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작품, 이어지는 이야기 · 페이루아에서 다음 페이지를 만나보세요
작품으로별가루 지도 제작자 · 79화
PAYLUA ORIGINAL · 제79화

제79화 - 귀항종은 세 번 울린다

별가루 지도 제작자 · 3,697자

오프라인 책장
바다에서 종이 세 번 울리면 사람들은 대개 두 가지 중 하나를 한다. 신에게 기도하거나, 달아나거나. 미라는 세 번째 방법을 선택했다. 돛대를 올라가 종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누구야! 거기 누구 있으면 대답해!” 물론 종이 대답할 리는 없었다. 대신 멀리서 낮은 금속음 두 번이 돌아왔다. 나는 미라가 등대에서 들었던 암호를 떠올렸다. 세 번은 들어오라, 두 번은 대답하라. 그들이 어릴 때 만들었던 신호였다. “누군가 들은 걸까요?” 내가 물었다. “아니면 종을 고친 사람이 그 신호를 흉내 내는 거지.” 미라는 돛대에서 내려왔다. “그래도 답이 왔으면 확인해 봐야 해.” 헤론은 수면에 떠오른 부두 그림자의 길이를 적었다. 그림자는 실제 돌보다 길었고 달빛이 닿지 않는 띠의 안쪽에서만 선명했다. 우리가 빛을 비춘다고 길이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옛 지도와 비교하니 그 그림자는 열두 해 전 해협에 존재했던 돌부두의 외곽을 따라 뻗어 있었다. “저기 배를 댄 사람이 있었던 건 맞네.” 헤론이 말했다. “지금도 댈 수 있습니까?” “그건 다른 문제지.” 나는 그 말을 일지에 적었다. 요즘 내 지도에는 '다른 문제'라는 문장이 너무 많이 나왔다. 어느 날 책으로 엮으면 제목을 《확인되지 않은 세상에서 돈 못 버는 법》이라고 할 생각이었다. 우리는 직접 떠 있는 부표들을 옮겨 오늘의 안전한 물길을 짧게 연결했다. 마르첸의 상회선은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쌍안경이 번쩍이는 모습은 보였다. 라온은 편지함을 선실 안쪽에 고정했다. 테온은 실종된 보급선의 이름을 되새기며 옛날 노래를 낮게 불렀다. 루메르에서는 배가 돌아오면 항구 사람들이 노래의 마지막 마디를 함께 불렀다고 했다. 그런데 그는 마지막 마디를 기억하지 못했다. “왕자님도 모르는 노래가 있군요.” 내가 놀렸다. “어렸을 때 노래보다 검술을 더 많이 배웠네.” “그렇게 교육받고도 나라를 지키지 못했으니 억울하시겠어요.” 말이 입 밖에 나오자마자 후회했다. 테온의 표정이 굳었다. 미라가 나를 한 번 노려봤다. 나는 얼른 사과했다. 왕자는 오랫동안 침묵하다가 말했다. “그래. 그게 억울했지. 지금은 내가 지켜야 할 것이 나라의 이름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네.” 우리는 더 말하지 않았다. 그가 먼저 돛을 정리했다. 내가 다시 노래를 들었을 때는 마지막 마디의 빈자리가 이상하게 마음에 남았다. 해가 서쪽 바위 뒤로 내려갔을 무렵, 무월항을 표시한 돌문이 수면 위에 나타났다. 양쪽 기둥에는 비슷한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하나는 '돌아온 배를 기록하라', 다른 하나는 '돌아오지 않은 배를 지우지 말라'. 그 사이에 항로를 뜻하는 닻 그림이 있었는데, 가운데가 깨져 있었다. 미라는 배를 멈추고 닻을 내렸다. “여기서부터는 직접 걸어가야 할지도 몰라.” 마침 수면이 내려가며 돌바닥이 드러났다. 나는 먼저 긴 장대로 물속을 찔러 보았다. 바닥은 단단했지만 물이 빠지는 속도가 이상하게 빨랐다. 헤론은 조수표의 네 번째 기록과 지금 시각이 맞지 않는다며 인상을 썼다. “오늘 조수가 하나 더 있는 것 같네.” “다섯 번째요?” 키오가 물었다. “맞는지는 더 재 봐야지.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 바뀌고 있다는 거야.” 그때 등대 쪽에서 경보종이 울렸다. 세 번 짧고 한 번 길었다. 구조 위험을 알리는 신호였다. 우리 뒤편의 상회선에서 불길이 솟고 있었다. 금색 판을 다시 작동시키려던 마르첸의 부하들이 장치를 과열시킨 모양이었다. 불길은 돛이 아니라 갑판 아래 측량실에서 시작됐다. 선원들이 물을 퍼부었지만 주변의 수면이 검게 변하며 배가 기울었다. 등대에서는 유네의 경고 깃발이 치솟았다. 미라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내 얼굴을 봤다. “무월항은 조금만 더 가면 되는데.” “사람이 타고 있잖아요.” 내가 답했다. “알아.” 그녀는 키를 꺾었다. 우리는 방금까지 찾아온 부두를 등지고 상회선 쪽으로 돌아갔다. 누군가의 목소리를 확인할 기회를 놓칠지도 몰랐다. 그런데도 미라는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상회선에서는 열 명 넘는 사람이 갑판에 매달려 있었다. 마르첸은 끝까지 금색 판을 끌어안고 있었다. 측량실이 무너지자 쇠파편이 날아들었고, 나와 키오는 갑판 아래로 떨어질 뻔했다. 테온이 우리 둘을 붙잡았다. “제발 한꺼번에 사고 치지 말게.” 그가 소리쳤다. “저는 사고를 기록 중이었습니다!” “그걸 누가 지금 읽겠나!” 맞는 말이었다. 나는 지도를 접고 구명줄을 잡았다. 미라가 물살을 피해 배를 바짝 붙였고, 테온은 사람들을 하나씩 끌어올렸다. 키오는 구한 사람마다 이름을 물었지만 미라가 그 일을 멈추게 했다. 먼저 숨을 쉬게 하고 따뜻하게 해야 했다. 우리는 이름 대신 잠시 숫자만 세었다. 사람이 열둘, 그중 의식이 없는 사람이 둘. 이름은 그들이 말할 수 있을 때 물으면 됐다. 마르첸은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다. 그는 판을 버리면 상단에서 자신을 죽일 거라고 했다. 나는 그 말에 대답하지 못했다. 그가 진실을 말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판을 움켜쥔 손 때문에 그가 물에 빠지고 있다는 사실은 보였다. “판은 나중에 찾을 수 있어요!” 내가 외쳤다. “네가 뭘 알아!” “사람을 건지는 건 계약 위반이 아니잖습니까!” 테온이 그를 팔목부터 붙잡았다. 마르첸은 결국 금색 판을 놓쳤다. 판은 물에 빠지며 강한 빛을 냈고, 물 위에 있던 거대한 배 그림자들이 한꺼번에 뒤섞였다. 그중 하나가 우리 머리 위로 지나가자 등대의 불빛이 잠시 꺼졌다. 배의 그림자들이 사라진 자리에서 낮은 돌다리가 드러났다. 이덴의 조수표에는 없던 길이었다. 물살은 그 다리의 양쪽으로 갈라져 흘렀다. 나는 서둘러 별가루 지도를 펼쳤지만 지도는 다리를 밝히지 않았다. 길이 없는 게 아니라 우리가 아직 건너 보지 않은 길이었다. 바람을 타고 종소리가 다시 들렸다. 이번에는 세 번 짧은 소리 다음에 분명한 두 번의 응답이 왔다. 미라는 물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종루를 보며 낮게 말했다. “저건 다른 배에서 울리는 소리가 아니야.” “그럼요?” “무월항 귀항종이야. 우리 동생이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들려준 노래가 있었거든. 저 종 사이 간격이 바로 그 박자야.” 테온이 고개를 들었다. 그 역시 잊고 있던 루메르의 마지막 노래를 생각하고 있었다. 미라가 그 박자에 맞춰 노래를 흥얼거리자 테온의 입에서 마지막 마디가 저절로 나왔다. 그 순간 나는 이상한 사실을 깨달았다.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장소에서 같은 귀환 신호의 변형을 배웠다. 아마도 이 해협의 신호는 어떤 한 가족만의 비밀이 아니었다. 돌아오는 사람을 위해 항해사들이 공유하던 언어였을지도 모른다. 구조한 선원들이 갑판에서 숨을 고르는 동안 유네가 작은 배를 몰고 왔다. 그는 상회선의 생존자들을 등대까지 옮겨 주겠다고 했다. 우리에게는 무월항의 돌문이 곧 다시 잠길 거라고 경고했다. 물이 오르기 전에 저 다리가 실제로 연결되는지 확인하려면 오늘 밤뿐이었다. “그럼 가야겠네.” 미라가 말했다. 나는 미라를 바라봤다. 그녀는 구조한 사람들이 안전하게 옮겨 타는 것을 끝까지 확인한 뒤에야 돛을 올렸다. 그 기다림이 길을 놓치게 만들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날의 지도가 나중에 무엇을 남길지 알고 있었다. 도착하지 못한 곳보다, 우리가 실제로 돌아온 사람들이 먼저 기록될 것이다. 그리고 멀리 무월항의 돌문 아래에서 누군가 작은 등불을 들었다. 불빛은 세 번 흔들린 뒤 두 번 멈췄다. 미라가 손목의 빈 자리를 만졌다. “이제 정말 대답을 들으러 가자.”

PAYLUA 소설 본문은 인쇄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제79화 끝

읽은 위치는 이 브라우저에 저장되며 로그인 중에는 계정에도 동기화됩니다.
READER DISCUSSION

제79화 댓글 0

댓글·공감·신고는 로그인 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전 익명 댓글은 그대로 표시됩니다.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로그인회원가입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