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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165화
PAYLUA ORIGINAL · 제165화

출석은 재현 승인서가 아니다

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3,521자

오프라인 책장
장혜원의 방문이 원본 위치 승인으로 처리됐다는 보고를 듣자마자 나는 예전에 인사팀에서 들었던 말을 떠올렸다. `본인 출석을 확인했으니 동의한 것으로 하겠습니다.` 그때는 서명 한 줄 때문에 야근 수당을 포기할 뻔했다. 지금은 서명 한 줄이 복도를 만들어 낼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도원의 재현 대기 화면에는 장혜원의 이름이 초록색으로 표시돼 있었다. `원본 보관자 현존 확인 / 위치 보정 권한 자동 복구`. 그러나 그는 공공 기록실 의자에 앉아 있었고, 도원 출입증은 발급받은 적조차 없었다. “본인 확인과 원격 접근은 다르죠.” 서윤이 말했다. “이 회사는 늘 둘을 같은 뜻으로 썼어요.” 김하린은 공공 안전 기록실의 인증 결과를 통째로 넘기지 않았다. 대신 `당사자 대면 증언이 있었음`과 `설비 재현 승인 없음`을 별도 사실로 남겼다. 오재현은 그중 전자를 장혜원 본인의 허락을 받아 감사 기록으로 접수했지만, 후자는 0층 시스템에 그대로 보내지 않았다. 그 시스템은 '승인 없음'이라는 단어에서 승인 두 글자만 떼어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차단이 늦어졌다. 도원 11층 방화문이 울리고, 빈 회의실 천장에서 낡은 강변 안내판의 녹색 그림자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시설팀이 현장 문을 닫고 소방 담당자에게 연락했다. 나는 사진을 확대하다 손을 멈췄다. 아직 시각 정보가 없는 장면에 `관측자 복귀 완료`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장혜원 씨는 회의실에 간 적 없어요.” 민재가 말했다. “그러니까 사람을 복귀시킨 게 아니라, 없는 좌표에 그 사람 이름을 붙인 거야.” 오승필은 이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장혜원이 공공 기록실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이유로 대체 관측 장소의 운영 책임이 확정됐다고 주장했다. 그다음 수순은 너무 빨랐다. 대체 관측 장소를 응급 시설로 지정하고, 자신이 시공을 담당하고, 구조 비용을 청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애초에 우리가 승인할 수 없는 절차를 승인된 것처럼 꾸며 절차적 기정사실을 만들려는 것이었다. “재현을 멈추면 피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오승필의 변호인은 말했다. “그런데 이를 중단시킬 권한은 누가 가진 겁니까?” 서윤이 서류를 받아 들었다. “실제 화재 피난에 영향이 생기면 시설 안전 담당자는 위험 구역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권한이 가짜 회의실을 임대해 줄 권한은 아니죠.” 그는 반박할 말을 찾는 동안 다른 수단을 썼다. 태형공간자산 협력 장비가 도원 11층에 `긴급 관측 완료`라는 종이를 출력한 것이다. 서명 칸에는 `장혜원`이 적혀 있었다. 서윤은 출력물의 원본 발행자와 장혜원의 직접 의사를 분리해 보존했다. 장혜원은 공개 기록에 간명하게 적었다. `저는 위 위치를 확인한 적 없으며 재현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문장을 화면에 직접 붙일 수는 없었다. 금지 문장을 출력한 장치가 오히려 자동 승인을 호출할 가능성이 있었다. 우리는 더 단순한 사실에 집중했다. 현재 강변 보관소와 도원 회의실은 서로 다른 실물 장소이고, 장혜원이 있을 때 두 곳에서 촬영한 손전등 위치와 시계 화면이 다르다는 것. 두 현장 검수가 불일치하면 자동 재생을 중단해야 한다는 구형 원칙을 다시 사용했다. 오승필이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더 지능적이었다면, 그는 다음 방법을 썼을 것이다. 실제로 그랬다. 강변 보관소와 도원 회의실의 화면을 같은 사진으로 바꿔 버렸다. 두 곳을 똑같이 보이게 만들면 검수 불일치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화면을 믿지 마세요.” 나는 무전기에 말했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 바닥 재질과 공기 흐름을 확인합니다.” 배만식은 도원 11층에서 습도계와 수동 수평계를 들었다. 이선경은 강변에서 벽면 타일의 파손 상태를 기록했다. 두 보고서는 의도적으로 서로 다른 항목을 포함했다. 같은 사진 한 장으로 두 장소를 위조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화면이 뒤바뀌어도 실물 바닥은 달랐다. 진동은 다르게 느껴졌고, 오래된 안내판 터에는 도원의 화재 경보기가 없었다. 장치가 마침내 멈췄다. `현장검수 불일치 / 재현 보류`. 바로 뒤이어 11층 천장에서 내리던 녹색 그림자도 더 내려오지 않았다. 이미 생긴 부분은 남아 있었다. 우리는 설비 안전 담당자와 함께 침수·낙하 위험을 확인한 뒤 건물 사용 구획을 다시 나누었다. 재현이 멈춘 뒤 현장 안전 조치는 두 갈래로 나뉘었다. 임시로 나타난 녹색 구조물은 낙하 가능성이 있어 접근을 막았고, 실제로 기존 구조물과 이어진 부분은 안전 담당자의 확인을 받기 전까지 사용하지 않았다. 11층에서 야근하던 직원들은 이미 확인된 계단을 통해 내려왔다. 누군가는 이번에도 퇴사자에게 감사 인사를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말했다. “저보다 지금 여기서 실물 계단을 확인한 시설팀과 안전팀에 하세요.” 민재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왔다. “형, 근데 또 장혜원 씨가 오늘 현장에 있었다는 걸 시스템이 저장할 거잖아요. 내일 다시 승인으로 읽으면 어떡해요?” 나는 그럴 수 있다고 인정했다. 한 번의 차단으로 끝낼 수 있는 사고였다면 우리가 이렇게 오래 싸우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단순히 자동 작업을 정지하는 대신 `대면 증언`과 `시설 재현 승인`이라는 두 종류의 데이터가 서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중계선의 처리 규칙도 검토하기로 했다. 김하린은 공공 기록 원본을 기업 서버에 업로드하지 않고 필요한 상태 신호만 전달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그 과정에서 회사 보안 담당자가 볼멘소리를 했다. “이러다 외부에서 아무도 승인 못 하면 누가 책임을 지죠?” 나는 대답했다. “승인자가 없으면 안전한 상태로 멈춰 있도록 설계해야죠.”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게 이렇게 어려운 말일 줄 몰랐네요.” 나 역시 예전에는 몰랐다. 관리자에게 승인 버튼을 하나 더 붙이는 편이 편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 하나를 강제로 만들고도 `처리 완료`라고 표시하는 시스템을 겪은 뒤에는 생각이 바뀌었다. 서윤은 야간 교대자에게도 같은 사실을 설명했다. 오늘 승인된 것은 현장 접근 제한과 독립 경보 회선 유지뿐이며, 사람의 복귀나 새로운 공간 생성을 승인한 사람이 없다는 것. 그 짧은 설명을 세 번 반복한 뒤에야 새 작업자가 이해했다. 서류를 제대로 이해시키는 일은 버튼을 한 번 누르는 것보다 느렸다. 그래서 더 필요했다. 장혜원은 늦은 밤까지 공공 기록실에 남아 자신이 보관했던 자료의 목록을 정리해 주었다. 한 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누가 처음부터 빈 좌표를 만들었는지 알아보려면 이걸 보셔야 해요.” 그곳에는 인계 당시의 기계 번호가 아닌, 손으로 쓴 짧은 경고가 있었다. `좌표가 없는 사람을 찾으려 하지 말고, 사람을 찾는 좌표가 왜 필요한지 물을 것.` 서윤이 묻자 장혜원은 고개를 저었다. “제가 쓴 문장이 아닙니다. 당시 현장 실험자 중 누군가가 남긴 말이죠. 실험 기록에는 한 사람 이름 대신 `현장 관측 1`만 남아 있었습니다.” 우리는 사람을 대신 생성하려던 절차를 막았다. 하지만 기록을 처음 작성한 사람을 찾으려면 또 하나의 과거를 조사해야 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장혜원은 `현장 관측 1`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오래된 소리를 떠올리는 표정이었다. 누가 손잡이를 두드리며 세 번 멈췄다는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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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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