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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별가루 지도 제작자 · 86화
PAYLUA ORIGINAL · 제86화

제86화 - 일곱 번째 귀항자는 누구인가

별가루 지도 제작자 · 4,105자

오프라인 책장
누군가 일곱 명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으면 나는 보통 일곱 사람의 이름과 마지막 목격 장소를 물어본다. 그러나 푸른 유리 만에서 돌아온 대답은 영 이상했다. “일곱 명이 아니라 일곱 건입니다.” 새론이 말했다. “사람과 서류가 다른 건 알고 있습니다.” “알고 계셔서 다행이군요. 이곳의 상인들은 자꾸 그 둘을 같다고 쓰려 하거든요.” 항구 사무소에 모인 우리는 제영 보관처의 신청서와 도겸의 손장부를 펼쳐 놓았다. 서류상 '미확인 귀항 일곱 건'에는 동일한 사람이 두 번 등장했고, 한 건에는 선박 대신 통행 우편함이 적혀 있었다. 나머지는 항구를 통해 돌아왔다고 신고됐지만 누구도 실물을 확인하지 못한 배들이었다. 미라가 장부를 넘기다 손을 멈췄다. 작은 항목 하나에 익숙한 매듭 모양이 있었다. 오른쪽으로 세 번 감은 줄, 끝의 붉은 실. 아린이 건네준 것과 같았다. “이 기록이 내 동생 거예요?” 그녀가 물었다. 아린은 돋보기를 들고 한참 살폈다. “매듭은 같아. 하지만 이름은 지워져 있어.” “이름이 지워졌으면 누가 지웠는지 찾아야죠.” 미라의 목소리가 갑자기 날카로워졌다. 그녀는 금방 사과하지 않았다. 사과할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조용히 다른 장부를 가져와 매듭을 쓰던 선원들의 기록을 찾았다. 무월항과 푸른 유리 만의 배에서는 같은 매듭을 비상시 공동 신호로 사용했다. 그럼에도 미라 동생이 참여했던 항해훈련과 이 기록의 날짜가 가까웠다는 사실은 중요했다.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예요.” 나는 말했다. “같은 신호를 배웠을 가능성이 있고, 같은 날의 항로를 지나갔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 사람이었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미라는 손에 든 붉은 실을 내려다보았다. “그래. 그래서 확인하러 온 거잖아.” 그날 사무소 앞 광장에서는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상회 파견원들이 '귀항 완료 안내'라는 푸른 종이를 주민들에게 나눠 주고 있었다. 서류를 받은 사람은 실종자를 찾는 수고를 멈추고 상회가 지급하는 보상금을 신청할 수 있다고 했다. 대신 그 뒤에는 귀항 관련 추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작게 적혀 있었다. “완료란 무엇입니까?” 내가 물었다. 파견원이 친절하게 대답했다. “공식 기록상 귀항입니다.” “사람이 돌아오지 않았는데요?” “계약에 따른 보증이므로 실제 도착과 같은 효력이 있습니다.” 나는 소리 없이 웃었다. 이 세계에는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마법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죽지도 돌아오지도 않은 사람을 서류 한 장으로 귀환시키는 기술은 확실히 발달해 있었다. 한 여인이 창구 앞으로 나섰다. 이름은 유달. 그녀는 사흘째 아들의 이름을 찾고 있었다. 아들은 유리 채석장에서 운반일을 하다가 실종됐는데 오늘 배로 돌아온 것으로 표시됐다고 했다. 파견원이 주는 동의서에 손을 대자 미라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정말 귀항했다는 설명을 들으셨나요?” “보상금을 주면 돌아왔다는 뜻 아닌가요?” 유달은 무척 지쳐 보였다. 나는 그녀에게 서류를 찢으라고 하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당장의 돈도 필요할 수 있었다. 대신 보상금의 성격과 귀항 완료 인정이 서로 다른 조항이라는 사실을 읽어 주었다. 사무소의 새론은 원한다면 임시 생활지원만 별도로 신청할 수 있는 서류를 마련했다. 상회 파견원은 불쾌해했다. “불필요한 절차를 늘리는군요.” “아드님이 돌아왔는지 확인하는 게 절차라면, 이 절차는 늘려야겠습니다.” 내가 답했다. 유달은 서류에 이름 대신 작은 선을 그었다. '귀항 확인 전 지원 요청.' 그녀의 손이 떨렸다. 테온은 사무소의 공개 창구에서 그 신청이 정식으로 접수되는 것을 확인했다. 예전의 그는 왕자 한마디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을지도 몰랐다. 지금은 여인의 손을 대신하지 않았다. 오후가 되자 유달의 아들이 일하던 하부 선착장에서 급한 신호가 왔다. 새론은 당황했다. 낡은 보관 기록의 출발 시각과 똑같은 시간에 조수가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의 항로를 지금 그대로 따라가면 위험할 수 있었다. 미라는 나를 보며 말했다. “직접 보고 판단하자.” 우리는 도겸의 어선을 임시 구조선으로 빌렸다. 선체 수리를 마친 상태는 아니었으므로 깊은 곳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작은 보트 두 척을 끌고 갔다. 물 위에 떠오른 유리 파편들은 눈을 찔렀지만 닿으면 차가운 소금 알갱이처럼 부서졌다. 선착장 아래의 좁은 동굴에는 빛 한 줄기가 있었다. 누군가 물 위에 등잔을 매달아 둔 것이었다. 등잔 아래에는 찢어진 그물과 나무 상자가 있었다. 나는 상자에 적힌 운송번호를 확인했다. 저층 선착장 귀항 일곱 건 중 하나와 일치했다. “여기 물건을 싣고 들어온 거군요.” 내가 말했다. “사람은?” 미라가 물었다. 우리는 신호를 보냈다. 세 번, 멈춤, 두 번. 응답은 한 번이었다. 동굴 안쪽에서 쇠를 두드리는 작은 소리가 들렸다. 미라가 물살을 살핀 뒤 배를 더 가까이 들였다. 테온이 줄을 바위에 고정했다. 바위 뒤에는 청년 하나가 어깨를 움켜쥔 채 앉아 있었다. 그는 우리를 보고 먼저 눈을 감았다. 이름을 물으려던 키오가 입을 다물었다. 청년이 직접 말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나았다. 우리는 먼저 마른 옷과 물을 주었다. 청년은 자신을 연두라고 소개했다. 유달의 아들이었다. 그는 사무소에 귀항 완료 신고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일주일 전 아래쪽 선착장에서 철제 상자를 옮기다 길을 잃었고, 바다와 동굴의 날짜가 달라진 뒤부터 바깥으로 나오지 못했다고 했다. “그럼 신고한 사람은 누구지?” 테온이 물었다. “난 그런 거 몰라요. 상자만 나르면 된다고 해서…” 연두의 손목에는 파란 흉터가 남아 있었다. 그는 똑같은 운송번호를 가진 상자를 두 번 옮겼다고 했다. 한 번은 빈 상자였고, 또 한 번은 안에서 종소리가 났다. 상자가 어디로 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는 그를 배로 옮기는 동안 동굴 안쪽까지 무리하게 탐색하지 않았다. 물이 올라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두가 걸어 나온 짧은 바닥만큼은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별가루 지도로 그 길을 남겼다. 이전에도 사람들이 걸었던 흔적이 있었고, 지금 우리도 두 걸음씩 확인했다. 은선은 동굴 입구까지만 이어졌다. 사무소에 돌아오자 유달은 아들을 품에 안고 울었다. 두 사람은 어떤 서류보다 정확하게 서로를 알아보았다. 그래도 나는 다음 날을 위해 구조 장소와 시간을 적었다. 귀항을 미리 등록한 기록이 왜 위험한지 보여 줄 수 있는 중요한 증언이었다. 연두는 쉬다가 우리에게 작은 금속 조각을 내밀었다. 상자를 옮길 때 주머니에 들어갔다고 했다. 손톱만 한 조각에는 네 갈래 눈금이 있었다. 마르첸의 금색 측량판에서 떨어진 조각과 똑같은 표식이었다. “둘이 같은 기계를 만들던 곳에서 나온 걸까요?” 키오가 물었다. “같은 도면을 사용했을 수는 있겠지.” 헤론이 말했다. “다만 제작처가 같다고 사용자가 같다는 뜻은 아니네.” 연두가 말을 이었다. “상자를 옮길 때 관리인이 이렇게 말했어요. '일곱 번째 귀항자만 돌아오면 영의 자리를 채울 수 있다'고요.” 미라의 손이 굳었다. 일곱 번째 귀항자라는 말과 그녀 동생의 매듭이 같은 장부에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연두에게 그 관리인을 봤는지 물었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두꺼운 장갑을 낀 손만 보았다고 했다. 다만 그 장갑의 손등에 푸른 실로 작은 별이 수놓아져 있었다는 것을 기억했다. 저녁에 아린은 푸른 실의 별 문양을 보고 아주 조용해졌다. 한참 뒤에야 말했다. “예전 항로 보존자들이 썼던 표식이구나. 아무나 달 수 있었던 건 아니야.” “그럼 당신이 아는 사람입니까?” 미라가 물었다. “그 사람의 이름은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그 표식을 남긴 마지막 보관 장소는 알고 있어.” 아린은 해도 끝을 가리켰다. 푸른 유리 만의 서쪽 끝, 배가 자주 난파되는 길이었다. 옛 지도에는 ‘유리 돛의 무덤’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곳은 미라의 동생이 마지막으로 목격됐다는 날짜와도 가까웠다. 하지만 가까운 날짜는 같은 사건이 아니다. 나는 그 사실을 미라에게 말하려다 멈췄다. 그녀도 이미 알고 있었다. “가자.” 미라가 말했다. “이번엔 살아서 누군지 확인하고 오자.” 나는 침묵 속에서 지도통의 뚜껑을 닫았다. 구조한 사람이 한 명 늘었다. 그래서 완료된 기록도 정확히 한 건만 늘었다. 다른 여섯 건은 여전히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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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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