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안을 데리고 중앙대조실로 돌아오자 가장 먼저 우리를 맞은 건 경비병이 아니라 서류였다.
“귀환자 등록 양식입니다.” 직원이 말했다.
“아직 본인에게 오늘 날짜가 무슨 뜻인지 설명하는 중입니다.” 나는 대답했다.
“양식이 없으면 식사를 지급할 수 없습니다.”
나는 종이를 받아 들고 한숨을 쉬었다. 어느 세상에서든 사람이 살아 돌아오는 것보다 밥을 받을 자격을 증명하는 일이 먼저인 모양이었다. 에르안은 서류를 읽다가 '미귀환 이력 자동 삭제'라는 항목에 선을 그었다.
“이건 싫소. 내가 어디서 멈췄는지 남겨야 하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미라는 직원에게 물 한 주전자를 가져다주며 말했다. “일단 그 사람 밥부터 주세요. 기록이 나중에 따라오면 돼요.”
사람이 밥을 먹는 사이 우리는 루카스의 행방을 추적했다. 에르안의 미발송 편지는 첫 경계실의 원본 접수함을 거쳐 중앙 아래쪽의 옛 창고로 옮겨진 것으로 적혀 있었다. 하지만 창고에 접근하는 통로는 지금 지도에서 사라져 있었다. 나는 관측통에서 가져온 오래된 도면과 카엔의 수로 점검표를 겹쳤다. 두 도면이 겹치는 곳에는 작은 통풍구가 하나 있었다.
“통풍구가 지금도 있습니까?” 테온이 물었다.
카엔이 현장 담당자에게 물었다. 답은 '규정상 폐쇄'였다. 우리는 그 말을 확인 기록으로 쓰지 않았다. 규정에 없는 바람은 언제나 현장에서 불어올 수 있으니까.
통풍구 앞의 돌에는 쇠고리 세 개가 남아 있었다. 미라가 밧줄을 걸고 잡아당기자 고리가 흔들리지 않았다. 우리는 아래로 납추를 내렸다. 그 끝이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마침 도착한 여린도 같은 소리를 들었다. 이제 바닥이 존재한다는 건 둘이 확인했다.
“이 길은 내가 보았소.” 여린이 말했다. “하지만 그때는 물이 없었지.”
지금은 물이 무릎 높이까지 차 있었다. 미라와 카엔은 수위를 재고, 테온은 바깥쪽 출입구가 열리는지 확인했다. 낡은 손잡이는 힘주어 당기니 움직였다. 그제야 나는 지도에 통로를 그렸다. 살아 있는 길은 남의 추측으로 만들 수 없었다.
창고 안은 이상하리만큼 정돈되어 있었다. 사본은 가지런히 쌓여 있었고 벽에는 원본의 인수 날짜를 적은 작은 나무패들이 걸려 있었다. 그중 하나에는 루카스의 이름이 있었다. '원본 인수 — 귀환 확인 미완료.' 다른 패에는 낯익은 문장이 있었다. '세 가지 관측, 일곱 대기의 증언, 영의 강제 귀환.'
여린이 문턱에 멈춰 섰다. “루카스는 여기서 내게 마지막 부탁을 했소. 누군가 대신 서명하지 못하게 네 번째 기록을 남겨 달라고. 나는 그 약속을 지키려 했고, 그 뒤 저 방에 갇혔지.”
“그를 그 후에 본 적 있습니까?” 내가 물었다.
“아니. 그리고 봤다고 쓰는 서류도 믿지 않았소.”
우리는 창고의 각 층을 돌아보았다. 천장 아래에는 낮은 의자가 하나 있었고, 의자 곁에는 낡은 등불과 펼쳐진 필사본이 놓여 있었다. 본문 마지막에는 손으로 지운 흔적이 있었다. '원본 사용자: 하나의 서명'이라는 글씨 위에 '공동 검증자 명부'라는 문장이 여러 번 덧써져 있었다.
헤론이 필사본을 살폈다. 종이의 두께와 잉크는 우리가 무성 우편정에서 본 루카스의 봉인 기록과 닮았다. 그러나 비슷한 필체가 곧 한 사람의 손을 뜻하지는 않았다. 나는 그 아래의 접수 번호를 확인했다. 번호는 에르안에게 받은 편지 겉봉의 인수 번호와 이어져 있었다.
더 안쪽 벽에는 좁은 틈이 하나 있었다. 미라가 빛을 비추자 사람 한 명이 앉아 있을 만한 낮은 공간이 드러났다. 바닥에는 낡은 외투가 걸려 있었고 그 옆에 뼈가 남아 있었다. 우리는 아무도 큰 소리를 내지 않았다.
외투의 단추에는 북쪽 별의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손가락 부근에는 금속 필기구가 떨어져 있었다. 필기구 자루에는 'L' 자와 수선한 흔적이 있었다. 여린은 그 필기구를 보고 눈을 감았다.
“루카스가 내게 빌려준 것이오. 끝부분을 내가 직접 고쳤지.”
그는 옷자락의 안쪽을 살폈다. 오래전 함께 일할 때 자신이 달았다는 푸른 실이 남아 있었다. 에르안도 나중에 도착해 외투의 문양과 접수 서명을 알아보았다. 두 사람의 증언은 강했다. 하지만 뼈만으로 신원을 단정할 만큼 우리가 아는 것이 많지는 않았다. 카엔은 현장 기록에 '루카스 추정 유해, 복수의 소지품 및 증언 일치'라고 적었다. 나는 그 표현이 슬프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외투 안에서는 방수 종이 한 장이 나왔다. 글씨는 흐릿했지만 끝 부분을 읽을 수 있었다.
'원본을 보관했다. 에르안의 귀환은 내가 인수한 사실과 별개다. 나의 귀환도 누군가 대신 완료하지 말 것. 이 기록을 본 사람이 있다면 살아 있는 사람부터 확인하라.'
여린은 주저앉아 오랫동안 울었다. 그는 루카스가 마지막으로 어떤 길을 걸었는지 증언할 수 없다는 사실을 원망했다. 에르안은 옆에 앉아 그의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의 시간이 서로 다르게 흘렀어도, 지금의 슬픔은 같은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미라가 나를 바깥으로 불렀다. “문을 닫기 전에 저 사람 이름을 적고 나가자.”
“누가 있는지는 충분히 확인했습니까?”
“아직 의학적인 확인은 필요하겠지. 그래도 누군가 여기서 원본을 지키려 했다는 사실은 지우면 안 되잖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신원 확인을 위한 추가 조사는 따로 남기고, 외투와 기록이 발견된 위치를 모두 그렸다. 뼈와 종이를 함께 가져가는 대신 현장 봉인을 하고 입회인을 세웠다. 여린은 자기 이름으로 최초 증언을 남겼다.
카엔은 현장 출입을 통제하기 전에 작은 팻말을 세웠다. '원본 보존 현장. 확인되지 않은 사망 일자를 기입하지 말 것.' 여린은 팻말을 보고 고개를 숙였다. 누군가 루카스가 어느 날 어디서 죽었다고 써 넣어 버리면, 오히려 그가 마지막으로 지키려 한 증거가 사라질지도 몰랐다. 우리는 기록과 유품을 보호하면서 전문가의 감정을 요청했다.
그날 오후 에르안은 중앙대조실의 창문 앞에 섰다. 그는 루카스의 편지를 소리 내 읽어 달라고 했다. 다 읽고 나자 조용히 말했다.
“그 사람은 나를 대신해 돌아오지 않았구려.”
“네. 적어도 지금까지 확인한 기록에서는 그렇습니다.”
“그걸 지켜 준 것만으로도 충분하오.”
헤론은 원판의 네 번째 관측을 복원한 사본을 그의 앞에 놓았다. 에르안은 오래된 수치를 쓰다듬었다. 자신이 멈춘 자리가 끝내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듯했다.
하지만 안도할 시간은 짧았다. 카엔이 남쪽 벽의 수신관을 열었다. 진실조류 정박지에서 세온이 보낸 소식이었다. 서쪽 바다의 낡은 선박 한 척이 실제로 발견됐고, 그 배의 이름은 '새벽의 손'이었다.
미라의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탔던 배.
미라는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그 배가 발견됐다고 아버지까지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서로 다르게 흘렀던 항해의 날짜를 직접 확인할 기회가 찾아온 것이었다.
“나도 가도 되죠?” 미라가 물었다.
나는 지도를 접었다. “당연하죠. 이번엔 먼저 길을 확인하겠습니다.”
그녀는 붉은 매듭을 손목에 다시 묶었다. 새 실 옆에 오래된 실이 닿자 두 색이 하나의 매듭처럼 보였다. 오래된 길을 찾아가는 이유는 과거의 모든 시간을 되돌리기 위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오늘 누구의 이름을 끝까지 부를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제196화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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