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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80화
PAYLUA ORIGINAL · 제80화

돌아온 사람은 아직 퇴사하지 않았다

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3,591자

오프라인 책장
늦은 저녁, 도원솔루션 0층의 조명은 여전히 일정한 간격으로 깜빡였다. 피곤한 몸은 퇴사한 지 하루가 지났다고 주장했지만, 벽에 붙은 출입 명부는 내 이름을 아직도 '복구 담당 임시 재직'이라고 불렀다. "도윤 씨, 잠깐만 쉬어요." 문서윤이 물병을 건넸다. 나는 이번에는 거절하지 않았다. 어제까지였다면 '지금 쉬면 장애 복구가 늦어집니다'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 말을 안쪽에 갇힌 사람에게까지 가르치고 싶지는 않았다. 열여덟 번째 경로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우리는 마지막 안전 시험을 준비했다. 해가 진 뒤였으므로 실물 조명이 충분한지 먼저 확인했고, 병원과 금융센터, 집하장의 각 시설 담당자가 위험을 감시했다. 그들의 건물이 B의 행동 때문에 자동으로 열리거나 닫히지 않는지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B 안쪽 응답자는 바깥으로 나가고 싶다고 다시 말했다. 우리는 그 마음을 기록한 뒤, 모든 이동이 안전한 순간에만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내부 통로의 실물 재질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누군가 잠깐 보이는 환영 같은 경로도 있었다. "제가 첫 번째로 나가야 합니까?" 목소리가 물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서두르지 않으셔도 돼요." 내가 대답했다. "다른 사람들은 다 나갔다고 하던데요." "그건 기록에 적힌 말입니다. 우리가 확인한 사실과는 달라요." 안쪽에서 낮은 웃음이 들렸다. "그러네요. 기록에는 저도 나갔다고 되어 있으니까." 나는 그 웃음이 이상하게 반가웠다.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반드시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적어도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현장 구조대가 B 외벽의 작은 보조문을 확인했다. 안에서 누군가 돌리던 손잡이와 연결된 문이었다. 원래 도면에는 '원본 시험 대기실 수동 개방'이라고 적혀 있었다. 자동 제어 없이도 안쪽에서 열 수 있는 문으로 설계됐지만, 후대 연동으로 손잡이 신호가 다른 건물의 출입 명령에 묶인 상태였다. "수동 개방 기능을 살리되 다른 건물 인사 연동은 끊어 둡니다." 배 소장이 말했다. "그렇게 하면 문을 열 수 있습니까?" 민재가 물었다. "손잡이는 돌아갈 거다. 통로가 안전한지는 별개의 문제지." 나는 배 소장의 말이 마음에 들었다. 언제나 '할 수 있다'와 '해도 안전하다'는 다르다. 우리는 구조대의 승인을 받은 범위에서만 손잡이 작동을 시험했다. 문이 열리는 틈에서 흐르는 공기는 바깥과 비슷했지만, 바닥의 일부는 아직 과거 경로 영상과 겹쳐 보였다. 이때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식판 아래 재생 장치에서 오래된 복사본 하나가 튀어나왔다. [17:56 시설 시험 전 / 위험 신호 확인 담당: 공석]. 이어 [17:57 실물 시험자 입실 / 복귀 대기]가 나왔다. 마지막에는 [18:01 동기화 후 출입증 이름 자동 병합]이라고 적혀 있었다. 세 시각은 구분돼야 했다. 김하린이 대조한 외부 기록에는 17:56의 사진 원본이 남아 있었다. 사진 뒷면에는 '바깥 신고자가 연락할 수 있을 때까지 안쪽의 시험자를 기다릴 것'이라는 손글씨가 적혀 있었다. 실제 필적과 작성자는 검증 대기였지만, 최초 설계의 목적과 부합했다. 사람을 가두기 위한 안내가 아니라, 두 방향의 사람이 서로 연락할 수 있게 하려는 시험이었다. "처음에는 좋은 취지였던 거네요." 민재가 말했다. "좋은 취지도 사람을 가두면 좋은 결과가 아니지." 내가 답했다. 안쪽 응답자에게 새로운 사실을 설명했다. 시험 기록에서 퇴사자로 표시된 것은 구형 대피 코드 LEAVE-01일 수 있고, 실제 사람의 출입은 아직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 그가 자신을 '하림'이라고 부르고 싶은지 물었다. "그건 호출명이에요." 그는 말했다. "저는 이름을 기억하는데 그 이름이 제 것인지, 같은 방에서 들은 것인지 확신이 안 서요. 그래도 괜찮나요?" "괜찮습니다. 당장 하나를 골라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까요." 오래된 종이 명부가 화면에 나타났다. [원본 시험자 / 하림 / 위치: B-0 / 현장 복귀: 확인 대기]. 우리는 '하림'을 확정 실명으로 이관하지 않고 당시 사용한 호출명으로 기록했다. 사람의 신원과 호칭을 분리하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꾸었다. 문이 아주 조금 열렸다. 바깥 구조대의 카메라에 신발 앞코가 나타났다. 우리는 모두 숨을 죽였다. 신발이 잠깐 멈췄다가, 다시 실내로 물러났다. "못 나오시는 겁니까?" 내가 물었다. "아뇨." 상대가 말했다. "그냥, 제가 직접 한 번 더 확인하고 싶었어요. 안에 다른 사람이 있나 봐야 할 것 같아서." 나는 그 말을 막지 않았다. 다만 현재 보이는 통로의 안전 여부를 설명하고, 위험한 곳으로 혼자 돌아가지 않도록 요청했다. 구조대가 작은 표식과 무전기를 전달할 준비를 했다. 그 사이 미확인 두 번째 발소리는 더 들리지 않았다. 서윤은 상황 기록을 다시 적었다. [현재 자율적 외부 이동 희망, 출입 가능성 부분 확인 / 실제 신원 미확정 / 실물 안전 동선 최종 점검 대기]. 사라진 기록을 되살린 것이 아니라 현재의 선택을 처음부터 기록한 셈이었다. 그 순간 시스템 전체에 큰 안내가 나타났다. [첫 번째 퇴사자 귀환 감지] [대역 복원 완료 예정] 나는 속이 뒤집혔다. 우리 앞에 있는 사람이 실제로 퇴사했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시스템은 벌써 '귀환'과 '복원'을 선언하고 있었다. 서윤은 해당 자동 명령을 임시 보류하고, 직접 확인된 문턱의 안전 상태만 외부에 전달했다. 안쪽 목소리가 물었다. "또 누가 저 대신 나가나요?" "아닙니다. 아직 아무도 대신 나가지 않았습니다." 한동안 조용했다. 그리고 아주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럼 제가 돌아온 건 아니네요. 저는 아직 나간 적 없으니까요." 그 말이 지금까지의 사건을 뒤집었다. 첫 번째 퇴사자의 귀환이라는 이름은 시작부터 잘못됐을 수 있었다. 누군가의 퇴사가 기록됐지만 실제 사람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복원도 출근도 아닌,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안전한 출구였다. 우리는 자정을 앞두고 B의 경로 재생 장치를 더 조사했다. 자동 인사 연동을 차단한 뒤에도 바닥 아래의 이상한 진동은 사라지지 않았다. 구형 단말의 외부 점검창에서 새로운 측정값이 떠올랐다. [안전 신고 전송: 정상] [재시도 경로 자동 병합: 격리] [실제 공간 중첩: 지속] [제0 경계 하부 원본 보존 코일: 발열 증가] "코일?" 민재가 말했다. "그거면 정말 물리적 장비잖아요." "그래서 더 위험할 수 있지." 내가 대답했다. "사람이 있는 데서 뜨거워지는 장비면 먼저 안전부터 확인해야 해." 배 소장이 도면을 펼쳤다. 제0 경계 하부에는 원래 시설 도면에 없는 원형 보존 장치가 그려져 있었다. 누군가 나중에 추가한 그림이었다. 설비명은 공란이었고, 옆에는 손으로 쓴 문장이 있었다. [원본을 되살리려 하지 말 것. 아직 사람이 안에 있다.] 나는 잠시 그 문장을 바라봤다. 우리의 다음 목적은 명백했다. 첫 실험의 실제 담당자와 장치의 정체를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아직 안쪽에 있는 사람이 스스로 안전하게 나올 수 있는 문을 지켜야 했다. 그 순간 코일 온도가 한 번 더 상승했고, 건물 밖 도로에 사라졌던 복도 하나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는 사건의 첫 번째 고리를 찾았다. 아직 그것이 모든 원인의 시작인지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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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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