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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별가루 지도 제작자 · 82화
PAYLUA ORIGINAL · 제82화

제82화 - 출항하지 않은 배의 귀항 신고

별가루 지도 제작자 · 3,911자

오프라인 책장
푸른 유리 만의 부두 사무소에는 출입문이 두 개 있었다. 하나는 육지에서 들어가는 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바다 쪽으로 열리는 문이었다. 그런데 바다 쪽 문을 열면 수면이 아니라 낯선 복도가 보였다. 복도 끝에는 정갈한 의자 열두 개와 폐쇄 안내문이 있었다. 문을 닫았다 다시 열자 그곳에는 다시 바닷물이 철썩였다. “훌륭한 사무실이군요.” 나는 말했다. “손님이 오면 다른 날로 보내 버릴 수 있겠어요.” 도겸은 웃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 장부가 필요했어요.” 도하와 아버지는 선원들의 휴게실에서 치료를 받기로 했다. 미라는 항구 바깥에 '어제의 파도'를 고정했다. 파도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밀려드는 곳에서는 배를 육지에 가까이 대는 일조차 조심해야 했다. 우리는 두 개의 닻을 서로 다른 깊이에 내리고, 실제 줄이 당기는 방향을 시간마다 기록했다. 사무소를 지키는 사람은 항만대리인 새론이었다. 그녀는 한쪽 눈에 푸른 유리테를 대고 있었다. 조심스레 들여다보니 렌즈 안에 작은 수평 눈금이 붙어 있었다. 장식품이 아니라 바다가 두 층으로 보일 때 쓰는 보정 도구였다. “실제로 온 배부터 등록하고 싶습니다.” 미라가 말했다. 새론은 낡은 일지를 펼쳤다. 첫 줄부터 '귀항 완료'라는 도장이 찍혀 있었다. 선박명은 공란, 승객은 열한 명, 도착지는 '기준항.' 날짜는 오늘보다 사흘 뒤였다. “우리가 타고 온 배 이름은 어제의 파도입니다.” 미라가 지적했다. “그 도장은 당신들 배 것이 아닙니다.” 새론이 대답했다. “들어오지 않은 배에 먼저 붙은 거지요.” 나는 펜을 내려놓았다. “그건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한 관청이군요. 배가 출항하기도 전에 귀항을 챙기다니.” 새론이 푸른 렌즈를 빼며 말했다. “처음에는 상층과 저층의 기록을 번갈아 적었습니다. 둘 다 과거에 실제로 있던 선착장이라서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저층의 빈칸을 채우는 사람이 생겼어요. 선박 이름, 승객 수, 귀항 날짜까지.” “그 사람이 누굽니까?” “알았다면 사무소 문을 여전히 두 개나 열어 두지 않았겠죠.” 헤론은 두 장부의 종이 질감을 비교했다. 상층 기록은 오래된 종이 섬유에 바닷소금이 배어 있었다. 저층 기록은 비슷한 양식이지만 낯선 광물 가루가 끼어 있었다. 햇빛을 받자 잉크가 한순간 푸른색으로 반짝였다. 별가루와 닮았지만 내 지도에 쓰는 안료는 아니었다. “어디서 이런 잉크를 구합니까?” 내가 물었다. “만 북쪽의 유리 채석장. 바다 밑에서 푸른 층이 솟으면 광부들이 조각을 건져 내요.” 새론이 말했다. “그 가루로 옛날에 등대 시계를 맞췄다는군요.” 그때 사무소의 바다 쪽 문에서 노크 소리가 났다. 한 번. 두 번. 세 번. 모두 다른 높이에서 울렸다. 새론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녀가 문고리에 손을 대려는 것을 미라가 막았다. “누가 있습니까?” 미라가 소리쳤다. “귀항 신고를 하러 왔습니다.” 문 너머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선박명부터 대세요.” “미명호.” 새론이 장부를 넘겼다. 해당 이름이 이미 저층 선착장에 적혀 있었다. 사흘 뒤 귀항 완료. 승객 여섯. 그런데 우리는 실제로 배를 본 적이 없었다. “오늘 어느 수로로 들어왔습니까?” 나는 물었다. 잠깐 침묵이 흐른 뒤 목소리가 답했다. “배는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귀항표만 도착했어요.” 테온은 칼 손잡이에 손을 얹었다. 나는 그를 말렸다. 이곳에서는 문을 한 번 여는 것이 누구의 오늘을 밀어낼지 몰랐다. 새론과 도겸의 기록을 대조해 보니 저층 선착장 문이 바다 대신 복도로 열릴 때는 수위가 낮아지는 시간과 거의 겹쳤다. 하지만 모든 기록이 맞는 것은 아니었다. '거의'를 '항상'으로 바꾸는 순간 사고가 난다는 것을 지난 항해에서 너무 많이 배웠다. 우리는 문을 억지로 열지 않았다. 대신 작은 시찰 구멍으로 길이를 잰 줄을 내밀었다. 줄 끝의 납추가 딱딱한 바닥에 닿았다. 누군가 저쪽에서 줄을 두 번 당겼다. “저기 사람이 있습니다.” 키오가 속삭였다. “줄이 움직였다는 것까지는 확인했어.” 내가 답했다. “그 이상은 직접 봐야지.” 새론은 자신의 렌즈를 내게 건넸다. 푸른 유리로 보니 복도 바닥에 얇은 물결 모양의 금이 나타났다. 지금의 돌바닥과 다르게 보이는 부분은 실제로 존재했던 저층 선착장의 벽면이었다. 헤론은 옛 선착장 설계도를 꺼내 벽과 창의 간격을 비교했다. 납추가 닿은 지점은 복도 초입의 바닥과 맞아떨어졌다. 우리는 문을 조금 열고 테온이 먼저 줄을 고정하도록 했다. 나와 미라가 뒤를 따랐다. 통로는 안쪽으로 갈수록 추웠다. 흠뻑 젖은 나무 의자 사이에 사람 하나가 웅크리고 있었다. 배를 타고 온 사람이 아니라 사무소의 오래된 복도에 갇힌 경비원이었다. “살아 계십니까?” 미라가 물었다. 사내는 고개를 들었다. 목이 말라 쉰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이 어떤 날인지 먼저 말해 주세요.” “우리 기준 오늘은 여섯째 조수 뒤입니다.” 헤론이 답했다. “그럼 아직 어제는 아니군.” 우리의 표정을 보더니 사내가 짧게 웃었다. 그는 자신을 수문 경비원 파진이라고 소개했다. 사흘 전에 낡은 제방을 조사하러 내려왔다가 돌아오는 문을 잃었다고 했다. 저층 기록에는 그가 미명호의 선장으로 등록되어 있었다. “배를 모십니까?” 내가 물었다. “노 젓는 법은 알지만 선장은 아닙니다.” “그럼 왜 선장이라고 적혀 있죠?” “그 표를 본 사람들이 자꾸 내게 배를 출항시키라고 합니다. 내가 거절하면 그들은 내가 귀항을 거부한 거라고 쓰더군요.” 파진은 품에서 출입 열쇠를 꺼냈다. 날마다 다른 번호가 떠올라 어떤 문이 열리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실물 열쇠의 이빨은 닳아 있었고 손잡이에는 저층 사무소의 문양이 남아 있었다. 지금 기록에는 없는 문양이었다. 복도 뒤쪽에서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미라는 파진의 어깨를 붙잡고 일으켰고 테온이 출입문을 지켰다. 내가 실제로 왔던 길에 분필을 칠해 보니 일부 바닥은 발자국을 남겼지만 다른 부분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 구간은 지나온 느낌만 있는 지형이었다. 우리는 밟았던 발자국이 남은 바닥만 다시 확인해 되돌아갔다. 문이 닫히기 직전 파진이 내 소매를 잡았다. “들어올 때 벽의 글씨 못 봤습니까?” “무슨 글씨요?” “출항하지 않은 배는 귀항할 수 없다. 누군가 그걸 지우려고 했습니다.” 사무소로 돌아오자 새론은 파진을 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는 그가 실종됐다고 보고했지만, 장부상으로는 이미 두 번 귀항한 사람이었다. 사람의 몸은 한 번만 돌아온다. 도장이 두 개라고 심장도 두 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우리는 파진에게 실제 돌아온 시각을 묻고 자기가 말할 수 있는 내용을 먼저 쓰게 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이름을 적고 '배를 탄 적 없음'이라 덧붙였다. 도겸은 기존 장부를 찢지 말라고 했다. 거짓 기록이 언제 들어왔는지 알기 위해서는 그것도 필요했다. 해가 지자 새론의 푸른 렌즈 안에서 작은 불빛이 켜졌다. 그녀는 렌즈를 들여다보며 낯선 말을 했다. “저층 귀항 기록을 만든 사람은 북쪽 채석장에 들어간 뒤에만 출입 도장이 찍힙니다.” “그럼 내일 채석장에 가면 되겠네요.” 키오가 말했다. 미라가 미간을 찌푸렸다. “항구의 내일이 우리 내일인지는 먼저 확인하고.” 나는 방수 일지에 파진의 실제 귀환과 미명호의 문서상 귀항을 나란히 적었다. 그 사이에 가로줄을 긋지 않았다. 아직 두 사건을 하나로 볼 수 없었다. 그날 밤, 지도통의 바닥에 파란 가루가 한 점 떨어졌다. 누가 흘린 줄 알았는데 먼지가 글자 모양으로 뭉쳤다. [푸른 채석장 — 첫 지도의 손자국 보관] “지금 지도도 손금 감정을 시작하는 겁니까?” 나는 작게 중얼거렸다. 헤론이 고개를 들었다.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손자국이 있다고 그 사람이 지도를 그린 건 아니야.” 나는 그 말을 일지 맨 위에 적었다. 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일은 증거를 발견하는 일이 아니라, 그 증거가 말하지 않은 부분까지 마음대로 완성해 버리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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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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