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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188화
PAYLUA ORIGINAL · 제188화

188화. 열아홉 시 십팔 분

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3,626자

오프라인 책장
“거기 안에서 사람이 쓰러졌을 수도 있어요.” 2026년 11월 3일 오후 7시 18분의 신고 기록에는 그 문장이 있었다. 2027년 5월 3일 월요일, 오선영은 추가 확인이 끝난 상담 음성의 일부를 설명해주었다. 신고자는 공동현관 잠금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고, 이어 배정우가 사는 층에서 무거운 소리가 났다고 전했다. 상담자는 출입문 고장 접수를 먼저 처리한 뒤 나머지 말을 비고 칸에 남겼다. “신고자가 직접 사람이 쓰러지는 걸 봤습니까?” 나는 물었다. “아니. 소리를 듣고 그렇게 추측했대.” “그럼 실제로 배정우가 살아 있었는지는 아직 모르는 거군요.” “그렇지. 하지만 긴급 상황을 의심한 말을 접수 분류에서 빠뜨린 것은 분명해.” 나는 그 문장을 적었다. 신고의 내용이 곧 사건의 발생을 증명하지는 않았다. 그렇더라도 그 신고를 들은 사람이 어떻게 대응해야 했는지는 따져야 한다. 배은정은 기록을 듣고 싶다고 했다. 오선영은 유족이 정식 절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범위를 안내했다. 나는 그녀에게 통화 내용이 잔인한 상상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하지 않았다. 듣겠다는 결정을 대신할 권한도 없었다. “제가 듣고 나서 더 괴로워지면 어떡하죠?” 그녀가 물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듣지 말라고 정할 수는 없어요. 필요한 설명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셔도 됩니다.” 그녀는 그 말을 듣고 정식 열람을 신청했다. 오전 열한 시, 정민규는 당시 접수를 담당한 직원의 경위를 문서로 받았다고 했다. 직원은 고의로 긴급성을 감춘 적이 없고, 전화를 끊기 전에 신고자에게 관리업체 출동을 안내했다고 했다. 그러나 시스템의 큰 분류를 ‘잠금장치 고장’으로 저장하면 그 내용이 야간 관리직원에게만 전달되도록 설정돼 있었다. 경찰이나 응급 대응을 위한 별도 검토는 자동으로 열리지 않았다. “그럼 시스템 잘못입니까?” 한유리가 물었다. “시스템도, 이를 운영한 사람도 각각 책임을 따져야겠죠. 직원이 모든 소리를 어떻게 판단했는지까지 확인해야 해요.” 그녀는 질문을 바꿨다. “왜 아무도 다시 전화하지 않았습니까?” 나는 멈췄다. 그 질문은 충분히 중요했다. 야간 관리직원은 현관 수리를 위한 방문 예약만 남기고 실제 도착하지 않았다. 출동 기록에는 ‘입주민 부재’라고 적혀 있었지만, 담당자가 현장에 도착해 누군가를 찾았는지 확인할 자료가 부족했다. “그건 또 다른 누락이군요.” “맞아요. 첫 번째 실수는 분류였고, 두 번째 실수는 확인하지 않은 완료 처리였을 수 있습니다.” 정민규는 자신이 과거 받지 않은 연락을 처리 완료로 적었던 일을 떠올리며 말했다. “한 사람이 실수하면 다음 사람이 원래 경고를 못 봐요.” “그리고 그다음 사람은 누군가 이미 확인했다고 믿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2025년의 경고 하향과 2026년의 신고 누락이 똑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무서웠다. 서로 다른 회사, 서로 다른 날, 서로 다른 사람이었다. 하지만 화면에 표시된 ‘완료’라는 글자가 다음 사람의 판단을 빼앗았다는 점은 같았다. 오후 두 시, 중요한 수정이 이루어졌다. 배정우 사망 사건의 공식 시간표에서 ‘21시 15분 사망’이라는 약식 표현이 삭제됐다. 대신 ‘21시 15분 시신 발견, 실제 사망 시간 감정 중’이라고 정정됐다. 사망 사건의 본질적인 미스터리가 풀린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익명 발신자가 ‘사망 예정 시각을 정확히 맞혔다’고 주장한 근거 하나가 흔들렸다. 한유리는 그 차이를 기사에 적었다. “이렇게 하면 범인이 마치 미래를 몰랐던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요?” “미래를 알았다는 주장부터 증명되지 않았죠. ‘모른다’고 쓰는 게 맞습니다.” 그날 오후 세 시, 배정우의 자택에서 확보한 우편물의 내용 중 확인 가능한 문장이 추가로 알려졌다. 회사 담당자 앞으로 발송된 수신 확인 요청서에는 ‘기준본 대비 서명 검토 필요’라는 문구가 있었다. 그 아래엔 배정우 이름이 적힌 칸이 있었지만 서명은 없었다. 배정우가 자신의 집에서 문서를 확인했다는 결론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수취인이 누구였는지 확인됐습니까?” “개인 이름이 아니라 외부 검수 담당자야. 이 주소를 사용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어.” 나는 02-C와 연결될 가능성을 떠올렸지만 섣불리 묶지 않았다. 기준본과 검수본은 여러 업무에서 사용하는 용어였다. 오후 네 시 무렵 한유리가 나를 찾아와 물었다. “사건을 이렇게 오래 끌고 왔는데 누군가의 실수만 계속 늘어나는 것 같아요. 정작 악인은 어디 있죠?” 나는 그녀에게 처음 회사가 배포했던 임소율의 ‘철회’ 목록을 보여줬다. 담당자가 잘못 분류한 표는 그 자체로 실수였을 수 있다. 그런데 누군가 그것을 보면서도 정정을 막고, 그녀가 개인 채무를 인정하도록 압박했다면 거기서부터는 의도적인 이용이다. “그럼 오늘 확인한 신고도 누군가가 이용했을까요?” “확인해야죠. 접수가 잘못돼 현장 출동이 미뤄졌다는 사실과, 그걸 알고 누군가 움직였다는 사실은 아직 구분돼 있으니까요.” 나는 두 줄 사이에 선을 그었다. 첫 줄에는 사람이 남긴 오류가 있었다. 둘째 줄에는 그 오류를 이용해 무엇을 얻으려 했는지 질문이 있었다. 우리가 찾는 악인은 둘째 줄의 행위에 책임져야 했다. 첫 줄을 만든 사람만 처벌한다면 정말로 이용한 사람은 계속 같은 방법을 쓸 것이다. 오후 다섯 시, 오선영이 배정우의 휴대전화 기록에서 단서를 확인했다고 알려주었다. 11월 3일 저녁, 그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던 흔적이었다. 실제 통화가 연결됐는지까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시각이 7시 18분 신고보다 앞섰다. 전화 대상은 저장된 회사 업무 연락처가 아니었다. “그럼 배정우가 그 시간에 살아 있었다는 증거입니까?” “기기가 작동했다는 기록이지 사람이 직접 눌렀다는 건 아직 확인해야 해.” 나는 손바닥을 펼쳤다. 우리의 수사가 조금씩 생의 시간을 좁혀가고 있었다. 시신 발견 시각만큼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실제 행동과 기기의 자동 동작을 나눌 자료가 생겼다. 저녁 여덟 시, 배은정이 정식 확인을 마치고 연락했다. 그녀는 기대한 답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자기 동생이 무엇을 하다가 죽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질문을 종이에 적었다. “누가 그날 저녁 집에 있었는지, 그리고 문을 고쳐달라는 신고가 왜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는지요. 둘 다 알아야겠어요.” “맞습니다.” “예전에는 누구든 한 사람만 잡으면 끝날 거라고 생각했어요.”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제는 알아요. 동생을 죽인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책임져야 해요. 하지만 다른 사람이 놓친 신고도 그냥 넘어가면 안 돼요.”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떨렸지만 분명했다. 그날 밤 익명 발신자는 새 시간을 보냈다. ‘19:18, 당신들이 놓친 순간.’ 나는 시간을 보존하고 그를 향해 화를 내지 않았다. 상대가 우리에게 죄책감을 던질 수는 있지만, 누가 무엇을 했는지는 원본 기록으로 밝혀야 한다. 그리고 새벽 직전, 오선영에게서 짧은 메시지가 왔다. ‘배정우의 기기 기록과 관리업체 신고 사이에 공통 연락처 하나 발견. 원본 확인 중.’ 나는 처음으로 다른 사건의 두 시간표에 실제 교차점이 나타났다는 사실을 느꼈다. 그것이 누구에게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익명 파일이 아니라 정식으로 보존된 두 기록에서 같은 정보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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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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