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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157화
PAYLUA ORIGINAL · 제157화

157화. 늦게 접수된 통화

내일의 살인사건이 오늘 접수됐다 · 3,607자

오프라인 책장
두 번째 신고를 한 사람은 숨어 있지 않았다. 누구도 정식으로 다시 묻지 않았을 뿐이었다. 2027년 4월 2일 금요일 오전, 오선영은 인천 관리업체를 통해 2026년 11월 3일 출입문 고장 신고의 통화 상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신고자는 당시 입주자에게 물품을 전달하던 배송기사였다. 이름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그 사람이 범인을 봤습니까?” 내가 물었다. “아직 그런 진술 없어. 출입문이 제대로 잠기지 않는다고 알려줬다는 사실을 확인했어.” “그럼 7시 18분 메모와 같은 신고입니까?” “실제 통화는 조금 더 일렀어. 메모가 나중에 올라갔고, 그 과정에서 접수로 이관되지 않았지.” 나는 숨을 길게 쉬었다. 기록은 사라진 게 아니라 나쁜 위치에 남아 있었다. 개인 메모에만 적힌 통화는 공식 업무에서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공식 업무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없었던 일로 오해했다. 선영은 더 중요한 사실을 설명했다. 당시 상담원이 임시 방문 확인을 요청했지만, 관리업체의 야간 담당자는 다음 날 점검으로 처리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다만 관리업체가 고장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증거는 없었다. 다른 긴급 작업이 밀려 있었고, 해당 출입문이 완전히 열려 있는 상태로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누군가 그날 밤 일부러 미룬 겁니까?” “미뤘다는 건 확인했어. 어떤 판단으로 미뤘는지는 더 확인해야 해.” 나는 생각했다. 게으름과 착오, 업무 과부하와 위법한 은폐는 서로 다르다. 그러나 어느 것이든 결과적으로 사람의 안전에 구멍을 남길 수 있다. 그 구멍을 이용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책임은 또 별개다. 오후에는 관리업체의 당시 야간 담당자가 정식 진술에 응했다. 그는 처음엔 자신에게 살인 방조라는 소문이 돌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한다. 오선영은 법률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고 확인 가능한 사실만 말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그는 당시 자신이 받은 지시와 처리한 작업을 구분해 진술했다. “살인사건 때문에 말을 바꾼 겁니까?” 한유리가 물었다. “아니요. 누군가가 그를 살인범 취급하지 않는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일 겁니다.” 그녀는 그 말을 기록했다. 사람을 압박하면 빨리 답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답이 진실인지, 압박에서 벗어나려는 말인지는 확인해야 한다. 오후 세 시, 정민규는 이전에 올렸던 정정 보고서에 새로운 첨부를 추가했다. 이번에는 기존 보고서를 덮어쓰지 않았다. 원래 16시 6분 신고, 뒤늦게 확인된 통화, 19시 18분의 개인 메모, 실제 접수 여부를 각각 다른 항목으로 적었다. 나는 그가 파일 제목 끝에 ‘최종_진짜최종’ 같은 말을 붙이지 않았다는 사실에 어이없이 웃었다. “왜 웃으십니까?” 그가 물었다. “이번에는 나중 사람이 덜 헷갈리겠네요.” “그게 목표입니다.” 그는 보고서를 전송하고 끝내지 않았다. 수신처가 새 문서를 실제로 열었는지 확인될 수 있는 범위에서 별도 상태를 남겼다. 이전에 박혜림과 김주하가 겪은 일이 그의 업무 방식에 남았다. 그렇다고 실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실수를 고치는 방식은 달라졌다. 한편 오후 네 시, 배은정에게서 예상하지 못한 연락이 왔다. 동생이 쓰던 휴대전화에 남아 있던 미전송 음성 초안의 일부 표현이 과거 회사의 업무 메모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녀는 스스로 음성을 편집해 보내지 않고, 담당 수사관에게 의견만 전달했다고 했다. “제가 직접 녹음을 들으면서 ‘돌려보내’를 찾아내고 싶었어요.” 배은정이 말했다. “그런데 그렇게 찾으면 그렇게만 들릴 것 같아서요.” “그 판단이 도움이 됩니다.” “그 말이 실제로 있었는지만 알고 싶어요. 아니면 아니라고 말해주셨으면 좋겠고요.” 나는 대답 대신 정식 감정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만 전했다. 기다리라는 말은 쉬웠다. 죽은 가족을 가진 사람에게는 가장 잔인한 말일 수도 있었다. 그래서 기다리는 동안 확인된 사실과 아직 모르는 사실을 나눠 정리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저녁에 한유리는 잠금장치 사고를 다루는 기사 초안에서 제목을 바꿨다. ‘열려 있던 살인의 문’이 아니라 ‘고장 신고가 접수되지 않은 밤’. 독자는 조금 덜 클릭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문이 열려 있었는지는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그녀가 말했다. “이러면 제가 너무 조심스러운 기자가 되는 건가요?” “독자가 당신을 믿을 이유가 늘어나는 거죠.” “그 믿음은 조회수로 바로 나타나지는 않네요.” “아마 그렇겠죠.” 우리는 함께 늦은 저녁을 먹었다. 화진모빌리티의 비용 귀속 정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권다정의 채용 피해도 법적 검토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박혜림은 첫 출근을 무사히 마쳤고, 임소율의 철회 오표기는 정정됐다. 나는 이것을 승리라고 부르기엔 조심스러웠지만, 실패만 있는 수사는 아니었다. 관리업체는 이날 피해를 입은 다른 입주민들에게도 출입문 고장 관련 사후 안내를 발송했다고 한다. 뒤늦은 안내였지만, 언제 누가 고장을 신고했고 어떤 조치를 했는지 문의할 수 있는 창구가 생겼다. 한 입주민은 관리비를 냈는데 왜 고장을 방치했느냐고 따졌고, 다른 주민은 그날 밤 자신의 가족이 드나들었다며 혹시 경찰이 가족까지 의심하는 건 아니냐고 걱정했다. 나는 그들의 질문을 보며 사건의 파장이 배정우 한 사람에게만 머무르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관리업체가 늦게라도 사실을 밝히면 비용과 신뢰를 잃을 수 있었다. 반대로 모든 신고를 숨기면 다음 번 고장은 더 위험해질 것이다. 오선영은 기관 차원의 보존 요청과 주민 안전 조치를 분리했다. 경찰은 사고 당시 기록의 진본성을 확보하고, 관리업체는 지금의 문을 제대로 고쳐야 한다. 둘 다 해야 하는 일인데 하나를 했다고 다른 하나가 해결됐다고 주장하면 책임은 다시 빈칸으로 남았다. 정민규는 고장 신고를 새로 입력한 날짜와 실제 신고 날짜를 보고서에 나란히 남겼다. ‘오늘 정정되었다고 해서 과거가 오늘 일어난 것은 아닙니다.’ 그가 내게 보낸 메모 끝에 적힌 말이었다. 나는 그 문장을 보고 웃었다. 처음부터 우리가 계속 말하던 것이었다. 이제는 정민규도 누군가의 예고를 뒷받침할 숫자를 쉽게 만들지 않았다. 밤 9시 14분, 익명 메일이 왔다. ‘배송기사가 문 앞에 있었습니다. 그다음에는 누가 있었을까요?’ 나는 메일이 배송기사의 신분을 폭로하려는 미끼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선영에게 원본을 전달했지만 기사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실제 신고자가 배송기사라는 사실과 배정우 자택에 누가 있었는지는 별개였다. 오선영이 답장을 보냈다. ‘배송 동선을 수사 중. 지금 확인할 건 출입문 고장의 상태와 복도 출입 기록. 인터넷에 유포된 사람 이름은 근거로 삼지 않음.’ 나는 그 짧은 답에서 차이를 느꼈다. 누군가 우리가 누군가를 찾아다니도록 만들려 했고, 경찰은 그 사람이 있었는지부터 증명하려 했다. 상대가 가장 싫어할 선택이 무엇인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았다. 잠들기 전 나는 수첩을 펼쳤다. ‘신고자는 존재했다. 통화도 존재했다. 정식 접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출입문 고장이 실제 침입으로 이어졌는지는 미확정.’ 이 문장들은 사람을 붙잡을 만큼 화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 누군가 관리업체 직원 한 명에게 배정우의 죽음을 통째로 떠넘기려고 한다면, 그 일을 막아줄 기록이 될 수 있었다. 나는 그 사실만으로 오늘의 기록을 지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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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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