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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180화
PAYLUA ORIGINAL · 제180화

180화. 세 번째 수신자

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3,685자

오프라인 책장
2027년 4월 25일 일요일 오후, 오선영이 나를 불렀다. 그녀의 말은 짧았다. “진혁아, 이번에는 한 장 더 찾았어.” 나는 무슨 장이냐고 묻지 않았다. 그동안 빠진 두 번째 장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쳤는지 기억했다. 2025년 8월의 누락된 경고문, 2026년의 공동함 뒷면, 익명 발신자가 잘라낸 상태열. 우리의 사건은 언제나 반쪽짜리 화면에서 커졌다. 선영이 보여준 것은 2025년 8월 25일 오전에 작성된 내부 업무 메일의 보관 사본이었다. 원문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이므로 나는 읽을 수 있는 범위의 문장만 들었다. 발신자는 정산관리실의 공동 업무 주소. 수신처는 검토실 운영 담당자. 제목은 ‘월말 검토 대기 항목의 선처리 요청’이었다. 문장 가운데 이런 내용이 있었다. ‘검토 담당자 부재 시 다음 단계로 이동시키되, 실물 인계 확인은 별도 기록한다.’ 나는 손가락으로 책상 가장자리를 눌렀다. “그럼 경고를 낮추라는 지시였습니까?” “그렇게 직접 쓰여 있지는 않아. ‘다음 단계로 이동’이라는 말이 어떤 기능을 뜻했는지, 작성자와 수신자가 같은 의미로 이해했는지 확인해야 해.” “그런데 실물 인계는 별도로 기록하라고 했군요.” “맞아. 오히려 확인 없이 완료 처리하면 안 된다는 뜻으로 읽을 수도 있어.” 나는 첫눈에 선처리 요청이 범행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 마감에 쫓겨 경고를 낮추고 실물 확인을 잊었다. 그리고 그 뒤의 비용이 임소율 같은 개인에게 넘어갔다. 그러나 그 메일 한 통만으로 어떤 사람이 고의로 피해를 만들었다고 확정할 수는 없었다. “작성자 확인은 됐습니까?” “공동 계정이야. 다만 개인 승인을 요청한 후속 기록이 일부 있어. 그 연결을 조사 중이야.” 메일은 우리가 생각했던 결정적 자백이 아니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당시에 누군가 ‘실물 인계는 별도 기록한다’는 원칙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실제로 인계 확인이 없는 항목이 사람의 책임으로 넘어갔다면, 그 사이에 검토해야 할 추가 행동이 있다. 오후 두 시, 정민규가 전화를 했다. 처음 익명 사건기록의 수신자별 판본 목록에서 02-A와 02-B 외에 보류된 세 번째 열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전에도 잘린 상태열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정식 복구된 출력 목록에 ‘대조용 사본’이라는 종류가 표시돼 있었다. “03이라는 코드입니까?” 내가 물었다. “확정된 번호는 아닙니다. 중요한 건 수신자별 판본이 두 개만 있었던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럼 02-A와 02-B를 두 사람의 운명처럼 비교한 게 틀렸군요.” “적어도 그것만으로 전부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내가 처음 두 문서를 나란히 놓고 찾아냈다고 생각한 패턴이 흔들렸다. 상대는 처음부터 선택지를 두 개만 보여줬다. 그중 하나를 고르도록 만들면 다른 사본의 존재를 떠올리기 어렵다. 오후 네 시, 임소율에게 연락이 왔다. 비용 재심사 결과 일부 항목의 잠정 부담 배분이 정정됐다는 것이다. 금액 전체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고, 책임 소재에 대한 다툼도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이름이 무조건적인 채무자로 표시된 몇 건의 내부 자료는 수정됐다. “서 조사관님, 제가 드디어 사람 취급을 받는 것 같아요.” “원래 그랬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해요. 이렇게 오래 지나서야 당연한 걸 받으니까 고맙다는 말보다 화가 나요.” “그럴 수 있습니다.” 그녀는 잠시 울먹였다. 나는 위로할 말을 찾지 않았다. 대신 이번 정정이 거래처와 외부 기관에도 실제로 반영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절차를 설명했다. 또 누군가가 '처리 완료'라고만 적고 넘어가면 같은 피해가 반복될 수 있었다. 늦은 오후 한유리는 박혜림의 새 직장이 허위 열람 신청을 공식적으로 부인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혜림은 당장 해고되지 않았지만 정보가 어디까지 돌았는지 확인하느라 또 시간을 써야 했다. 권다정은 재검토 면담 일정을 받았다. 김주하는 고장 보고를 늦춘 책임에 대한 회사 내부 절차를 밟고 있었다. 누구도 깨끗한 승리를 얻지 않았다. 그러나 각자의 이름이 조금씩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었다. 저녁 일곱 시, 배은정이 찾아왔다. 그녀는 내게 동생의 마지막 시간을 물을 생각은 없다고 했다. 대신 한 장의 종이를 건넸다. 2026년 11월 3일 배정우의 자택에서 발견된 물품 목록을 유족이 정식 절차로 열람한 뒤 작성한 질문서였다. “여기 이상한 게 있어요.” 나는 목록을 훑었다. 갈색 상자, 휴대전화, 수첩, 지갑. 그 아래에는 ‘미개봉 우편물’이라는 항목이 있었다. 수사관들이 이미 확보한 자료였고, 나는 그것을 처음 듣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배은정이 표시한 것은 물품 이름이 아니었다. ‘수취인 확인 필요.’ “동생 이름이 적힌 게 아니래요.” 그녀가 말했다. “누구 이름입니까?” “정식으로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어요. 제가 함부로 뜯어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편물이 배정우의 죽음과 연관돼 있다는 증거는 없었다. 그러나 그의 집에 있던 미개봉 우편물의 수취인이 따로 있다면 확인할 필요는 있었다. 나는 그녀의 질문서를 오선영에게 전할 수 있는 공식 창구를 다시 안내했다. 그녀가 돌아간 뒤 선영에게 연락이 왔다. “유족이 문의한 그 우편물, 이미 수사자료에 있어. 그런데 발송 기록을 조회하면서 새로운 연계가 나왔어.” “02-B와 관련 있습니까?” “아직 그렇게 말할 수는 없어. 발송 주체를 추적하던 중 2026년 11월 2일 밤 외부 문서 출력 요청을 처리한 연락처와 일부 정보가 겹쳤다는 것까지 확인했어.” 나는 숨을 삼켰다. 이번에는 익명 메일이 아니라 공식 절차로 확보한 현물에서 연결이 나왔다. “누가 요청했습니까?” “명의와 실제 요청자가 같은지 확인하고 있어.” “배정우가 그 문서를 받은 건 아니겠죠?” “아직 개봉되지 않았어. 받았다는 말과 읽었다는 말을 또 섞지 마.” 나는 조용히 웃었다. “알겠습니다.” 밤 아홉 시 십사 분, 익명 발신자는 다시 메일을 보냈다. 제목은 ‘당신이 선택한 세 번째 사람’이었다. 본문에는 이름이 없었다. 대신 두 개의 문장만 있었다. ‘배정우는 최초 수신자가 아니었습니다.’ ‘서진혁도 최초 수신자가 아니었습니다.’ 첫눈에는 새로운 예언처럼 보였다. 그러나 나는 이번에 즉시 판단하지 않았다. 최초 수신자라는 말이 실제 우편을 받은 사람인지, 공동 접수함에 등록된 사람인지, 누군가가 사건기록을 먼저 읽은 사람인지 정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메일을 원본으로 보존하고 선영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노트에 새로운 질문을 썼다. ‘세 번째 사람을 왜 이제야 보여주는가.’ 이번에는 상대가 한발 뒤로 물러난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가 두 사람 가운데 하나를 범인으로 고르지 않자, 그는 세 번째 사람이라는 선택지를 보냈다. 하지만 세 번째가 실제 인물인지, 또 다른 자동 계정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나는 책상 위에 배정우의 사망 시간표와 2025년 경고 하향 작업표를 나란히 놓았다. 수많은 사람이 작고 잘못된 결정을 했다. 어떤 사람은 게을렀고, 어떤 사람은 돈을 받았고, 어떤 사람은 무서워서 침묵했다. 그러나 그 틈을 기회로 바꾼 악의적인 선택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우리는 그 사람을 찾아야 했다. 단지 누군가의 이름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또 다른 사람이 받지 않은 문서 때문에 죽거나 죄를 뒤집어쓰는 일을 막기 위해서. 이제 남은 것은 미래를 맞히는 능력이 아니었다. 처음으로 문서를 움직인 실제 손의 흔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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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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