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작품, 이어지는 이야기 · 페이루아에서 다음 페이지를 만나보세요
작품으로별가루 지도 제작자 · 194화
PAYLUA ORIGINAL · 제194화

제194화 - 세계를 한 장으로 만들려는 사람

별가루 지도 제작자 · 3,526자

오프라인 책장
마슈엘은 우리가 첫 경계실에서 살아 나올 줄 몰랐던 것 같았다. 중앙대조실의 문 앞에 서자 경비병들이 우리를 막았다. 나는 여린을 부축하고 있었다. 여린은 오랜 시간 갇혀 있었고 햇빛보다 어두운 통로가 편하다고 했지만, 그에게 다시 숨은 방으로 돌아가라고 할 생각은 없었다. 미라는 그의 다른 쪽 팔을 받쳤다. “누구를 체포하러 왔습니까?” 경비병이 물었다. “그보다 먼저 의자를 좀 빌리겠습니다.” 내가 답했다. “증인에게 서서 증언하라고 하는 곳은 대체로 증언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 곳이라서요.” 경비병은 당황한 얼굴로 의자를 가져왔다. 그동안 카엔은 수동 배수문의 출입 기록을 보여 주었다. 중앙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고한 길을 우리가 실제로 통과했다는 증거였다. 유란과 세온이 바깥에서 확인한 조수표도 있었다. 서류를 보던 경비대장은 우리를 들여보냈다. 거대한 금색 원판은 방 한가운데서 천천히 돌고 있었다. 열두 개의 작은 바퀴가 서로 다른 속도로 맞물려 있었고, 안쪽 테두리에는 여러 도시의 이름이 돌출되어 있었다. 몇몇 이름은 반짝였고 몇몇은 검게 변했다. 그게 현재 세계의 실제 모습인지, 중앙이 계산한 추정인지 구분할 표시는 없었다. 마슈엘이 창가에서 돌아섰다. “첫 경계실에 들어갔군.” “네. 중앙이 퇴실했다고 처리한 사람이 아직 안에 있더군요.” 여린이 의자에 앉아 그를 바라봤다. “나를 기억하오, 마슈엘?” 남자의 얼굴이 굳었다. “기록상 당신은 퇴직한 지 오래됐소.” “기록이 틀렸다는 말을 이렇게 예쁘게 하기도 어렵겠구려.” 나는 잠깐 웃을 뻔했으나 참았다. 마슈엘은 여린이 직접 말한 이름과 구조 시각을 확인하고서야 눈을 내렸다. 누군가의 얼굴을 마주하는 일은 오래된 표보다 훨씬 성가셨을 것이다. “왜 내 이름을 등록했죠?” 나는 물었다. 그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원판의 안쪽 바퀴를 가리켰다. “한 사람이 하나의 기준이 되면 도시마다 다르게 흐르는 경계를 조정하기 쉽소. 아르켄이 이동했을 때 당신의 지도는 수많은 주민의 기록을 받아들였고도 하나의 대피안을 만들었지. 그 능력이 필요했소.” “그건 대피안이지 모든 사람의 귀환 확인서가 아니에요.” “나는 둘이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고 생각했소.” “그럼 왜 직접 물어보지 않았습니까?” 마슈엘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는 그 침묵을 기록했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사람의 책임까지 대신 써 넣는 일이 아니니까. 테온이 앞으로 나섰다. “루메르가 사라졌을 때 왕실 문장 하나가 수많은 주민의 행방을 묶어 버렸다. 당신은 그 일을 반복하려 하고 있소.” 마슈엘은 테온의 왕관 반쪽을 보고 고개를 돌렸다. “당신은 왕실의 마지막 적법한 계승자라고 들었소. 서명만 해 준다면 루메르의 옛 경계를 먼저 복구할 수도 있겠지.” “그 대가로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을 기록에서 지워야 한다면 왕관을 버리겠소.” 테온은 왕관을 작업대에 내려놓았다. 오래전의 테온이라면 저 말을 쉽게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한 도시를 돌려받기 위해 다른 도시를 잃게 할 자격은 아무 왕자에게도 없었다. 헤론은 관측 원본을 펼쳤다. 첫째와 둘째 시각, 서로 다른 수위, 그리고 세르안이 지우게 했던 넷째 관측값이 나란히 있었다. “중앙은 왜 네 번째 값을 제외했지?” “그 값이 다른 셋과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오.” “바로 그래서 남겨야 했네.” 헤론의 목소리가 떨렸다. “나도 예전에는 그걸 몰랐지. 하지만 세르안의 실수와 내 침묵을 다시 명령으로 만들 순 없어.” 마슈엘은 관측표를 가져가려고 했다. 미라가 손목을 막았다. “손으로 만지기 전에 탁본부터 하세요. 지금까지 기록이 사라지는 걸 너무 많이 봤거든요.” 우리는 모든 자료를 한곳에 쌓지 않았다. 헤론의 관측표는 헤론에게, 여린의 출입 수첩은 여린에게, 시민들의 원본은 아셀의 장부에 남겼다. 나는 복사본만 마슈엘에게 보여 주었다. 만약 그가 그 자리에서 모든 종이를 태워도 다른 곳에 사실이 남아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때 원판 가장자리에서 빨간 불이 들어왔다. 남쪽 항구 두 곳이 동시에 '귀환 대조 실패'로 바뀌었다. 곧 동쪽의 작은 섬 이름도 검게 식었다. 카엔이 통신관을 열자 혼란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항구 출입문이 안 열립니다! 대조 장치에는 아무도 안에 없다고 뜨는데, 창고에 사람이 있어요!” 마슈엘이 손을 내밀었다. “그러니까 일괄 확정이 필요하다는 거요. 지금이라도 승인하면 전 항구의 문을 열 수 있소.” “귀환 기록이 없는 사람까지 모두 완료되는 방식으로요?” “시간이 없소!” “그 말은 저도 압니다. 아르켄에서 들었고, 여기까지 오는 동안 백 번은 들었죠.” 나는 원판 가까이 갔다. 중앙 바퀴에는 작은 구멍이 일곱 개 있었고, 가장자리에 좁은 틈이 하나 남아 있었다. 첫 경계실의 규칙과 닮았지만 같은 구조는 아니었다. 카엔에게 물으니 그 틈은 외부 현장 기록을 받기 위한 수동 입력구라고 했다. 오래되어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설명이 따라왔다. “그럼 수동으로 다시 열 수 있는 항구가 있다는 뜻인가요?” “가능합니다. 다만 도시마다 출입 구조가 달라요.” “바로 그 점을 적으세요. 똑같지 않다는 걸.” 미라는 세온에게 신호를 보냈다. 진실조류 정박지에서 확인한 수동 분리법과 높은 대피로의 도면을 다른 항구로 보내게 했다. 카엔은 자신이 직접 해체한 장치의 연결부를 그렸다. 아셀은 각 항구의 담당자에게 '확인한 문만 열 것, 안에 남은 사람이 없는지 직접 셀 것'이라는 문장을 보냈다. 마슈엘이 거대한 원판을 돌아다녔다. 그가 정말로 도시들을 구하고 싶다는 사실은 의심하지 않았다. 다만 그가 허용할 수 있는 방법이 단 하나뿐이었다. “당신도 두려운 거죠.” 내가 말했다. “일곱 도시 중 셋이 사라진 아브렌의 실패처럼, 다른 길을 남겼다가 누군가를 잃을까 봐.” 마슈엘은 처음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봤다. “나는 계산표를 만들던 날 아내가 돌아오지 않았소. 내 책상에는 그 사람이 귀환했다고 쓰인 서류만 남았지. 그 모순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어.” 그가 말한 가족을 찾기 위해 얼마나 오랫동안 기록에 매달렸는지 나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가 잃은 사람을 서류로 되찾으려 했다는 건 분명했다. “기록을 고치는 일이 상실을 없애지는 못합니다.” 내가 답했다. 그는 오래 침묵하다가 수동 입력구의 열쇠를 내밀었다. “일곱 항구의 개별 대조에 세 번의 조류가 허용되겠소. 그 뒤에는 중앙 원판이 다시 작동할 것이오.” “세 번이면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더 정확한 근거를 가져오시오.” 나는 열쇠를 받았다. 완벽한 승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마슈엘이 처음으로 자신이 결정하지 않은 시간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준 순간이었다. 그때 옛 작업대에서 들고 온 편지의 모서리가 희미하게 빛났다. 수신인 없는 경고장 안쪽에서 낙성 이전의 오래된 지형선이 떠올랐다. 헤론은 선을 살피더니 숨을 삼켰다. “이건 마지막 별의 위치가 아니야. 첫 관측이 멈춘 자리로 가는 길이네.” 나는 서명 대신 지도를 접었다. 이제 누군가 실제로 멈췄던 장소를 확인해야 했다. 멈춘 사람의 이름을 가져다가 남의 길을 끝내려는 사람보다 먼저.

PAYLUA 소설 본문은 인쇄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제194화 끝

읽은 위치는 이 브라우저에 저장되며 로그인 중에는 계정에도 동기화됩니다.
READER DISCUSSION

제194화 댓글 0

댓글·공감·신고는 로그인 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전 익명 댓글은 그대로 표시됩니다.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로그인회원가입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