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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별가루 지도 제작자 · 83화
PAYLUA ORIGINAL · 제83화

제83화 - 유리 채석장의 세 개의 손

별가루 지도 제작자 · 3,693자

오프라인 책장
푸른 유리 만의 북쪽 채석장은 산이 아니라 바다에서 자란 절벽이었다. 바다가 물러난 날에는 바위가 위로 솟고, 물이 돌아오면 기슭이 투명해졌다. 표면에는 한때 바위였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듯 파란 빛이 흘렀다. 물가의 작은 배들은 낡은 닻 대신 돌을 깎아 만든 발톱 같은 고리를 사용했다. 채석장 노동자들은 고리가 부러지면 암벽보다 배가 먼저 뒤집힌다고 했다. “아름다운 곳이네요.” 키오가 말했다. “네가 들어갔다가 못 나오면 아름다운 기념비도 생기겠지.” 미라가 답했다. “그럴 땐 말려야죠!” “그러니까 지금 말리고 있잖아.” 채석장 입구에는 발자국을 찍는 기구가 놓여 있었다. 신발 밑창을 푸른 분말 위에 눌러 통행표에 옮기는 방식이었다. 무슨 이유로 발을 보여 줘야 하느냐고 묻자 책임자가 돌아오는 사람과 들어가는 사람을 구분하려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구겨진 모자를 쓴 여자였다. 이름은 사나. 왼손 엄지에 굵은 흉터가 있었다. “사람마다 발자국이 다릅니다.” 사나가 말했다. “이 바위는 앞에서 찍힌 자국보다 뒤에서 찍힌 자국을 더 오래 간직하죠.” 나는 발자국을 찍기 전에 분말을 만져 보았다. 축축한 소금 냄새가 났고, 내 별가루 잉크처럼 손가락에 달라붙지 않았다. 사나는 원한다면 출입표 없이 외곽을 돌아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채석장 내부로 들어가려면 위험 구간을 알려 줄 방법이 없다고 했다. “정보가 필요해서 찍는군요.” “네. 하지만 이 자국으로 당신이 누구인지 결정하지는 않아요. 같은 신발을 신은 사람이 둘일 수도 있으니까.” 미라가 내 옆구리를 찔렀다. “너보다 말을 잘하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사나는 우리에게 안전모와 두꺼운 장갑을 나눠 주었다. 아린은 직접 채석장 안쪽으로 오지 않았다. 사무소에서 도겸과 함께 오래된 기록을 비교하기로 했다. 대신 그녀가 열두 해 전 손수 그린 가느다란 등대 그림을 건넸다. 그림 아래에는 '물이 빠질 때 가장 먼저 보이는 돌'이라고 적혀 있었다. 채석장 안쪽에서는 수백 개의 작은 타격음이 울렸다. 노동자들이 쇠망치로 유리질 돌을 가르면 조각들이 바닥이 아닌 벽으로 달라붙었다. 헤론은 벽면에 붙은 가루의 배열을 관찰하고 낙성재와 닮은 결정 구조를 찾았다. 그러다 바위에 새겨진 오래된 손바닥 자국을 발견했다. 자국은 하나가 아니었다. 크고 작은 손 세 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놓여 있었다. 첫 손은 절벽 아래를, 둘째 손은 옛 등대가 있던 위치를, 셋째 손은 빈 공간을 가리켰다. 나는 아린이 건넨 그림을 대조했다. 세 자국의 위치는 그림에 표시된 돌 세 개와 정확히 같았다. “첫 지도를 그린 손이라고요?” 키오가 눈을 반짝였다. “손자국을 찍은 사람까지는 알 수 있겠지만 지도를 그렸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나는 대답했다. 사나가 망치를 내려놓았다. “맞아요. 우리 할아버지도 그 말을 늘 했어요. 저 자국은 누가 뭘 봤는지 나눠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그녀는 작은 통로 안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안쪽 벽에는 오래된 도구가 꽂혀 있었다. 물높이를 재는 막대, 바람을 읽는 얇은 천, 돌의 경사를 측정하는 삼각자. 모두 서로 다른 사람이 썼던 도구였다. 도구마다 하나씩 빈 홈이 남아 있어 어떤 도구가 빠졌는지도 알 수 있었다. 사나의 할아버지는 이곳의 마지막 공동 조사원이었다고 했다. 죽기 전에 손자국을 돈 받고 떼어 내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최근 백동상회가 푸른 유리 조각을 대량으로 사들이면서 채석장의 손자국까지 측량권의 근거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바위에 찍힌 손 세 개 중 가장 큰 것을 왕실 감독의 손이라 부릅니다.” 사나가 말했다. 테온이 벌써 얼굴을 굳히고 있었다. “루메르의 공문 중 그런 권한을 정한 것은 없소.” “그럼 남겨진 왕자님이 증명해 주세요.” “내가 모르는 것을 안다고 서명하라는 뜻이라면 거절하겠소.” 사나는 잠시 그를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왕자도 있군요.” 우리는 손바닥 자국을 종이에 옮겨 그렸다. 별가루를 직접 뿌리면 돌의 원래 흔적이 바뀔까 봐 평범한 숯가루만 썼다. 자국을 옮긴 종이를 햇빛에 비추자 첫 손의 손가락 아래에 아주 작은 흠집이 보였다. 손가락 사이에 길이 아니라 날짜가 적혀 있었다. 서로 다른 세 날짜였다. 그 순간 채석장 안에서 다급한 종소리가 울렸다. “하부 수맥!” 사나가 외쳤다. “사람들 빼!” 바닥이 찰칵하는 소리를 내며 갈라졌다. 유리로 된 얇은 판이 내려앉자 그 아래에서 푸른 물이 솟아올랐다. 노동자 두 명이 좁은 갱도로 들어간 채였다. 그들의 발자국은 마른 돌에서 끊겼다. 안쪽은 푸른빛이 너무 강해서 거리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물길을 막으면 안 됩니다!” 사나가 외쳤다. “아래쪽 배수문이 부러져요!” 미라가 밧줄을 허리에 매고 먼저 내려갔다. 테온은 위쪽 바위에 고리를 박았다. 나는 사나에게 오전에 기록한 입출입표를 받아 실제로 들어간 사람의 발자국 두 쌍을 찾았다. 한 쌍은 큰 발, 다른 한 쌍은 왼쪽 뒷굽이 닳은 작은 발이었다. 바닥의 물자국을 따라가자 두 발자국은 왼편 통로로 이어져 있었다. “왼쪽입니다!” 내가 외쳤다. “확실해?” 미라가 물었다. “발자국은요! 길 끝은 모릅니다!” 미라는 짧게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녀가 물결을 헤치자 망치 하나가 떠올랐다. 곧이어 돌에 매달린 남자의 손이 보였다. 다른 노동자는 위쪽 배수구에 걸려 있었다. 사나는 그들의 이름을 불렀다.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물소리가 커져 답이 들리지 않았다. 우리는 안전줄을 두 갈래로 나눴다. 미라는 아래쪽 남자의 발을 풀고, 테온은 위쪽 배수구에 걸린 사람에게 줄을 내렸다. 내가 옛날 채석장 단면도를 꺼냈지만 지금 흐르는 물과는 맞지 않았다. 그래서 도면의 옛 배수로를 참고하되 실제 물살의 방향을 사나에게 확인하게 했다. 사나는 한쪽 수문을 열어 물이 옆 갱도로 빠지도록 했다. 물이 낮아지는 동안 나는 손바닥 자국 뒤편 벽에 기다란 금이 드러나는 것을 보았다. 그 안에는 작은 나무함이 끼워져 있었다. 바닷소금에 절어 있지만 봉인이 남아 있었다. 봉인에는 세 개의 손바닥이 아니라 세 개의 서로 다른 펜촉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그거 내려놓아요!” 사나가 소리쳤다. “저건 우리가 지켜 온…” 나는 곧바로 손을 뗐다. 물속에서 남의 물건을 발견했다고 자동으로 내 소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함은 사나가 직접 꺼냈고, 노동자 두 명이 안전해진 뒤에야 작업장으로 가져갔다. 해가 저물 무렵 사나는 우리 앞에서 봉인을 확인했다. 나무함 안에는 지도 한 장이 아니라 지도를 그리기 전에 사용하던 얇은 판 세 장이 있었다. 첫 판에는 '밟은 땅', 둘째에는 '돌아온 날', 셋째에는 '돌아오지 못한 자리를 비워 둘 것'이라는 글자가 남아 있었다. “첫 제작자들이 썼던 도구인가?” 헤론이 낮게 말했다. “도구일 수는 있어요.” 내가 답했다. “그들을 특정할 증거는 더 필요하죠.” 사나는 판 아래의 작은 날짜를 가리켰다. 세 장 중 가장 오래된 날짜는 공식 첫 낙성일보다도 앞섰다. 첫 낙성일 이전에 누군가 이 지도를 그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그 사람들은 무엇이 올지 알고 있었던 걸까요?” 키오가 물었다. 나는 아직 답하지 못했다. 바다 너머에는 두 겹의 파도가 서로 다른 시각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그런데 나무함 바닥에 남은 한 문장만큼은 분명히 읽을 수 있었다. '최초 관측은 최초 사건을 뜻하지 않는다.' 내가 지금껏 쌓은 지도 위에서, 가장 오래된 날짜 하나가 조용히 방향을 바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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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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