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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118화
PAYLUA ORIGINAL · 제118화

17시 56분의 두 번째 신호

퇴사했더니 회사가 던전이 됐습니다 · 3,645자

오프라인 책장
밤 열한 시에 김하린이 공공 기록실에서 전화를 했다. 17시 56분의 장치 로그에 원래는 없던 구분자가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S-RIGHT 후보와 OUT-019-0의 공개면을 대조하던 중 뒤쪽에 가려져 있던 표기가 읽힌 것이다. `17:56-A: 외부 대기 등록 / 17:56-B: 내부 위험 전달 시도.` 나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도원이 0층을 실제 건물로 등록하려는 지금, 사건의 시작에는 외부와 내부를 구별해 보존한 두 개의 경고가 있었다. 우리는 김하린이 허용한 안전 기록만 열람했다. 17:56-A에 사람 이름은 없었다. 바깥 안전 대기 지점의 상태만 적혀 있었다. 17:56-B에도 이름은 없고 `전달 시도 / 상대 장치 응답 대기`라고 표시됐다. 두 줄을 합치면 '사람이 대기했다'는 뜻이 되겠지만, 실제로 몇 명이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남은 도시락 한 개와도 연결될 수 있으나 동일 사건이라고 단정할 증거는 부족했다. 민재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왜 최초 위험 신고는 17시 58분이죠?” “17시 56분에는 아직 외부 신고센터까지 전달되지 않았을 수 있어.” 내가 말했다. “장치끼리 확인을 요청한 것과 실제 안전 신고가 접수된 시점은 다르니까.” 17시 57분의 B 사고, 17시 58분의 1758 독립 수신, 18시 01분의 내 퇴사 승인을 한 줄에 놓자 그사이 빈칸들이 더 크게 보였다. 공공 기록실에서 가져온 오래된 배선도에는 외부 단절기가 있었다. 단절기는 장치가 두 방향을 동시에 관리할 수 없을 때 공공 경고를 지키며 기업 인사 연동을 끊는 기능이었다. 17:56-B가 그 회선을 지나가려다 멈춘 흔적이 있었다. `외부 제삼자 단절 동작: 1회.` 누군가가 수동 손잡이를 당겼는지, 보호 회로가 자동으로 작동했는지는 불명확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 실제 사람이 퇴근하지 못한다는 명령이 처음 생긴 것은 아니었다. 원래의 동작은 그런 명령을 막으려는 것이었다. “그럼 단절기를 없애 버린 사람이 문제군요.” 민재가 말했다. “가능성이 높아. 하지만 누가 없앴는지, 어떤 결과를 예측했는지는 조사해야 해.” 나는 기록을 분리해서 적었다. 옛날 누군가 안전을 위해 끊은 선을, 오늘 누군가 시설 자산으로 다시 이어 붙이려 한다. 역사는 반복되는 게 아니라 누군가 편하게 복사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도면 편집 권한까지 있었다. 이선경이 현장 측정값을 보내 왔다. 도원 골목의 회색 문은 하루 동안 더 크게 확장되지 않았지만, 민간 지도 서버에서는 그 출입구가 여러 건물의 정문으로 복제되고 있었다. 금융센터 지하 안내판에 똑같은 0층 기숙사 주소가 나타났고, 세림병원 응급 출입구에는 물류 하역장으로 가는 길이 생겼다. 실제 벽은 아직 안전 통제 중이었다. 그렇다고 전자 안내만 잘못됐다고 넘어갈 수는 없었다. 혼란을 따라간 사람은 진짜 위험에 빠질 수 있었다. 나는 경로 보조에게 연락했다. 그가 원해서 안전 확인을 도울 수 있는지 물었더니, 이번에는 먼저 조건을 말했다. “제가 도윤 씨 대신 출근한 것으로 처리되지 않는다면요.” “그럼요.” 그는 자기 몸이 다른 길의 출입 신호에 반응하는지 관측해 보겠다고 했다. 우리는 그의 안전을 위해 현장 밖 시험 구획만 사용했다. 장치가 그의 얼굴을 원본 도윤으로 인식하는 순간 자동 연결을 끊었다. 그의 존재를 이용해 원인을 찾겠다는 마음이 들 때마다 그가 선택한 것만 허락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시험 결과는 놀라웠다. 경로 보조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서 있어도 구형 시스템이 그의 얼굴을 인식하면 17시 56분의 두 신호가 한 줄로 합쳐졌다. 그러나 얼굴 인식 기능을 끄고 번호 없는 안전 회선만 관측하자 발신과 수신 대기 상태가 다시 나뉘었다. 사람의 닮음이 회로를 흔든다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그가 왜 내 얼굴로 생겨났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그러면 제가 위험 요소입니까?” 그가 물었다. “아닙니다. 위험한 건 당신이 아니라 당신을 멋대로 사용하려는 시스템이에요.” 그 말을 하고도 내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그가 특별한 존재라서 위험하다는 말과, 그가 특별한 존재이므로 조사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말 사이에는 한 끗 차이밖에 없었다. 나는 그에게 지금 그만둘 수 있고, 돌아갈 교통비도 우리가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스스로 시험 종료를 선언했다. 우리는 그대로 멈췄다. 밤이 깊어지자 서지완이 찾아왔다. 그는 자기 내일 출근부를 가져왔다. 실제 입사 예정일은 이미 오늘이 됐지만, 프로그램에는 여전히 `내일 출근 예정`이라고 남아 있었다. “매일 내일만 오면 저는 언제 일을 시작하죠?” 그가 물었다. “정식으로 고용 조건과 안전이 확인될 때요.” 내가 답했다. 서지완은 출근부의 한 페이지를 보여 줬다. 그곳에는 `17:56 최초 경계 시각 수신인: 미래 입사자`라는 문구가 있었다. 이건 시간 여행의 증거일 수도 있고, 단순히 빈 수신자를 미래 직원으로 채우려는 프로그램 오류일 수도 있었다. 우리는 실제 인사 담당자가 보낸 입사 안내와 구형 명부를 따로 보관했다. 지완은 자신의 동의 없이 0층의 책임자가 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나는 그것을 서류에 적었고, 누구도 그가 아직 일을 시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름을 빼앗을 수 없게 하려고 했다. 마침내 자정 무렵, OUT-019-0 관련 낡은 기술 메모가 도착했다. `두 번째 회신의 단절은 오류가 아니다. 외부 안전 경계가 건물 안쪽 책임자를 대신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보호 동작.` 적어도 보호 회로의 목적은 명확해졌다. 그런데 아래쪽에 더 무서운 문장이 있었다. `단절 기능을 임의 해제하고 두 경로를 한 시설로 귀속할 경우, 원본 경계의 위치가 서로 뒤바뀔 수 있음.` 그날 새벽 김하린은 제삼자 단절기의 오래된 검사 영상을 한 장 찾아냈다. 화면에는 손만 보였다. 손가락이 버튼을 누른 뒤에도 외부 경고등은 꺼지지 않았다. 대신 기업망으로 이어진 빨간 선만 어두워졌다. 영상의 인물이 누구인지, 실제 사고 날 촬영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훈련 장면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장치가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는 아주 분명했다. 위험 신고를 끊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인사 시스템으로 보낼 길을 끊는 장치였다. 나는 그 장면을 한동안 다시 보지 않았다. 화면 속 손이 아이 어머니의 손인지 정하경의 손인지 알아내려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그런 추정을 할 증거도 권한도 없었다. 김하린은 원본 메타정보의 연도를 검증하고 있었고, 나는 17:56-A와 17:56-B가 서로 다른 장치에서 올라왔다는 기계 증빙만 적었다. 우리는 진짜 물리적 위험을 피할 방법을 조사하는 중이지 이름 없는 손을 찾아내 이야기의 범인으로 세울 생각이 아니었다. 나는 그 글을 천천히 읽었다. 공간이 겹치는 것이 단순한 영상 오류가 아니라면, 이 문구는 실제 위험을 예고한 것이었다. 하지만 예언을 읽는다고 사람이 안전해지는 건 아니었다. 다음 날 오전에 예정된 경계 이관을 중단시킬 근거를 확보해야 했다. 휴대전화에는 한서림에게서 온 짧은 메시지가 있었다. 아이는 잠들었고 별일 없다고 했다. 나는 `감사합니다. 아이에게는 아무것도 묻지 않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우리가 무슨 일을 했든 아이가 오늘 밤 안전하게 잠들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했다. 그리고 나는 OUT-019-0의 공개 문구를 다시 들여다봤다. 마지막 줄에는 `이것은 누구의 대답도 대신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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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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