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되지 않은 사람을 찾는 일은 언제나 이름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2월 2일 화요일 새벽, 오선영은 한 사람의 이름을 내게 알려주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이 보호 중인 관계인의 가족에게 정해진 시간에 안부 확인을 하기로 했는데, 담당자의 교대가 잘못 기록돼 연락 한 번이 빠졌다는 것이다. 누락된 대상에게 위험이 생겼다는 증거는 없었다. 그러나 익명 발신자가 바로 그 사람을 지목하고 있다면 정보 누출 가능성을 먼저 검토해야 했다.
“교대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지금은 이름이 중요하지 않아. 연락 누락이 있었는지부터 확인했어.”
“정민규입니까?”
“진혁아.”
“죄송합니다.”
나는 익숙한 이름을 떠올리는 버릇을 또 드러냈다. 과거 실수한 사람이 다시 실수했을 거라는 생각은 편리했다. 그리고 위험했다. 사람에게는 자신의 잘못을 고칠 권리가 있다. 그가 경찰이든 범죄 혐의를 받는 사람이든 마찬가지였다.
선영이 말했다. “누락 자체는 있었어. 정해진 방식으로 다시 연락했고 안전도 확인했어. 지금은 교대 기록과 실제 연락 기록이 왜 달랐는지 보고 있어.”
그녀는 이어서 전혀 다른 소식을 전했다. 화진모빌리티가 쓰던 옛 문서 회신 프로그램에 2월 3일 오전 9시 16분을 예약 시각으로 잡을 수 있는 시험 메뉴가 남아 있었다. 다만 회사 쪽 시험 환경에 접근해야 확인할 수 있고, 경찰 내부 시스템과 연결된 것은 아니었다.
“그럼 누군가 그 메뉴를 이용하면 선배 이름으로 예정 알림을 만들 수 있다는 겁니까?”
“가능성만. 다른 회사 직원 이름을 넣을 권한이 있는지, 외부 번호를 넣을 수 있는지는 아직 안 나왔어.”
“예고가 현실이 되는 순간을 만들어놓는군요.”
“그런 표현 쓰지 마. 우리는 지금 시험 메뉴가 있다는 것만 알아.”
오전 아홉 시, 나는 배정우 사망 사건의 자료를 따로 펼쳤다. 원효로 건물의 경비원이 받은 15만 원, 배정우 이름으로 남은 차량 출입 기록, 9시 15분 시신 발견, 사설 연락망의 서버 수신 시각과 단말 표시 시각 차이. 이 자료를 오선영 예고와 섞지 않고 따로 보려는 이유는 간단했다. 상대가 한 사건을 이용해 다른 사건의 수사를 흐린다면, 우리가 그 연결을 먼저 인정하는 순간부터 상대가 이긴다.
하지만 점심 무렵 한유리가 전화해온 뒤 생각이 복잡해졌다.
“서 조사관님, 기사 댓글에 새로운 문서가 올라왔어요. 오선영 경위 이름이 들어 있습니다.”
“내려받지 말고 표시된 내용과 게시 시각부터 보존해 주세요. 이미 내려받았다면 원본은 수정하지 마시고요.”
“저도 이제 알아요. 다만 그 댓글 작성자가 ‘경찰이 문서도 확인하지 않으면서 피해자를 보호한 척한다’고 써놨어요.”
“근거가 있습니까?”
“사진 한 장이에요. 보호 연락표처럼 보이는데 이름 부분은 가려져 있고요.”
나는 그 사진이 진본인지 알 수 없었다. 정해진 확인이 한 번 누락된 사실과 그 이미지가 같은 기록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별개였다. 유리는 그 차이를 이미 이해하고 있었다.
“기사는 안 쓸 겁니다. 그래도 누군가 댓글을 계속 캡처해서 보내네요.”
“화면에 표시된 인물 이름을 확대해서 퍼뜨리지 마세요. 그 사진이 진짜라면 오히려 보호 대상이 노출됩니다.”
“그렇겠네요. 제가 처음에는 이름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오후 두 시, 임소율이 찾아왔다. 경찰이 알려준 안전한 범위의 일정만 공유받은 채였다. 임소율은 지난달 정정된 신고 상태를 보여주었다. ‘이관 후 종결’. 이 단어 하나를 바로잡는 데 몇 달이 걸렸지만, 아직 3억 8천만 원이라는 검토액은 그대로였다.
“회사에서는 숫자를 정정하려면 원래 누가 승인했는지 입증하래요.”
“정확한 절차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승인자가 ‘제가 확인했다’고 적힌 사람이에요. 정말 확인했는지 모르는데요.”
나는 종이 뒷면에 도표를 그렸다. 신고의 상태, 돈의 이동, 책임 귀속, 결재의 실행은 서로 다른 네 줄이었다. 임소율이 가리킨 것은 네 번째였다. 우리는 그동안 첫 번째를 고쳤을 뿐이었다.
임소율이 말했다. “누가 저를 죽이겠다고 했던 날보다 지금이 더 무서워요. 저 사람이 제 이름으로 사인했다고 나오면, 저는 살아 있어도 제 말이 없어지는 거잖아요.”
나는 대답을 고르는 데 오래 걸렸다. 무슨 위로를 해도 그 서류가 자동으로 고쳐지지는 않았다.
“그 서명 기록을 원본과 대조해야 합니다. 그리고 본인이 동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별도로 남겨야 합니다.”
“남겼어요. 이번에는 수신 확인도 직접 받았고요.”
그녀는 처음으로 자기 기록을 스스로 관리하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그 일을 떠넘기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지 나도 알게 됐다.
오후 다섯 시, 정민규가 수사팀에 오래된 알림 양식과 화면 표시 예시를 제출했다는 연락이 왔다. 그 자료에는 ‘미확인 시 책임 이관’이라는 표현이 실제로 없었다. 가장 유사한 표현은 ‘미확인 시 다음 확인 담당자에게 전달’이었다. 누구든 화면 한 줄을 잘라내 제목을 새로 붙일 수 있었다.
오선영은 내게 말했다.
“내가 확인을 안 하면 다른 사람이 책임진다는 식으로 보이게 만드는 게 목적이겠지. 그런데 누가 어떤 책임을 지는지는 그 한 줄로 결정되지 않아.”
“상대가 그걸 모를까요?”
“알면서도 남들이 모를 거라고 생각했겠지.”
그날 밤, 수상한 게시물은 일부 삭제됐다. 한유리가 실명과 미확인 정보를 확산하지 않고 공식 확인을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게시물의 복사본은 여전히 남았다.
밤 열한 시, 나는 예고 파일에 들어 있는 9시 16분이 진짜 예정 시간이 아닐 가능성도 적었다. 상대가 우리가 그 숫자를 기다리도록 만들었다면, 그 전이나 후에 다른 행동을 시도할 수도 있었다.
그때 오선영에게서 문자가 왔다.
‘2월 3일 오전 일정은 바꾸지 않을 거야. 다만 검증하는 사람은 따로 둘 거야.’
나는 답했다.
오전 열한 시, 선영은 구형 회신 프로그램의 교육용 화면을 보여줬다.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기능이 아니라 수사팀이 적법한 경로로 확인한 과거 사용 설명서의 일부였다. 화면에는 ‘전달 예정’, ‘수신 확인’, ‘검토 이관’이 따로 있었다. 그런데 세 번째 상태가 다른 화면에서는 단순히 ‘이관’ 두 글자로 줄어 있었다.
“이것만 떼어놓으면 정말 책임을 넘겼다고 보일 수도 있겠네요.”
“그러니까 원본 화면의 앞뒤를 봐야지.”
“교육용 화면도 실제 버전과 같습니까?”
“확정할 수 없어. 운영 시기에 따라 달랐을 수 있어.”
나는 그 불편한 대답이 좋았다. 우리 눈앞에 설명서가 있다고 해서 사건 당시의 화면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었다. 무엇을 더 찾아야 하는지 알 수 있을 뿐이었다.
점심 직후 정민규가 과거 자료를 정리하면서 전화를 걸었다. 외부로 보낸 정정 공문 세 건 중 한 건의 수신 확인이 아직 없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에는 ‘보냈다’는 기록만 보고 일을 끝냈다가, 상대 부서가 문서를 못 받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낸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어떻게 합니까?”
“우선 수신처가 맞는지 확인하고 있어요. 다른 번호로 급히 재전송하면 또 정보가 새어 나갈 수 있으니까요.”
나는 그 말을 듣고 기뻤다. 민규의 조심성이 지연을 만들 수도 있지만, 지연 자체가 게으름은 아니다. 보내야 할 서류를 확인 없이 던지는 것과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 멈추는 것은 다른 행동이었다.
오후 네 시, 회사의 법무 담당 백이준이 보낸 공식 답변 일부가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전달됐다. 그는 구형 시스템 알림은 법률상 책임 판정이 아니며, 회사 내부에서도 그런 효력을 가진 것으로 취급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그가 범행에 관여했는지는 여전히 모른다. 그러나 자신에게 유리하지 않은 내용이더라도 이 진술은 확인할 가치가 있었다.
“백이준이 갑자기 협조적이네요.” 내가 말하자 선영은 답했다.
“그 사람을 의심한다고 모든 답변을 거짓이라고 할 수는 없어. 틀린 건 검증해서 반박하고, 맞는 건 맞다고 해야지.”
그날 저녁, 정정 공문 한 건의 수신 확인이 실제로 돌아왔다. 담당자가 바뀌면서 메일함에서 읽지 않은 상태였다고 했다. 몇 시간을 허비했지만 이번에는 누군가의 이름이 잘못된 목록으로 더 퍼지는 것을 막았다. 나는 그 일을 성공으로 적었다. 수사는 늘 범인을 잡는 장면만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럼 저도 그 시각을 기다리는 대신 다른 자료부터 보겠습니다.’
선영의 답장은 짧았다.
‘그래. 날짜가 사람을 조종하게 두지 마.’
제102화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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