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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120화
PAYLUA ORIGINAL · 제120화

건물이 아니던 것을 지키는 사람

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3,608자

오프라인 책장
등록이 멈춘 다음 날, 도원 건물 앞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출근하는 직원들이 있었다. 그것이 신기했다. 하루 전까지 골목에 생긴 0층 문이 사람을 가두려 했고, 지하철 안내판은 회사 식당으로 대피하라고 했는데, 오늘 사람들은 커피를 들고 제각기 바쁜 표정으로 걸었다. 사람이 사고를 견디는 방법은 생각보다 평범한 데 있었다. 나는 그 길을 막지 않으려고 밤을 새웠다. 문서윤은 보류 처분이 영구적인 해결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민간 시설 운영망의 자동 전파는 중단됐지만, 실제 공간 중첩이 일으킨 손상은 수리해야 했고 협의회 내부의 승인 책임도 확인해야 했다. 도원 골목의 회색 문은 그대로 남아 있었으나 더 커지지 않았다. 구조대와 시설 담당자들은 안전한 보행 통로를 확인하고 손상 구획을 통제했다. 우리는 다시 편한 말로 '정상화 완료'라고 쓰지 않았다. 오재현이 자료 한 묶음을 가져왔다. 그는 이번에는 협의회 명함보다 실제 자료 목록을 먼저 보여 줬다. `REG-ZERO-019 등록 배포 이력`, `019-S 분리판 반출 관련 상반된 승인서`, `OUT-019-0 외부 이의 보존 기록`. 세 종류의 기록은 서로 다른 부서에서 작성됐다. 처음 안전망을 설계한 사람과 이를 자산으로 편입하려 한 사람, 자동으로 전파한 사람을 한 묶음으로 만들면 책임도 흐려질 것이다. 문태수는 서면으로 반론을 제출했다. 시설을 등록해야 관리 비용이 나오고, 그래야 17개 건물의 출입구를 유지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 말에는 실제 예산 문제가 섞여 있었다. 이선경은 공공시설 보수와 민간 자산 등록은 독립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 위험 신고의 운용을 건물 소유권과 묶지 않으면 안 된다는 법은 없었다. 오히려 구형 설비의 자동 등록을 안전 기능으로 오인하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나는 OUT-019-0의 공개면을 다시 펼쳤다. 옛날 누군가 남긴 이의 신청은 지금과 같은 문제를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경계는 출입할 사람을 소유하지 않는다. 신고가 끝나지 않아도 대기자는 떠날 수 있다.` 그 아래에는 보존인 이름이 없었다. 대신 접수 장치의 작은 네모 도장이 찍혀 있었다. 우리는 그 도장을 임의의 사람 이름으로 번역하지 않기로 했다. 실제 신청자의 신원은 여전히 조사 중이었다. 김하린은 외부 회신망에서 중요한 검증 결과를 가져왔다. 제삼자 단절기는 한때 고장으로 기록됐지만 원래는 인사망이 회신 실패를 사람의 의무 출석으로 바꾸려 할 때 자동으로 끊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17시 56분의 A/B 분리 신호를 공공 기록으로 보존한 덕분에, 17시 57분 최초 사고와 17시 58분 외부 신고의 관계를 더 정확히 추적할 수 있었다. 누군가 수동 손잡이를 당겼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회신을 끊은 사람=범인'이라고 단정할 이유는 사라졌다. 오후에 하림이 찾아왔다. 예전에는 B-0에서 문을 열어 달라고 요청하던 그가 오늘은 스스로 오겠다고 연락했다. 그는 따뜻한 도시락을 두 개 사 왔다. “지난번에는 누가 밥을 갖다 줬는지만 생각했는데, 오늘은 같이 먹을 사람이 있더라고요.” 우리는 도원 건물 밖 벤치에 앉았다. 한 개는 그가 먹고 다른 한 개는 민재에게 줬다. 나는 농담했다. “왜 저한테 안 주세요?” “대표님은 세 명인데 도시락은 두 개입니다.” 하림이 말했다. “저 대표 아니거든요.” 나는 그렇게 웃을 수 있는 날이 반가웠다. 하림은 도시락을 먹다가 잠시 진지해졌다. “제가 안쪽에 있을 때 들었던 건 누군가 저를 기다린다는 말이 아니었어요. 문 밖에도 누가 있다는 경고였어요.” “누구였는지 기억나십니까?” “아니요. 기억나는 건 제가 그 사람을 대신해 안쪽에 남으라는 말을 들었을 때 싫다고 했다는 것뿐입니다.” 나는 그 말을 기록했다. 그가 과거 최초 시험자와 같은 사람인지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의 선택은 명확했다. 더 이상 누군가를 대신해 남지 않겠다는 것이다. 서지완에게서도 연락이 왔다. 그는 이제 정식 입사 절차의 실제 인사 담당자에게 안전 조건을 확인받고 싶다고 했다. 프로그램 속 `내일 입사` 표시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었지만, 자기 삶을 그 화면에 맞추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저는 오늘 일을 시작할지 말지를 제가 결정하고 싶어요.” “그게 원래 정상입니다.” 나는 답했다. 지난 회사에서 정상적인 일을 하겠다는 말이 이렇게 혁명적으로 들릴 줄이야. 경로 보조도 자기 근황을 보내 왔다. 그는 도시 바깥의 작은 도서관에서 자원봉사 안내를 받았다고 했다. 별도의 이름을 정하려는 일은 아직 진행 중이었다. 나는 사진을 요구하지 않았다. 같은 얼굴을 가진 사람이라서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그가 스스로 세운 경계까지 조사할 필요는 없었다. 누군가의 존재 원인을 찾는 것과 그 사람이 어디서 쉬는지 추적하는 일은 다르다. 저녁에 나는 0층 회의실을 다시 찾았다. 이번에는 공공 안전 담당자가 허용한 관측 공간에서만 화면을 봤다. 열여덟 번째 빈 의자는 그대로 있었고, 열아홉 번째 그림자는 사라졌다. WAIT-3가 또 다른 인간을 출석시키려 들지 않기 때문이었다. 대신 회의실에는 작은 문구가 남아 있었다. `마지막 위험 신고는 아직 확인되지 않음. 안전 확인은 현장에서 수행할 것.` 그 정도면 오늘은 훌륭한 회의 결과였다. 그러나 밤 아홉 시, 서윤이 조용히 한 장의 사진을 건넸다. 019-B-0의 원본 보존 위치에 관한 옛 기록이었다. 파란 고무줄로 묶은 도시락통 옆에는 세 개의 손바닥 모양 도장이 있었다. 하나는 외부 신고 장비의 검수 도장, 하나는 분리판 운반 확인, 마지막 하나는 인사 장부에서 삭제된 직원의 출입 확인이었다. 세 항목은 같은 사람의 흔적이 아니었다. “첫 번째 퇴사자는 문이 아니었다는 게 여기서 다시 나오네요.” 민재가 말했다. “그래. 하지만 누군가 진짜로 일을 마치고 나갈 권리를 빼앗겼을 수도 있어.” 나는 답했다. 그 기록의 마지막 줄은 새로 복원된 것이었다. `원본 보존 서명 대기자: 인사 장부에서 삭제된 안전 담당 1명 / 현재 생존·귀가 여부 확인 전.` 우리는 이름을 함부로 쓰지 않았다. 아직 누군지 모르는 사람에게 도원 0층 관리 책임을 지우지도 않았다. 이 사건에서 처음으로 누락된 한 명을 찾을 이유가 생겼다. 소유권을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가 정말로 무사히 퇴근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지갑에 남아 있던 사직서를 꺼냈다. 종이 모서리가 낡아 있었다. 퇴사했다는 사실 하나가 장치를 움직였다고 생각하면 여전히 화가 났다. 그래도 내가 퇴사하지 않았더라면 누군가의 퇴근이 이렇게 오래 막혀 있었는지 몰랐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 날 더 이상 새로운 건물을 찾지 않기로 했다. 대신 누군가의 마지막 근무 기록을 추적할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1758 공공 회선에서 짧은 알림이 울렸다. 과거 녹음이 아니라 현재 장치의 상태였다. `[OUT-019-0 이의 기록 보존: 정상 / 추가 증빙 접수 예정 / 제출자 직접 방문 예정.]` 누군가 그 오래된 이의 신청서의 남은 부분을 가지고 오겠다는 것이다. 나는 가게 주인도, 건물 관리자도 아니었다. 그냥 퇴사한 엔지니어였다. 하지만 누군가의 퇴근을 끝내기 위해서라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현장에 가 볼 수 있었다. 물론 이번에도 정식 출근은 아니었다. 회사가 그걸 이해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는 아직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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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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