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작품, 이어지는 이야기 · 페이루아에서 다음 페이지를 만나보세요
작품으로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19화
PAYLUA ORIGINAL · 제19화

19화. 두 가지 서명

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3,562자

오프라인 책장
11월 11일 수요일. 돈을 받은 사람은 가짜 인계서를 만들었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문서를 유통했을 뿐이라고 했다. 문서를 보낸 사람은 따로 있었고, 대가를 받는 조건도 '기사 제보'였다고 주장했다. 나는 그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누군가 문서를 돈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오선영은 자료를 전달받은 뒤 내게 물었다. "서진혁, 너라면 지금 누구를 찾아가겠어?" "돈을 받은 사람이요. 하지만 이미 경찰이 조사 중일 테니 제가 할 일은 없겠죠." "그러니까 네가 생각할 수 있는 다른 경로가 있냐는 거야." 나는 잠깐 생각했다. "돈을 보낸 법인이 실제로 어떤 업무를 하는지, 그 법인과 회사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확인하겠습니다. 회사가 같다는 이름만으로 특정하진 않고요." "그건 우리가 진행하고 있어. 네가 할 수 있는 쪽으로 질문을 바꿔 봐." 나는 노트의 3억 8천만 원이라는 숫자를 바라봤다. "돈이 실제로 어디로 갔는지를 확인하기 전에, 그 돈이 왜 장부에서 차액으로 보였는지부터 다시 계산하겠습니다." "그걸 원했어. 외부에 이미 제출한 네 조사자료는 너도 볼 수 있으니까." 나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지난해 원본을 펼쳤다. 거래처별 지급 내역은 여러 표로 나뉘어 있었다. 나는 그동안 승인금액과 실제 송금액만 비교했다. 그런데 장부에는 계정 간 대체 처리도 있었다. 실제 현금 이동이 아니라 회계 분류가 바뀐 것을 송금으로 오인하면 차액이 과장될 수 있었다. 나는 한 항목을 찾았다. 상쇄 거래 1억 2천만 원. 같은 날에 동일 금액이 다른 계정에서 반대로 기록돼 있었다. 두 거래를 함께 보면 차액이 줄었다. 그러나 다른 항목은 그렇지 않았다. 한쪽만 남아 있었고 대응 계정이 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누락된 계정이 무엇인가였다. 그때 임소율에게서 자료 하나가 왔다. 오선영을 통해 전달된 과거 정산 업무 설명서였다. 개인 정보와 회사 기밀은 필요한 부분만 가려져 있었고, 내가 맡았던 사건의 계산과 관련된 범위를 확인하도록 했다. 설명서에는 '잔월'이라는 용어가 있었다. 잔액 월계. 매달 말 정산되지 않은 잔여 항목을 다음 달로 이월하는 내부 계정의 별칭이었다. 나는 눈을 감았다. 누군가 내게 '주식회사 잔월'이라는 법인명을 보내 왔다. 그 이름을 검색하게 만들면 실제로 존재하는 동명 회사가 용의자로 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화진모빌리티 내부 문서에서 잔월은 회사가 아니라 회계 용어였다. 오선영에게 즉시 알렸다. "문자에서 말한 법인 설립일, 다시 확인해 보세요. 사내 계정의 잔월이라는 단어를 일부러 회사 이름처럼 꾸몄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좋아. 금융자료도 그 관점에서 대조해 볼게." 나는 손에 땀이 나는 걸 느꼈다. 누군가 친절하게 답을 제공할수록, 내 질문이 좁아졌다. 상대는 회사 이름 하나로 취재와 수사가 엉뚱한 곳에 쏠리기를 바랐을지 모른다. 한유리는 동명 법인에 관한 기사를 아직 내지 않았다. 덕분에 무고한 회사가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오후 세 시, 정민규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번에는 오선영에게 사전 보고하고 나에게 과거 자료 관련 확인 질문만 하도록 허락받았다고 했다. "조사관님, 예전에 화진모빌리티에 방문하셨을 때 받은 안내 문서 있습니까?" "종이로 받은 것은 일부 남아 있습니다. 왜요?" "회사 문서에 자동으로 붙는 참조번호가 있대요. 가짜 인계서에도 그 번호 비슷한 게 있거든요." "그 차이를 누구에게 보고했습니까?" "경위님께 먼저 보고했습니다. 조사관님이 갖고 계신 옛 자료와 비교할 수 있는지 여쭤보라고 하셔서요." 나는 요청 범위를 문서로 확인한 뒤, 내가 합법적으로 가지고 있던 옛 파일 중 일부를 제출했다. 정민규는 그 자리에서 새로운 의혹을 만들지 않았다. 번호가 일치하는지, 어떤 프로그램에서 출력된 것인지 수사팀을 통해 검증하겠다고만 했다. "요즘은 조금 나아졌습니까?" 나는 물었다. "징계 검토는 그대로입니다. 실수한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데 저를 범인처럼 말하는 자료는 조사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그건 다른 문제니까요." "제가 이제 알겠습니다. 제가 틀린 부분이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 말이 다 맞는 건 아니더군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그가 스스로 얻은 결론이라 마음에 들었다. 저녁에 한유리가 나를 찾아왔다. 그녀는 작은 봉투 하나를 테이블에 올려놨다. 내게 줄 수 있는 자료가 아니라, 직접 확인한 사실을 설명하러 왔다고 했다. "가짜 인계서를 유통한 사람이 돈을 받았다는 건 맞아요. 그런데 돈을 준 법인에서 제게 보낸 해명은 '보도자료 검토 수수료'라는 설명이었어요." "실제로 그런 업무가 있습니까?" "있는지는 확인 중이에요. 이상한 건 계약서의 날짜예요. 문서가 기사에 돌기 이틀 전이거든요." "미리 계약했을 수도 있겠네요." "맞아요. 그런데 계약서의 업무 내용이 '정민규 관련 설명자료 전달'이라고 적혀 있어요." 나는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누군가 정민규 이름을 내세운 설명자료를 언론에 전달할 계획을 문서로 남긴 셈이었다. 물론 그 계약이 실제로 수행됐다는 증거는 별도로 필요하다. 한유리는 말했다. "그 사람은 돈을 받고도 자기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회사는 계약대로 했다고 하고요. 서로의 말이 딱 맞아떨어져요." "그렇다면 문서로 확인할 부분이 생겼네요." "그런데 제가 걱정하는 건 다른 거예요. 누군가 정민규 순경을 공격하려고 돈을 썼다면, 그 사람은 왜 그 정도까지 해야 할까요?" 나는 처음부터 받은 미래 기록을 떠올렸다. 배정우를 유력 용의자로 만드는 데 성공했던 발신자. 그다음에는 정민규를 증거 훼손의 당사자로 보이게 만들려 했다. "정민규가 특별한 걸 알고 있어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럼요?" "그가 실수했고, 그 실수를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거짓 혐의를 붙이기 쉬운 사람을 골랐다는 뜻이죠." 한유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오선영이었다. "진혁아. 정민규 관련 문서 말이야. 그 양식을 회사 쪽에서 만든 건 맞아. 대신 민규가 서명한 것처럼 보이게 수정된 시점과 수정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더 확인해야 해." "그럼 회사 내부자가 조작한 걸까요?" "그렇게 말하기엔 일러. 외부 용역업체에도 같은 양식이 전달됐어." "그러면 경로가 하나가 아니군요." "그렇지. 그리고 또 하나. 남궁태식이 배정우의 유족에게 전달하고 싶어 했던 말이 확인됐어." "뭡니까?" "배정우는 죽기 전 마지막 통화에서, 자기가 모르는 사람의 서명 때문에 누군가 다칠 거라고 했대." 나는 수첩에 적었다. 내가 모르는 사람의 서명. 정민규의 이름이 붙은 인계서. 하지만 배정우가 2026년 11월에 만들어진 문서를 미리 알았다는 증거는 없었다. 오선영이 말을 이었다. "진혁아. 그 말이 지금의 인계서를 가리킨다고 단정하지 마. 지난해 정산표 얘기일 수도 있어." "알고 있습니다." 나는 전화를 끊고 생각했다. 적이 여러 사건에서 같은 문장을 반복할 때, 그건 진짜 연결일 수도 있고 우리가 스스로 연결하길 바라는 미끼일 수도 있었다. 이번에는 그 문장을 붙잡지 않았다. 대신 두 시점의 서명이 서로 다른 것인지부터 확인하기로 했다.

PAYLUA 소설 본문은 인쇄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제19화 끝

읽은 위치는 이 브라우저에 저장되며 로그인 중에는 계정에도 동기화됩니다.
READER DISCUSSION

제19화 댓글 0

댓글·공감·신고는 로그인 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전 익명 댓글은 그대로 표시됩니다.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로그인회원가입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