의 2025년 문서에 그대로 적용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럼 배정우가 02-A를 갖고 있었던 건 이상하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맞아. 그런데 다른 점이 있어. 한유리한테 온 02-A는 지금 쓰는 양식인데, 배정우 용지는 오래된 수기 서식이야. 같은 번호여도 생성 시기가 다를 수 있어." 나는 의자 등받이에 기대었다. 문서번호가 동일하다는 사실에 내가 얼마나 매달렸는지 깨달았다. 번호는 단서였지만 답이 아니었다. 누군가 번호를 과거와 현재의 다리로 내밀었고, 우리는 그 위에 서보지도 않고 목적지를 짐작했다. 퇴근 무렵 배은정에게서 연락이 왔다. 동생의 봉투를 제출한 뒤 주변 사람들이 계속 자신에게 물어본다는 것이었다. 배정우가 사람을 죽이려 했다는 옛 기사 제목을 보고 찾아온 이도 있었다. "정우가 그런 짓을 했을 수도 있잖아요." 그녀가 말했다. "그런데 죽은 다음에도 사실이 아닌 말 때문에 계속 의심받아야 해요?" 나는 사건을 설명하며 배정우의 결백을 약속하지 않았다. 대신 그를 용의자로 적은 익명 문서는 경찰의 확정 판단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말했다. 그 문장을 서면으로 정리해주되 법적 효력이 있는 문서처럼 꾸미지 않겠다고도 했다. 배은정은 고맙다고 말했다가, 다시 조용해졌다. "서 조사관님은 왜 계속 그 종이를 보고 있어요? 동생을 살릴 수도 없는데." 나는 답하지 못했다. 누군가 죽은 뒤에야 도착하는 사실들이 있었다. 그것이 살아 있는 사람에게 닥칠 일을 막는 데 쓰일 수 있다고 믿고 싶었다. 그렇다고 그 믿음을 그녀에게 위로처럼 팔고 싶지는 않았다. 저녁 일곱 시쯤 나는 두 파일이 들어온 이메일의 수신 시각을 다시 살폈다. 한유리 쪽 서버에 남은 도착 시각과 내 메일함의 시각은 몇 분 차이가 있었다. 그 차이는 발송자가 다른 시간에 보냈기 때문일 수도 있었지만, 각 서버가 문서를 처리한 순서만 달랐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나는 화면에 찍힌 시각만 보고 먼저 읽은 사람을 정할 수 없다고 적었다. 한유리는 자기 파일의 제목을 변경하지 않고 별도 보관해놓았다고 했다. 그녀가 한 일은 취재원에게 받은 자료를 다른 사람에게 바로 전달하지 않고 한 번 더 확인한 것뿐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그 사실을 정확한 시각과 함께 메모로 남겨달라고 했다. 나중에 이 파일이 어떤 경로로 퍼졌는지 확인할 때, 처음부터 그녀가 유포했다고 의심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날 밤 한유리가 내게 말했다. "저는 취재원 이름을 보호하고 싶어요. 그런데 출처를 숨기는 게 누군가를 위험하게 만들면 어떡하죠?" 나는 수사에 협조할 범위와 취재원의 비밀을 지키는 문제를 그녀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라고 했다. 소속 언론사와 법률 자문을 통해 검토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자료를 없애거나 사실과 다르게 말해선 안 됐다. 나는 그녀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았다. 상대방은 우리가 서둘러 서로의 파일을 공개하길 원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원본의 경로를 보존하는 일에는 시간이 걸렸다. 시간이 걸린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날 밤, 나는 02-A와 02-B 파일의 단어 하나씩을 표로 옮겼다. 수정된 문장은 모두 책임의 주체를 바꾸는 방향이었다. 누군가는 배정우를 먼저 읽은 사람으로, 나를 확인한 사람으로, 한유리를 거부 사실의 증인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 서로 다른 세 사람에게 같은 내용이 전달되었다면? 우리는 버전 차이를 몰랐을 것이다. 발신자는 각자가 자기 문서만 진실이라고 믿는 상황을 기대했을지 모른다. 오선영이 마지막 메시지를 보내왔다. '02-A 양식은 여러 해 전부터 있었음. 아직 범행과 연결하지 말 것. 대신 2025년 원본 수신 대장에 없던 02-B 표기가 언제 생겼는지 확인 중.' 나는 노트에 새로운 질문을 적었다. 누가 거짓말했느냐가 아니라, 누가 언제부터 다른 사람에게 다른 문장을 읽게 했는가. 그리고 그 아래 한 줄을 덧붙였다. 두 문서를 비교할 수 있게 해준 것은 범인의 친절이 아니라 한유리가 기사를 서둘러 쓰지 않았다는 선택이었다. 그 선택의 결과가 얼마나 큰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우리는 발신자가 준비한 두 개의 답 가운데 하나를 고르지 않았다. 그 답들이 서로 다른 이유를 묻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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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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