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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38화
PAYLUA ORIGINAL · 제38화

38화. 스무 분 앞선 보고

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3,629자

오프라인 책장
11월 29일 일요일, 나는 새벽에 잠을 깼다. 휴대전화에는 부재중 전화가 없었다. 처음에는 안도했다. 그러다 내가 매일 예고 메일을 기다리는 습관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처음 그 메일을 받았을 때 나는 미래를 보여주는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 메일이 하루의 리듬을 정하고 있었다. 누군가 다음 살인 시각을 적으면 나는 그 시간에 맞춰 긴장했고, 아무것도 보내지 않으면 오히려 더 불안했다. 이 정도면 살인 예고가 아니라 내 시간을 관리하는 장치에 가까웠다. 나는 휴대전화의 알림을 무조건 끄지 않았다. 실제 위험을 알리는 정보가 올 수 있었다. 대신 그 내용을 정해진 절차로 확인한 뒤 필요한 기관에 전달하도록 범위를 정했다. 읽었는지 아닌지 반응까지 상대가 예상한다면, 그 반응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편이 낫다. 오전 열 시, 오선영이 11월 3일 배정우 발견 당시의 기록을 다시 확인했다고 했다. 현장 경찰이 시신을 발견한 시각은 21시 15분. 최초 보고는 21시 17분. 수정된 사건기록 메일 수신은 21시 16분. 정확히 이 한 분의 간격이 첫날부터 우리를 붙잡고 있었다. "누군가 발견 현장을 먼저 봤을 가능성은 여전히 있죠?" 내가 물었다. "그럴 수 있어. 그렇다고 현장 경찰이 공범이란 뜻은 아니야. 보고 전에도 통신이 있었는지, 출입 가능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확인하고 있어." "발송 예약일 수도 있습니까?" "예약 발송 자체는 가능하지. 하지만 그러면 왜 배정우의 사망을 정확히 썼는지가 남아." 나는 노트에 썼다. '21:16 메일 = 현장 발견 이후, 첫 공식 보고 이전. 누군가 현장 정보를 알고 있었거나, 사전에 결과를 예상했거나, 사망 사실을 모른 채 맞힌 것일 수 있음.' 미래를 아는 사람이라는 결론은 가장 마지막에 남겨두기로 했다. 처음부터 가능성을 없애지는 않았지만, 확인 가능한 경로를 모두 살피기 전에는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었다. 오후에는 배정우의 누나가 다시 전화를 했다. 동생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메모에 '다음 주에 반드시 두 번째로 보내라'는 문장이 있었다고 했다. 그녀는 그 문장이 예전 수신 기록과 연결된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곧바로 묻지 않았다. 사망자의 휴대전화 자료는 경찰이 절차에 따라 확보하고 조사해야 했다. 배은정이 가진 화면만으로 원본 메모의 작성 시각을 확정할 수 없었다. "그 문장은 언제 작성된 걸까요?" "화면에는 날짜가 있어요. 그런데 그게 정말 만든 날짜인지는 모르겠네요." "맞습니다. 원본이 보존됐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그녀는 한참 말이 없다가 물었다. "왜 모두가 확실하다고 말해주지 않죠? 내 동생은 죽었는데." 그 말에 나는 아무런 방패도 없었다. "확실하다고 말하고 싶은 것과 실제로 확실한 것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누가 죽였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합니다. 다만 제가 거짓으로 확신하면 범인을 놓칠 수 있습니다." 그녀는 조용히 전화를 끊었다. 나는 현장 발견 시각과 이메일 시각을 종이에 줄지어 적었다. 21시 15분은 시신 발견이고 21시 17분은 공식 보고였다. 그 사이에 누군가 무전을 보냈는지, 현장 인근에서 통화했는지 따로 확인해야 한다. 시각만으로 누가 범죄를 저질렀는지 알 수 없었다. 내가 처음 받은 메일에도 정확한 시각이 적혀 있었지만, 그때부터 모든 예고가 사실이 된 것은 아니었다. 오선영은 현장 주변 기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당일 한 사설 경비차량이 자주 다니던 길과 다른 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나는 곧바로 그 차량을 의심했다. 그러자 선배가 말했다. "원래 그 시간에 어디를 다녔는지부터 확인하고 있어. 특별한 경로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나중에 봐야 해."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내 말에는 아직 '다르다'와 '이상하다'를 같게 보는 버릇이 남아 있었다. 배정우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누군가와 통화했다면, 그 통화가 왜 이루어졌는지 알아야 했다. 그러나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협박 전화'라는 제목을 붙이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전화번호도, 상대 이름도 보지 못했다. 할 수 있는 일은 당시 문서 수발 기록과 사망 사건의 일정이 겹치는 지점을 선배가 요청한 범위에서 정리하는 것뿐이었다. 늦은 오후, 한유리에게서 자료 한 장이 왔다. 온새문서지원 교육 자료에는 '예약 발송 확인'이라는 표시가 있었다. 하지만 메일 시스템의 기록상 예약 시각과 실제 전달 시각은 달라질 수 있었다. 수신자의 서버가 늦게 받으면 발송자는 예정대로 보냈다고 믿어도 수신자는 훨씬 나중에 볼 수 있다. "서 조사관님, 누군가 21시 16분에 맞춰 보냈다고 그 시각에 모든 수신자가 똑같이 읽는 건 아니겠죠?" "그렇습니다. 그래서 발신 측 로그와 수신 측 로그를 따로 봐야 합니다." 한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에게 '발송 실패'라고 왔다는 취재원 말도 다시 확인해야겠어요. 그게 상대가 만든 표의 상태인지 실제 수신이 안 됐다는 뜻인지." 저녁 여섯 시에 정민규가 맡았던 자료 대조 작업의 일부 결과가 선배를 통해 왔다. 2025년 8월의 업무 시스템에서는 '발송 완료'와 '수신 확인'을 같은 색 표시로 보여줬다고 한다. 운영 편의를 위한 화면이었다. 그러나 나중에 화면을 캡처한 사람은 두 상태를 구분하기 어려웠다. "그 화면을 누가 만들었는지 찾는 게 중요하겠네요." 내가 말했다. "맞아. 그렇다고 화면 만든 개발자가 범인이라는 건 아니지." 오선영이 답했다. 나는 짧게 웃었다. "이제 선배가 제 생각을 먼저 막는군요." "안 막으면 네가 가끔 달려가잖아." 그녀가 웃는 소리는 오래가지 않았다. 다른 전화가 걸려왔기 때문이다. 잠시 후 돌아온 그녀의 목소리는 굳어 있었다. "배정우 집 근처에 있던 사설 경비업체 출입 기록에서 새로운 방문자를 확인했어. 그 사람은 시신 발견 전에 현장 근처에 있었어." "누굽니까?" "아직 신원을 확정하지 못했어. 그리고 그가 집 안에 들어갔다는 기록도 없어." 나는 질문을 삼켰다. 하지만 그날 처음으로 21시 16분이 덜 신비롭게 느껴졌다. 누군가 시신 발견 이전부터 그 주변을 알고 있었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경로가 생겼기 때문이다. 나는 발신자가 스무 분이라는 숫자를 앞세웠다는 사실을 다시 보았다. 21시 16분보다 스무 분 앞서면 20시 56분이다. 그 시간에 배정우에게 무슨 일이 있었다는 증거는 없었다. 그렇지만 누군가 현장으로 향하기 전에 보고서를 준비했다면 생성 시각이 그 무렵일 가능성은 있었다. 발송 시각과 문서 생성 시각을 혼동해서는 안 됐다. 밤이 깊어지자 배은정에게서 문자 한 통이 왔다. '동생을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 누구인지 꼭 찾아주세요.' 나는 그 말에 답장을 보냈다.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을 계속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수사기관처럼 행동하지는 않겠습니다.' 그 문장은 차갑게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지키지 못할 약속보다 작더라도 지킬 수 있는 약속을 남기고 싶었다. 새벽에 내게 온 메일은 이상할 정도로 짧았다. '스무 분 전에도 보고서는 작성될 수 있습니다.' 나는 그 문장이 누구의 행동을 가리키는지 생각했다. 그리고 곧바로 다른 질문을 적었다. '왜 굳이 스무 분이라고 말했을까?' 발신자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시간의 차이를 두려워한다면, 그 시간에 실제로 무엇이 있었는지를 우리가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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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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