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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별가루 지도 제작자 · 188화
PAYLUA ORIGINAL · 제188화

제188화 - 열두 해 뒤에 풀지 못한 매듭

별가루 지도 제작자 · 3,841자

오프라인 책장
남쪽 돌벽으로 가는 배에는 사람 여섯 명만 탔다. 미라, 하크, 테온, 아셀, 나, 그리고 카엔이었다. 헤론은 정박지에 남아 실제 수위와 중앙 대조 시각을 비교했다. 키오는 경비대장과 함께 비상 연락 깃발을 맡았다. 유란은 두 번째 배를 바깥에 대기시켰다. 누군가 위험해져도 서로를 버리지 않고 돌아올 수 있게 하려는 배치였다. 우리가 따라간 작은 배는 돌벽 아래에서 사라졌다. 처음에는 그림자가 물에 잠긴 줄 알았다. 하지만 미라는 배가 남긴 좁은 물살의 방향을 보았다. “저기야. 보이지 않는 입구가 아니라 바위 뒤쪽에 실제 빈틈이 있어.” 배가 가까이 가자 틈이 드러났다. 우리가 정박지에서 본 옛 도면에는 '제삼 조류, 낮은 배만 통과'라고 적힌 통로였다. 금색 최신 지도에서는 지워져 있었다. 실제로 입구가 존재하므로 우리는 그곳을 관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배가 통과할 수 있는지는 별개였다. 미라는 납추를 내렸고 하크가 바위의 높이를 쟀다. 썰물이 계속되는 짧은 구간에는 우리 배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었다. “조금만 늦으면 못 돌아올 수도 있어.” 아셀이 말했다. “그래서 바깥 배를 남긴 거죠.” 미라가 답했다. “돌아오는 방법이 하나뿐이라면 그 길을 너무 믿으면 안 돼.” 우리는 배를 통과시키지 않고 낮은 발판에 묶어 두었다. 사람들은 확인된 좁은 계단을 따라 안쪽으로 걸었다. 카엔은 옛 설비의 제어 장치를 찾았지만 전원이 꺼져 있었다. 중앙에서는 이 통로의 존재를 '폐쇄 완료'로 처리해 놓았다고 했다. 그래서 여기에 사람이 있어도 자동 기록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쪽에는 작은 우편 작업실이 있었다. 창문은 낡았지만 최근에 손본 흔적이 있었다. 책상 위에 적신 천이 널려 있고 등불에는 기름이 남았다. 누군가 아주 최근까지 이곳에서 일했다. 미라는 등불의 심지를 만졌다. “오늘 태운 거야.” “누가 있는지 먼저 불러 보죠.” 내가 말했다. 미라는 문에 기대어 숨을 골랐다. “여기 누구 있어요? 우리는 정박지에서 왔어요. 사람이 있다면 대답해 줘요.” 잠시 뒤 발소리가 들렸다. 방 안쪽 문에서 한 사람이 나왔다. 키가 크지 않았고 한쪽 다리를 조금 절었다. 얼굴에는 오래된 바닷물 화상 자국이 있었고 머리는 짧게 잘려 있었다. 손목에는 붉은 실이 감겨 있었다. 그는 미라를 보고 걸음을 멈췄다. “누나?” 미라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 침묵을 이해했다. 열두 해 전 죽었다고 믿었던 사람과 비슷한 얼굴이 눈앞에 나타났다고 그 사람이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 세계에서는 거울과 기록이 사람의 모습을 얼마든지 흉내 냈다. 그래서 미라는 조심히 물었다. “우리 아버지가 닻줄 매는 걸 가르칠 때 무슨 말을 했지?” 그는 잠시 생각했다. “매듭을 세게 묶는 법보다, 풀어야 할 때 풀 수 있게 묶는 법부터 배우라고.” 미라의 눈이 흔들렸다. 그는 한 걸음 더 나왔다. “누나가 내 선실에 빨간 실을 숨겨 놓고 내가 못 찾으면 하루 종일 놀렸잖아.” “그런 이야기는 다른 사람에게도 들을 수 있어.” 미라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맞아.”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누나가 내 손목에 묶어 준 마지막 매듭을 아직 안 풀었어.” 그는 손목의 실을 천천히 풀었다. 실의 속에는 두 번 꺾었다 되돌아오는 작은 고리가 있었다. 미라가 아르켄을 떠난 뒤 수없이 보여 줬던 매듭과 같았다. 하지만 세월이 지난 동안 다른 사람이 배웠을 가능성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미라는 손을 내밀었다. 그가 자기 손을 얹었다. 미라는 그 손가락의 굳은살과 오래된 상처를 살폈다. “세온.” 미라가 처음으로 그 이름을 불렀다. 그가 눈을 감았다. “응, 누나. 나야.” 그 순간 미라는 그를 껴안았다. 두 사람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장부를 꺼내 들었다가 다시 넣었다. 모든 귀환을 기록해야 한다고 믿는 나였지만 세상에는 먼저 살아서 서로를 껴안아야 할 시간이 있었다. 테온이 눈을 돌리고 아셀은 조용히 문 쪽으로 물러났다. 카엔은 손에 쥔 도면을 내려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얼마 뒤 세온이 자신의 행적을 설명했다. 열두 해 전 '새벽의 손'이 겨울 별락을 만났을 때 배가 두 갈래의 수로 사이에서 갈라졌다고 했다. 자신은 다른 사람과 함께 낮은 우편실로 옮겨졌고 그곳에서 보낸 시간은 체감상 두 해가 채 되지 않는다고 했다. 여러 번 다른 날짜의 항구에 나타났다가 다시 사라지는 바람에 실제 세월을 셀 방법이 없었다. 최근에는 이 정박지의 배수로가 안정되는 시간에 맞춰 우편물을 보내고 있었다. “아버지는?” 미라가 물었다. 세온은 고개를 숙였다. “나도 아직 못 찾았어. 마지막으로 확인한 건 서쪽 바다의 관측 기록이야. 그 사람과 내가 같은 길에 있었는지도 모르겠어.” 미라는 얼굴을 감쌌다. 기쁨이 컸지만 잃어버린 시간까지 즉시 돌아오지는 않았다. 그녀는 세온의 다친 다리를 보며 치료부터 받자고 했다. 세온은 웃었다. “누나도 하나도 안 변했네. 내가 돌아왔는데 바로 병원부터 가자고 하네.” “열두 해 만에 돌아온 사람이 절뚝거리고 있으면 당연하지.” “난 그게 열두 해인지도 몰랐어.” 그 말에 미라의 눈에서 눈물이 났다. 나는 별가루 지도를 내려다봤다. 아무리 강력한 마법이라도 열두 해의 빈자리를 한 줄로 채울 수는 없었다. 대신 두 사람이 여기서 서로를 확인했다는 사실을 남길 수는 있었다. 세온은 우리가 가져온 최근 답신을 보더니 자신이 쓴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무성 우편정의 부표에 편지를 걸었고, 거울 관측실을 통해 누나가 진실조류 정박지로 올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누구에게도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유를 물으니 간단히 대답했다. “자동 대조망에 이름을 넣으면 내가 돌아왔다는 기록부터 만들어져. 그러면 내가 안에 있을 때 문이 잠겨.” 그는 실제로 그런 일을 겪었다. 치료소에서 목발을 받았을 때도, 세나에게 렌즈를 전달했을 때도, 자신의 이름을 쓰면 자동 장치가 그를 출입 명부에서 지워 버렸다. 그래서 이름 대신 매듭과 실제 수위표를 남겼다. 누나가 그것만으로 함부로 귀환 완료라고 하지 않을 줄 알았다고 했다. 나는 미라를 바라봤다. 그녀는 대답 대신 세온의 손을 놓지 않았다. 아셀이 세온에게 현재 정박지에서 신원을 공개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그는 미라와 잠깐 상의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내 이름으로 살아 있다는 걸 기록해 주세요. 하지만 내가 거쳐 간 다른 사람들까지 대신 귀환했다고 쓰지는 말아 주세요.” 우리는 현장에서 세온이 자신의 이름과 현재 위치를 직접 말한 사실을 기록했다. 미라가 가족으로 확인했다고 서명했고 아셀과 테온은 그가 실제로 방에서 걸어 나온 사실을 목격자로 남겼다. 과거의 모든 행적은 아직 조사 중이라고 적었다. 세온의 귀환이 다른 사람들의 실종까지 한꺼번에 해결해 주지는 않았다. 세온은 안쪽 보관실의 문을 가리켰다. “저기에 중앙대조실의 원판 반송지가 있어요. 루카스가 가져간 자료가 어디로 갔는지 적힌 표도 있어요. 내가 없애지 못하게 지켰어요.” 그때 정박지 쪽에서 큰 종소리가 울렸다. 아셀이 시계를 보았다. 중앙대조실의 일곱째 낮이 시작된 것이다. 실제 제삼 조류는 아직 수위가 낮아질 때였지만, 원격 명령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카엔이 제어판을 보며 얼굴이 굳었다. “정오 전에 정박지 문이 모두 닫힙니다.” 세온은 미라의 손을 꼭 잡았다가 놓았다. “누나, 나중에 더 이야기하자. 지금은 다른 사람들이 먼저 나올 수 있게 해야 해.” 미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서로를 다시 놓치지 않겠다는 약속을 말로 하지는 않았다. 대신 우리가 확인한 출입문으로 함께 걸어 나왔다. 나는 그 뒤를 따르며 지도에 처음으로 세온의 이름을 썼다. 그 이름은 누군가 대신 만들어 놓은 귀환표 위가 아니라, 우리가 실제로 선 자리 옆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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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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