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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185화
PAYLUA ORIGINAL · 제185화

대표가 둘인데 승인자는 없다

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3,586자

오프라인 책장
대표이사가 둘이라는 문제는 회사에 다니던 시절에도 겪어 보지 못했다. 그때는 한 명만 있어도 충분히 피곤했다. 하지만 지금 도원솔루션에는 검은 셔츠를 입은 임현규와 양복을 입은 임현규가 있었다. 서로 같은 얼굴을 하고도 서류를 다르게 기억했고, 자신의 진술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싶어 하지 않았다. 둘 중 하나를 없애면 결재가 간단해진다는 제안은 이미 여러 번 받았다. 그 제안을 한 사람들은 늘 자신이 지워질 쪽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019-00의 구체가 '마지막 정산'을 예고한 다음 날, 공동 운영사 기록 보존실에서 원본 승인 장부의 외부면이 확보됐다. `17:54 관측 재생 시험 조건부 검토`. 승인자가 둘로 기록된 부분은 수기와 전산의 날짜가 달랐다. 검은 셔츠 임현규는 오래전 본인이 외부 신고 회선을 먼저 지키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양복 임현규는 결재회의 자체가 열리지 않았으며 시스템이 참석 명단을 자동으로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분 중 진짜 대표가 누굽니까?" 오재현이 묻지 않은 것은 현명했다. 우리는 그 질문으로 처음부터 사고가 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대신 그는 두 사람 각각에게 어떤 자료를 실제로 보았는지, 무엇을 승인하거나 거절했는지 제한적으로 물었다. 질문을 나누자 상반된 증언 속에서도 일치하는 부분이 생겼다. 17시 54분에 어느 누구도 구체를 실제 건물 좌표로 만들라고 결재한 기억이 없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회의 자료의 전산 이력에는 두 사람의 사진이 동시에 붙어 있었다. 사진을 확대하자 양복 임현규 뒤의 창문에는 낮 풍경이, 검은 셔츠 임현규 뒤에는 밤 풍경이 보였다. 동일한 장소의 같은 시각일 수 없었다. 사진의 생성 날짜는 같은데 빛의 방향은 달랐다. 하진을 닮은 모의 영상처럼 서로 다른 때의 모습을 한 회의에 끌어다 놓았을 가능성이 있었다. "제 영상은 오래전 병원 시설 점검 회의에서 찍힌 겁니다." 양복 임현규가 말했다. "그런데 저를 이 자리에 앉혀 놓았군요." "그게 사실이라면 당시 실제 회의 자료가 필요합니다." 서윤은 그렇게 답했다. 누가 원본이고 누가 대역인지 결론 내리는 것은 나중 문제였다. 지금은 두 사람의 사진을 합성한 결재가 현장 안전을 변경했는지 확인해야 했다. 강민재는 서명 검증 기록에서 기묘한 오류를 찾았다. `두 관측자의 합산 동의 = 1`. 원래는 서로 다른 두 안전 관측자가 각각 승인 여부를 남기는 구조였는데, 같은 이름으로 보이는 두 영상이 서로 합쳐져 한 사람의 최종 결재가 만들어졌다. 두 임현규의 얼굴이 동일하기 때문에, 시스템은 한 사람의 영상 두 개를 '중복 확인'으로 처리했던 것이다. 도원 이전 과정에서 이런 결재가 원본보다 더 높은 권한을 받았다. "그럼 회사 대표 둘이 위험하다는 게 아니라, 대표가 두 명이라는 모양으로 승인 수를 채운 거군요." 내가 말했다. "그렇죠." 민재가 답했다. "모두가 회의에 참석한 사진만 있으면, 안전을 확인하지 않아도 전원 동의가 되는 구조예요." 내가 회사를 그만둔 이유가 갑자기 명확해졌다. 안전장치가 만든 사직서보다 오래된 습관 때문이었다. 오승필의 법무 대리인은 그날 저녁 급하게 회의를 요구했다. 내일 오전부터 019-00의 빈 기준점을 사업자 소유 시설로 등록하지 못하면 민간 안전 복구 비용이 회수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그는 '책임자 부재'를 강조하며 두 임현규 중 한 사람이 총괄 관리자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그 문서에 기계식 안전 회선 유지 비용을 낼 시민들의 이름이 없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책임을 지겠다는 말과 권리를 갖겠다는 말 사이에는 긴 통로가 있었다. 한때 검은 셔츠 임현규는 양복 임현규의 눈을 피했다. "당신이 진짜라면 내가 지금 살아 있는 이유는 뭡니까?" 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양복 임현규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저도 그 질문을 듣는 게 두렵습니다. 하지만 지금 잘못된 문을 여는 서명에는 참여하지 않을 겁니다." 둘의 합의는 서로의 정체를 승인하는 일이 아니었다. 현재의 선택을 존중하겠다는 아주 작은 약속이었다. 실제로 태형공간자산이 모든 수선비를 부담한 것도 아니었다. 공공 시설팀의 지급 내역과 옛 미지급 수선비 기록이 남아 있었고, 회사가 제공한 것은 중간 장치와 일부 인력뿐이었다. 시설 비용을 냈다는 사실로 공공 대피로를 소유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계속 대체 출구와 '최초 사용권'을 묶으려 했다. 그날 밤 강변에서는 도로 표지판이 갑자기 019의 옛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인근 시민 두 명이 헷갈려 잘못된 옛 계단으로 들어갈 뻔했다. 우리는 공공 신고 회선에서 현장 안내를 받았고, 이선경의 시설팀이 실제 지상 우회로를 확보했다. 양복 임현규는 현장 영상을 보자 자신이 과거 검수 때 제거하자고 했던 표지판이라고 증언했다. 검은 셔츠 임현규는 그 표지판이 당시에도 실제로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기억이 동시에 눈앞에 나타났다. "이걸 누가 먼저 생각했죠?" 나는 물었다. "기억이 아니라 관측 조건을 확인하세요." 장혜원이 말했다. "저 표지판이 지금 어떤 길을 가리키는지와, 그 길에 실제 사람이 있는지요." 우리는 그 말대로 했다. 표지판을 무작정 부수는 대신 진입을 막고, 어떤 시각의 설비가 왜 나타났는지를 분리했다. 구체가 과거 공간을 만드는 기능과 두 대표의 상반된 기억은 연결될 수 있지만, 그중 누구의 기억이 실제 원본인지 아직 모른다. 보존실의 가짜 결재 문서를 분석하던 민재가 갑자기 나를 불렀다. "형, 이거 봐요. 합산 동의 한 건이 아예 승인자 이름을 참조하지 않아요." 모니터에는 `ORIGINAL_OBSERVER_PAIR = NOT_CONFIRMED`, `EXECUTIVE_IMAGE_PAIR = MATCHED`가 나란히 보였다. 최초 현장 관측은 미확인이지만, 임원 얼굴만 두 번 일치하면 승인으로 넘어간다는 잘못된 식이었다. 그것은 안전장치의 핵심인 '서로 다른 위치의 확인'을 완전히 없애는 방법이었다. 두 임현규는 처음으로 같은 문장에 서명했다. 단 하나의 합동 결재가 아니었다. 각각 독립적으로 작성한 이의서의 문장이 우연히 같았다. `현재의 내 모습이나 과거의 사진은 17:54 관측 재생의 승인 증거가 아니다.` 오재현은 두 문서를 따로 보존했다. 서로 같은 얼굴을 한 두 사람이 각자 책임지고 말하는 순간, 그들의 증언은 처음으로 얼굴이 아니라 내용으로 기록됐다. 그날 새벽 019-00의 구체에 다시 다섯 번째 현관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현관 위에 회의실 문패가 걸려 있었다. `최초 승인 회의`. 그러나 구체 속에는 의자 두 개와 빈 탁자만 있었다. 사람이 앉지 않은 의자 사이로 검은 그림자가 길게 뻗었다. 그림자의 끝에 놓인 명찰에는 사람 이름이 아니라 업무 계정이 적혀 있었다. `FM-TRANSFER / 최초 승인자 자동 대체`. 나는 화면을 보며 말했다. "대표가 두 명이어도 회사가 하나로 안 돌아가더니, 결국 아무도 없는 회의에서 혼자 결재한 거구나." 서윤이 피곤한 눈으로 웃었다. "그러니까 다음엔 기계가 먼저 퇴사 신청을 내야겠네." 그 말이 장난처럼 끝나지 않았다. 장치 하부에서는 빈 탁자의 그림자가 실제 바닥의 균열과 맞물리고 있었다. 누가 승인했는지의 문제가 아니라, **승인하지 않은 결정이 어떻게 현실에 흔적을 남겼는지** 확인할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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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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