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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23화
PAYLUA ORIGINAL · 제23화

23화. 보호명단은 없었다

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3,775자

오프라인 책장
한 사람이 위험해졌다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먼저 보호할 사람의 명단부터 만든다. 문제는 그 명단 자체가 또 다른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11월 15일 일요일 오전, 나는 오선영의 연락을 받았다. 그녀는 소문을 하나 바로잡아 달라고 했다. "경찰의 보호명단이 유출됐다는 기사 말이야. 우리 수사팀에서 작성한 명단이 유출된 건 아니라는 점까지 확인했어. 그 표는 온새문서지원이 만든 외부 업무표와 형식이 같아. 하지만 아직 누구 손에서 변형됐는지는 몰라." "그럼 기사에도 그 정도만 말해야겠네요." "맞아. 한유리도 정정 기사 준비 중이고." 나는 안도했다. 그러나 안도가 오래가지는 않았다. 외부 업무표라면 경찰을 보호하는 비밀 목록보다 접근하는 사람이 많다. 사무직 직원, 계약직, 출력 대행자, 회수하는 택배기사까지 종이를 볼 수 있다. 그중 한 사람이 악의적이라는 증거는 없지만, 누가 열람했는지 알기 어려워진다. 오선영은 말했다. "지난번 명단의 '오선영 확인 완료'는 우리 쪽 공식 표시가 아니야." "그럼 누군가 일부러 넣었겠군요." "그렇게 추정하기 전에 업체의 이전 버전부터 볼 거야. 초안 작성자가 일정을 확인했다는 표시일 수도 있으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 받은 이메일로 누군가 내 동료를 겨냥한다고 생각한 뒤, 모든 증거를 그쪽으로 끌고 가서는 안 됐다. 내가 그 명단의 출처를 확인하는 동안 임소율은 경찰의 요청에 따라 통신기록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사람들이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이름을 물어보는 게 두렵다고 오선영에게 말했다고 한다. 질문을 반복해서 받으면 자신이 모르는 사람도 아는 사람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나는 그 말에 동의했다. 진술은 반복할수록 선명해진다는 믿음이 있지만, 반복된 질문이 기억을 오염시킬 가능성도 있다. 오선영은 임소율에게 휴식 시간을 보장하고, 기존 진술을 확인할 때 새 사실을 억지로 덧붙이지 말라고 했다. 수사는 사람이 견딜 수 있는 속도로도 진행돼야 했다. 오후에는 박혜림이 고용 문제로 상담을 받았다. 나는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가 요청한 이전 고용계약 서식 목록을 합법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정리해 주었다. 그런데 그녀의 연락처가 낯선 채용업체에 넘어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문자로는 '창고 경력자 긴급 채용'이라고 적혀 있었다. 처음에는 절실한 사람에게 생긴 작은 기회 같았다. 그러나 안내된 면접 장소는 원효로 창고에서 멀지 않은 사무실이었다. 박혜림은 혼자 가도 될지 불안해했다. "연락처를 어디서 받았는지 먼저 물어보세요." 나는 말했다. "정식 회사명과 사업자 정보를 확인하고요. 지금 사건 때문에 위험이 있다면 선배에게도 알려 주세요." "그걸 물으면 채용이 취소되지 않을까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원을 밝히지 않는 채용 연락을 믿을 이유는 없습니다." 잠시 후 그녀는 면접을 거절했다. 그리고 회사는 거절하자마자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다행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침묵이었다. 오선영에게 그 사실을 전달하자 그녀는 무언가를 조사하겠다고만 했다. 나는 더 묻지 않았다. 내 역할은 박혜림의 주소를 알아내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찾아가는 게 아니라, 그녀가 위험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었다. 한유리는 저녁에 사무실을 찾아왔다. 신문을 접어 놓고 내 얼굴을 보더니 웃었다. "이상하게 서 조사관님은 잘못한 사람이 아닌데도 자꾸 사과하고 있네요." "제가 잘못한 것도 있으니까요. 야근 기록 해석 때문에 보험사 계약이 보류됐습니다." "그건 들었어요. 그런데 오늘은 제 실수를 말하려고 왔어요." 그녀는 휴대전화에 저장한 이메일 발송 내역을 보여줬다. 편집국 내부 회람용으로 만든 취재 질문지가 잘못된 수신 그룹에 포함돼 외부 홍보대행사 담당자에게도 전달된 일이 있었다. 아직 기사로 나가지 않은 질문들이 들어 있었다. "개인정보는 가렸고 실명도 없었어요. 그래도 제가 무엇을 검증 중인지 상대가 알 수 있죠." "그 사실을 편집장에게 보고했습니까?" "했어요. 발송 취소는 늦었고요. 수정 내용을 다시 보낸다고 처음 메일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그녀는 태연한 척했지만 손가락으로 컵 가장자리를 계속 문질렀다. "뭘 물어보려던 겁니까?" "온새문서지원이 어떤 고객의 문서를 정리했는지, 그리고 가짜 인계서에 붙은 참조번호가 어디서 생겼는지요." 나는 잠시 생각했다. "그 질문을 누군가 미리 알았다면 이미 답변을 준비했겠네요." "네. 그래서 한 시간 전에 업체에서 아주 정성스러운 해명서를 보내왔어요. 아직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그녀는 나를 똑바로 바라봤다. "제 실수 때문에 기회가 생긴 거예요. 그걸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그 해명서를 그대로 기사에 실을 생각은 없어요." 나는 웃지 않았다. 실수했다고 해서 그 사람의 다음 선택까지 틀린 건 아니다. "해명서를 경찰에도 제출할 계획입니까?" "제보 경위와 확인 가능한 부분은 공유할 수 있어요. 취재원을 보호해야 할 내용은 따로 검토하고요." 한유리는 파일 한 장을 펼쳤다. 업체의 해명서에는 '당사는 고객이 제공한 데이터를 내용 변경 없이 정렬 및 전송했다'는 문장이 반복돼 있었다. 그런데 뒤쪽에 업무 과정에 관한 설명이 있었다. '긴급 수정사항 발생 시 고객 승인 없이 색인란을 바로잡을 수 있다.' "내용 변경 없이 정렬한다면서 색인란을 바로잡는다?" 내가 물었다. "그래서 제가 질문을 다시 썼죠. 색인란이 무엇인지, 어떤 수정이 가능한지." 나는 지난해 장부에서 '확인 완료'와 '대리'라는 글자를 떠올렸다. 누군가 문서를 수정하지 않았다고 말해도, 색인만 바꾸면 문서가 누구에게 전달되는지는 달라질 수 있다. 오선영은 밤 열 시에 연락했다. 업체의 전·현직 직원들을 확인하는 중이며, 당장 불법행위를 했다고 볼 근거는 부족하다고 했다. 다만 외부로 나간 표가 업체의 기본 양식을 사용했다는 정황은 강했다. "선배, 한유리가 질문지 발송을 잘못한 일이 있습니다. 혹시 수사에도 영향이 있을까요?" "이미 알고 있어. 그 질문지를 받은 홍보대행사가 다른 회사에 전달했는지는 확인 중이고. 왜?" "그 때문에 범인이 우리가 볼 증거를 정리할 시간을 벌었을 수도 있어서요." "그럴 수 있어. 그런데 진혁아. 이번에는 그 실수에만 매달리지 말자.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범인이 미리 준비한 것이 있을 수 있거든." 전화가 끊겼다. 나는 밤새 한유리의 해명서를 읽었다. 한 문장이 계속 눈에 걸렸다. '검토자는 배포 전에 확인 완료를 표시한다.' 확인 완료는 살인 지시가 아니었다. 적어도 업체의 정식 절차에서는 그랬다. 하지만 누군가 그 단어를 알고, 그것이 우리에게 어떻게 읽힐지 계산했을 가능성은 남았다. 다음 날 아침으로 예약된 익명 메일이 도착했다. '당신들이 보호명단이라고 부른 것은 처음부터 보호명단이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새 정보라기보다 우리가 전날 확인한 사실의 반복이었다. 바로 아래 줄에는 다르게 적혀 있었다. '문제는 누가 그 명단에 이름을 추가했느냐입니다.' 나는 그 문장을 읽고 소름을 느끼기보다 화가 났다. 누군가 우리가 스스로 확인한 결과를 다시 알려 주며 자신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는 인상을 만들고 있었다. 메일을 보낸 시간은 오전 6시 1분. 업체가 해명서를 보낸 뒤였다. 예언이라고 부를 이유는 없었다. 나는 익명 메일 대신 온새문서지원의 서로 다른 버전 문서가 있는지를 경찰에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때까지는 피해자들을 표의 순서대로 찾아다니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름을 추가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 사람은 표의 첫 장이 아니라 수정 이력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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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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