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작품, 이어지는 이야기 · 페이루아에서 다음 페이지를 만나보세요
작품으로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79화
PAYLUA ORIGINAL · 제79화

열여덟 번째 대피 시험

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3,632자

오프라인 책장
18번 경계 바깥에서 걸려 온 전화를 들은 순간, 나는 다시 일곱 해 전 신입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새벽 세 시에 고객이 '아무것도 안 했는데 안 됩니다'라고 말할 때의 그 기분 말이다. 모르는 게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안쪽 사람을 찾으러 오셨다고요." 내가 말했다. "어디 계신지와 실제 위험부터 확인해도 되겠습니까? 이름은 나중에 말씀하셔도 됩니다." "공공 대기소 바깥 철제 문 앞이요. 문이 열렸다 닫혀서 안으로 들어가면 위험할 것 같아요." 여자의 목소리는 침착했지만 숨이 거칠었다. 김하린이 현장 담당자와 바로 연결했고, 실제 철제 문 앞에 있던 사람 한 명을 안전 구역으로 안내했다. 그 사람이 누군지 나보다 먼저 확인하려는 회사의 자동 출입 프로그램이 켜졌지만, 현장 안전 통신에는 전달되지 않았다. 여자는 자신을 '장비 점검을 도왔던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실명과 과거 소속은 담당자에게 따로 확인하겠다고 했다. 나는 그 요청을 존중했다. 그 여자를 안전 구역으로 안내한 현장 담당자는 엘리베이터가 아니라 지상 보행로를 이용했다. 한동안 그곳의 엘리베이터 문은 두 번 열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무전을 통해 여자의 현재 위치를 확인했고, 그가 원하지 않는 이동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알렸다. "왜 이렇게 조심하시는 거예요?" 여자가 물었다. "전에는 누군가 구조됐다고 입력되면 실제로도 안전해졌다고 믿었거든요." 나는 답했다. "그게 틀렸다는 걸 어제 배웠습니다." 상대가 작게 웃었다. "저도 옛날에 같은 말을 들었어요. 검사 결과가 정상이면 사람이 무사할 거라고요. 근데 검사표는 사람을 따라가지 않더라고요." 그는 손에 작은 금속 상자를 들고 있었다. 처음에는 무전기처럼 보였다. 그러나 케이스를 돌리자 전원 버튼 대신 '누르고 있을 때만 위험 알림'이라는 글씨가 있었다. 오래된 비상 호출기였다. 버튼을 놓으면 경보는 멈추되, 누가 눌렀는지를 기록하지 않는 구조였다. "혹시 이 기계를 누가 사용했는지 기억하십니까?" 내가 물었다. "제가 아는 건 예전에 시설 담당자와 외부 점검인이 사용했다는 것뿐이에요. 특정 사람 한 명의 물건은 아니었죠." "그럼 1758 최초 신고를 하신 건지도 아직 모르시겠네요." "네. 제가 했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것부터 확인해 주세요." 그 태도는 의외로 정확했다. 누구나 사건의 주인공이 되려고 하는 세계에서, 자신이 확인하지 못한 일을 자기 일이라고 말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었다. 나는 현장 기록에 그 말을 그대로 남겼다. "B 안의 사람을 아십니까?" 내가 물었다. "그 사람이 누군지는 몰라요. 저는 오늘 여기 있는 경고기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확인하려고 왔어요. 예전에 가족이 이 일 때문에 곤란해졌거든요." 나는 생각했던 답이 아니라서 오히려 안심했다. 이름 없는 아이의 어머니라고 섣불리 단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녀는 과거 장비 점검 업무와 연관된 자료를 갖고 있었다. 자료 제출은 정식 담당자에게 맡기고, 현장 위험을 알린 뒤 안전 구역으로 이동할지 스스로 결정하도록 했다. 그녀가 보여 준 낡은 시험 지침에는 제목이 하나 있었다. [제18 대피 시험: 건물 밖에 머무른 신고자의 경보가 안쪽까지 도달하는지 확인] "열여덟 번째 시험이 출구 시험이 아니었어요?" 민재가 물었다. "누군가 바깥에서 신고해도 안쪽 사람들이 알 수 있는지 확인하려던 거네." 내가 말했다. 초기 설계에서는 직원을 전부 내보낸 뒤에도 안전 경고가 전달되는지를 시험했다. 그때 필요한 것은 열여덟 번째 고용주나 임시 관리자가 아니라, 회사 밖에서 위험을 보고 알릴 수 있는 사람의 자리였다. 1758 장비 번호와 18번 경계의 관계가 조금씩 구체화됐다. 그래도 번호가 닮았다는 것만으로 직접 연관을 확정할 수는 없었다. 문서윤은 B 내부 응답자에게 경고 수신 시험에 동의하는지 물었다. 밖에 있는 여성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했다. 두 사람 모두 인사 장부나 귀가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입력하지 않는 조건으로 작은 신호 시험을 허락했다. 우리는 독립 경고기에 점멸 신호를 보냈다. 바깥 단말에서는 빨간 불이 켜졌다. B 안쪽에서도 조금 늦게 같은 불이 켜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출입증을 읽지도, 누군가를 회의에 출석시키지도 않았다. "들어왔어요." 안쪽 목소리가 말했다. "바깥에서도 확인했습니다." 여자가 답했다. 그 순간 두 사람이 실제로 서로에게 말을 건넸다. 대역과 원본이 누구인지 묻는 자동 창은 나타나지 않았다. 안전 신고만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은 마지막까지 저항했다. [신호 수신 성공] [발신자의 근무 상태 확인 대기] [자동 대체 사용자 생성 예정] 김하린은 구형 경고기와 인사 서버를 분리한 상태를 다시 확인했다. 자동 대체 사용자 생성이 독립 안전 회선으로 퍼지지 못하도록 차단했지만, 중앙 대기열에 남은 예약 명령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저게 계속 남아 있는 한 다른 건물에서 또 시도할 겁니다." 서윤이 말했다. 우리는 최종 원인 분석 없이 시스템 전체를 꺼 버리지는 않았다. 대신 제18 시험의 원본 지침을 근거로 잘못 연결된 경로를 한 단계 더 분리했다. 현장마다 자발적으로 신고한 사람의 의사를 확인하고, 재실 인원 자동 확인 기능은 중지시켰다. 끝까지 남은 17개 건물의 실제 피난 경로는 시설 담당자가 확인했다. 여성은 안전하게 이동한 뒤 작은 종이상자를 맡겼다. 내용물은 구형 시험 신호기와 망가진 식당 호출기 사이에 쓰이던 변환 케이블이었다. 케이블은 손으로 잡으면 따뜻해졌다. 그러나 전원이 연결돼 있지 않았다. 원인을 단정할 수 없어 보관 기록을 남겼다. "이건 언제 사용됐나요?" 내가 물었다. "오래전 여러 번요. 최근에도 누군가 찾았다고 들었어요. 다만 저는 지난달 이후 사용 기록을 직접 본 적은 없습니다." 그녀의 과거 증언을 바로 17:57 사고의 원인으로 연결하지 않았다. 설비 점검과 사고 당일 작업은 서로 다른 문제였다. 그러나 케이블 피복에는 B 서버의 원본 보존 장치와 같은 표식이 있었다. 서윤이 현장 장비 담당자에게 확인을 요청했다. 구형 변환 케이블은 원래 경고 신호가 잠깐 끊겨도 마지막 상태를 보존하는 역할을 했다. 그 상태를 복구 장치에 연결하면 끊긴 신호가 한 번 더 출력될 수 있었다. 어느 순간 누군가 실수로 신호 재출력을 실제 인원 이동으로 오해하게 된 것 아닐까. "그렇다고 물리적으로 생긴 복도는 설명 안 되죠." 민재가 말했다. "응. 복도가 진짜라면 우리가 모르는 층이 한 개 더 있는 거야. 회계 문제보다 더 큰 문제지." 내가 답했다. B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밖에 있는 분, 제가 들렸나요?" 여자가 대답했다. "네. 들렸어요." "그럼 저는 아직 여기 있는 거군요." 그 말을 들으니 가슴 한구석이 먹먹해졌다. 누군가가 자기 존재를 증명하려고 도장을 찍거나 사인을 할 필요는 없었다. 다른 사람이 듣고 대답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날 저녁, 제18 시험의 임시 복구가 완료됐다. 하지만 B 원본 보존 장치 아래 남아 있는 케이블 연결부에서 초록 불이 켜졌다. [미완료 경로 복구 요청: 18건] [안전 확인: 17건] [마지막 한 경로: 원본 시험자 귀가 확인 필요] 17개 건물이 아니라 열여덟 개의 경로. 우리가 끝내 찾지 못한 것은 사람 하나가 아니라 마지막 안전 확인 경로일 수도 있었다.

PAYLUA 소설 본문은 인쇄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제79화 끝

읽은 위치는 이 브라우저에 저장되며 로그인 중에는 계정에도 동기화됩니다.
READER DISCUSSION

제79화 댓글 0

댓글·공감·신고는 로그인 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전 익명 댓글은 그대로 표시됩니다.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로그인회원가입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