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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85화
PAYLUA ORIGINAL · 제85화

열일곱 건물의 바닥이 흔들린다

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3,640자

오프라인 책장
새벽 두 시, 열일곱 건물 중 여섯 곳의 경보가 동시에 울렸다. 보통 회사라면 통합 모니터링이 잘 작동한다고 자랑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모니터에는 각기 다른 이유가 적혀 있었다. 병원은 지하 계단의 폭이 줄었고, 금융센터는 방화문이 다른 층에 연결됐으며, 집하장에서는 바닥이 물결처럼 올라갔다. 같은 경보음을 울린다고 같은 사고는 아니었다. "도윤 씨, 어느 곳부터 갈까요?" 민재가 물었다.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곳보다 사람들이 가장 위험한 곳부터요." 나는 말했다. "그리고 다 갈 수 없으니 현장 책임자에게 맡겨야죠." 서윤은 여섯 곳의 실제 현장 담당자를 연결했다. 병원에는 의료진과 소방대, 금융센터에는 시설 당직과 구조대, 집하장에는 교통 담당이 있었다. 아무도 우리 회사의 복구 명령을 기다릴 이유가 없었다. 반대로 원본 보존 코일의 상태만큼은 우리가 살필 책임이 있었다. 문제는 코일이 더는 온도 숫자를 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대신 화면에는 여섯 개의 바닥 그림이 나란히 펼쳐졌다. 각 그림 위에 작은 흰 점이 움직였다. 점은 사람처럼 보였지만 어느 것도 실명과 연결되지 않았다. 한 화면에는 [여섯 경로 동시 재실행 / 원본 기준 미일치]라고 적혀 있었다. 배 소장님은 노트북을 뒤로 밀었다. "옛 도면보다 먼저 실물을 보자." 우리는 지하 점검 통로로 내려갔다. 현장 설비팀이 출입을 통제한 뒤, 작은 광섬유 카메라로 보존 코일의 바깥면을 살폈다. 구리선의 색은 정상에 가까웠지만 받침대 한쪽이 검게 변해 있었다. 손으로 댈 수 없는 곳이라 열전대를 부착하고 거리 측정기를 설치했다. 표시상 칠십몇 도와 달리 받침대는 실제로 뜨거웠다. "열이 전부 허상은 아니네요." 내가 말했다. "아까부터 그랬잖아. 뭘 재는지 알아야 한다고. 뜨거운 철판은 실제로 뜨거운 거다." 배 소장님이 대답했다. 우리는 방화 구획을 유지한 채 인접 설비의 추가 가열을 막았다. 비상 통로에 사람이 있는 상황에서 설비를 일괄 차단하지는 않았다. 그 대신 화재 가능성이 있는 곳만 격리하고, 시설 안전팀이 허용한 범위에서 냉각 공기의 흐름을 조정했다. 냉각 장치의 팬은 정상으로 돌아갔지만 코일의 화면에는 계속 '경로가 식지 않음'이라는 수수께끼 같은 문구가 남았다. 한편 금융센터 지하에 설치한 임시 표지판은 한 시간 만에 뜯겨 나갈 뻔했다. 가짜 출근 게이트가 밝아지자 사람들이 그쪽이 더 안전하다고 착각했던 것이다. 정우찬은 매번 직접 나가 설명했고, 경비 장한결도 보이는 계단과 실제 계단이 다르다는 걸 안내했다. 두 번째 경비는 자신이 경험했던 낯선 햇빛의 방향을 설명해 주었다. 그의 말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될 수는 없었지만, 그가 스스로 선택한 관찰 정보는 현장에 도움이 됐다. 나는 '대역이라서 무용하다'는 시스템 표시를 지워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 그 대신 실제 기록 옆에 그가 직접 한 말을 남겼다. 기록을 바꾸는 것과 사람을 지우는 것은 달랐다. B 안쪽 목소리는 그 사이 다른 말을 꺼냈다. "여기 바닥도 여섯 번 바뀌어요. 전에는 식당 바닥이었다가, 이제는 계단이 보입니다." "그 바닥을 밟지 마세요. 실물 지지 상태가 확인될 때까지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누가 계속 지도를 보내요. 이 길로 나가면 오늘 일은 없던 게 된대요." 나는 숨을 삼켰다. 사고를 없던 것으로 만드는 제안. 퇴사자가 되돌아가며 본인 기록까지 되돌리는 제안. 이런 문장을 자연스럽게 쓰는 존재라면 원본 보존 코일과 인사 장부를 한데 묶어 보는 것이 틀림없었다. "누가 보냈는지 표시됩니까?" "승인자: 첫 번째 퇴사자. 딱 그렇게만 나옵니다." 첫 번째 퇴사자가 사람인지 코드인지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승인자'가 됐다. 나는 모든 건물에 안전 신고를 유지하면서 대리 승인 문서를 받지 말라는 안내를 보냈다. 동시에 그 메시지 원본을 보존했다. 지우기만 하면 누가 언제 사람의 이름으로 명령했는지 다시 확인할 수 없었다. 그때 금융센터에서 긴급 연락이 왔다. 경비 장한결과 '두 번째 경비'가 각기 다른 계단에서 같은 문을 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 장한결은 현장 방화문 곁에, 스스로 두 번째 경비라는 호칭을 택한 사람은 안전 대기실에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움직이지 않고 현장 구조대를 기다렸다. "문에 뭐라고 적혀 있어요?" 내가 물었다. "도원솔루션 복귀 통로요." 장한결이 말했다. "그 회사 다닌 적 없는데." "저한테는 휴가 종료라고 뜹니다." 두 번째 경비가 덧붙였다. "제가 휴가 끝낸 적 없는데요." 무시무시한 일이었다. 출입 경로와 사람의 근무 상태가 눈앞에서 서로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나는 복도 상태보다 먼저 두 사람의 실제 위치와 보호자를 각각 확인했다. 현장 담당자가 안전한 계단을 안내했고, 두 사람은 자신의 판단으로 그곳에서 이동했다. 놀랍게도 잘못된 문은 그들이 안전 구역으로 간 뒤에야 희미해졌다. "사람을 빼면 길이 줄어듭니다." 민재가 말했다.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누군가를 증명하려고 위험한 곳에 세웠던 적은 없죠." 서윤이 대꾸했다. "이번에도 그래서는 안 됩니다." 현장마다 이동이 끝난 뒤 화면의 흰 점은 여섯 개에서 네 개로 줄었다. 그 변화가 실제 사람의 수인지 경로 시험의 진행도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안전 구역으로 사람을 옮기자 일부 경로 중첩이 완화된 사실은 분명했다. 배 소장님은 수동 온도계 값을 다시 읽고 정전 대비용 대피 조명 상태를 점검했다. 숫자가 내리기 시작했다고 곧장 안전하다고 선언할 수는 없었다. 금속 받침대가 뜨거워졌다면 그 주변 전선 피복이 손상됐을지도 몰랐다. 실제 시설팀이 바깥 접점의 절연 상태를 확인하는 동안 나는 B-0 응답자에게 지금 어떤 냄새가 나는지 물었다. 그는 뜨거운 먼지 냄새가 나지만 연기처럼 보이는 것은 없다고 했다. 말 한마디를 가지고 화재가 없다고 단정하지 않고, 소방대의 관측과 대조했다. 이번 사고를 핑계로 누군가에게 위험한 냄새를 맡으러 들어가라고 시키지는 않았다. 한참 뒤 코일 받침대를 다시 살피던 배 소장이 소리쳤다. "여기 조그만 고리가 있네." 그것은 장식이 아니었다. 구리선 뒤로 얇은 은색 관이 휘어 들어갔고, 관 끝에 기계식 잠금핀이 달려 있었다. 도면에는 [원본 유지점 접점 / 현장 담당자 수동 확인]이라고 쓰여 있었다. 위험해서 만져서는 안 되는 위치였다. 하지만 왜 접점을 물리적으로 막아 두었는지 기록은 남아 있지 않았다. 서윤이 옛 사진을 확대했다. 같은 자리에는 과거 사람이 걸고 나갈 수 있는 금속 열쇠고리가 매달려 있었다. 누군가 빼서 현재의 잠금핀으로 바꾸었다. 그 뒤에 날짜가 있었다. 2026년 10월 30일. 사고가 나기 하루 전이었다. "어제 누가 안전장치를 바꿨군요." 내가 말했다. 민재가 손을 들어 말했다. "저라면 일단 그 사람을 찾아서 물어볼래요. 왜 원본 복원 버튼을 남겨 놨는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단, 그 사람이 누구든 바로 범인으로 만들진 말고." 그 순간 코일에 여섯 개의 흰 점이 다시 나타났다. 하나는 다른 다섯 점과 달리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옆에는 [잔류 경로 / 접점 B-0 / 재생 중단 불가]라는 글씨가 뜨고 있었다. 우리가 구해야 할 사람은 B-0 안에 있었다. 우리가 멈춰야 할 것은 그 사람을 붙잡는 경로였다. 둘을 혼동하는 순간, 우리는 회사가 했던 실수를 그대로 따라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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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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