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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193화
PAYLUA ORIGINAL · 제193화

둘의 결재 하나의 거짓말

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3,534자

오프라인 책장
다음 날 도원솔루션은 '연례 혁신 우수사례 공유회' 안내를 보냈다. 나는 건물의 바닥이 이따금 지난주 것으로 바뀌는 와중에 혁신을 축하할 수 있다는 회사의 정신력이 새삼 존경스러웠다. 경품으로 안전한 비상구 하나라도 주면 참석을 고민해 볼 생각이었다. 우리가 실제로 모인 것은 공유회가 아니라 두 임현규의 별도 진술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회의실에는 마주 보는 의자 두 개가 놓였고 그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또 하나의 빈 의자를 끌어와 관리자를 지정하지 않았다. 김하린은 현장 안전에 관한 질문을, 오재현은 기록 변조 경위를 각각 담당했다. 검은 셔츠의 임현규는 자신이 도원솔루션 대표였다는 기억과 증거를 가지고 있었다. 고용계약서, 주주총회 의사록, 오래된 사진 속 서명이 일치했다. 그렇다고 양복을 입은 사람이 거짓이라는 뜻은 아니었다. 그쪽 역시 자신의 기억과 몸과 현재의 선택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두 사람을 하나의 결재권자로 묶어 사건을 끝내는 지름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제가 회사 대표가 맞다면, 그동안 왜 제 도장으로 다른 사람이 계약했습니까?" 검은 셔츠 임현규가 물었다. "제게도 그걸 묻고 싶습니다." 양복의 방문자가 대답했다. "저는 계약한 기억이 없습니다. 그런데 결재 완료 화면에는 제 손이 찍혀 있습니다." 그가 내놓은 17시 54분 종이컵 받침의 사본과 17시 55분 출입문 모드 전환 기록을 나란히 놓았다. 하나에는 '두 번째 관측 미확인', 다른 하나에는 '전환 승인 완료'가 적혀 있었다. 두 기록의 발신처는 서로 다른 장비였다. 사람 얼굴 사진을 덧대기 전의 승인 시스템은 그 모순을 그대로 표시하고 있었다. "문제는 17시 55분에 누가 승인했느냐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문서윤이 말했다. "원본에는 승인 조건이 채워지지 않았는데, 그 자리에 대표이사 사진을 넣은 작업이 있었어요." 오재현은 서버 로그를 공개할 수 있는 부분만 뽑아 보였다. `SAFE_EXIT_BACKFILL / 결재 이미지 자동 보충`. 입력 출처 두 개, 출력 이미지 한 개. 두 임현규의 서로 다른 시각 얼굴과 손 동작을 합쳐 한 사람이 결재한 것처럼 보이게 만든 합성 기록이었다. 이전에 '세 번째 임현규'라고 불리던 로그는 바로 그 출력물이었다. 검은 셔츠 임현규의 얼굴이 굳었다. "제 인사 결재 명의를 누가 빌렸습니까?" "일단 사람이 아니라 프로그램이 합친 사실까지 확인했습니다. 그 변경을 누가 요청했는지는 감사가 더 필요합니다." 오재현이 답했다. 이처럼 정확히 모르는 것을 정확하게 말하면 대화가 느려졌다. 그러나 느리게 말한 덕분에 현장에서는 아무도 벽 속에 갇히지 않았다. 양복의 방문자는 서류를 한참 들여다봤다. "그럼 저는 원본이 아니어서 없어져야 합니까?" 나는 그를 바라봤다. 답을 서둘러 하려는 순간 지붕의 환풍기가 한 번 흔들렸다. 하루 종일 같은 질문이 떠돌았다. 누가 원본이고 누가 복사본인지. 하지만 방금 그 질문을 한 사람은 실제로 무서워하고 있었다. "그럴 이유는 없습니다. 당신의 오늘을 지울 권한이 누구에게도 없으니까요." 내가 말했다. "지금 필요한 건 어떤 사진이 합쳐졌는지 확인하는 일이지, 살아 있는 사람을 회수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는 물컵을 잡았다. 손에 아주 작은 떨림이 있었다. 나는 그의 손을 흉내 내는 가짜 출력물과 지금의 그 손이 다르다는 것을 그제야 분명히 보았다. 둘 중 하나가 인간의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지 따지는 회의는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고 싶었다. 당장 물컵이 미끄러지지 않게 받침을 놓아 주는 편이 유익했다. 테이블 위에는 두 개의 물컵이 놓여 있었다. 두 컵에서 서로 다른 물결이 일었다. 한쪽을 비웠다고 다른 한쪽까지 마신 것이 되는 일은 없었다. 서지완이 뒤늦게 회의실에 들어왔다. 그는 이제 실제 입사 예정 시각이 지났지만, 자신을 본인 동의 없는 '미래 출석자'로 등록했던 목록은 아직 정정 중이라고 했다. "저는 출근할 수 있는 회사가 있으면 출근하고 싶어요. 그런데 이쪽 회사는 퇴근할 수 있는지부터 물어봐야겠네요." "면접에서 그걸 물으면 당연히 탈락할 겁니다. 위험한 질문이거든요." 지완은 웃지 않았다. 대신 입사할지 철회할지 스스로 결정할 기간을 요청했다. 검은 셔츠 임현규는 실제 법적 절차에 따라 그의 요청을 처리하겠다고 했다. 나 역시 동의했다. 내일 출근부가 그를 이미 출근한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오늘의 지완이 책임을 떠안을 필요는 없었다. 그사이 수사기관과 공공 시설 감사 담당자들은 FM-TRANSFER 업무 계정의 이력을 확인하고 있었다. 안전 경고 회선과 인사·자산 계정을 합치는 작업은 한 번의 클릭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여러 부서가 '임시 연결'을 영구 운영으로 옮겨 적었고, 그때마다 중지 조건 한 줄씩이 사라졌다. 누군가는 비용을 줄이려 했고, 누군가는 편리해서 승인했으며, 누군가는 그 빈 공간을 임대료로 바꾸려 했다. 오승필의 이름도 그 과정에서 나타났다. 그러나 그가 17시 54분의 첫 관측을 지시했다는 증거는 없었다. 대신 나중에 사고를 이용해 공간 자산 등록을 추진했고, 허위 승인 이미지를 제출한 기록은 남아 있었다. 그 두 가지 사실을 구분하는 것은 그에게 관대한 일이 아니라 피해를 실제로 구제하기 위한 일이었다. 문서윤은 회의의 마지막 안건으로 두 임현규의 손바닥을 각각 사진에 담을지 물었다. 양복의 방문자는 거절했고, 검은 셔츠 대표는 현장 안전 기록에 필요한 범위만 허락했다. 아무도 두 손 사진을 합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회의실 화면의 `결재권자 동기화 필요`라는 붉은 글씨가 처음으로 사라졌다. 대신 낡은 회의용 마이크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중지 조건 확인 대기`. 화면 한구석에 오래된 인물 사진이 떠올랐다. 사진 속 두 관측자는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다. 그 가운데 한 명의 얼굴은 유리판의 반사 때문에 보이지 않았다. 장혜원은 그 자료가 당시 누가 출석했는지를 증명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그 사진을 한참 봤다. 처음 이 회사에 입사했을 때 내 사원증 사진도 심각하게 못 나왔었다. 그러나 못 나온 사진을 근거로 누군가를 사라지게 하거나 소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도원 시스템은 그 평범한 상식을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회의가 끝나자 검은 셔츠 임현규가 나를 불렀다. "도윤 씨, 회사가 당신에게 진 빚이 있습니다." "미지급 야근수당 말씀이십니까?" "그것도 있고요. 제 이름으로 내린 적 없는 명령 때문에 위험에 처하게 한 책임도요." 나는 잠깐 침묵했다. 적어도 그의 사과가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출력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고 싶었다. 그는 내게 서명하라고 하지 않았다. 뒤늦게 도착한 사과는 해결책이 아니었지만, 회복의 출발점일 수는 있었다. 그 순간 구체의 반대편에서 벽이 조용히 접혔다. 두 사람의 결재 이미지를 분리한 뒤 생긴 변화였다. 이번에는 누군가 나타나는 대신,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두 개의 작은 창문이 생겼다. 그 아래 문구는 단순했다. `한 사람이 확인하지 않은 것을 다른 사람이 완료할 수 없음.` 나는 그 문구가 왜 이제야 붙었는지 몰랐다. 다만 이제 그것을 실제 안전검사에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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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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