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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196화
PAYLUA ORIGINAL · 제196화

빈 기준점으로 돌아가는 길

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3,705자

오프라인 책장
현장에서 가장 위험한 단어는 '이제 다 됐습니다'였다. 누군가 그 말을 하는 순간 대체로 천장에서는 물이 새고, 바닥에서는 전선이 드러나고, 마지막 기록에는 '나중에 확인'이라는 말이 붙었다. 배만식 소장은 이번만큼은 그 단어를 금지하자고 했다. 나는 적극 찬성했다. 이틀 전에 '다 됐습니다'라고 했던 통로가 그날 밤 금융센터 식당까지 걸어갔으니까. 019-00 기준점을 되돌리는 작업은 전원 차단이 아니었다. 강변과 도원, 병원과 금융센터에 걸쳐 남아 있던 실제 물리적 경계를 각각 현재 상태로 확인한 뒤, 장치가 과거의 빈 부분을 임의로 메우지 못하게 하는 과정이었다. 공공 1758 경고 회선은 별도 전원을 유지했다. 구조대는 두 위험 구역의 출입을 통제했고 의료 현장은 환자를 안전한 층으로 옮겼다. 누구도 작동 버튼 한 번으로 모든 복도를 원래대로 돌려놓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문서윤이 무전기에 말했다. "강변 첫 관측면, 실제 난간 고정 확인. 제2 관측면은 수동 응답 대기." 두 지점의 확인자가 서로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이 중요했다. 한쪽에서 '확인'을 눌렀다고 다른 쪽이 자동으로 확인될 수 없었다. 오명선이 수리한 독립 지지대는 80센티미터의 빈 폭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틈 아래에는 안전망이 설치돼 있었다. 빈 공간을 쓰지 않는 것도 사용법 가운데 하나였다. 도원 0층에서는 하진이 현장 연락을 맡겠다고 자발적으로 제안했다. 나는 그의 지원을 무조건 받지 않았다. 위험 구역에 들어가지 않는 보조 업무만 맡기고, 원하면 언제든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진은 웃었다. "도윤 씨, 제가 퇴사해 본 적 없다고 해서 퇴근할 권리까지 없는 건 아니죠?" "그 말을 하려고 당신을 여기까지 데려온 건 아닙니다. 하지만 좋아요. 그리고 저도 퇴근할 겁니다." 하진은 실물 안전선 바깥에서 공공 대기 인원에게 우회 통로를 안내했다. 그가 내 얼굴로 다른 사람을 안내한다는 이유로 도원 서버는 여전히 '차도윤 대리 출근'이라고 표기하려 했다. 그러나 이제 독립 기록이 먼저였다. 담당자는 '하진 / 현재 자발적 안전 안내 협조'라고 적었고, 그 이름이 원래의 내 퇴사 기록을 건드리지 않도록 분리했다. 첫 번째 위험 현장은 성하금융센터 아래쪽 계단이었다. 오은호와 시설팀이 남은 구조물을 확인했다. 중첩된 발판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019의 오래된 금속무늬를 드러냈다. 우리는 바닥에 탐지봉을 대고, 실제 난간과 수직 하중을 확인했다. 사람을 먼저 통행시키는 실험은 하지 않았다. 대신 구조용 하중 측정 장비를 사용했다. "한 번에 없애면 사람이 떨어집니다." 시설팀장이 말했다. "맞습니다. 현재 바닥을 먼저 지지하고 나서 과거 보정만 분리하죠." 문서윤이 답했다. 강변에서 두 독립 관측면의 안전 확인이 돌아오자 금융센터의 중첩 발판이 조금씩 투명해졌다. 하중은 새로 보강한 실제 계단으로 이동했다. 우리는 그 변화가 눈에 보인다고 곧바로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구조대는 하중 측정을 세 차례 반복했고, 변위가 허용 범위 안에 들었다는 확인이 나온 뒤에야 안전선의 위치를 조정했다. 두 번째 위험 현장은 도원 0층 외벽과 세림병원 천장 사이였다. 병원 쪽에서는 실제 환자 치료가 계속되고 있었다. 박유라는 환자 명단을 회사 시스템과 공유하지 않고, 의료진과 시설 점검자가 필요한 정보만 주고받도록 조정했다. 옛 출근부가 환자를 '근무 종료 대상'으로 바꾸려 했던 적이 있었으므로 그 분리는 특히 중요했다. 배만식 소장은 병원 천장과 도원의 0층 금속 프레임을 같은 건물의 부품처럼 묶어 놓은 고정 신호를 발견했다. 원래는 물리적으로 접촉하지 않는 두 공간이었다. 하지만 구체는 두 프레임을 같은 화면의 연속된 선으로 처리하고 있었다. 마치 종이 두 장을 겹쳐 놓고 가운데 선만 진짜라고 우기는 것 같았다. "이거 없앨 수 있나요?" 민재가 물었다. "아니. 지우는 게 아니라 다시 나누는 거야." 나는 대답했다. "병원 천장은 병원에, 우리 프레임은 도원에 남도록." 우리는 각 현장의 독립 시설 센서로 위치를 재확인했다. 그제야 도원 천장에서 떨어지던 병원 소독약 냄새가 희미해졌다. 나는 그 냄새가 사라지는 것이 반가웠지만, 끝났다고 말하지 않았다. 두 센서가 서로 다른 실제 위치를 지속해서 가리키는지 긴 시간 확인해야 했다. 마침내 원본 구체 아래 세 개의 복구 조건이 모두 켜졌다. `중지 플래그 복원`, `독립 공공 신고 수신`, `현재 두 관측면 실물 확인`. 마지막 선택지가 나타났다. `019-00 빈 기준점으로 환원`. 누구의 이름도 붙어 있지 않았다. 특정 관리자의 결재를 요구하지도 않았다. 현장 담당자 두 명이 각각 안전 조건을 확인하고 별도 기록을 남기는 절차만 남아 있었다. 나는 마지막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버튼을 누를 권한이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책임을 내가 떠안고 싶지 않았다. 문서윤과 김하린, 시설팀장은 사전에 정한 확인 순서를 따라 독립 응답을 보냈다. 장혜원은 원본 보존 자료를 현재의 작업 기록에 섞지 않고 따로 보관했다. 이때도 남아 있는 사람의 대피 여부를 이전 스냅샷으로 대체하지 않았다. 구체 안에서 도원 로비의 낡은 현관이 나타났다. 우리가 처음 보았던 구두가 문 앞에 있었고, 허공에 걸린 수건이 바람 없이 흔들렸다. 구체가 가장 익숙한 장면을 마지막으로 재현하려는 듯했다. 나는 순간적으로 손을 뻗었다. 하지만 문서윤이 팔을 잡았다. "현재의 물건이 아닙니다. 손대지 마세요." 그 말과 동시에 현관이 안쪽으로 접혔다. 구두는 먼지처럼 부서진 것이 아니라, 원래 도원에 존재하지 않았던 위치에서 더 이상 관측되지 않게 됐다. 하진은 공공 안내소에서 그 순간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의 몸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우리는 한 사람의 과거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잘못 나타난 과거 공간의 보정을 멈춘 것이었다. 0층의 벽이 서서히 안정됐다. 벽에 붙어 있던 '열일곱 번째 출근자' 표지는 사라졌다. 대신 공공 안전 안내판에 현장별 실제 대피 경로와 현재의 위험 표시가 나타났다. 019-00 화면에는 텅 빈 사각형 하나가 남았다. 더 이상 누군가의 출근부를 열지 않았다. 그러나 마지막 경고가 울렸다. `기준점 환원 후 기존 공간 유사 인원 기록 검증 필요 / 임의 삭제 금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진과 하림, 두 번째 경비와 명주 둘이 구체에서 나타난 현상과 관련 있을 가능성을 아직 배제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이 현재 살아가는 삶까지 사라져야 할 이유는 없었다. 우리는 그들에게 돌아가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 직접 물어야 했다. 그날 밤 1758 공공 안전 회선에는 정상적인 비상 신고가 도착했다. 강변 낮은 길에 나뭇가지가 떨어져 길을 막았다는 내용이었다. 시설팀이 출동했고, 사람들은 우회로로 지나갔다. 신고자는 이름을 남기지 않았다. 도원 0층은 그 사람의 출근부를 만들지 않았다. 나는 모니터를 바라보다가 웃었다. 이토록 평범한 고장 접수가 반가울 줄은 몰랐다. 문서윤이 내 등을 툭 쳤다. "도윤 씨, 이제 복도가 제자리로 돌아왔는데 우리도 돌아가야죠." "그게 문제입니다. 저는 이미 퇴사했습니다. 돌아갈 자리는 회사가 아니라 집이거든요." 그때 오재현의 전화가 울렸다. 그는 설비 점검 완료 보고서가 아니라 **오승필과 문태수의 변경 이력 원본**이 확보됐다고 말했다. 누군가 공간을 돈으로 바꾸려 했던 과정은 이제 별도로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됐다. 내가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던전의 벽만이 아니라, 그 벽을 이용해 사람을 붙잡으려 했던 사람들의 행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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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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