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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168화
PAYLUA ORIGINAL · 제168화

168화. 늦게 도착한 판본

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3,821자

오프라인 책장
익명 발신자는 우리가 이미 고친 실수를 다시 보냈다. 2027년 4월 13일 화요일 새벽, 오승재 이름이 적힌 '최종 책임 확인서'가 내 메일함에 들어왔다. 제목은 새로웠지만 내용은 열흘 전 인터넷에서 돌던 책임 카드와 거의 같았다. 다른 것은 마지막 줄에 추가된 붉은 문장뿐이었다. '형사 책임 확정.' 나는 그 문장을 보고 사진의 진위를 따지기도 전에 한 가지를 확인했다. 실제로 오승재에게 그 내용의 형사 책임이 확정됐다는 공식 자료는 없었다. 우리는 그가 예외 사유 미입력 옵션을 변경했다는 사실만 확인한 상태였다. 한유리는 사진의 모서리를 확대했다. 이전 판본에서 잘려 있었던 회사 로고가 복원돼 있었다. 겉보기에는 더 공식적인 문서가 됐다. 하지만 글꼴 사이의 간격이 다르고, 문장 끝에 붙은 도장의 위치도 어색했다. “조작이라고 단정할 수 있습니까?” 그녀가 물었다. “이 사진이 어떤 문서의 사본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화면만 보고 작성자를 단정할 수는 없어요.” “그런데 형사 책임 확정이라는 말은 사실이 아니잖아요.” “맞습니다. 적어도 우리가 확인한 수사 상황에선 그렇습니다.” 그녀는 바로 제목을 정했다. '확정되지 않은 책임을 확정이라고 쓴 문서.' 나는 그 제목에 동의했다. 누가 만든 문서인지 모르더라도 문장의 사실 여부는 검증할 수 있었다. 오전 열 시, 오선영은 이미지가 이전 유포본 가운데 한 종류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나는 속으로 기뻐했다. 발신자가 옛 자료만 갖고 있고 최신 정정 내용을 모르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했다. “이걸로 내부 유출자가 아니란 걸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아니. 최신 자료를 못 봤다는 가능성, 아니면 일부러 옛 자료를 썼다는 가능성이 있어. 누가 접근했는지와는 다른 문제야.” 그녀는 또 내 결론을 멈춰 세웠다. 정민규는 이번에 실수를 줄일 방법을 제시했다. 정정 문서마다 최초 버전의 번호와 정정 이유를 연결하고, 정정본을 실제로 받은 창구를 별도로 확인한다는 것이었다. 누군가 예전 판본을 재유포하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누구나 대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걸 오래전부터 했어야 한다고 할 겁니다.” 그가 말했다. “맞습니다. 그런데 이제라도 하고 있잖아요.” “저는 예전에 전송 버튼만 누르면 끝난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확인까지 하시는군요.” “네. 늦었지만요.” 그는 웃지 않았다. 정정이 늦어져 피해를 본 사람들의 이름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점심에는 회사 법무 대응 창구에서 임소율에게 보낸 안내문이 도착했다. 화진모빌리티는 과거 잘못된 '신고 철회' 표시를 정정했고, 관련 기관에 공식 통지를 보냈다. 그러나 일부 금전 귀속 자료는 추가 검토 중이라고 했다. 임소율은 내게 물었다. “제가 신고를 철회하지 않았다는 건 이제 인정된 거죠?” “네. 그 부분은 정정됐습니다.” “그럼 다른 항목도 무조건 제 책임은 아니겠네요.” “그건 각 항목의 근거를 봐야 합니다. 자동으로 무죄도 유죄도 되지 않습니다.” 그녀는 잠시 짜증이 난 듯 말이 없었다. 이내 한숨을 쉬었다. “알아요. 그래도 적어도 처음의 거짓말 하나는 바로잡혔네요.” 오후 세 시에는 온새문서지원에서 공용 수거함 관련 시정 계획이 발표됐다. 인수자는 반드시 실물 확인 여부를 구분하고, 공동함 이동만으로 수령 완료라고 표시되지 않게 화면을 바꾸겠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그 조치가 반가우면서도 늦었다고 생각했다. 2026년의 배정우는 그런 화면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저녁 무렵 익명 문서의 유포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유리가 기사를 잘 써서가 전부는 아니었다. 회사와 수사팀이 오래된 확인서의 정확한 상태를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바로잡았고, 피해자들이 자신의 기록을 직접 대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때 새로운 문제가 터졌다. 박혜림이 새 회사의 보안 담당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누군가 그녀 명의로 과거 화진모빌리티의 내부 문서 열람 권한을 신청한 것처럼 보이는 캡처를 보냈다는 것이다. 박혜림은 접속한 적이 없다고 했다. 나는 곧바로 오선영에게 전달했다. 공식 확인 전까지 그녀가 해당 계정에 직접 들어가 증명하려고 하지 않도록 말했다. 가짜 로그인 화면에 접근하는 행동 자체가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 있었다. 박혜림은 말했다. “전 이제 그 회사에서 일하지도 않는데 왜 제 이름이 자꾸 나와요?” 나는 정답을 알지 못했다. 다만 누군가 그녀를 '열한 번째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면 실제로 존재했던 '책임 이관 금지'라는 열한 번째 경고가 다시 가려진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밤에 새로운 자료가 왔다. '당신이 찾는 사람은 이미 한 번 정정됐습니다.' 나는 그 문장을 읽고 한동안 생각했다. 정정됐다는 건 무엇인가. 이름이 바뀌었다는 뜻일까. 아니면 책임의 분류가 바뀌었다는 뜻일까. 이번에도 뜻을 억지로 고르지 않았다. 대신 판본을 보존했다. 익명 메일의 새 문장은 앞선 사진과 같은 방식으로 또 다른 사람을 잘못된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만들려는 시도일 수 있었다. 나는 한유리에게 말했다. “기록을 늦게 받는 사람을 악인이라고 부르면 안 됩니다.” “반대로 먼저 받은 사람을 선한 사람이라고도 할 수 없겠죠.” “맞습니다.” 우리는 잠시 웃었다.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이상했다. 사건은 해결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오늘은 누군가가 만든 거짓 결말을 믿지 않았다. 그리고 내일도 그런 거짓 결말이 올 것이다. 상대는 끝난 판본을 다시 보내는 데 익숙한 사람이었으니까. 우리는 그때마다 처음부터 속지 않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었다. 늦은 밤, 한유리는 자신이 작성한 정정 기사에 달린 댓글을 읽었다. 몇몇은 왜 진작 수정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다른 몇몇은 조사 중이라면 아무 기사도 쓰지 말라고 했다. 그녀는 모든 의견에 답하지 않았다. 대신 정정 근거가 무엇인지, 원문에서 무엇을 바꿨는지 공개했다. “저는 이제 빠른 사람이 아니라 정확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웃었다. “둘 다 하면 안 됩니까?” “둘 다 할 수 있겠지만, 한쪽을 포기해야 하면 정확한 쪽을 택할래요.” 나는 그녀의 노트에 붙은 낡은 기사 제목을 봤다. '경찰이 모든 문서를 전달했다.' 사실이 아니라는 게 밝혀진 뒤에도 제목은 지워지지 않고 수정 이력으로 남아 있었다. 그녀는 그 이력을 보며 자신이 얼마나 쉽게 '전달'과 '확인'을 같은 뜻으로 사용했는지 알았다고 했다. 우리는 모니터를 나란히 보았다. 익명 발신자는 여전히 확정되지 않은 책임을 확정됐다고 써 보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문장을 그대로 옮겨 기사로 만들 사람이 줄어들고 있었다. 며칠 동안 익명 자료를 수집하던 한유리는 출처를 알 수 없는 파일을 받으면 먼저 누구에게 가장 큰 피해가 생길지 적는 습관이 생겼다고 했다. 이번 카드에는 오승재 이름이 크게 적혀 있었고, 실명으로 검색하면 그의 오래된 경력까지 따라 나왔다. 하나의 거짓 결론이 그 사람의 가족과 동료에게도 퍼질 수 있었다. “만약 정말 잘못한 사람이면요?” 그녀가 물었다. “확인된 잘못은 확인된 대로 쓰세요. 그건 필요합니다. 하지만 하지 않았다고 확인되지도 않은 다른 범죄를 덧붙이면, 나중에 진짜 범죄를 입증하기도 어려워질 수 있어요.” 한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새로운 기사 첫 문단에서 '형사 책임 확정'을 인용하면서 바로 뒤에 그 문구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사 하단에는 실제로 확인된 옵션 변경 행위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경고 하향 실행을 서로 다른 단락으로 나누었다. 나는 그 구분이 마음에 들었다. 예전이었다면 기사 하나로 누군가를 구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지금은 정확한 문장이 적어도 한 사람을 더 잘못된 피의자로 만들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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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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