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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18화
PAYLUA ORIGINAL · 제18화

18화. 보내지 않은 미래

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3,871자

오프라인 책장
11월 10일 화요일 오전 열 시, 오선영은 내가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던졌다. "진혁아. 발신자가 정말 경찰 내부 사정을 빠르게 안다고 생각해?" "그렇게 보이는 순간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럼 우리가 아는 경로를 모두 지워 보자. 그 사람이 반드시 내부에 있어야만 알 수 있었던 정보가 몇 개나 남아?" 나는 메모를 펼쳤다. 임소율과 처음 통화한 시각은 내가 받은 문서에 있었다. 그러나 문서 작성자가 통화하게 만들었다면 그 시각을 예측하거나 유도했을 수 있다. 배정우 발견 시각은 최초 보고 전이었지만 현장 근처 누군가가 알았을 수 있다. 정민규의 사진은 공개된 교육 자료에서 구할 수 있었다. 그가 사진을 공유한 사실은 처음부터 여러 사람에게 전달됐다. 정정 사유서를 누군가에게 전달한 뒤 외부에 알려졌다면, 내부 침투가 없어도 가능했다. 나는 답했다. "현재까지는 결정적인 정보가 하나도 없습니다. 특정 내부자만 알 수 있었던 정보라는 증명이 안 됐습니다." "나도 그렇게 보고 있어. 그래서 내부감찰을 안 한다는 건 아니고, 그 가능성만 믿지는 않으려는 거야." "어떤 걸 확인하려고 하십니까?" "사람이 아니라 경로." 그녀는 수사팀이 확보한 일부 통신 자료에서 시간 표시의 차이를 발견했다고 했다. 발신자 이메일에는 정각처럼 보이는 날짜가 붙어 있었지만, 전달 과정에서 실제 송신된 시각과 메일 화면에 표시된 시각이 다른 부분이 있었다. 저장되거나 재전송된 메시지가 섞였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면 미래에 작성된 문서가 아니라 미리 작성해 놓고 정해진 때 보냈을 수도 있겠네요." "그래. 그 자체는 놀라운 기술도 아니지. 다만 누가 어떤 조건에 맞춰 발송했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해." 나는 순간 허탈했다. 내가 처음 경악한 것은 '미래를 아는 사람'이라는 이미지였다. 그러나 메일을 예약해 보내는 기능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미래 사건의 상세 내용을 만든 사람이 그 날짜까지 실제로 맞힐 수 있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였다. 오선영은 웃지 않았다. "그러니까 더 무서운 거야. 초능력이 아니라면 우리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는 뜻이거든." 한유리는 오후에 기자들 사이에서 돌던 가짜 인계서 원본을 확보했다고 알려 왔다. 그녀는 원본으로 보이는 파일이 실제 원본인지 검증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작성 프로그램의 흔적은 회사 표준 양식과 닮아 있었지만, 일반 편집 도구에서도 비슷하게 만들 수 있었다. "취재원이 누굽니까?" 나는 묻지 않았다. 대신 "가장 먼저 이 파일을 받았다고 확인된 사람이 누구입니까?"라고 물었다. "돈을 받고 제보하겠다고 접근한 사람이요. 그런데 제가 돈을 주지 않자 다른 매체에 먼저 뿌렸어요." "그 사람도 자기가 무슨 파일을 갖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까?" "모르겠어요. 제가 문서에 쓰인 경찰 양식 번호를 물어보니까 답을 못 했어요." "그럼 문서 제작자가 아니라 유통자일 수 있겠네요." "그렇죠. 하지만 그 사람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제작자가 누구인지까지 알 수는 없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유리는 경찰과 다르게 움직였다. 출처를 공개하지 않고도 검증 가능한 사실을 지키려 했다. 나는 그녀의 독립성이 우리 수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틀렸을 때도 틀렸다고 쓸 사람이 필요했다. 그날 오후, 나는 익명 이메일에 붙었던 첫 번째 노란 봉인표 사진과 경찰이 확인한 C-12 표식의 설명을 나란히 적었다. 처음 사진에는 플라스틱 조각만 있었고, 뒤늦게 확보된 서류에는 같은 코드가 나왔다. 하지만 그 둘이 동일한 실물이라는 감정 결과는 없었다. C-12라는 코드는 당시 일회용 봉인표의 한 항목일 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주민등록번호가 아니었다. 나는 그 차이를 깨닫고 등골이 서늘해졌다. 발신자가 오래된 봉인표 사진을 가지고 있었다면, 새벽에 창고에서 무엇을 발견할지 우리가 추측하도록 만들 수 있다. 반대로 우리가 원본을 찾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비슷한 사진을 보냈을 수도 있었다. 오선영에게 이 생각을 말하자 그녀는 내가 모르는 점 하나를 지적했다. "봉인표 색깔과 코드가 같아도 부착 흔적이 같다는 증거는 없어. 접착 자국과 보관 과정을 비교해야지." 나는 노트에 적었다. '코드 일치와 물건 동일성은 별개.' 상대는 같은 것을 찾게 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것이 원래의 것인지까지 결정하지는 못했다. 저녁에 임소율이 정식 진술을 시작했다. 나는 자리에 있지 않았다. 오선영은 진술 내용 중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과거 조사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만 나중에 확인을 요청했다. 임소율은 지난해 8월 19일 퇴근 직전 최명환에게 서류 한 묶음을 받았고, 원효로 창고로 직접 가져갔다고 했다. 하지만 그 묶음의 모든 장을 확인하지 않았고, 지급 승인 서명은 본인이 했지만 최종 확인란의 필적은 자기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럼 제가 정정한 야근 기록과 충돌하지 않네요." "그렇지. 다만 진술을 뒷받침할 자료가 더 필요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임소율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녀는 같은 날 사무실 업무를 하고 창고를 다녀온 것이다. 누군가 '사무실에 있었다'고 쓴 한 줄 때문에 그녀가 창고에 없었다고 주장하는 건 부정확했다. 오선영은 또 하나의 사실을 전했다. 임소율은 2025년에 서류를 옮길 때 회사에서 '문서 이동 경로를 외부에 말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이 범죄 은폐 지시였는지, 정상적인 기밀 관리 요청인지는 그때의 계약과 업무 범위를 확인해야 했다. "저 사람의 진술이 진짜라면 최명환이 직접 움직인 셈이네요." "서류 전달 지시를 했다는 건 확인할 수 있겠지. 그게 살인 지시와 같지는 않아." "알고 있습니다." 오선영이 차분하게 말했다. "지금까지 네가 잘한 일은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한 거야. 그걸 끝까지 해." 그날 밤 나는 익명 이메일의 헤더를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화면에 표시되는 보내는 사람 정보는 바꿀 수 있지만, 서버를 거쳐 온 흔적은 또 다른 단서가 될 수 있다. 다만 내가 가진 사본만으로 실제 최초 발신인을 특정할 수는 없었다. 나는 기술적인 추정을 수사기관에 맡기고, 각 메일의 도착 시각과 내용만 시간표에 정리했다. 그때 뜻밖의 발견이 있었다. 첫 사건기록을 받은 직후부터 매번 발신자는 '누가 움직일지'를 말했다. 임소율, 오선영, 정민규, 박혜림, 남궁태식. 그런데 한 번도 자기 행동을 예고한 적은 없었다. 자신의 선택은 늘 확인 불가능한 곳에 남겨 둔 것이다. 이것은 미래에 대한 지식보다, 상대에게 설명할 의무가 없는 위치를 가진 사람의 강점이었다. 나는 노트에 적었다. '다음에는 발신자의 반응을 얻으려고 행동하지 말 것. 정보가 도착하지 않아도 진행되는 검증 절차를 만들 것.' 그 다음 날부터 나는 익명 메시지를 알림으로 띄우지 않기로 했다. 수신 원본은 자동 보존되도록 유지하고, 안전 관련 위험은 경찰에 빠르게 전달할 수 있도록 정해진 시간에 확인했다. 발신자의 시간을 내 일상의 시간표에서 빼는 작은 조치였다. 오선영은 내 계획을 듣고 말했다. "좋아. 하지만 실제 위험 신호를 놓치면 안 돼. 연락 창구는 유지하고." "네. 제가 메일을 먼저 확인하지 않을 뿐, 경찰에 제공하는 자료는 그대로 보존합니다." 우리는 처음으로 상대가 보내는 다음 문서가 오지 않아도 해야 할 일을 정했다. 그날 밤 열한 시, 한유리가 메시지 하나를 보냈다. '가짜 인계서를 유통한 사람이 돈을 받았습니다. 입금자는 화진모빌리티가 아니라, 전혀 다른 법인입니다.' 나는 곧바로 범인 이름을 묻지 않았다. 대신 무엇이 확인된 사실인지 물었다. '입금증은 제가 직접 봤어요. 다만 돈을 준 법인이 왜 줬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그 답장이 마음에 들었다. 누군가 돈을 줬다는 사실과 허위문서를 만들었다는 사실 사이에는 아직 건너야 할 다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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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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