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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별가루 지도 제작자 · 195화
PAYLUA ORIGINAL · 제195화

제195화 - 에르안이 관측을 멈춘 자리

별가루 지도 제작자 · 3,583자

오프라인 책장
첫 관측이 멈춘 장소는 거대한 성당도, 높은 탑도 아니었다. 중앙대조실 건물 뒤편의 작은 우물이었다. 이 세상에서 위험한 비밀은 대체로 높은 곳에 있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실망할 것이다. 나도 조금 실망했다. 우물이라면 아르켄에서 이미 한 번 충분히 고생했기 때문이다. “또 우물입니까?” 내가 물었다. 헤론은 낡은 편지 속 지형선을 실제 담장과 대조했다. “우물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 나중일 거야. 원래는 지하 관측통이었겠지.” 미라는 돌 가장자리에 줄을 묶었다. 테온은 위에서 줄을 받쳤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검은 물 대신 좁은 돌계단이 보였다. 계단의 세 번째와 네 번째 단 사이에는 오래된 흰 표식이 남아 있었다. 나는 납추를 내려 바닥 깊이를 쟀다. 보이는 곳까지는 실제로 발판이 이어졌다. “마슈엘이 준 열쇠로 열 수 있습니까?” 테온이 물었다. 카엔이 열쇠를 꺼내다 고개를 저었다. “이곳은 중앙 관리권 바깥입니다. 열쇠 구멍 자체가 없어요.” 그 소식은 오히려 안심이 됐다. 모든 문을 한 사람의 열쇠로 열 수 있는 세계라면 우리가 지금까지 배운 게 아무 의미도 없으니까. 우리는 세 개의 서로 다른 등불을 가지고 내려갔다. 하나는 현재 조수에 맞춘 파란 등, 하나는 헤론의 관측용 흰 등, 마지막 하나는 미라가 배에서 가져온 기름등이었다. 세 빛의 그림자는 벽에서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것들을 하나로 합칠 수 없다는 걸 보자 헤론은 작은 미소를 지었다. 아래쪽에는 벽을 따라 일곱 개의 작은 창이 있었다. 첫 번째 창 너머는 돌벽, 두 번째는 오래된 바닷물, 세 번째는 말라붙은 흙이었다. 서로 다른 시기의 땅이 같은 통로 옆에 놓여 있었다. 나는 어제까지 이런 장면을 보며 '불가능'이라고 써 왔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적었다. '현 위치에서 동시 관찰됨. 통행 가능 여부 미확인.' 끝쪽의 좁은 방에서 누군가 기침했다. 미라가 내 앞을 막았다. “일단 이름부터 확인해.” “이곳에서 이름만 믿지 말라고 배웠잖아요.” “그래도 먼저 물어봐야지.” 우리는 문을 두드렸다. 안쪽 사람이 한참 뒤 답했다. 목소리는 젊지도 늙지도 않았고, 아주 지쳐 있었다. “여기가 어디입니까?” 그가 먼저 물었다. “중앙대조실 뒤편 옛 관측통입니다. 바깥으로 나가는 계단을 확인했습니다.” 내가 말했다. “그 계단은 오늘도 있습니까?” “우리 발로 조금 전 내려왔습니다.” 그제야 문이 열렸다. 남자는 낡은 관측복을 입고 있었고 오른쪽 장갑이 없었다. 방에는 낡은 천문도와 물통 두 개, 먼지가 쌓인 돌탁자가 놓여 있었다. 남자는 자기 이름을 에르안이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바로 장부에 적지 않았다. 미라도 숨을 들이켰다. 그는 우리가 자신을 믿지 않는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오. 내가 관측을 멈춘 걸 누가 확인했는지 묻겠소?” 헤론이 흰 별 계단에서 탁본한 관측 중단서를 보여 주었다. 남자는 종이에 손을 대지 않은 채 별 각도의 오류를 짚었다. “셋째 관측자는 북서 창을 사용했소. 그 시간에는 그 창이 아직 바다 쪽이었지. 그 뒤 지형이 바뀌었다면 수치가 달라졌을 거요.” 헤론은 그가 관측했던 창의 높이를 물었다. 남자는 자기가 쓰던 낮은 나무 받침이 있었으며 그 모서리가 부서져 손바닥을 다친 적 있다고 답했다. 도면 뒤에 보수 기록이 있었다. 같은 위치에 나무 받침을 교체했다는 날짜가 남아 있었다. 적어도 그 기억은 막연한 별자리 지식만으로 만들어 낼 수 없는 종류였다. 우리는 그의 말과 오래된 관측 도면을 대조했다. 실제로 셋째 창의 북서 표시는 지금의 남쪽으로 향해 있었다. 그가 관측에 참여했을 가능성은 높았다. 하지만 증언이 곧 신원 확인의 전부는 아니었다. 헤론이 오래된 출석표의 서명 습관을 물었다. 남자는 자신의 장갑 없는 손으로 관측부호를 썼다. 필압과 끝획이 원본의 굽은 모서리와 닮았지만, 나는 아직 '동일인 확인 중'이라고 적었다. “당신이 에르안이라면 왜 여기서 나오지 않았습니까?” 테온이 물었다. “나오려고 했소. 그러나 문을 지나면 방 안에 남겨 둔 관측값이 모두 '완료'로 바뀌었소. 그때는 내가 돌아왔다고 쓴 문서가 다른 사람까지 끌어당기는 걸 봤지.” 그는 첫 관측의 마지막 밤을 이야기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빛이 실제로 관측되었지만, 네 번째 창은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 북쪽의 세 창은 낙성을 봤고, 네 번째 창에서는 아직 별이 하늘에 남아 있었다. 세르안은 네 번째 기록을 틀렸다고 지시했고, 젊은 헤론은 그 명령을 따랐다. 에르안은 '완료할 수 없다'고 썼다. “그 별이 둘이었습니까?” 미라가 물었다. “내가 알기로는 아니오. 서로 다른 날짜의 하늘이 같은 관측통에 비친 것 같았소. 하지만 그것도 내 해석일 뿐이오. 네 번째 창 바깥으로 직접 나가지는 못했으니까.” 그 정직한 한 문장이 내 마음을 흔들었다. 영웅이라면 모든 비밀을 알고 있을 거라는 기대를 우리는 너무 쉽게 갖는다. 그러나 에르안이 남긴 가장 중요한 행동은 모르는 값을 지우지 않은 것이었다. 나는 그에게 따뜻한 물을 내밀었다. 그가 물을 마시는 동안 테온은 밖의 계단에 줄을 다시 걸었다. 미라는 한 걸음씩 발판을 확인했다. 에르안이 바깥으로 나오고 싶다면 나갈 길을 마련해야 했다. “바깥에서 얼마나 지났습니까?” 에르안이 물었다. “관측 기록 기준으로는 열두 해가 넘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에서 보낸 시간은 저희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고개를 숙였다. “내가 적은 밤은 백아흔여덟 번이오. 중간의 낮은 몇 번이고 건너뛰었고.” 나는 그 기록을 그대로 남겼다. 세온이 겪은 시간과 닮았지만 똑같지는 않았다. 한 사람의 날짜를 다른 사람의 시계로 덮을 수는 없었다. 에르안은 방을 떠나기 전에 탁자 아래서 작은 가죽 주머니를 꺼냈다. 안에는 루카스 앞으로 쓴 미발송 편지와 네 번째 관측의 원판 자국이 있었다. 편지는 열두 해 전 쓰였고, 누군가가 최근 겉봉을 다시 만진 흔적이 있었다. 에르안은 편지에 적힌 문장을 기억한다고 했다. “나는 관측을 끝내지 못했다. 네가 원본을 가지고 나가더라도 내 귀환까지 대신 완료하지 말아라.” 그는 손을 떨며 말했다. “루카스가 그 말을 지켜 주었기를 바라오.” 헤론은 그 앞에서 오래 망설였다. 그리고 스승의 명령에 따라 넷째 관측값을 지웠던 일을 말했다. 에르안은 들은 뒤 잠깐 눈을 감았다. “그날의 기록을 다시 적어 줄 수 있소?” “그럴 수 있네.” “그럼 해 주시오. 늦었다고 못 할 일은 아니지.” 우리는 그 자리에서 새 대조표를 만들었다. 지워진 수치와 왜 지워졌는지, 누가 오늘 그것을 확인했는지 각각 적었다. 여전히 모르는 날짜는 남겨 두었다. 에르안은 스스로 계단을 올라왔다. 중간에서 숨이 차 멈췄을 때 나는 멈춘 자리도 기록했다. 누구든 밖에 나와 햇빛을 보고 증인 앞에서 이름을 말하기 전까지 귀환 완료라고 쓰지 않기로 했다. 마지막 계단에 올랐을 때 그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저 빛은 내가 알던 별이 아니구려.” 헤론이 고개를 들었다. 낮하늘의 가장자리에서 희미한 푸른 선이 나타나고 있었다. 칠흑 천문정의 기계식 광원이 아니라, 서로 다른 방향에서 세 사람이 동시에 확인한 실제 빛이었다. 낙성은 거짓 경보만이 아니었다. 우리가 풀지 못한 진짜 하늘의 사건이 이제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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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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