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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별가루 지도 제작자 · 37화
PAYLUA ORIGINAL · 제37화

절벽 위의 우편배달부

별가루 지도 제작자 · 3,555자

오프라인 책장
조난 신호가 세 번 올라온 산비탈에는 우체통이 하나 달려 있었다. 산 정상에서 보는 절벽의 끝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위험하다고 발을 멈췄지만 키오는 우체통부터 보았다. 우편 배달부의 꿈을 가진 소년에게 세상은 언제나 배송 주소로 나뉘는 모양이다. “누가 이런 데 편지를 받으러 와요?” 내가 물었다. “반대로 생각해야죠, 아저씨. 이런 데도 편지를 보내야 하는 사람이 있는 거예요.” 키오의 말에 아무도 웃지 않았다. 어른의 농담이 가장 조용해지는 순간은 아이가 더 좋은 답을 내놓을 때였다. 우리는 절벽에서 떨어진 별먼지의 방향을 확인했다. 헤론은 바위 표면을 살피다가 오래된 조난 신호와 새 신호의 재료가 같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밤의 붉은 불빛은 오래된 별가루를 태운 것이었다. 처음 도착한 사람은 최근의 수상한 예언을 따라온 것이 아니라, 이곳의 구조 신호를 원래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었다. 미라가 줄 세 개를 절벽 위 소나무에 묶었다. 테온은 매듭을 당기고 살비는 바닥의 작은 균열을 지팡이로 확인했다. 노인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나는 내려갈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내가 가지 않아도 길은 있을 걸세. 하지만 내가 아는 건 이 길이 아니야.” 그는 산 위에 남겠다고 했다. 나는 그의 선택을 존중했다. 우편함을 조사하고 다시 돌아오는 길부터 확인한 다음, 미라와 테온, 헤론, 키오와 함께 짧게 내려가기로 했다. 절벽 아래는 생각보다 넓었다. 바위에 빗물이 만든 홈이 있고 그 안에 나무 발판이 놓여 있었다. 발판 하나에는 열두 해 전의 수리 날짜가 남아 있었다. 오래된 시설이지만 당시 누군가 직접 보수한 길이었다. 키오는 조심스레 우편함의 상태를 살폈다. 안에는 물에 젖은 엽서 여섯 장과 주소 없는 쪽지 하나가 있었다. 엽서는 모두 같은 풍경을 담고 있었다. 별빛에 은색으로 빛나는 낮은 다리와 다리 위의 어린아이 둘. 사진인지 삽화인지 알아보기 어려운 그림이었다. “이 중에 미라 누나가 아는 표식이 있어요.” 미라가 엽서를 받았다. 가장자리의 매듭 문양은 그녀의 항해일지에 남은 동생의 장난스러운 낙서와 닮아 있었다. 미라의 손이 잠깐 떨렸다. 그러나 이 표식만으로 동생이 이곳을 지나갔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동생은 저 고리 하나를 항상 세 번 꼬았어.” 그녀가 말했다. “여긴 두 번이야.” 테온이 엽서를 뒤집었다. “같은 사람이 아니라 흉내 낸 사람일 수도 있겠군.” 그녀는 한때 동생에게 길 찾는 법을 가르쳤다고 했다. 동생은 늘 매듭 하나를 일부러 비뚤게 묶었고, 미라는 그걸 고쳐 주면서도 결국 웃었다. 폭풍 속에서 마지막으로 본 고리도 그렇게 비뚤었다. 그래서 지금 두 번 감긴 매듭이 오히려 무서웠다.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달려갔다가 전혀 다른 사람을 붙잡을까 봐. 나는 미라에게 언제 마지막으로 동생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물었다가 곧 사과했다. 미라가 먼저 말하고 싶을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미라는 그 말을 고맙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녀는 엽서 하나를 한참 바라보다가 다시 키오에게 건넸다. “이상하지. 이 표식만 보면 당장 뛰어가고 싶어. 그런데 막상 자세히 보면 낯선 부분이 보여.” “낯선 부분을 지우지 마세요.” 내가 말했다. “그것도 증거니까.” 우편함 아래에는 금속 상자가 있었다. 안에는 물에 젖지 않은 편지 두 통이 나란히 꽂혀 있었다. 한 통은 발송일이 십이 년 전이었고 다른 한 통은 어제였다. 봉인은 같았지만 종이 재질과 잉크의 냄새가 달랐다. 나는 둘을 나란히 기록했다. 첫 편지에는 ‘증언 보관실 확인 요청’이라고 적혀 있고 받는 사람은 비어 있었다. 둘째 편지는 백동상회가 보낸 것으로 보였다. ‘연체된 귀환 기록의 소유권을 이전하라’는 명령이었다. “귀환 기록도 빚이 되나?” 테온이 화를 냈다. “상단 사람들은 언젠가 그림자에게 월세도 받을 겁니다.” 우편함에서 나온 편지는 아직 누구에게도 배달되지 않았다. 우리는 키오가 편지를 직접 개봉할 권한이 있는지 확인했다. 둘째 편지는 수취인이 ‘현재 보관 담당’으로 적혀 있었지만 담당자가 누구인지 나타나 있지 않았다. 키오는 봉인 상태만 기록하고 상자에 다시 넣었다. 그때 절벽 위쪽에서 돌이 떨어졌다. 발을 미끄러뜨린 것이 아니라 누군가 일부러 발판을 걷어 찬 소리였다. 미라가 먼저 몸을 낮췄다. “위에 사람 있다.” 나는 어두운 틈을 올려다봤다. 길목에서 검은 소매가 잠깐 보였다. 누군지 확인하지 못했지만 그 사람이 발판을 한 개 떼어 절벽 아래로 던지는 것은 똑똑히 보았다. “살비 씨!” 테온이 소리쳤다. 위에서는 대답이 없었다.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내려오기 전에 남겨 둔 구조용 밧줄이 크게 흔들렸다. 미라가 빠르게 바위에 올라갔다. 나도 뒤따랐지만 절벽의 진동이 갑자기 멈췄다. 손으로 잡은 바위가 어제보다 매끄러워졌다. 발 디딜 곳은 우리가 내려올 때와 달라져 있었다. 나는 잠깐 올라갈 길을 그리려 펜을 들었다. “멈춰!” 미라가 외쳤다. “오늘 올라가 본 길이 아니야!” 나는 손을 내렸다. 그 말이 맞았다. 올라갈 때의 바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는 밧줄을 고정한 뒤 테온이 검집으로 돌을 두드려 확인한 곳만 밟았다. 헤론은 별빛이 아니라 절벽에 남은 작은 식물의 방향을 이용해 옛 발판의 위치를 추정했다. 나는 추정 위치와 실제 확인 위치를 구별해 표시했다. 마지막 한 걸음에서 바위가 떨어졌다.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렸다. 키오가 아래쪽에서 소리를 질렀다. 미라가 내 팔을 잡았고 테온이 뒤에서 받쳤다. 그렇게 세 명이 한꺼번에 절벽 위로 기어 나왔다. 살비는 무사했다. 그는 소나무 뒤에 앉아 있었다. 누군가 그를 밀친 것은 아니었다. 검은 소매의 사람이 노인을 묶어 두려 했지만 살비는 지팡이로 상대의 발목을 쳐 빠져나왔다고 했다. 도망친 사람의 얼굴은 보지 못했다. “이런 말 하긴 그렇지만,” 살비가 말했다. “나를 붙잡는 사람은 자기 발소리를 더 조심해야 해.” 나는 그제야 웃었다. 노인은 여전히 나보다 훨씬 담대했다. 우리는 그날 밤 산 위로 올라오지 못한 옛 우편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방법을 의논했다. 키오는 발송일, 봉인 상태, 발견 위치를 기록한 뒤 사본만 갖기로 했다. 나는 그의 일기를 봤다. 첫 장에는 ‘아무도 읽지 않은 편지는 아직 끝난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해가 지기 전 헤론이 절벽의 그림자에서 작은 석판을 발견했다. 돌의 겉면은 낡았으나 숫자 하나가 최근에 다시 칠해져 있었다. 0. 그 밑에는 이런 문구가 있었다. ‘모든 귀환이 확인될 때까지, 빈 자리는 지우지 말 것.’ 그런데 숫자 0의 가장자리에는 백동상회의 은색 봉인 가루가 묻어 있었다. 누군가 그 글귀를 보존하려 한 건지, 훼손하려 한 건지 알아야 했다. 밤이 깊자 먼 북쪽에서 다시 붉은 신호가 올랐다. 이번에는 네 번이었다. 살비의 얼굴이 굳었다. “세 번은 길을 잃었다는 뜻이고,” 그가 말했다. “네 번은 길을 찾은 사람이 돌아오지 못하게 막혔다는 뜻일세.” 나는 한동안 우편함의 위치를 손가락으로 짚었다. 누군가에게 돌아갈 길은 물건을 정확히 배달하는 길과도 닮아 있었다. 나는 지도를 접었다. 이번에는 우리가 길을 찾아야 할 차례였다. 그러나 먼저 누가 신호를 보냈는지 확인할 방법부터 찾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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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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