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오기 전에 정박지의 종이 세 번 울렸다. 그런데 베린은 한 번만 울었다고 했다. 유란은 두 번 들었다고 주장했다. 나는 배 위에서 틈틈이 눈을 감았으므로 몇 번 울었는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었다. 결국 헤론이 우리 셋을 한자리에 앉혔다.
“들었다는 기록과 실제 진동 기록은 다를 수 있어.”
“아침부터 교훈이군요.” 내가 말했다. “밥 먹기 전에 들어도 됩니까?”
그는 응답 대신 선실의 물잔을 가리켰다. 잔의 물에는 세 번의 잔물결이 남았지만, 흔들린 이유는 종뿐만이 아니었다. 배도 움직이고 있었다. 헤론은 처음 두 번은 관측소에서 발산된 금속 진동이며 마지막은 실제 정박지 종소리일 수 있다고 했다. 아직 결론은 내리지 않았다.
베린은 치료를 받은 뒤 안내를 자청했다. 우리는 물이 빠질 때 유란의 배와 함께 좁은 수로에 들어갔다. 하크는 앞쪽에서 바닥을 재고, 미라는 깊이를 들을 때마다 속도를 줄였다. 나는 바위마다 서로 다른 날짜의 수위 흔적을 그렸다. 어떤 바위에는 조개가 세 줄로 붙었고 어떤 바위에는 최근 쓸린 자국 하나만 있었다. 하나의 숫자가 모든 바위를 설명하지 못했다.
정박지 입구에는 커다란 날짜판이 걸려 있었다. 왼쪽에는 ‘항해자의 낮’, 가운데에는 ‘기록자의 낮’, 오른쪽에는 ‘대조실의 낮’이라고 쓰여 있었다. 세 날짜가 같으면 문이 열린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가 도착한 날에는 왼쪽이 다섯째, 가운데가 여섯째, 오른쪽이 일곱째였다. 그럼 문은 닫혀 있어야 했다.
실제로는 열린 문이 하나 있었다. 배에서 사람이 내리는 좁은 비상 발판이었다. 그 위에 한 여자가 서 있었다. 낡은 파란 외투를 입었고 허리에는 세 가지 색의 깃발이 걸려 있었다. 그녀는 자신을 정박지 안전감시인 ‘아셀’이라고 소개했다.
“입항 허가는 아직 안 났어요. 하지만 구조된 사람을 데리고 왔다고 들었죠.” 아셀이 말했다.
“베린은 살아 있습니다.” 미라가 답했다. “그리고 저희도 살아 있고요.”
아셀은 웃지 않았다. 대신 베린의 얼굴을 확인하고 이름을 직접 들은 뒤 발판을 내렸다. 정박지의 다른 직원 하나가 손을 뻗어 자동 서명판을 가져오자 아셀은 막았다. “먼저 내린 사람을 세고, 서명은 그다음이에요.” 나는 그 말을 듣고 이 항구를 조금 좋아하게 됐다.
안쪽에는 작은 마을이 있었다. 집은 바다에서 한 뼘씩 높아지는 세 단의 돌턱 위에 지어져 있었다. 첫 단에는 창고, 둘째 단에는 우편소와 치료소, 셋째 단에는 대조실의 중계탑이 있었다. 물길은 평범해 보였지만 사람들은 발 밑에 놓인 작은 흰 돌을 유난히 자주 살폈다. 흰 돌은 정해진 시간에 수위가 올라오면 잠기는 표식이었다.
아셀은 우리를 치료소로 데려갔다. 베린의 부상 기록을 남기는 동안 직원이 ‘귀환 완료’ 도장을 꺼냈다. 베린이 말했다. “저는 출발한 정박지로 실제로 돌아왔습니다.” 아셀은 고개를 끄덕이고 직접 목격한 사람 둘의 서명을 받았다. 그제야 도장을 찍었다.
“사람이 대답할 수 있을 때는 간단하군요.” 내가 말했다.
“대답할 수 없는 사람을 대신해서 대답해 놓으면 간단해지지요.” 아셀이 답했다. “그리고 나중에 아주 어려워집니다.”
그녀의 말은 이곳에서 이미 그런 일이 있었다는 뜻이었다. 아셀은 우리를 기록소 뒤편으로 안내했다. 서류장에는 같은 날에 받은 두 통의 정반대 명령이 걸려 있었다. 하나는 항구의 셋째 조류를 직접 재기 전까지 자동 대조를 미루라는 것. 다른 하나는 중앙대조실의 표준 일곱째 낮에 모든 미확정 귀환을 영으로 처리하라는 것이었다. 두 문서 모두 정식 관인처럼 보였다.
“어느 쪽이 먼저 왔습니까?” 테온이 물었다.
“발신일은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 접수 시각은 달라요. 이쪽은 어제, 저쪽은 이틀 전입니다.”
나는 장부를 내려다봤다. 날짜가 뒤집혔다고 해서 우편물이 시간여행을 했다는 결론은 내릴 수 없다. 발신 날짜를 나중에 고쳤을 수도 있고 서로 다른 달력을 썼을 수도 있다. 아셀은 그 점을 알고 있었다. 접수인의 이름과 실제 종이에 남은 젖은 자국을 따로 보관하고 있었다. 금색 관인이 있는 문서는 종이가 아직 새것이었고, 낡은 관측 문서는 가장자리가 소금에 닳아 있었다.
헤론은 기록자의 날짜판 뒤에 톱니바퀴 하나가 멈춰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제삼 조류가 오면 돌아가야 할 바퀴였다. 그런데 바퀴의 끝이 새 금속 핀으로 고정돼 있었다. 기계가 움직이지 않으니 기록자의 낮은 어제에 묶여 있었다. 중앙대조실의 날짜만 달려가는 셈이었다.
“누가 멈췄죠?” 그가 물었다.
아셀은 답하기 전에 주변 직원들을 보았다. “중앙에서 온 공무원들이요. 위험한 날짜 중복을 없앤다고 했습니다.”
“날짜 중복을 없앴다고 물이 안 오르는 건 아니잖아요.” 미라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아셀은 우리를 경고용 종 옆으로 데려갔다. 종 하나는 실제 물높이와 연결돼 있었고, 다른 두 개는 대조 장치가 보낸 전기 신호로 울렸다. 수위가 오르지 않아도 명령이 오면 종소리가 세 번 들리는 이유였다. 나는 아침의 수수께끼가 풀려 약간 뿌듯했지만, 곧 더 심각한 사실을 깨달았다. 이곳 사람들은 실제 조류가 오기도 전에 대피명령을 받았고, 정작 조류가 오면 이미 대피 완료로 처리되었다.
그날 오후 한 노인이 1단 창고에서 넘어져 다쳤다. 대피 완료 표식이 찍힌 문은 바깥에서 열리지 않았고, 안쪽 수동 손잡이까지 끈으로 묶여 있었다. 미라와 테온이 달려가 문을 열었다. 아셀은 노인을 직접 확인하고 직원들에게 묻었다. “대피 완료라고 적은 사람이 이분을 보았습니까?” 누구도 대답하지 못했다.
노인은 자신의 이름을 ‘모든’이라고 말했다. 놀라서 내가 이름을 되물었다. “모든 사람의 모든입니까?”
“그래, 내 이름이 그렇다. 그런데 네가 한 사람인 나부터 챙겨 주면 좋겠구나.”
나는 얼굴이 붉어졌다. 이름에 감탄하느라 손에 들고 있던 담요를 늦게 건넨 것이다. 모든은 의자를 받아 앉고 발목을 살폈다.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다시 혼자 걸을 수는 없었다. 그는 자신이 창고를 지키기로 약속했으며 대피할 때도 누군가 와서 부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약속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셀은 그 직원을 불러 물었다. 직원은 경고 종이 울린 뒤 창고가 자동으로 빈 건물로 처리돼 출입문을 닫았다고 했다. 자신은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라는 별도 명령을 받지 않았다고 했다. 나는 그가 거짓말한다고 단정하지 않았다. 대신 누가 명령을 내렸고 누가 실제로 가 보았는지 장부에 따로 적었다. 명령과 목격이 분리돼야 책임도 제대로 찾을 수 있었다.
해 질 무렵 우리는 제삼 조류의 물높이를 다시 쟀다. 베린과 아셀, 미라가 각자 다른 지점에서 수위를 읽었다. 숫자는 달랐지만 물이 높아지는 순서는 같았다. 헤론은 세 값을 한 숫자로 평균내지 않았다. 사람마다 서 있던 지점이 달랐기 때문이다. 나는 지도에 세 지점을 따로 찍었다.
아셀이 물었다. “당신이 그 지도를 중앙에 제출하면 날짜판을 풀어 줄까요?”
“그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종이로 적어도 누가 언제 거기에 서 있었는지는 말할 수 있어요.”
그날 밤 중계탑에서 작은 금속 소리가 났다. 누군가 새 도장을 끼우고 있었다. 우리는 조용히 바깥 계단에서 확인했다. 금색 판에 새겨진 문장은 간단했다.
‘제칠 낮 — 일괄 대조까지 남은 시간: 하루.’
하지만 실제로 세 번째 조류가 돌아올 시각은 그보다 늦었다. 누군가 사람을 확인하기 전에 확인 절차를 끝내려 하고 있었다.
제182화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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