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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별가루 지도 제작자 · 97화
PAYLUA ORIGINAL · 제97화

제97화 - 완료된 이름의 빈 침대

별가루 지도 제작자 · 3,665자

오프라인 책장
관측원에 병실이 있다는 말을 듣고 나는 먼저 의료비를 걱정했다. 그런데 병실 문 앞의 표지판을 보자 다른 문제가 생겼다. ‘귀환 완료자 안정실’. 나는 저 문구가 기분 나쁘게 정확하다고 느꼈다. 돌아온 사람이 쉬는 곳이라면 당연한 이름이다. 다만 그곳에는 돌아온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간호 담당 루시엔은 우리에게 손 씻는 물부터 건넸다. 별가루 지도를 꺼내기도 전에 위생 규칙을 지키라고 명령하는 사람은 오랜만이었다. 나는 조금 감동했다. 이 세상에는 아직 지도를 믿지 않아도 되는 직업이 남아 있는 모양이었다. “침대가 왜 일곱 개죠?” 내가 물었다. “원래 응급 침대는 열 개였어요.” 루시엔이 말했다. “문서상 귀환이 완료된 사람들을 옮기고 난 뒤 세 개가 다른 곳으로 나갔죠.” “사람들이 어디로 옮겨졌습니까?” “그게 문제예요. 여기서 직접 본 사람은 없는데 인계가 끝났다고 적혔거든요.” 우리는 침대마다 남겨진 이름표와 실제 진료 기록을 구분해 살폈다. 첫 번째 이름표에는 ‘에르안’이 적혀 있었다. 두 번째에는 ‘귀환 대조 2번’. 세 번째에는 이름 없이 빈 칸만 남아 있었다. 나머지 표는 오래전에 닳아 읽기 어려웠다. 키오가 첫 침대 매트리스에 손을 올리려 했다. 루시엔이 즉시 제지했다. “그건 환자의 물건이에요. 실종자라고 해도 함부로 만지면 안 돼요.” 키오는 손을 거두었다. 나는 루시엔을 도우며 오늘 확인할 수 있는 물품과 그렇지 않은 물품을 분리했다. 확인하지 않은 침대 위에는 붉은 천을 씌웠다. 이설은 출입대장의 날짜를 읽다 갑자기 멈췄다. “이상해요. 에르안의 침대가 비워진 날과 그가 귀환 완료로 처리된 날이 다르네요.” “얼마나 다르죠?” “일 년하고도 한 달.” 헤론이 장부를 들여다봤다. “그럼 오래된 실종자 정보와 새로운 귀환 처리가 서로 다른 때에 만들어졌다는 뜻이겠군.” “그 사이에 누군가 실제로 돌아왔을 가능성도 있지 않나요?” 테온이 물었다. “있죠.” 나는 답했다. “그러니까 먼저 진료 기록을 봐야죠.” 루시엔이 허락한 기록에는 에르안의 이름으로 작성된 처치 내역이 하나 있었다. 손에 작은 화상을 입었고, 귀가 먹먹하다고 호소했으며, 마지막으로 검은 종을 만졌다는 문장이었다. 하지만 기록 작성자는 에르안이 아니라 ‘야간 관측원 보조’였다. 정확한 날짜도 첫 귀환 완료 처리보다 앞서 있었다. 그 기록을 읽는 동안 복도 끝에서 작은 발소리가 들렸다. 아이가 걷는 소리였다. 나는 고개를 들었지만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루시엔이 창문을 닫으며 말했다. “가끔 다른 날짜의 발소리가 들립니다. 그걸 환자라고 생각하고 쫓아가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러다 돌아오는 길을 잃죠.” 나는 발소리의 방향을 지도를 그리듯 기록했다. 존재하는 사람을 확인하지 못한 만큼, 그것을 생존자의 위치로 표시하지는 않았다. 루시엔은 한때 이곳에서 밤마다 다른 날짜의 환자가 나타난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했다. 사람들은 빈 침대가 저절로 따뜻해진다고도 했고, 아이의 발소리가 들리면 다음 날 누군가 돌아온다고도 했다. 그러나 루시엔이 실제로 관찰한 것은 밤사이 온도가 달라지는 창문과 어느 쪽에서 열어도 같은 병실로 들어오지 않는 문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창피하진 않아요.” 루시엔이 말했다. “다만 환자를 기다리는 가족에게 소문을 증거처럼 말하는 사람은 싫어요.” 미라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동감이에요.” 내가 의자 아래에서 찾은 것은 낡은 나무 쟁반이었다. 쟁반에는 ‘귀환 확인 후 식사 제공’이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 그러고 보니 식사를 받은 사람의 기록이 단 한 장도 없었다. 우리는 그 사실까지 확인했지만 누군가 실제로 식사를 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기록이 없다는 사실과 일이 없었다는 사실은 다르다. 루시엔은 병실 구석에 작은 화분 하나를 가꾸고 있었다. 이름표가 붙지 않은 흰 꽃이었다. 에르안이 사라지기 전 그에게 받은 씨앗이라고 했다. 다만 씨앗을 직접 건넨 것은 또 다른 간호조수였다고 덧붙였다. 그녀 역시 확실하지 않은 기억에 한 사람의 운명을 걸고 싶지 않은 듯했다. “꽃은 이름이 없는데도 잘 자라네요.” 내가 말했다. “사람은 달라요. 자기 이름으로 불릴 권리가 있죠.” 그 말이 내 마음에 오래 남았다. 그래서 무심코 병실 출입대장을 닫으려다가 다시 펼쳤다. 이름 없는 사람의 자리에 내가 아무 이름이나 적어 넣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때 병실 뒤쪽에서 금속이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보관용 선반이 벽에서 떨어지며 작은 난로를 넘어뜨린 것이다. 불꽃이 솜이 담긴 상자로 옮겨붙었다. 순식간에 연기가 천장으로 올라갔다. 루시엔이 환기창을 열고 소리를 질렀다. “모두 밖으로! 귀환표는 두고 나가요!” 이설은 책상을 잡아 선반을 밀어냈다. 미라는 물통을 들고 불길을 막았다. 테온이 복도 문을 열었지만 반대편 문은 보이지 않는 벽처럼 굳어 있었다. 다른 날짜의 복도와 겹친 모양이었다. 나는 당황해서 문을 두드렸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평소보다 좀 더 심각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문은 제가 없는 길을 만들어서 열 수 있는 종류가 아닙니다.” “그럼 실제 출구를 찾아!” 미라가 대답했다. 우리는 루시엔에게 건물의 낡은 도면이 있는지 물었다. 그녀는 벽에 걸린 방화 계획도를 가리켰다. 오래된 진료실 뒤에 좁은 배기 통로가 있었다. 현재도 통로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바깥에서 차가운 공기가 불어오는 느낌은 있었다. 미라는 장대로 바닥을 두드렸고 테온이 덮개를 밀어 올렸다. 그 통로를 통해 우리는 한 명씩 나왔다. 마지막으로 루시엔이 담요로 얼굴을 가리고 기어 나왔다. 뒤편의 불꽃은 차단문을 닫고 이설이 불을 끈 뒤에야 가라앉았다. 사람은 모두 밖에 있었다. 그러나 침대 위의 이름표와 기록 일부가 타 버렸다. 루시엔은 주저앉았다. “그 사람들의 마지막 흔적이었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그녀 옆에 앉았다. “오늘 누가 나왔는지는 적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누가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는지도요.” “잃어버린 걸 다시 그려 줄 수는 없겠죠?” “그건 못 합니다.” 나는 말했다. “대신 남은 것을 불이 나기 전 그대로 기억하는 분이 여기 계십니다.” 루시엔은 잠시 나를 바라봤다. 이설과 함께 그녀가 기억하는 침대 배치와 진료일지를 새 종이에 적었다. 기억만으로 지형을 만들어 내지는 않았지만, 훼손된 기록의 존재를 확인하는 증언은 남길 수 있었다. 화재 뒤의 조사에서 이상한 사실 하나가 드러났다. 넘어간 선반의 나사는 오래된 것이 아니었다. 최근에 교체한 흔적이 있었고 두 개는 규격이 달랐다. 누군가 일부러 했는지 단순한 부실 수리인지 아직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사고 하루 전에 병실 점검을 맡은 사람이 누구였는지는 확인할 수 있었다. 서명은 ‘벨로크 대행’이었다. 이설이 눈을 감았다. “그 사람은 병실에 들어올 이유가 없는데.” “들어왔다는 사실과 불을 냈다는 사실은 다른 이야기죠.” 내가 말했다. “출입기록부터 대조합시다.” 그날 밤 루시엔은 살아남은 빈 이름표 하나를 내게 보여 주었다. 표 아래쪽에는 아주 작은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출석 확인 없이 귀환 완료 표시 금지. 초대 서기 루카스.’ 우리는 그 문장을 따로 탁본했다. 에르안의 침대는 여전히 비어 있었다. 나는 그 빈자리를 억지로 채우지 않았다. 대신 그 위에 오늘 살아서 나온 사람들의 이름을 적었다. 그것은 이곳에서 처음으로 완전하게 증명할 수 있는 귀환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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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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