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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187화
PAYLUA ORIGINAL · 제187화

엄마가 있던 바깥

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3,603자

오프라인 책장
아이의 엄마를 찾는 일이 일곱 살 때 잃어버린 장난감을 찾는 일처럼 돼서는 안 됐다. 이름 없는 아이는 지금까지 자신의 이름도, 엄마의 이름도 말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한서림은 우리가 그 의사를 지키는 동안 아이가 처음보다 조금 더 편안하게 잠을 잔다고 했다. 하지만 아이의 그림에 있는 빈 네모가 019-00의 구조와 닮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자꾸 아이를 증인으로 부르려 했다. 그날 아침, 강변 공공 담당자 김하린에게 연락이 왔다. 019-00 원본 안전 보존 목록에서 '외부 동행 보호자 연락 경로'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연락 경로는 가족 명단이 아니었다. 사고 때 아이가 함께 있었다면 보호자에게 어떻게 알릴지를 정한 안전 절차였다. 그곳에 000이라는 단말 번호가 있었다. 인사 장부는 이미 그 번호를 사람의 이름처럼 취급하고 있었다. "또 아이를 부르면 안 됩니다." 나는 말했다. "원본 안전 기록을 조사한다고 보호자를 강제로 출석시킬 권리는 없어요." 김하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아이의 신원 탐색 대신 해당 기간의 공공 신고 유지 기록을 대조했다. 옛 019 강변 보관소에서는 위험 시험 당일 아이를 동반한 방문자에게 별도 대기 장소를 안내했다고 적혀 있었다. 실제 그 아이가 지금의 000 아이인지, 여러 해 전의 다른 아이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후대 전산은 '아이 보호 공간'을 '어린 관측자'로 표기하고 있었다. 한서림이 내게 물었다. "아이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는 게 항상 좋은 걸까요? 혹시 엄마를 기다리는데 우리가 모르는 길이 있다면요?" "물어볼 수는 있죠. 하지만 답하지 않을 자유도 있어야 해요. 그리고 도윤 씨 이름으로 누군가를 찾아오라는 자동 명령은 안 됩니다." 김하린이 대신 대답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가능한 안전한 연락 통로를 열어 두는 것이었다. 그 통로를 이용할지 결정하는 것은 아이와 실제 보호자였다. 점심 무렵, 한서림을 통해 아이에게서 작은 질문이 왔다. "엄마가 돌아오면 회사에 가야 해요?" 아이는 내가 아니라 한서림에게 직접 물었다. 나는 답변을 적어 보냈다. "아니. 안전한 곳으로 올 수 있고, 그 길은 회사가 정하지 않아." 아이는 잠시 뒤 그림 하나를 보내 왔다. 이번에는 세모 셋과 네모 하나 사이에 작은 점선이 있었다. 그림 아래에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엄마가 밖에 있어도 쉬는 자리는 남겨 줘.' 한서림은 아이가 이 문장만 우리에게 보여 주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그림 전체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 말은 우리에게 원래 빈 기준점의 용도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비어 있는 공간은 누군가를 붙잡는 예약 자리가 아니라, 안전한 다음 선택을 위해 남겨 둔 자리였다. 한서림은 아이와 함께 접은 종이 새를 하나 만들어 두었다고 했다. 아이는 새를 창문에 붙이며 "문이 사라지면 새가 어디로 나가요?"라고 물었다. 한서림은 "그러면 창문을 새로 그리는 게 아니라, 지금 열리는 진짜 문을 찾자"고 답했다. 나는 그 말이 마음에 들어 메모장에 적었다. 우리가 기술자라는 이유로 현장의 답을 늘 가장 먼저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날 오후 그 자리가 정말 위험해졌다. 도원 0층의 빈 관측실에 수십 개의 바닥 표시가 생겼다. `보호자 인계 000`이라는 안내가 반복되면서 출입문이 자꾸 열렸다 닫혔다. 현재 위치를 확인하지 못한 사람을 '가족 인계'라는 이름으로 공간에 불러들이려는 자동 시도였다. 현장 시설팀은 즉시 문을 정지시키고, 사람을 격리 구간에서 모두 내보냈다. 문서윤은 경고 로그를 확인했다. `FAMILY_REUNION_SIM`이라는 이름의 후대 옵션이었다. 원래 안전 자료에 있던 가족 연락 절차를 복구 시험의 대리 참여자로 변경한 흔적. 그것은 아이에게 좋은 일을 해 주려는 기능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사람의 이름 없이도 가족이 올 자리까지 만들어 버리는 위험한 기능이었다. 누군가 이 시뮬레이션을 상업 시설의 '자동 고객 유입' 시험으로 전용했을 가능성도 나타났다. "아무도 없는데 가족이 도착했다고 처리하면 어떻게 되죠?" 내가 물었다. "없던 문턱을 더 만들고, 실제 대피 안내를 바꿔 버릴 수 있어요." 서윤이 말했다. 우리는 공공 보호자 연락 기능은 살리고 공간 재현 시뮬레이션만 격리했다. 아이가 실제로 만나야 할 사람과 만나도록 돕는 길을 막아서는 안 됐기 때문이다. 김하린은 일반 주민도 이용할 수 있는 익명 연락 창구의 안내를 준비했다. 시설을 소유한 누구의 허락도 필요 없는 연락 방식이었다. 그날 오후 늦게 공공 안내소에 여성 한 사람이 찾아왔다. 겉옷 소매에 빗물이 묻어 있었고, 손에는 작은 메모지가 들려 있었다. 그는 직원증이나 회사 명함을 내놓지 않았다. 안내소 담당자에게 먼저 물었다. "보호자 연락을 요청하면 어디에서 쉬면서 기다릴 수 있습니까?" 담당자는 안전한 대기 공간과 당사자 확인 절차를 설명했다. 그 여성은 자신을 '아이를 찾는 사람'이라고만 소개했다. 한서림은 아이의 보호자라고 곧바로 인정하지 않았다. 우리는 방문자의 신원과 아이와의 관계를 별도로 확인할 수 있는 절차를 연결했다. 아이의 사진이나 위치를 보여 주지 않은 채, 방문자가 제공하는 자료와 안전한 공공 연락 방식부터 받았다. 그는 종이에 작고 익숙한 도형을 하나 그렸다. 세모 셋과 네모 하나. 그리고 네모 옆에 빈 동그라미. 내가 수백 장의 기록에서 보았던 그림이었다. 그렇지만 그림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엄마임을 증명하지는 않았다. 누구나 그릴 수 있었고, 회사 기록에서 보았을 가능성도 있었다. "이 도형을 누가 알려 주셨나요?" 김하린이 물었다. 여성은 잠시 숨을 고르고 말했다. "예전에 아이에게 제가 그려 줬어요. 다만 오늘 아이가 절 보고 싶지 않다면 억지로 만나지 않겠습니다." 그러고는 오래된 공공 보호자 연락 수첩을 꺼냈다. 수첩에는 아이의 실제 이름이 적혀 있었지만 그는 그것을 우리 모두에게 펼치지 않았다. 김하린은 지정된 보호자 확인 담당자와 별도의 공간으로 안내했다. 나는 묻고 싶은 것이 많았다. 이 사람이 최초 신고자 유선영인지, 원본 검수자 정하경인지, 혹은 우리가 전혀 모르던 사람인지. 하지만 그 질문들이 안전한 가족 연락보다 먼저일 수는 없었다. 누군가가 오랫동안 회사의 그림자 안에서 아이를 기다렸다면, 첫 만남을 조사실에서 치르게 할 수는 없었다. 그날 밤 하진이 전화를 걸었다. "도윤 씨, 저 여자분이 아이 엄마일까요?" 그는 소문을 들은 듯했다. "그건 지금 말할 수 없어. 확인해야 하는 사람들이 확인하고 있어." 내가 말했다. "근데 앞으로 밖에서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난 건 좋은 일이지." "엄마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퇴사해야 하는 직원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나는 웃었다. "그건 나도 같은 생각이야." 그 사이 019-00의 구체 아래에는 새로운 안내가 떠 있었다. `보호자 회신: 공식 경로 도착 / 인사 시스템 결합 금지`. 누군가 아이의 이름을 집어넣으려 시도했지만, 이번에는 공공 담당자의 독립 회신이 먼저 표시됐다. 이어서 훨씬 오래된 문장 하나가 아래에 나타났다. `17:54 관측 실험 당시 / 가족 연락선 별도 유지 / 내부 발신 실패 원인 미해결`. 아이와 엄마의 이야기는 오래된 실험과 이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두 사람이 실제로 만나길 원하는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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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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