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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별가루 지도 제작자 · 61화
PAYLUA ORIGINAL · 제61화

제61화 - 회색 재를 밟는 사람들

별가루 지도 제작자 · 4,088자

오프라인 책장
회색 분화구로 가는 길은 지도에 세 개였다. 적어도 우리가 펼친 지도 세 장에는 그랬다. 문제는 첫 번째 지도에선 강이 흐르던 곳에 두 번째 지도에는 숲이 서 있고, 세 번째 지도에는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셋 중 하나가 틀린 거겠지?” 테온이 물었다. “셋 다 맞았을 수도 있죠. 서로 다른 날에는요.” “그럼 오늘은?” “그걸 알아보러 가는 중입니다. 직업이 참 경제적이죠. 돈을 받고 지도를 그려야 하는데, 지도 그릴 길을 찾느라 돈을 씁니다.” 미라가 앞에서 웃었다. 그녀의 어깨에 걸린 밧줄은 햇볕에 말랐지만, 연흔에서 수문을 고치다 입은 장갑은 아직 젖어 있었다. 헤론은 낙성 관측구를 천으로 감싼 채 몇 걸음마다 하늘을 재었다. 키오는 우리 뒤에서 실제 지나온 돌의 개수를 적었다. 네 사람의 걸음은 같았지만 그들이 보는 세계는 전혀 달랐다. 연흔을 떠난 지 이틀째였다. 바위가 많은 평원에 들어서자 흙이 한순간에 잿빛으로 바뀌었다. 재를 집어 코에 가까이 대자 타는 냄새 대신 비 온 뒤 쇳덩이에서 나는 차가운 냄새가 났다. 가벼운 가루인데 손바닥에 닿으면 유리처럼 반짝였다. “낙성재다.” 헤론이 말했다. “천문학회 기록엔 이곳에 처음 낙성이 관측되던 날부터 쌓였다고 하지.” “그럼 첫 별은 여기 떨어졌군요.” “그렇게 쓰인 기록이 있다는 말이지. 땅이 어느 날 만들어졌다는 설명과 별이 이곳을 강타했다는 설명은 구분해야 해.” 그가 말하는 동안 재 위에 네 사람과 키오의 발자국이 찍혔다. 미라가 바위 하나에 밧줄을 감고 발자국 사이의 간격을 재었다. 나는 그것을 지도에 그렸다. 별가루 선은 흐릿한 은색으로 남았다. 예전부터 존재했던 길인지, 오늘 우리가 처음 정한 임시 발걸음인지까지는 알 수 없었다. 나는 선 끝에 ‘오늘 확인, 귀환 미확인’이라고 적었다. 정오가 지나자 재밭 끝에 낡은 역참이 나타났다. 지붕은 반쯤 내려앉았고 우물의 두레박은 쇠줄에 매달린 채 공중에서 한 바퀴씩 흔들렸다. 정작 바람은 없었다. 문턱 위에는 ‘첫 낙성 관측대로 가는 마지막 보급소’라는 표식이 남아 있었다. 안에서 수레를 고치는 망치 소리가 들렸다. 여자는 바퀴살을 깎다가 우리를 보더니 먼저 물통을 가리켰다. “살아 있는 사람이면 물부터 드세요. 환영 인사는 그다음이에요.” 그녀의 이름은 단우였다. 아버지 때부터 이 역참의 기록을 지켰다는 사람이었다. 나이는 서른 남짓, 왼쪽 눈썹 위에 긴 흉터가 있었다. 그녀는 우리가 분화구를 보러 간다고 하자 망치질을 멈췄다. “위쪽 길은 쓰지 마세요. 어제 밤에 돌이 떨어졌어요.” “그럼 아래 길은요?” 미라가 물었다. “아래 길은 물이 올라옵니다.” “물이 내려오는 게 아니라?” “보시면 알게 될 거예요. 그러고 싶지 않으시면 여기서 자세요.” 단우는 헛웃음을 지으며 차를 끓였다. 차 색이 짙은 회색이어서 나는 한참을 들여다봤다. 그녀가 컵을 낚아챘다. “독 아니에요. 귀하신 손님은 직접 우물에서 길어 마시든가.” “지도 제작자가 조심성이 많아서요.” “그럼 오래 살겠네요. 여기선 대개 반대로 행동한 사람들이 먼저 기록에 남거든요.” 역참 벽에는 여행자들이 남긴 날짜표가 걸려 있었다. 일부는 내일, 일부는 두 달 전 날짜였다. 단우는 이것을 정확한 달력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누구와 함께 떠났고 어느 방향으로 걸었는지, 돌아와서 자기 이름을 다시 말했는지만 따로 기록했다. 연흔의 절차와 닮아 있었지만 그녀는 그곳에 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나는 지난주에 다녀온 길을 그녀의 기록과 대조했다. 분화구에 다녀왔다는 여행자가 일곱 명. 그중 세 명은 관측대 폐허를 봤다고 했고, 두 명은 그곳에 돌기둥만 있었다고 했으며, 나머지 두 명은 분화구 자체가 없었다고 썼다. 단우는 세 사람이 거짓말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이 서로 다른 날의 가장자리에 도착했을 거라고 했다. 키오가 기록 중 한 장을 가리켰다. “이 사람은 어제 출발했는데 오늘 돌아온 게 맞네요?” “그래.” “그런데 서명은 떠나기 전에도 있고, 돌아온 뒤에도 있네요. 필체가 같아요.” 나는 두 서명을 살펴봤다. 떠날 때의 획은 단단했고 돌아온 뒤의 획은 유독 떨렸다. 같은 사람이 썼다는 단정은 할 수 없지만, 단우가 두 장면을 직접 봤다는 증언은 있었다. 그녀는 그 여행자가 빈 병에 담아 온 재를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창고의 병 속에는 흰 조각이 들어 있었다. 불을 비추면 조각 뒤에 작은 계단의 그림자가 생겼다. 나는 조각을 돌렸다. 그림자의 계단은 늘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헤론은 그림자가 광원의 각도와 상관없이 생기는 현상에 흥분했다. 미라는 흥분한 그를 의자에 앉혔다. “박사님. 먼저 밥 먹고 세상을 해석해요.” 그때 역참 바깥의 종이 울렸다. 단우는 창가로 달려가 서쪽 하늘을 보더니 표정을 굳혔다. 재밭 위에서 검은 구름 같은 것이 일어나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구름이 아니라 땅에서 떠오른 가는 유리 조각들이었다. “재바람이에요! 밖에 있는 사람부터 들여보내요!” 미라가 문을 열고 수레 옆의 어린 짐꾼을 안으로 밀었다. 테온은 말을 끌어 마구간에 넣었다. 나는 문틈을 막을 천을 찾으려고 창고로 뛰었다. 키오는 지붕 아래 매달린 등불을 내리고, 헤론은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재었다. 재바람은 북쪽에서 시작한 것처럼 보였는데 바닥의 조각은 동쪽으로 흘렀다. “바람이 두 개입니다!” 헤론이 외쳤다. 밖에서 목이 쉰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살려 줘! 다리가 끊어졌어!” 우리는 문을 반쯤 열었다. 역참과 평원을 잇는 짧은 목교가 삐걱거리고 있었다. 그 위에 떠돌이 약초꾼이 엎드려 있었다. 미라가 밧줄을 던졌지만 약초꾼의 손이 닿지 않았다. 나는 방금 단우에게 받은 옛 역참 지도를 펼쳤다. 목교 아래쪽에는 오래된 석축길이 있었다. 현재는 재에 덮여 보이지 않았지만 다리 양끝의 돌 난간이 실제로 남아 있었다. “아래로 한 길이 더 있었어요. 제가 먼저 확인하겠습니다.” “아직 땅이 있는지 몰라!” 미라가 외쳤다. “그래서 먼저 돌을 던질 겁니다!” 돌 세 개를 던지자 두 개는 단단한 바닥에 부딪쳤고 하나는 소리 없이 빠졌다. 나는 그 차이를 지도에 표시하고 밧줄을 허리에 묶었다. 미라와 테온이 양끝을 잡은 사이, 난간을 따라 세 걸음 내려갔다. 발바닥 밑으로 오래된 석축이 만져졌다. 첫째와 둘째 돌 사이의 틈은 텅 비어 있었다. 나는 약초꾼에게 발을 옮기지 말라고 외치고 밧줄 끝을 내밀었다. 그는 손을 뻗었다가 재바람에 눈을 감았다. 키오가 문간에서 큰 소리로 숫자를 셌다. 하나, 둘, 셋. 약초꾼이 세 번째에 밧줄을 움켜쥐었다. 미라가 그를 끌어당기는 동안 목교 가운데가 유리 가루처럼 산산이 흩어졌다. 모두가 역참 안에 들어왔을 때 나의 부츠 밑창도 반쯤 떨어져 있었다. 단우가 응급 붕대로 발목을 감아 주며 말했다. “아무 일도 없을 거라더니.” “저는 안전하다고 말한 적 없습니다.” “그럼 지도를 왜 그렸죠?” “위험한 곳을 표시하려고요. 오늘은 두 군데나 새로 알았습니다.” 단우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었다. 약초꾼은 뜨거운 차를 마시고 나서 다리 아래에서 봤다는 것을 말했다. 절벽 사이로 희미한 돌계단이 내려가고 있었고, 계단 끝에서 밤중에도 밝게 빛나는 창문을 보았다고 했다. “관측대는 위쪽 분화구 벼랑에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키오가 물었다. “나도 그렇게 들었다.” 약초꾼이 답했다. “그런데 창문은 분화구 아래에서 보였어.” 늦은 밤 재바람이 잦아들자 우리는 역참 지붕에서 그 방향을 살폈다. 분화구의 거대한 테두리가 하늘을 반원으로 가르고 있었다. 그 아래, 바위의 그늘이 가장 깊은 곳에서 작은 푸른 불이 깜박였다. 세 번 짧고, 한 번 길게. 나는 지도통을 열었다. 금속판에 새겨진 세 갈래 선 가운데 가장 짧은 것이 희미하게 빛났다. 반면 종이 위에 쓰여 있던 ‘첫 낙성 관측대의 잔해’라는 지명은 움직이지 않았다. 관측대가 위에 있다는 기록과 아래에 불이 있다는 목격은 아직 어느 쪽도 폐기할 이유가 없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두 위치를 잇는 실제 길을 찾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그날 밤, 분화구 깊은 곳에서 종소리가 들렸다. 헤론의 기구가 동시에 멈췄다. 그는 기구의 멎은 바늘을 보며 한마디 했다. “저건 낙성 예보 종이 아니네. 관측이 시작됐다는 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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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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