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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195화
PAYLUA ORIGINAL · 제195화

아이의 빈 동그라미

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3,651자

오프라인 책장
아이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사건 기록을 통해서가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나는 여전히 그 이름을 몰랐다. 아이가 한서림에게 자기가 원하는 동화책 제목을 말했고, 한서림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왔다. 책 표지에는 밖으로 뛰어나가는 토끼가 그려져 있었다. 아이는 토끼가 위험한 동굴에서 나오고 나서 가장 먼저 무엇을 했느냐고 물었다. "밥 먹고 잤겠지." 나는 대답했다. 아이가 그 말을 듣고 웃었다. 며칠 전까지 아이는 '000 외부 관찰자'라고 표시된 팔찌 때문에 회사의 대리 관리자 후보로 등록될 뻔했다. 이제 공공 보호 절차를 통해 확인된 보호자와 안전하게 연락하고 있었고, 돌아갈 장소를 직접 선택할 시간을 받았다. 어머니라고 자처했던 여성과의 관계는 별도의 절차로 확인됐지만, 우리 사건 자료에는 서로의 이름이 들어가지 않았다. 누군가 그 빈칸을 불안해할 때마다 나는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킨 결과라고 설명했다. 어머니는 나와 이야기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다만 아이가 없는 자리에서 안전 기록에 관한 부분만 이야기하겠다는 조건이었다. 나는 그 조건을 받아들였다. 그녀는 공공 연락실의 작은 탁자 맞은편에 앉았다. 손에는 낡은 비닐 주머니가 있었다. 주머니 안에는 세모 셋, 네모 하나, 그리고 작은 빈 동그라미가 그려진 종이가 들어 있었다. "저 그림은 제가 아이에게 보여 줬던 겁니다." 여성이 말했다. "위험할 때는 밖으로, 쉬고 싶으면 쉬는 곳으로, 아직 확인 안 된 문은 비워 두라는 뜻이었어요." "그럼 직접 019 설비를 다루셨습니까?" "아니요. 제가 그 장치를 처음 만든 사람은 아닙니다. 다만 사람들이 길을 쉽게 이해하도록 안전 안내 자원봉사 일을 했어요. 아이가 기억하는 건 설비보다 제가 설명했던 말일 거예요." 그녀의 말은 아이가 왜 그림 속 빈 동그라미를 '엄마가 쉬어도 된다고 했던 자리'라고 불렀는지 설명해 줬다. 하지만 그 말만으로 어머니가 정하경이나 유선영, 신소림과 같은 사람이라고 결론 내릴 이유는 없었다. 오랫동안 우리는 그런 합치기를 막으려고 일해 왔다.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그녀가 말했다. "아이가 사건에 도움을 주었다고 영웅이라고 부르지 말아 주세요. 아이는 그림을 그렸을 뿐인데, 어른들이 그 그림을 허가서로 쓰려 했으니까요." 나는 고개를 숙였다. "저희가 더 일찍 멈췄어야 했습니다." "멈췄잖아요. 이제 아이가 쉴 수 있게 해 주세요." 그 말은 도원 0층에서 들은 수많은 긴급 경고보다 오래 남았다. 누군가를 구조했다는 사실은 그 사람에게 평생 사건의 증인이 될 의무를 부여하지 않는다. 아이가 원하는 것은 그저 토끼 책을 끝까지 읽고 잠드는 일이었다. 그날 오후 나는 1758 공공 회선의 오래된 전송 기록을 다시 확인했다. 17시 56분 유선영이 보냈다고 직접 인정한 외부 경고의 원본 신호 패턴과 17시 58분 외부 접수함에 저장된 12초 기록 사이에는 중계 장치의 식별 무늬가 남아 있었다. 기술 담당자는 원본 음성이 동일한 전송 흐름을 거쳤다는 높은 수준의 근거를 제시했다. 17시 58분에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별도 전화를 한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럼 1758의 최초 발신자가 유선영 씨였던 겁니까?" 강민재가 물었다. "17시 56분에 시작된 원본 경고가 17시 58분 수신 기록으로 남은 것으로 판단할 수는 있지." 내가 대답했다. "하지만 전송 사이에 다른 보조자가 있었는지, 나중에 합쳐진 음성이 없는지는 원본 확인 범위 밖이야. 확인된 만큼만 쓰자." 민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 같았으면 '아, 그럼 이 사람이 범인이네요'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이제 그는 '발신 확인자'와 '작동 원인 제공자'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 변화야말로 이번 사건이 남긴 드문 성과였다. 유선영은 제한된 범위에서 17시 56분 당시의 기억을 다시 말했다. "밖에서 안쪽 문이 흔들렸어요. 그래서 알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장치가 이름을 요구하더군요. 신고에는 제 이름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어요. 위험하다는 사실만 전달되면 됐으니까요." 그녀는 그 자리를 떠난 시각도 자기가 기억하는 만큼만 이야기했다. 자신의 퇴근은 다른 사람의 안전 확인과 다른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하린은 이를 1758 접수기록의 보충 진술로 보존했다. 이름 공개 범위를 스스로 정한 사람에게 모든 과거를 설명하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원본 신고에 신원이 없다는 이유로 막힌 회선은 이제 누구든 이용할 수 있었다. 나는 실제 신고가 하나 도착하는 것을 보았다. 강변 낮은 길에서 미끄럼 위험을 발견한 자전거 이용자가 위치만 알려 준 것이다. 아무도 그 사람을 도원 직원으로 등록하지 않았다. 한서림은 아이가 한밤중에 다시 0층으로 데려가 달라는 요청을 받지 않았는지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아이는 그런 일은 싫다고 직접 말했다. 담당자는 그 거절을 사건의 부족한 증거가 아니라 현재 존중해야 할 의사로 보존했다. 어머니는 아이가 이제 일반적인 생활을 이어 가길 원한다고 했다. 사건을 조사하는 어른에게는 조금 부족한 답일지 모르지만, 아이의 하루에는 충분한 답이었다. 그와 같은 시각, 도원 임원실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벌어졌다. 오승필이 공공 통로 보수비를 누가 부담할 것이냐며 지급 중지 신청을 냈다. 사고의 최초 원인 제공자가 확인되지 않았으니 당장 비용을 낼 사람이 없다는 논리였다. 그는 그 빈자리를 민간 운영권으로 채우겠다는 제안을 덧붙였다. 나는 분노보다 어이가 먼저 났다. 물이 새는 천장을 두고 누가 천장의 주인인지 토론하자는 뜻이었다. 오재현은 비용 보전 책임과 안전 통로 운영권을 분리해 다루겠다고 했다. 공공 시설 담당자는 긴급 보수와 구조를 멈추지 않았고, 책임 조사와 구상 절차는 따로 진행됐다. 오승필의 제안서는 심사 대상이 아니라 부당한 권한 전환의 증거가 됐다. 그는 회의장에서 나를 보고 말했다. "차도윤 씨, 이런 시설은 결국 누군가 책임지고 관리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현장 담당자를 세웠어요. 하지만 그 사람이 길을 소유하는 건 아니죠." "그럼 사고 나면 누가 책임집니까?" "잘못한 사람이요. 아직 못 찾았다는 이유로 길을 가져갈 수는 없죠." 오승필은 더 말하지 않았다. 나는 자신이 해낼 수 없는 일을 모두 떠안겠다는 영웅의 얼굴을 하고 싶지 않았다. 혼자 정답을 가진 사람을 원하는 곳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선택이었다. 저녁이 되자 한서림이 아이의 책 사진을 보내 왔다. 아이가 책을 다 읽고 마지막 페이지에 작은 그림을 하나 덧그렸다고 했다. 열린 동굴 밖에 아주 작은 의자 한 개가 놓여 있었다. 의자에 아무도 앉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곳에는 무언가가 빠진 느낌이 아니라, 누군가 쉬어 갈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나는 사진을 저장하라는 자동 추천을 거절했다. 한서림에게서 공개 허락받지 않은 아이의 그림은 내 작품도 내 증거도 아니었다. 대신 짧은 답장을 보냈다. '책 재미있게 읽었다니 다행입니다. 오늘은 더 조사하지 마세요.' 그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나는 내 손에 아직 회사의 마지막 장애 보고서가 들려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날 밤 019-00 원본 관측기에는 두 번째 복구 조건이 나타났다. `현재 공공 회신 경로 독립 수신 확인: 완료.`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과거의 사람을 찾는 일이 아니었다. **현재의 두 경계가 실제로 안전하며, 그 사이의 빈 폭을 그대로 비워 둘 수 있는지 검증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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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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